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0. 3.경부터 유아들에게 발레, 국악, 댄스 등의 강의를 하는 강사이고, 피고는 'C(현재 상호 : D)'라는 상호로 유치원 등 교육기관에 강사를 연결해주는 교육서비스 제공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이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출강 위탁협약 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1>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을 제4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다가 2020. 2. 28.에 퇴직한 근로자로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34,737,515원(= 퇴직 직전 3개월의 1일 평균임금 115,360원 × 30일 × 재직일수 3651일/365일)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원고의 청구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먼저 원고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하의 사실 내지 사정의 인정근거 : 앞서 거시한 증거들에 더하여 갑 제2, 6, 7, 24호증, 을 제1, 4 내지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E, F의 각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함]
근로자성을 판단함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표지는 업무 수행에 대한 사용자의 지휘·감독 여부, 즉, 업무 수행과정에 있어서 사용자가 그 업무 내용을 지정하고, 인사(채용, 승진, 상벌, 휴가, 보수 등)에 관한 일정한 유·무형의 규칙에 따라 피용자의 업무 수행에 대하여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그런데 원고의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업무 수행에 관한 아래와 같은 구체적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로부터 업무 수행에 대한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이 사건 계약은 통상의 근로계약과 다르게 소정근로시간 및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임금 산정 방식에 관한 정함이 없다.
대신, 이 사건 계약은 원고의 보수를 '출강 수업료의 80%'로 정하고 있고, 강의 일정은 '피고와 원고의 협의'에 따라, '원고의 일정을 최대한 고려하여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원고가 실제로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돈의 내역을 살펴보면, 그 지급 시기와 금액이 일정하지 아니한 점이 발견되는바, 이는 실제 보수의 지급에 있어서도 위 계약에서 정한 내용과 같이 출강 수업료에서 일정 비율에 따라 정산한 금액을 지급하였음을 나타내 준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계약에 따르면, 원고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수업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자신의 비용으로 제3자를 사용하여 이를 대체할 수 있다. 또한 부득이한 결강의 경우, 강사들은 교육기관과 협의하여 보강 일정을 정하여 보강을 하는 등의 방식으로 이를 처리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증인 F에 대한 증언녹취서 제7쪽), 이에 대하여 피고가 강사들에게 제재조치를 취하는 등 어떠한 관여를 하였던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원고는 2014. 3. 21. 자신의 명의로, 상호를 'G', 업태를 '서비스', 종목을 '강사(발레, 국악, 째즈, 요가)', 사업장 소재지를 원고의 주소지로 하여 사업자 등록을 하였다(원고는 사업자 등록을 하게 된 경위가 피고의 강요로 인한 것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원고의 연령 내지 사회 경험, 원고와 피고의 대화 내용 및 원고와 피고의 수익분배비율 등에 의하여 추인되는 원고와 피고의 관계, 그 폐업일자가 원고가 주장하는 퇴직일과 들어맞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
원고의 업무시간이 따로 정하여져 있지 않은 관계로, 원고는 강의가 없는 일시에는 겸직을 포함하여 그 시간을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겸직 등에 관하여도 피고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등 특별한 조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실제 피고와 계약한 다른 강사의 경우,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다른 교육기관에서 프리랜서 강사로 활동을 병행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증인 E에 대한 증언녹취서 제29쪽)].
강의 내용, 진도 등 강의에 관한 주요 사항은 원고가 결정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강의에 참관하거나, 강의 결과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받는 등의 방식으로 강사들의 강의 내용을 관리·감독한 바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와 계약을 체결했던 원고를 포함한 강사들의 각 계약내용은 서로 동일하지 아니하고<2>, 수업의 시수나 그 보수액 역시 동일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피고의 사업장에 출근할 의무가 없었고, 강의를 위하여 이동하는 방법 등에 관하여도 피고의 관여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교육기관이 강사 교체를 요구하는 등의 사정이 발생하지 아니하는 한, 피고가 원고의 근무 소홀 등을 이유로 한 제재나 징계권을 유보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이상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결국 이 사건 계약은 원고의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임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이라기보다는, 피고가 원고에게 알선해주는 교육기관에 원고가 강의를 제공하고, 지급받는 강의료 중 일부를 피고에게 수수료 명목으로 공제하고 정산하는 형태의, 일종의 중개계약에 보다 가깝다고 할 것이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욱
각주1) 괄호 안의 기재는 부동문자가 아닌 원고가 자필로 기입해 넣은 부분이다. 이하 같다.
각주2) 앞서 살펴본 계약서의 괄호 부분의 기재가 서로 동일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가령, 을 제10호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