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망 D(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2019. 6. 23. 10:37경 인천광역시 옹진군 E에 있는 농기구 보관용 창고형 비닐하우스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 현장에서 비닐하우스 천정설치 등 작업을 하던 중 3m 아래 바닥에 추락한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로 발생한 외상성뇌출혈로 인하여 2019. 6. 30. 사망하였다.
원고들은 망인의 자녀들로 망인의 재산을 공동상속하였고, 원고들의 상속지분은 각 2분의 1이다.
피고는 F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여 경기도 안산시에 소재한 G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들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기 위하여 망인을 고용하였다. 피고는 망인의 사용자로서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추락방지시설물을 설치하거나 망인이 안전모 및 안전장비를 착용하게 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망인으로 하여금 비닐하우스 천정설치 등 작업을 하게 하였고, 그 과정에서 망인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사망하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망인에 대한 보호의무 및 안전배려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원고들에게 각 168,460,529원[= {(망인의 일실수입 403,201,766원 중 망인의 과실비율 40%를 상계한 금액인 241,921,059원 + 망인의 위자료 50,000,000원) × 원고들의 각 상속지분 1/2} + 원고들의 고유 위자료 각 20,000,000원 + (장례비 5,000,000원 × 원고들의 각 상속지분 1/2)]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6, 8, 14호증, 을나 제1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망인은 피고로부터 이 사건 현장에 비닐하우스 설치업무를 도급받은 수급인으로서 독자적으로 비닐하우스 설치업무를 수행하였을 뿐 그 업무집행에 관하여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라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들이 제출한 건설일용근로자 표준근로계약서(갑 제8호증)에는 G와 망인이 2019. 6. 20. 일급을 21만 원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기재되어 있고, 피고는 2019. 7. 5.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서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조사를 받으면서 위 건설일용근로자 표준근로계약서를 제출하면서 피고를 근로자로 고용하였음을 인정하는 내용의 진술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는 2019. 7. 23. 중부지방노동고용청에 다시 출석하여 ‘망인을 근로자로 고용한 사실이 없고, 망인은 G로부터 공사를 발주 받아 진행하는 사업주’라고 하면서 기존의 진술을 번복하는 내용의 진술을 하였다.
피고는 위와 같이 진술을 번복하게 된 이유에 관해서, 2019. 7. 23.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서는 ‘망인의 유족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정한 유족급여 등을 받겠다며 협조를 요청하여, 피고의 배우자 H이 위조한 건설일용근로자 표준근로계약서(갑 제8호증)를 제출하고 허위의 진술을 하였으나, 사실을 바로잡고자 진술을 번복한다’는 취지로 설명하였고, 2019. 12. 17. 인천중부경찰서에서 사기혐의에 관한 조사를 받으면서도 ‘망인의 이모 I의 부탁에 따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위조된 건설일용근로자 표준근로계약서(갑 제8호증)를 제출하면서 망인을 근로자로 고용한 것처럼 거짓진술을 하였는데, 자칫 피고와 H이 횡령, 보험사기 등으로 처벌받게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거짓진술을 바로잡게 되었다’며 같은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이러한 진술번복 경위와 동기 등에 관한 피고의 진술 자체에서 비합리적이거나 모순적인 내용이 보이지 않고, I와 H 사이의 2019. 7. 1.자 통화녹취록(을나 제5호증의 1)에서 I가 H에게 망인을 근로자로 신고하는 서류의 작성을 부탁하는 내용의 대화가 확인되는 점, I와 피고 사이의 2019. 8. 27.자 통화녹취록(을나 제5호증의 2)에서 I가 피고에게 망인의 일급을 25만 원인 것처럼 신고해줄 것을 부탁하고, 피고는 I에게 자신이 보험사기로 처벌받을 수 있음을 언급하는 내용의 대화가 확인되는 점, 원고 A와 H 사이의 2019. 8. 29.자 통화녹취록(을나 제5호증의 3)에서 H이 원고 A에게 이 사건으로 인한 사문서위조 혐의로 조사를 받았음을 알리는 내용의 대화가 확인되는 점에서 피고의 번복된 진술에 높은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
망인과 J, K 등 3인이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였다. J은 2023. 1. 26. ‘망인을 시공사(사업자)로 보기는 어렵다’는 내용이 기재된 증인진술서(갑 제6호증)를 작성하였고,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가 망인에게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와서 작업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사고가 있기 약 3개월 전부터 망인과 함께 비닐하우스 설치공사를 하였던 K은 2019. 10. 8. 인천중부경찰서에서 피고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관한 조사를 받으면서 ‘피고가 아닌 망인이 K을 일급 20만 원에 고용하였고, 피고가 공사자재 때문에 이 사건 공사 현장에 방문한 사실은 있으나 피고가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작업지시를 한 사실이 없으며, 오히려 망인이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지시·감독을 하였다’는 내용의 진술을 한 점, 이 사건 공사의 발주자인 L는 2019. 9. 2. 중부고용노동청에서 ‘피고는 2019. 6. 22. 7:50경 이 사건 공사 현장에 방문하여 약 10분간 공사에 관한 간단한 언급만 하였을 뿐 망인 등에게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업무지시를 하지 않았고, 그 이후로 방문한 사실이 없으며, 오히려 망인이 J, K에게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업무지시를 하는 것을 목격하였다’는 내용의 진술을 한 점, J은 2019. 7. 11. ‘이 사건 공사에 관해서는 G가 아닌 망인이 자신을 일급 10만 원에 고용하였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J이 작성한 위 증인진술서(갑 제6호증)의 기재 내용과 증인 J의 진술내용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원고들의 유족급여 및 장례비 신청에 대하여 2019. 12. 3.과 2023. 5. 10. 두 차례에 걸쳐 ‘망인은 피고가 고용한 근로자가 아니라, 피고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도급받아 인력을 직접 채용하여 공사를 관리·감독한 사람’이라는 이유로 불승인 처분을 하였고, 인천지방검찰청도 2019. 10. 30. 이 사건 사고에 관한 피고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하여 2019년 형제83042호로 ‘피고는 망인과 도급계약을 체결한 도급인으로 판단되므로 망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민석(재판장) 김정윤 나경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