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2. 5. 19. 선고 2021고정1074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인천 남동구 B아파트 C호에 거주하는 개인건설업자로서 상시근로자 2명을 사용하여 건설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가.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간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강원도 강릉시 D 도시형생활주택 건설 현장(이하 ‘이 사건 현장’이라 한다)에서 2018년 2월 1일부터 2019년 4월 28일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E의 2019년 2월 임금 2,280,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와 같이 근로자 2명의 임금 합계 11,040,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 사건 현장에서 2018년 2월 1일부터 2019년 4월 28일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E의 퇴직금 2,278,575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의 요지

피고인, E, F은 모두 이 사건 현장에서 주식회사 G(2020. 4. 16. 폐업, 이하 ‘G’이라고만 한다)에 고용되었던 근로자들이었는바, 피고인은 E, F을 고용한 사용자가 아니므로, 피고인에게 E, F의 임금 또는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6. 4. 27. 선고 2006도735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각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합리적 의심 없이 피고인이 E, F을 고용한 사용자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이 사건 현장의 원청업체는 주식회사 H(이하 ‘H’이라고만 한다)으로 G은 H으로부터 이 사건 현장에서의 일부 공사를 하도급을 받은 업체이다. 피고인은 G과 이 사건 현장에서의 작업과 관련하여 철근콘크리트를 취업직종으로 하고, 임금을 일지급액으로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이 G의 단순한 근로자가 아닌 H 또는 G의 (재)하도급업자라고 볼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확인되지 않는다.

2)

피고인과 E, F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사실이 없다. E, F은 체류자격이 분명하지 않은 외국인들로 ‘피고인이 자신들의 사용자인데 이 사건 현장에서 임금, 퇴직금을 받지 못하였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I센터의 J를 통하여 제출하였으나,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의 조사 과정에서 E, F이 이 사건 현장에서 작업을 하게 된 경위나 피고인을 피진정인으로 특정한 경위에 대해 직접적으로 진술한 바 없고, J가 E, F 대신 진술하는 방식으로만 조사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J는 이 법정에서 ‘I센터는 외국인 노동자를 지원하는 단체로서, E, F이 상담과정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현장에서 하도급을 받아 자신들을 일당 16만 원에 고용하여 임금을 지급하여 왔음에도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하여 진정서를 제출하게 되었으나, 당시 피고인이 임금을 입금하였던 내역 등 외에 피고인이 하도급을 받았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해 보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E, F은 현재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피고인이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의 조사 과정에서 ‘자신은 G의 이사였던 K의 제안으로 이 사건 현장에서 작업하게 되었고, 자신이 K에게 보고 후 E, F을 채용하여 작업을 지시하였으며, K 이사 또는 G으로부터 자신이 담당하던 작업에 관한 노임을 일단 지급받아 E, F 등 근로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지급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H의 건설사업부에서 근무하면서 이 사건 현장을 담당하였던 L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 E, F은 모두 G에서 채용한 근로자로, 피고인은 현장소장이 아닌 철근담당에 불과하였고, 이 사건 현장에 G와 관련된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들이 30명 정도 있었는데, E, F을 제외한 일부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들이 G을 상대로 근로기준법상의 절차를 거쳐 G으로부터 미지급 임금을 받기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위와 같은 취지의 피고인의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이 G의 ‘사업 경영 담당자’ 또는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를 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려운 측면이 있다(중부지방고용노동청의 조사 과정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현장에서 담당한 역할이나 E, F 등에게 임금을 전달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G 관계자 등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주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