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의 판결 이유는, 제1심판결 제6면 “3. 피고 C, D, E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부분을 아래와 같이 고치고, 원고가 이 법원에 이르러 피고 D에 대하여 한 아래 주장에 대한 판단을 덧붙이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고쳐 쓰는 부분
【피고 C, D, E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 C, D, E은 피고 B의 법인격을 남용한 배후의 공동 당사자들이므로, 회사 형식을 빌리고 있을 뿐인 피고 B의 법인격을 내세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자신들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인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판단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실질적으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사람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그것이 배후자에 대한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이용되는 경우에는, 비록 외견상으로는 회사의 행위라 할지라도 회사와 그 배후자가 별개의 인격체임을 내세워 회사에게만 그로 인한 법적 효과가 귀속됨을 주장하면서 배후자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고, 따라서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여기서 회사가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사람의 개인기업에 불과하다고 보려면, 원칙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법률행위나 사실행위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회사와 배후자 사이에 재산과 업무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혼용되었는지 여부, 주주총회나 이사회를 개최하지 않는 등 법률이나 정관에 규정된 의사결정절차를 밟지 않았는지 여부, 회사 자본의 부실 정도, 영업의 규모 및 직원의 수 등에 비추어 볼 때, 회사가 이름뿐이고 실질적으로는 개인영업에 지나지 않는 상태로 될 정도로 형해화되어야 한다. 또한, 위와 같이 법인격이 형해화될 정도에 이르지 않더라도 회사의 배후에 있는 자가 회사의 법인격을 남용한 경우,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으나, 이 경우 채무면탈 등의 남용행위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회사의 배후에 있는 사람이 회사를 자기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지배적 지위에 있고, 그와 같은 지위를 이용하여 법인 제도를 남용하는 행위를 할 것이 요구되며, 위와 같이 배후자가 법인 제도를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앞서 본 법인격 형해화의 정도 및 거래상대방의 인식이나 신뢰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다90982 판결, 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다276703 판결 등 참조).
갑 1, 11, 20, 25, 26, 28, 29, 3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B는 농수축산물 유통업 등을 목적으로 피고 C가 1인 주주로서, 인천 부평구 I빌딩 2층을 본점 소재지로 하여 2012. 4. 5. 설립되었다가 2019. 4. 22.경 폐업한 사실(2020. 12. 7. 상법 제520조의2 제1항에 의하여 해산간주되었다), 피고 C는 2010. 7.경 ’J‘이라는 상호로 인천 남동구 K에서 축산물판매업을 하다가 2015. 1. 14. 피고 D에게 그 영업을 양도하였고, 피고 D는 2018. 10. 31. L에게 그 영업을 양도한 사실, 피고 E은 2018. 6. 29. 인천 남동구 M, 1층에서 ’N‘이라는 상호로 축산물판매업자 사업자로 등록하였다가 2020. 4. 14. 인천 남동구 K로 사업장을 변경 신고한 사실이 각 인정되고, 원고가 위 J의 사업장 소재지에서 2017. 2. 7.부터 근무를 하다가 2017. 11. 6. 이 사건 사고를 당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한편 갑 2, 9, 19-2, 48-1, 63, 을가1 내지 4, 을나1 내지 6, 을다 1, 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B는 2017. 2. 7. 원고와, 근무장소를 인천 남동구 K(위 J의 사업장 소재지), 업무 내용을 정육작업으로 하고, 소정근로시간, 임금 등을 정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사고 관련 문답서에 자신이 피고 B의 소속이고, J을 피고 B의 지원매장이라고 진술한 사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까지 위 근무장소에서 피고 B의 대표자인 피고 C의 지시로 근로를 제공하여 소정의 임금을 지급받은 사실, 원고를 포함한 다수의 근로자는 고용보험, 산재보험,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이른바 4대보험에 피고 B의 근로자로 적법하게 가입되어 있었던 사실, 피고 B는 F 주식회사와, 근로자인 원고 등을 피보험자로 한 재해 관련 보험계약 체결하였고, 원고는 2020. 6. 11.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보험금 11,940,000원을 지급받은 사실, 피고 B는 2012. 4. 5. 회사 성립 후 2019. 4. 22.경 폐업할 때까지 그 목적 사업인 농수축산물 유통업 등을 실제 영위한 사실이 각 인정된다.
위 3) 사실에다가 피고 B가 설립일부터 7년, 이 사건 사고일부터 1년 5개월이 각 지나 폐업한 점,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금의 정도 등을 종합하여 법인격 형해화에 관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위 2)에서 본 사실과 원고가 들고 있는 사정(즉, 피고 B가 매수한 신선육이 J 매장에서 판매되기도 하고, 피고 B의 본점에 주식회사 O이라는 다른 업체가 영업하고 있으며, 피고 B가 현재 별다른 적극재산을 보유하고 있지 아니한 점)으로는, 이 사건 사고 당시 피고 B가 피고 C의 1인회사를 넘어 그 법인격 자체가 무시될 정도로 형해화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리고 피고 B와 원고가 그 배후자들로 주장한 피고 C, D, E 사이에 재산과 업무의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혼용되었다고 인정할 자료도 부족하다. 나아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금채무 등을 면탈하기 위하여 피고 C가 피고 B를 설립하여 폐업하였다거나, 피고 D, E이 피고 C와 같이 법인 형태를 빌려 개인사업을 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피고 B가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위 피고들의 개인기업에 불과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의 법인격 부인 내지 형해화에 관한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원고의 피고 D에 대한 추가 주장에 대한 판단
당사자의 주장
원고
피고 D는 원고를 직접 고용하지 아니하였더라도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한 사용사업주에 해당하므로, 위 피고는 파견근로자인 원고에 대한 보호의무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피고 D
원고가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피고 D를 상대로 한 종전 소송(인천지방법원 2019가단200057)에서 패소 확정 판결을 받았으므로, 위 주장은 기판력에 저촉되고, 피고 D는 원고에게 업무지시를 하지 아니하여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하지 않는다.
판단
먼저 피고 D의 기판력 저촉 주장에 관하여 본다. 갑 10, 을다 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종전 소송은 원고가 피고 D를 상대로 사용자로서 근로자 보호의무를 위반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종전 소송의 판결에서 피고 D의 사용자 지위가 부인됨에 따라 피고 D가 근로자파견관계에 따른 사용사업주의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채무불이행책임을 져야 한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2021. 4. 15.자 원고 제출 준비서면)은, 종전 소송에서의 주장과 모순되지 않고 그 주장에 따른 판단 또한 종전 소송에서의 판결과 모순될 수 없다. 원고의 피고 D에 대한 이 사건 청구가 동일한 사실관계를 토대로 하고 있다 하더라도 청구권 발생의 기초가 되는 사용자 또는 근로자파견관계에 따른 사용사업주의 의무와 책임에 관한 근거규정이 달라 실체법상의 법률관계도 달리하게 된다. 그리고 사용자 또는 사용사업주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 행위가 불법행위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게 된다(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종전 소송의 청구와 이 사건 청구는 청구원인이 서로 다르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소송물을 달리한다.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근로자파견관계에서 사용사업주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손해를 입은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와 직접 고용 또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위와 같은 묵시적 약정에 근거하여 사용사업주에 대하여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그런데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ㆍ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이 사건에서 피고 B와 피고 D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를 추단할 다른 계약의 존재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 B는 J의 사업장 소재지를 원고의 근무장소로 하여 원고를 고용하였고, 피고 B의 대표자인 피고 C가 위 장소에서 원고에게 근로계약에서 정한 정육작업을 직접 지시하였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이에 의하면, 원고의 근무장소가 J의 사업장 소재지라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피고 D를 위하여 근로를 제공하였다거나 피고 B와 피고 D 및 원고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원고의 피고들에 각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조정래(재판장) 윤정인 송현경
각주1) 2020. 12. 7. 해산간주 당시의 유일한 사내이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