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3. 5. 24. 선고 2022가단247704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소외 주식회사 D(이하 주식회사의 표시는 생략하고, 회사명을 ‘D’이라 약칭한다)는 주식회사 B(아래 다.항 기재와 같이 파산이 선고되었다. 이하 주식회사의 표시는 생략하고, 특정할 필요가 없는 경우 파산채무자 지위의 표시 역시 생략한다)의 자회사이다.

나.

원고는 D 소속 근로자로서 근로를 제공하였음에도, 2020. 7.부터 2021. 1.까지의 기간에 해당하는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이하 ‘이 사건 임금채권’이라 한다).

다.

B에 대하여 그 채권자인 E 유한회사의 신청에 의하여 2021. 12. 7. 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가 내려졌다(인천지방법원 2021하합35호). 피고는 위 결정에 의하여 B의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었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가.

관련 규정

채무자에 대하여 파산선고 전의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의 청구권은 파산채권으로 하고(채무자회생법 제423조), 파산채권은 파산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행사할 수 없다(위 법 제424조). 한편, 근로자의 임금 및 퇴직금 청구권은 재단채권에 해당하고(채무자회생법 제473조 제10호), 파산관재인이 파산선고 후에 위와 같은 의무의 이행을 지체하여 생긴 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권도 재단채권이다(위 법 제473조 제4호, 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3다6490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재단채권은 파산절차에 의하지 않고 수시변제한다(채무자회생법 제475조).

나.

판단

1)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B이 아닌 그 자회사인 D 소속 근로자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가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들고 있는 이 사건 임금채권은 B에 대한 관계에서 파산채권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B에 대한 파산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직접 그 파산관재인인 피고를 상대로 위 채권의 이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2)

한편, 원고는 다음 각 항과 같이 주장하며, 이 사건 임금채권이 재단채권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각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그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①

B에 대한 임금채권에 해당함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는 D 소속의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B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자로 볼 수 없다[한편, 원고의 주장은 확정된 형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관계에 반하는 주장이기도 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고단6346호)].

②

D의 법인격이 형해화되었으므로 B이 그 책임을 부담하여야 함

기존회사가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기업의 형태·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신설회사를 설립하였다면, 신설회사의 설립은 기존회사의 채무면탈이라는 위법한 목적 달성을 위하여 회사제도를 남용한 것이므로, 기존회사의 채권자에 대하여 위 두 회사가 별개의 법인격을 갖고 있음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이어서 기존회사의 채권자는 위 두 회사 어느 쪽에 대하여서도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볼 것이고, 이와 같은 법리는 어느 회사가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기업의 형태·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이미 설립되어 있는 다른 회사를 이용한 경우에도 적용된다. 그리고 여기에서 기존회사의 채무를 면탈할 의도로 다른 회사의 법인격이 이용되었는지 여부는 기존회사의 폐업 당시 경영 상태나 자산상황, 기존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유용된 자산의 유무와 그 정도, 기존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이전된 자산이 있는 경우 그 정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5다201794 판결 참조).

원고는, ⒜ D은 B의 단일 주주인 점, ⒝ B과 동일한 건물을 사무실로 사용한 점, ⒞ D의 실질적인 의사결정권자는 공석으로 B의 경영주(소외 F)가 그 의사를 사실상 결정한 점, ⒟ D의 의사결정이 그 소속 임원 내지 이사회에 의하여 이루어진 바 없는 점, ⒠ B은 D의 인사에 관여한 점 등의 사정을 들어 B은 채무면탈을 목적으로 D의 법인격을 남용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모두 B의 대표이사 내지 실질적인 경영주가 사실상 D을 지배하고 있었다는 하나의 사정에 불과할 뿐이고, 설령 그와 같은 사정이 사실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B이 그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D의 법인격을 남용하였다고 단정하기 턱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한편, 원고의 주장과 같이 B이 채무면탈을 위하여 D의 법인격을 남용하였다고 가정하여 판단하여 보더라도, 위 법리에 비추어 이는 원고가 B 및 D 어느 쪽에 대하여도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일 뿐이고, 파산채무자 B에 대한 이 사건 임금채권의 법적 성격이 파산채권에서 재단채권으로 전환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결국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음에 돌아간다.]

③

확정된 형사판결(위 2021고단6346호)에 따라 D의 법인격 부인이 인정됨

원고가 들고 있는 형사판결의 판시 내용은 B의 종전 대표자인 F이 원고의 실질적 사용자로서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죄책을 진다는 판단에 해당할 뿐, 법인격 남용을 인정한 사법(私法)상의 판단으로 해석될 수 없다.

3.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