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2. 10. 20. 선고 2022구합50919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1. 10. 6. 원고에 대하여 한 감봉 3월의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1999. 9. 1. 교사로 신규 임용된 후 2018. 3. 1.부터 2022. 2. 28.까지 F고등학교에서 근무하면서 학생 교육 및 지도 업무를 담당하였고, 2022. 3. 1.부터 현재까지 G고등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자이다.

나.

피고는 소속 징계위원회는 2021. 9. 14. 원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사유를 주요 처분사유로 하여 정직 1월의 징계를 의결하였고, 이에 피고는 2021. 10. 6. 원고에 대해 위 징계 내용을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다.

원고는 2021. 10. 25.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하였고, 위 위원회는 2022. 1. 19. 이 사건 비위행위가 성희롱이 아닌 단순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아 위 처분을 감봉 3월의 처분으로 변경하는 재결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처분사유의 부존재

원고는 의도적으로 피해학생의 주요 부위를 친 사실이 없다. 다만 피해학생이 그와 같이 주장하자 이동하는 과정에서 손이 부딪혔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아 도의적인 차원에서 사과하였을 뿐이고, 실제로 현장에 함께 있었던 다른 학생 역시 고의성이 전혀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비위행위가 성희롱 내지 성추행에 해당함을 전제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그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어서 위법하다.

나.

재량권의 일탈·남용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성희롱이 아니라고 판단한 점, 이 사건 처분으로 원고가 5년의 승진제한을 당하게 되는 점, 교육감표창 등 공적 감경대상에 해당하는 점, 원고가 2,000만 원을 지급하고 합의하였고 피해학생이 처벌불원 의사를 밝힌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처분은 이 사건 비위행위의 내용과 정도에 비추어 지나치게 과중한 처분으로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3.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4.

판단

가.

처분사유의 부존재 여부

1)

인정사실

가)

원고가 사건 당시부터 이 사건 소송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비위행위의 경위와 관련하여 주장하는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제1 징계사유

①

원고는 2021. 3월부터 F고등학교에서 안전생활부장을 담당하였는데, 2021. 3. 23. 점심식사를 마치고 학교 교문에서 학생지도를 하고자 교사 B, C와 함께 교문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한편, 교문 쪽에는 안전지킴이 활동을 하는 학생들이 모여 있었고, 그 중 피해학생이 허리춤에 옷을 둘러매고 있었다. 원고는 피해학생의 복장이 안전지킴이 학생이 갖추어야 할 복장으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피해학생을 불렀고, 이에 피해학생은 학생 D, E와 같이 원고 쪽으로 왔다. 원고는 피해학생에게 “안전지킴이가 복장을 그렇게 하고 학생들 지적하면 되겠냐. 그러니까 학생과 선생님들의 항의가 들어온다.”라고 말하였으며, 피해학생은 이에 대해 “추워서 그렇다”라는 취지로 대답하였고, 이에 원고는 “남자는 좀 시원하게 해도 돼”라고 말하였다.

한편, 이와 같은 복장지도는 정문 쪽으로 걸어가며 이뤄진 상황으로, 당시 원고의 왼쪽에서는 피해학생과 더불어 학생 D, E가 나란히 걸어가고 있었고, 원고의 오른쪽에서는 교사 B, C가 나란히 걸어가고 있었다. 원고는 위와 같이 피해학생의 복장지도를 마친 후, 동료교사 B, C와 함께 정문까지 계속하여 함께 걸어갔고, 이후 원고는 학생 지도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지킴이 부스로 이동하였으며, 동료 교사 B, C는 학교 밖으로 산책을 나갔다.

②

한편, 이 무렵 갑자기 피해학생이 원고를 부르면서 자신의 주요 부위를 쳤다고 문제를 제기하였다. 원고는 피해학생의 주요 부위를 친 기억이 없었기에 “그런 적이 없다”라고 하였고, 피해학생은 계속하여 사과를 요구하였다. 이에 원고는 “만약 그랬다면 미안하다. 의도는 없었다.”라고 하였으나, 피해학생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언성을 높였고, “방금 전에 남자는 좀 시원해도 된다는 말, 그런 말을 왜 하느냐?”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다. 원고는 “남자는 좀 시원해도 된다는 말 있지 않느냐. 예전에 어린 남자 아이들은 발가벗고 다니기도 했다.”라고 하면서, 피해학생에게 악수를 청하며 재차 미안하다고 하였다. 이에 대해 피해학생은 “나는 동성의 스킨십을 싫어한다. 제일 혐오하는 것이 동성애자다.”라고 말하며 가까이 오지 말라고 소리쳤다.

(2)

제2 징계사유

원고는 2021. 3월 시기불상경에 학생들의 무단외출 및 월담 등을 지도할 때 2학년 안전지킴이 학생과 피해학생 사이에서 잠시 어깨를 짚고 나란히 서 있었던 적이 있었다. 위와 같이 제1 징계사유 사실관계의 대화를 할 당시, 피해학생이 “그 때 허락도 없이 왜 어깨를 짚고 서 있었느냐. 기분 나빴다.”라고 하자, 원고는 “남자끼리 그 정도 스킨십은 괜찮지 않냐?”라고 답변한 바 있었고, 이에 대해 피해학생은 “안 된다. 허락을 구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나)

당시 현장에 있던 피해학생의 친구 I은 이 사건 비위행위와 관련하여 이루어진 학교의 조사과정에서 ‘(원고가 피해학생의 주요 부위를 터치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선생님이 동료 선생님들과 걸어가면서 고의성 없이 학생과 부딪히면서 얼떨결에 주요 부위를 터치했다. 학생은 고의로 쳤다고 했지만, 목격자인 내가 봤을 때는 고의성이 없었다. 걸어가면서 부딪혔다고 보는 게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하고, 이 사건 비위행위의 내용이 되는 각 발언 역시 들은 바 있다고 진술하면서, ‘(남자는 시원하게 다녀도 된다는 발언과 관련하여) 하지만 이 말이 성적인 굴욕감과 수치심을 주는 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선생님이 학생의 주요 부위를 고의성을 가지고 터치한 것이 아니라 부딪히면서 얼떨결에 터치가 된 것이었기 때문에, “남자는 시원하게 다녀도 돼”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말로 인해 성적인 굴욕감과 수치심을 느끼는 사람이 많이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혹시 당시 학생의 반응이 선생님이나 학교에 특별한 불만이 있거나 오해가 있어서 인지에 관하여는, ‘있었다. 올해부터 선도부 체제가 많이 바뀌어 점심식사를 일찍 하는 등의 관행이 어렵게 되었고, 학생회와 비교하여 선도부의 경우 더 많은 고생을 하면서도 봉사시간 인정이 20시간(학생회 30시간)밖에 되지 않아 이 사건에서 피해학생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 생각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비위행위와 관련하여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제추행) 혐의로 입건되었으나, 2022. 2. 21.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는 원고가 강제추행의 고의로 피해학생의 성기를 손으로 만졌다거나 신체 접촉을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결정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위 각 증거, 갑 제7, 9호증의 각 기재, 변론전체의 취지

2)

성희롱에 의한 품위유지의무 위반 여부

가)

재결의 기속력은 재결의 주문 및 그 전제가 된 요건사실의 인정과 판단, 즉 처분 등의 구체적 위법사유에 관한 판단에 대하여만 미치고, 종전 처분이 재결에 의하여 취소되었더라도 종전 처분 시와는 다른 사유를 들어 처분을 하는 것은 기속력에 저촉되지 아니한다. 여기서 동일한 사유인지 다른 사유인지는 종전 처분에 관하여 위법한 것으로 재결에서 판단된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에 있어 동일성이 인정되는 사유인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12. 9. 선고 2003두7705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하였고, 위 위원회는 2022. 1. 19. 이 사건 비위행위가 성희롱이 아닌 단순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아 위 처분을 감봉 3월의 처분으로 변경하는 재결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위 변경재결로 인하여 이 사건 처분이 정직 1월에서 감봉 3월로 변경된 것은 이 사건 처분 중 성희롱에 의한 품위유지의무위반의 처분사유로 인한 부분이 취소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위와 같은 재결의 효력은 피고를 기속하므로, 피고는 이 사건 비위행위에 대하여 더는 같은 사유를 들어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을 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같은 취지로 해석할 수 있는 원고 위 주장 부분은 이유 있다.

나)

가정적 판단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위 각 인정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인정되는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 비위행위 당시 피해학생과 함께 있었던 친구 I은 원고가 고의로 피해학생의 주요 신체부위를 만진 것 같지 않다는 진술을 하고, I이 피해학생의 친구로서 굳이 원고에게 유리하게 거짓 진술을 할 이유가 없는 점, 원고와 피해학생은 지도교사와 학생 관계로 이 사건 비위행위는 동성 간에 일어난 일이고 원고가 불량한 복장의 원고를 지도하면서 복장이 부적절한 부분을 지적하고자 훈육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학생도 경찰조사에서 “손등으로 제 성기 부분을 쳤습니다.”라고 진술하여 신체 접촉의 시간이 매우 짧았던 것을 알 수 있는 점, 원고가 “예전에 어린 남자 아이들은 발가벗고 다니기도 했다.”고 발언한 것은 추행을 인정하는 의도에서 한 것이라기보다 예상치 못한 피해학생의 항의에 당황한 나머지 원고가 자기 방어를 위해 한 말로 볼 수 있는 점, 원고는 사건 당시부터 이 사건 소송에 이르기까지 피해학생의 주요 부위를 고의로 건드린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원고가 피해학생의 어깨를 짚은 행위에 관하여도, 당시 원고는 두 학생 사이에서 어깨를 짚었던 것인데, 다른 학생의 경우 피해학생이 주장하는 피해상황을 기억하지 못하고, 원고의 행위로 피해를 입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위 행위는 학교 정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개방된 장소였고, 원고와 피해학생은 지도교사와 학생 관계로 동성 간이며 위와 같은 행위는 원고가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보이는 점 등에서, 원고가 당시 이 사건 비위행위와 같은 내용의 행동이나 발언을 한 사실은 있으나, 고의로 피해학생의 주요 신체부위를 만지거나 성희롱을 행한 사실은 인정되지 아니하고, 원고의 위와 같은 의도치 않은 행위가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점을 지적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일반적 품위유지의무 위반 여부

국가공무원법 제63조는 “공무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국민으로부터 널리 공무를 수탁받아 국민 전체를 위해 근무하는 공무원의 지위를 고려할 때 공무원의 품위손상행위는 본인은 물론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모든 공무원은 국가공무원법 제63조에 따라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여기서 ‘품위’는 공직의 체면, 위신, 신용을 유지하고, 주권자인 국민의 수임을 받은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의 직책을 다함에 손색이 없는 몸가짐을 뜻하는 것으로서,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국민의 수임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을 말한다. 이와 같은 국가공무원법 제63조의 규정 내용과 의미, 입법취지 등을 종합하면, 국가공무원법 제63조에 규정된 품위유지의무란 공무원이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국민의 수임자로서의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에 걸맞게 본인은 물론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의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가 품위손상행위에 해당하는가는 수범자인 평균적인 공무원을 기준으로 구체적 상황에 따라 건전한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피해학생 복장의 부적절함을 지적하고 지도하는 가운데 불량한 복장 부위를 손으로 건드리는 데에 나아갔고, 그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피해학생의 신체 주요 부위를 접촉하게 된 사실, 원고가 예상치 않은 태도로 항의하는 피해학생의 태도에 당황한 나머지 “남자는 좀 시원해도 된다.”는 말이나, “예전에 어린 남자 아이들은 발가벗고 다니기도 했다.”는 말을 하기도 한 사실, 원고가 며칠 전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피해학생과 다른 학생의 사이에 서서 피해학생의 어깨를 짚은 적이 있고, 피해학생이 원고에 대해 위와 같이 항의하는 과정에서 지난 어깨를 짚은 일을 문제 삼자, “남자끼리 그 정도 스킨십도 안 되냐?”는 말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거나 위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원고가 고등학교 교사와 안전생활부장이라는 신분과 직위에서 자신의 직무를 적극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은 실수를 한 행위이거나 자신의 지도학생에 대한 친근한 의사표시로 동성 간에 가볍게 어깨를 짚는 등 사회상규를 벗어나지 않는 행위로 볼 수 있고, 원고의 위와 같은 발언 역시 피해학생의 예상치 못한 항의에 당황한 원고가 자신이 지내온 기성세대의 전통적인 가치관과 관습을 표현함으로써 자신을 방어하는 모습이고, 비록 세대 간의 인식과 가치관의 차이를 드러내는 것으로는 볼 수 있을지언정, 나아가 위법·부당행위에 해당한다거나 교사나 공무원으로서 묵과하기 어려운 부적절한 언행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원고의 행위나 언동이 징계책임을 물을 정도로 본인은 물론 교사나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충분한 우려가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까지는 볼 수 없으므로, 공무원의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나.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가정적 판단)

1)

관련 법리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하고, 징계권의 행사가 임용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라고 하여도 공익적 목적을 위하여 징계권을 행사하여야 할 공익의 원칙에 반하거나 일반적으로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거나 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에 위반한 경우에 이러한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처분으로서 위법하다(대법원 1999. 11. 26. 선고 98두6951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각 증거 및 원고 제출의 나머지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처분은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할 것이므로,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징계사유로 삼은 이 사건 비위행위에 관하여는, 원고가 고의로 피해학생의 주요 신체부위를 만진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바, 피고는 재량권 행사의 기초로 삼은 징계사유에 관하여 중대하게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②

피고는 이 사건 비위행위에 대해 구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2022. 1. 3. 교육부령 제25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조 제1항 및 [별표]에서 정한 징계양정기준 중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인 경우 또는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감봉 3월의 처분을 하였으나, 이는 당초 성희롱에 의한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징계가 요구된 것에서 비롯된 징계양정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평가로 보이고, 원고의 이 사건 행위의 경위와 동기 및 목적, 그 전후의 상황 및 관련 목격자의 진술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행위는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경우 위 규칙 및 별표에서 정한 징계양정기준에 따라 원고에게 적용되는 기준은 ‘견책’이 된다(별표의 7항 품위유지의무 위반 중

거. 그 밖의 품위유지의무 위반).

③

원고는 2008. 5. 18. 교육감 표창을 받은 사실이 있고, 이는 구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제4조 제1항에 따라 징계감경 사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피고가 원고에 대한 징계양정을 함에 있어 위 징계감경 사유에 대한 고려를 한 정황을 찾아보기 어렵고, 이는 당초 이 사건 비위행위가 성 관련 비위로서 징계요구 되어 위 규칙 제4조 제2항 제4호에 따라 징계감경 대상이 될 수 없었던 사정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④

비록 이 사건 처분 이후의 사정이기는 하나 원고는 피해학생에게 2,000만 원을 지급하고 합의에 이르렀고, 피해학생이 원고에 대해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하였다(갑 제13호증). 위 각 사정을 종합하고, 이 사건 비위행위의 경위와 태양 및 결과, 원고의 나이 및 피해학생과의 관계, 이 사건 처분으로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과 기록에 나타난 기타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볼 때, 이 사건 처분을 통해 교직 사회에 대한 신뢰를 확립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을 고려하더라도 위 처분은 원고가 저지른 비위행위의 정도에 비해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이 지나치게 과중하여 객관적 타당성과 합리성을 잃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5.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고승일(재판장) 박강균 김석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