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 회사는 근로자대표인 I와 유효하게 연차유급휴가 대체합의(이하 ‘이 사건 대체합의’라 한다)서를 작성하였음에도 위 효력을 부인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이 사건 대체합의 효력에 관한 원심의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62조는 ‘사용자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에 따라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일을 갈음하여 특정한 근로일에 근로자를 휴무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법률 규정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연차유급휴가를 특정일 휴무로 대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근로자대표의 서면합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다23149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상 휴일은 근로의무가 없는 날이므로 소정근로일이 아니다. 대체휴가일을 근로일로 한정한 근로기준법 제62조의 규정 내용과 취지 및 휴일의 의의 등을 고려하면, 휴일을 대체휴가일로 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9. 10. 18. 선고 2018다23911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회사가 2009. 1. 2. 제정한 취업규칙 중 이 사건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16. 9. 1. 이 사건 회사의 재경팀 팀장 I에게 ‘근로기준법 제62조에 의한 연차유급휴가 대체에 관하여 사업주와의 합의와 관련된 모든 권한을 위임한다’는 내용의 위임장(이하 ‘이 사건 위임장’이라 한다)이 작성되었고, 첨부된 ‘위임하는 자’란에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 60명이 모두 서명하였다. 다만, 위 서명한 근로자 중 J(2016. 9. 26. 입사), K(2016. 9. 26. 입사), L(2016. 9. 6. 입사), M(2016. 9. 28. 입사), N(2016. 9. 19. 입사), O(2016. 9. 6. 입사), P(2016. 10. 4. 입사)는 2016. 9. 1. 이후 입사하였다.
피고인과 근로자대표 I는 2016. 9. 1.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의한 공휴일 15일[① 3·1절, 광복절, 개천절 및 한글날 ② 1월 1일 ③ 선날 전날, 설날, 설날 다음날(음력 12월 말일, 1월 1일, 2일), ④ 부처님오신날(음력 4월 8일) ⑤ 5월 5일(어린이날) ⑥ 6월 6일(현충일) ⑦ 추석 전날, 추석, 추석 다음날(음력 8월 14일, 15일, 16일) ⑧ 12월 25일(기독탄신일) ⑨ 공직선거법 제34조에 따른 임기만료에 의한 선거의 선거일 ⑩ 기타 정부에서 수시 지정하는 날]을 연차유급휴가로 대체하여 휴무하는 내용의 이 사건 대체합의를 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새로 제정한 취업규칙(2016. 10. 1.부터 시행)을 2016. 11. 2.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에 신고하였는데, 이 사건 관련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위 인정사실에 더하여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대체합의는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위임장 작성 당시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가 아닌 J, K, L, M, N, O, P가 위임인으로 기재되어 있는바, I가 근로기준법 제62조 유급휴가의 대체에 관한 적법한 근로자대표라고 보기 어렵다. 설령 I가 유급휴가 대체에 관한 서면합의를 할 수 있는 근로자대표라고 하더라도 2016. 9. 1. 당시 시행 중이던 이 사건 회사 취업규칙 제18조에 따르면 국가공휴일은 휴일에 해당하는바, 휴일을 대체휴가일로 정한 이 사건 대체합의는 효력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이 사건 대체합의는 이 사건 회사의 코스닥 상장을 위한 회사 규정과 제도 정비 과정에서 2016. 10.경 작성된 것이나, 그 적용시기를 2016. 9. 1.로 한 것이고, 2016. 9.분 급여지급일인 2016. 10. 10.을 기준으로 그 전 입사자들도 위임인으로 포함하여 이 사건 위임장을 작성한 것이므로, I는 근로기준법 제62조에 따른 유급휴가 대체에 관한 서면합의를 할 수 있는 권한을 적법하게 위임받은 근로자대표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2016. 6. 1.자 및 2016. 9. 5.자 각 노사협의회 회의록(증거기록 제247, 248쪽)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대체합의는 2016. 9. 1.경 작성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나아가 피고인 및 변호인은, 설령 I가 2016. 9. 1.경 권한 없이 이 사건 대체합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2016. 10.경 이 사건 회사 근로자들이 이 사건 위임장을 작성함으로써 이 사건 대체합의를 추인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E, D, F은 ‘위임의 내용 및 연차유급휴가 대체에 관한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이 사건 위임장에 서명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증거기록 1권 568, 569쪽, 2권 81, 250쪽), 이 사건 대체합의 및 2016. 10. 1.부터 시행된 이 사건 회사 취업규칙에 따르면, 근속기간 3년 미만인 근로자의 경우 공휴일 휴무로 대체된 연차유급휴가를 제외하면 1년간 별도로 사용할 수 있는 연차유급휴가가 하루도 남아있지 않게 되는바, 위와 같이 근로자에게 매우 불리한 내용의 합의에 대한 동의 내지 추인은 객관적이고 명백한 증거에 의하여만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대체합의에 대한 추인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이 2014. 9. 2.경 당시 근로자대표 Q과 이 사건 대체합의와 같은 내용의 ‘연차유급휴가의 대체 합의서’를 작성하였다고 주장하나, ① 이 사건 회사의 대리인 자격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H이 ‘2014. 12. 25.경 무렵에는 연차유급휴가를 공휴일 휴무로 대체하는 내용의 연차휴가 대체합의가 없었다’라고 진술한 점(증거기록 2권 80쪽), ② F이 2014. 12. 1.경 이 사건 회사와 체결한 근로계약서에 ‘주말 및 국가에서 정한 법정 공휴일’을 휴무로 정하였던 점(증거기록 2권 18쪽), ③ 피고인 및 변호인이 주장하는 내용의 ‘연차유급휴가의 대체 합의서’는 당시 시행 중이던 이 사건 회사의 취업규칙에 반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및 변호인이 제출한 증 제1, 2호증만으로는 2014. 9. 2.경 이 사건 대체합의와 같은 내용의 유효한 연차 유급휴가 대체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당심의 판단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앞서 설시한 법리에 비추어 기록에 나타난 여러 사정들과 함께 대조하여 면밀하게 살펴보고 아래의 사정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이 가고, 거기에 항소이유의 주장과 같은 위법 등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2016. 9. 1. 당시 시행 중이던 이 사건 회사 취업규칙 제18조에 따르면 국가공휴일은 약정유급휴일에 해당하므로 공휴일을 대체휴가일로 정할 수 없고, 따라서 국가공휴일을 연차유급휴가로 대체하여 휴무하는 내용의 이 사건 대체합의는 효력이 있다고 볼 수 없다(앞서 설시한 대법원 2019. 10. 18. 선고 2018다239110 판결 참조).
그리고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기준은 강행규정으로서 이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이 무효로 되므로, 설령 근로자가 사후에 이 사건 대체합의를 추인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유효하게 될 수는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형철(재판장) 이수민 해덕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