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1988. 9. 1. 초등학교 교사로 임용되어 2017. 3. 1.부터 2021. 2. 28.까지는 B초등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라 한다)에서 공모교장으로 근무하였고, 2021. 3. 1.부터는 C초등학교에서 교감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 사건 학교에서 근무하던 D 교사(이하 ‘피해교사’라 한다)는 2019. 7. 23.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사건에 관하여 면담하였다(이하 ‘관련 비위사건’이라 한다).
관련 비위사건과 관련하여, 가해교사가 2019. 9. 11. 교장실에서 원고, 교감 F(이하 ‘교감’이라고만 한다), 다른 교사 4명이 배석한 상태에서 피해교사에게 대면사과하고 그 과정을 녹화하였다.
피해교사는 2019. 11. 7.경 관련 비위사건에 관하여 인천광역시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였고(이하 ‘1차 민원’이라 한다), 민원조사 결과 피고는 가해교사에 대하여만 이 사건 학교에 경징계 의결을 요구하였다.
피해교사는 2020. 3. 27. 원고의 관련 비위사건 관련 행정처리 절차에 관한 사항 및 발언으로 2차 피해를 입었다는 민원을 제기하였다(이하 ‘2차 민원’이라 한다). 피고는 위 민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여, 2020. 8. 7. 인천광역시교육청 감사처분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이 사건 학교에 관련자인 원고를 중징계 조치하라는 결과를 통보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가 피고에게 재심의를 신청하였고, 피고는 2020. 10. 30. 인천광역시교육청 감사처분심의회의 재심의를 거쳐 원고의 재심의 신청을 기각하였다.
피고는 2020. 11. 24. 아래와 같은 사유로 원고에 대하여 중징계 의결을 요구하였고, 인천광역시교육청 교육공무원일반징계위원회는 2020. 12. 22. 원고에 대하여 감봉 2월을 의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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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는 2021. 1. 15. 인천광역시교육청 교육공무원특별징계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하였고, 위 특별징계위원회는 2021. 3. 15. 원고에 대하여 정직 1월을 의결하였다. 피고는 2021. 3. 25. 위 의결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정직 1월 처분(이하 ‘이 사건 선행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인천지방법원 2021구합55948호로 정직처분취소 청구를 하였으며, 위 법원은 2022. 6. 17.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인정되나 이 사건 정직처분은 비례의 원칙이나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처분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보아 이 사건 정직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피고가 이에 불복하여 서울고등법원 2022누51958호로 항소하였으나, 위 법원은 2023. 2. 3.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이하 ‘이 사건 선행판결’이라 한다)은 2023. 2. 25. 그대로 확정되었다.
가해교사는 2021. 8. 11. 인천지방법원 2020고단5913호로 아래와 같은 범죄사실에 대하여 강제추행죄로 벌금 1,000만 원, 8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등과 장애인복지시설에 2년간 취업제한을 선고받았으며, 가해교사가 이에 불복하여 인천지방법원 2021노2956호로 항소하였으나, 2023. 4. 12. 항소기각 판결이 선고되었으며, 위 판결은 2023. 4. 20. 확정되었다.
피고는 이 사건 선행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2023. 3. 8. 교육공무원일반징계위원회에 이 사건 각 징계사유와 동일한 사유로 재징계의결요구를 하였고, 교육공무원일반 징계위원회는 2023. 4. 25. 이 사건 각 징계사유를 구성하는 행위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사립학교법 제56조에 따라 준용되는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 의무), 제63조(품위유지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원고에 대한 ‘견책’을 의결하였다. 이에 피고는 2023. 5. 19. 원고에게 견책처분(이하 ‘이 사건 견책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이 사건 견책처분의 취소와 이 사건 견책처분의 집행정지를 청구하였으나,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23. 8. 9. 이 사건 견책처분의 집행정지신청을 기각하였고, 2023. 9. 6. 이 사건 견책처분의 취소 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6 내지 19호증, 을 제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하며,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원고의 주장
절차적 하자에 관한 주장
제2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여성폭력 2차 피해방지 지침 표준안 제12조 제1항에서 2차 피해 사건의 심의는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에서 진행하도록 하고 있는데, 피고는 이러한 절차 없이 원고가 피해교사에게 2차 피해를 가하였다고 인정하였다. 이로 인해 원고는 고충심의위원회에 출석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당하여 방어권과 진술권을 침해받았는바, 이 사건 견책처분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실체적 하자에 관한 주장
제1 징계사유 관련 주장
관련 비위사건은 학교 외에서 이루어진 사적 성희롱이며, 사적 성희롱으로 볼 수 없더라도 이에 대응할 의무는 고충처리상담원에게 있으므로, 원고에게 관련 비위사건에 대응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피해교사의 요청에 따라 2019. 9. 6.부터 2019. 9. 11.까지 학교 내 성희롱·성폭력 대응 매뉴얼, 한눈에 보는 학교 성고충 상담 관리 매뉴얼에 따라 당사자 간 화해로 사안을 처리하였다. 원고는 피해교사의 의사를 확인한 2019. 9. 9.부터 가해교사와 피해교사를 분리하여 대면할 수 없도록 하였고, 2019. 9. 11. 가해교사와 피해교사의 업무 및 공간을 분리하였으며, 피해자의 요구에 의해 ‘당사자간 합의에 따른 대면사과 및 동영상 촬영’을 하여 당사자간 화해로 관련 비위사건을 종결하였다. 이후 최대한 신속하게 행정처리를 하여 2019. 10. 2.에는 가해교사와 피해교사의 학교를 분리하였는바, 관련 비위사건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없다.
원고는 피해교사가 명확히 성희롱 사건으로 신고한 2019. 9. 6.에서야 관련 비위사건이 성희롱 사건임을 인지하였는데도 원고가 피해교사를 처음 면담한 2019. 7. 23. 성희롱 사건 발생을 신고받았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견책처분은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다.
제2 징계사유 관련 주장
원고는 피해교사와 면담하면서 피해교사에게 제2 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
위와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바, 이 사건 견책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
판단
징계절차의 적법성에 관한 판단
여성폭력 2차 피해방지 지침 표준안은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제18조에 따라 제정된 것인데, 이는 각 기관이 기관 실정에 맞는 자체지침을 제정하는데 참조할 표준 지침에 불과하여 위 표준안만으로는 이 사건 견책처분에 어떠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다만 피고는 위 표준안에 의거하여 인천광역시교육청 성희롱·성폭력 예방 및 2차 피해 방지 지침(갑 제1호증, 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견책처분에 절차적 위법이 있는지 여부는 이 사건 지침에 따라서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앞서 인정한 사실, 갑 제3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해교사가 2차 민원을 제기하자, 피고는 위 민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여 2020. 8. 7. 인천광역시 교육청 감사처분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이 사건 학교에 관련자인 원고를 중징계 조치하라는 결과를 통보하였을 뿐, 제2 징계사유와 관련한 성고충심의위원회를 개최하지는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지침 제11조 제2항에서 교육감은 피해자가 접수한 2차 피해가 조사과정 중인 성폭력·성폭력의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 의하여 발생한 경우 2차 피해 조사를 별도로 실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관련 비위사건의 제3자인 원고에 의해서 발생한 2차 피해에 대해서는 교육감이 별도로 조사를 실시할 수 있으며, 고충상 담원을 통하지 않았더라도 이 사건 지침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지침 제16조 제1항에서 성희롱·성폭력 및 2차 피해 사건을 심의하기 위하여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를 구성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제16조 제7항에서는 성희롱·성폭력사건에 대해서만 고충심의위원회를 반드시 경유하도록 규정하여 2차 피해 사건에 대해서는 고충심의위원회의 경유가 필수적인 절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바, 피고가 2차 피해를 내용으로 하고 있는 제2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고충심의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았더라도 이 사건 지침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이 사건 지침은 교육감이 성희롱·성폭력을 예방하고 2차 피해 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정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제1조), 이 사건 지침에 따른 절차가 2차 피해를 가하였는지 문제되는 원고의 방어권 내지 진술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마련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갑 제16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2023. 4. 19. 원고에게 징계위원회 개최 알림 공문을 발송한 후 2023. 4. 25.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으며, 원고는 해당 징계위원회에 대리인과 함께 출석하여 이 사건 각 징계사유에 진술한 사실이 인정된다. 징계위원회에서 징계대상자에게 징계혐의 사실을 고지하고 그에 대하여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면 충분하고, 혐의사실 개개의 사항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발문하여 징계대상자가 이에 대하여 빠짐없이 진술하도록 조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닌바(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6두56042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에 의할 때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견책처분에 대한 징계절차에서 이 사건 각 징계사유에 대하여 소명할 기회를 충분히 보장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이 사건 지침의 문언, 목적, 징계위원회에서의 진술기회 부여 등 제반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가 징계절차에 있어서 원고의 방어권을 보장하지 않아 이 사건 견책처분이 위법하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사유 존부에 관한 판단
제1 징계사유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는 늦어도 2019. 7. 23.경 피해교사가 가해교사로부터의 성희롱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사정을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교사가 2019. 11. 7.경 1차 민원을 제기하여, 인천광역시교육청 감사관이 2019. 11. 22. 원고와 면담을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원고는, “교감에게 매뉴얼을 가져와라 해서 보니 이런 경우 학교장의 협의 중재가 있으면 그대로 가고 안 그러면 성고충심의위원회에 간다고 해서 피해교사한테 물어보라 했더니, 피해교사는 성고충 상담 쪽은 신분 노출로 원하지 않고 학교장 쪽으로 학교 협의 중재 쪽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진술하였다.
교감의 업무수첩에는 피해교사와의 2019. 7. 16.자 상담과 관련하여, '3월부터 시작된 성관련 힘듦(회식자리에서의 ~, 회식 이후 문자, 통화 등, 자취집까지 따라 와서의 행동) 등으로 인한 심적 고통 및 두려움에 대한 고민', '(피해교사에게) 교장선생님과 증거자료 가지고 최종 면담할 것을 알림'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2019. 7. 23. 피해교사와 면담한 이후, 피해교사가 가해교사와 함께 1박 2일(2019. 8. 8.부터 2019. 8. 9.)로 경주에 출장가기로 되어 있던 축구부 선수단 격려 방문을 경기 당일인 2019. 8. 9.만 가해교사와 따로 갈 수 있도록 변경해 주기도 하였다.
피해교사는 2019. 7. 23. 원고와 면담하면서 적어도 '2019. 3. 29. 가해교사를 포함한 동료들과 회식을 하였는데 회식이 끝난 다음 날 새벽 가해교사가 피해교사의 집에 들어와 30분 정도 머물다가 나갔다. 당시 피해교사는 핸드폰과 코트를 잃어버릴 정도로 만취하였다. 가해교사가 이후 다른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이를 말하곤 하여 불편하다'고 말하였는데, 위 피해교사의 면담내용만으로도 가해교사의 발언이 교육공무원법 제52조 제4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에 정한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희롱 행위'로 볼 만한 여지가 있다. 또한 원고가 피해교사와 최초 면담 시 피해교사가 관련 비위사건으로 느끼는 불편한 감정, 관련 비위사건의 경위와 구체적 내용 등을 보다 면밀하게 들었다면 피해교사가 성희롱 행위로 상담한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보인다.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 갑 제6,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고는 직장 내 성희롱 사건으로 볼 수 있는 관련 비위사건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원고가 학교장으로서 성실히 직무를 수행할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직장 내 성희롱이란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관련 비위사건은 이 사건 학교의 기획위원회가 열렸던 날 해당 위원회의 교사들 중 일부가 참석한 저녁회식이 끝난 직후 피해교사가 귀가 하던 중 발생하였으며, 가해교사도 위 회식에 참석하였던 이 사건 학교 소속의 교사로 교무부장의 지위에 있었는바, 위 회식이 이 사건 학교가 공식적으로 주최한 것이 아니었더라도 위 회식의 경위, 관련 비위사건의 발생시기와 경위, 가해교사와 피해교사의 관계 등 제반사정들을 고려하면, 위 회식은 이 사건 학교의 업무와 관련성이 있다고 볼 수 있고 위 회식 직후에 발생한 관련 비위사건 역시 이 사건 학교의 업무와 관련성을 부정할 수 없다. 또한 관련 비위사건에 있어 가해교사가 교무부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하였다고도 볼 수 있는바, 관련 비위사건은 '직장 내 성희롱'으로 보기 충분하다. 따라서 관련 비위사건이 사적 성희롱에 불과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가 이 사건 견책처분을 하면서 처분서에 기재한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사건 처리 매뉴얼」(여성가족부, 2018. 6.), 「학교 내 성희롱·성폭력 대응 매뉴얼(이하 '교육부 매뉴얼'이라 한다」(교육부, 2019. 2.), 「2019년 서부교육지원청 교육분야 성범죄 근절 종합 대책」(인천서부교육지원청, 2019. 5. 28.), 「2019년 성희롱·성폭력 예방지침」(B초, 2019. 3. 19.)은 모두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14조를 참고하여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학교장 등이 취할 조치를 구체화한 것이다. 그렇다면 원고는 학교장으로서 직장 내 성희롱에 관하여 위 내부지침들에서 정한 조치의무를 준수할 의무를 부담한다. 더욱이 원고는 교장으로서 이 사건 학교의 성고충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었고, 피해교사와 직접 면담하여 요구사항을 듣고 가해교사와의 화해를 중재하였으므로 그 과정에서 위 내부 지침들을 준수할 의무가 있었다.
위 내부지침 중 원고가 관련 비위사건을 처리하면서 참고하였다는 교육부 매뉴얼은 교직원 간 성희롱·성폭력 사건 처리 지침을 비교적 상세하게 정하고 있다. 먼저 성희롱 사안이 학교 내 성고충상담창구 상담 등을 통하여 인지된 경우, 성고충상담원은 피해 및 가해 교직원을 상담하여 사안에 대한 공식 조사 및 심의 절차 진행 여부를 판단한다. 그 결과 ㉮ 조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피해 교직원으로부터 접수신청서를 작성·제출받아 조사 및 성고충심의위원회 개최 등의 절차를 진행하고, ㉯ 피해 교직원이 가해 교직원과의 화해를 통한 해결을 원하는 경우 성고충상담창구의 중재로 당사자간 화해로 사건을 종결한다. 위 ㉯의 방법으로 사건을 처리하는 경우 주의사항으로 '중재과정에서 가해교직원과 피해교직원을 대면시키지 않음', '성급한 중재를 시도하거나, 가해교직원에 대한 과도한 요구는 화해를 저해할 수 있으므로 주의하도록 함', '사실관계를 어느 정도 파악한 후에 피해 교직원의 의사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중재가 이루어지도록 함'을 정하고 있다. 한편, 위 ㉮, ㉯ 절차와 무관하게 초기대응으로 '필요 시 가해 교직원 긴급격리 조치'를 하거나, 피해 교직원 지원을 위한 '다각적이고 적극적인 보호 조치'를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원고는 피해교사와의 면담을 통해 관련 비위사건을 인지한 2019. 7. 23.경 피해교사의 요청으로 피해교사를 가해교사와 함께 출장가기로 되어 있던 축구부 선수단 격려 방문시 따로 갈 수 있도록 조치하고 가해교사에게 재발 방지를 경고한 것 외에는, 업무상 피해교사와 가해교사를 분리하거나 피해교사 지원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아울러 원고는 그 무렵에는 성희롱 사안 처리를 위한 위 ㉮, ㉯ 절차를 진행하지도 않았다.
이에 피해교사는 방학이 끝난 2019. 9. 초순경 관련 비위사건의 경위와 요구사항을 상세히 정리하여 교감 및 원고와 면담을 하였는데, 피해교사는 2019. 9. 9. 원고와 면담하면서 '가해교사와 대면해서 업무를 논의하는 자체가 힘들다', '가해교사와의 분리를 원한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하고, '교육청에도 성추행으로 신고하고 싶다'는 의사도 표시하였다. 피해교사가 작성하여 원고 및 교감에게 교부한 서면에도 '남은 학기를 가해교사와 함께 근무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하였고, '관련 비위사건 발생 및 경과에 대하여 교육청에 보고해야하지 않은지 의문'이라고 기재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위 면담과정에서, 교육청에 신고하고 싶다는 피해교사의 말에 대하여 화제를 전환하거나, 교감에게 알아보라고 하는 등 즉각적인 답변을 하지 않고, 피해교사가 즉시 가해교사와의 분리를 요청하였음에도 행정적 절차를 이유로 방법이 없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이러한 면담내용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해교사에게 관련 비위사건을 가해교사와 원만하게 합의하여 종결할 것을 권유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교사의 의사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중재를 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해교사는 원고 및 교감과의 면담을 통하여 가해교사로부터 서면 및 대면 사과를 받고 교육청에 신고하지 않기로 하고, 2019. 9. 11. 교장실에서 원고 및 교감, 피해교사가 요청한 교사 4명이 있는 자리에서 가해교사로부터 사과를 받았다. 위 과정에서 원고는 최대한 빨리 가해교사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피해교사와 분리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피해교사가 2019. 9. 12.경 교감에게 '2019. 9. 16.부터 출근가능한 기간제교사가 있는데 바로 나오라고 할까요?'라고 연락하는 등 가해교사의 대체 교사를 직접 찾아보기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위 대면사과로부터 1개월 가까이 지난 2019. 10. 7.에서야 가해교사가 병가를 내는 방법으로 피해교사와 가해교사를 분리하였다.
제2 징계사유
앞서 본 사실 및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해교사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함으로써 2차 피해를 입혀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피해교사가 원고로부터 들었다는 발언 중 일부(‘교무가 이렇게 죽도록 미안하다고 하는데’, ‘대면사과까지 오늘 다 이루어졌어야 하는데 주말을 넘기게 되어 매우 잘못된 것 같다’, ‘아무리 잘못을 했지만 가족같이 지낸 사람을 어떻게 바로 내칠 수 있냐?’)에 대하여 기억나지 않고 그렇게 말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가해교사가 2019. 9. 6.(금요일) 1차 서면사과문을 작성하였으나 피해교사가 내용에 이의를 제기하였고 2019. 9. 9.(월요일) 원고, 교감, 피해교사의 면담을 통하여 2019. 9. 11.(수요일)에서야 가해교사의 서면 및 대면사과가 이루어진 점, 가해교사가 피해교사와 분리된 시기 등 관련 비위사건의 처리 경과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관련 비위사건 처리 과정에서 위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는 피해교사의 주장은 신빙성이 있다.
피해교사가 1차 민원을 제기하자, 원고는 2019. 11. 11. 피해교사와 면담하면서 ‘(가해교사는) 자숙하고 해서 시골에서 지금 혼자 있어요’, ‘두 사람이 음주사건으로 인해서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하여 왔는데 그래도 약자인 피해교사를 배려하자고 생각하여 원하는 요구사항을 들어주고 최대한 조치를 했다’는 등의 발언을 하였다. 이외에도 원고는 위 면담과정에서 2019. 9. 11. 대면사과 등으로 학교 내에서 종결된 관련 비위사건을 교육청에 다시 신고한 이유를 거듭 묻고, 학교장 중재에 의한 합의로 종결하자고 권유하였다.
구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2020. 7. 28. 교육부령 제2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징계양정규칙’이라 한다) 제4조 제2항 제8호의2는 성 관련 비위의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를 “피해자 신상정보의 유출, 피해자 권리구제의 방해, 피해자에 대한 폭행·폭언, 그 밖에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일체의 불리한 처우”로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의 위와 같은 발언은 가해교사의 입장을 배려하고 피해교사에게도 잘못이 있다는 취지이거나 1차 민원 제기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피해교사가 학교 내 성고충상담창구 또는 교육청에 대한 민원 제기 등을 통하여 관련 비위사건에서 입은 피해를 구제받는 것을 방해하거나 위축시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학교장인 원고로부터 이러한 말을 들은 피해교사로서는, 학교 내에서 가해교사에 대한 적정한 처분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거나 자신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정신적 불안감을 가져오기 충분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발언은 피해교사에 대한 2차 피해를 가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징계양정의 적정성에 관한 판단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 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며,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 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 목적, 징계 양정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두662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를 토대로, 앞서 인정한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관련 비위사건은 직장 내 성희롱을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 구 교육공무원법(2020. 12. 22. 법률 제176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2조 제4호(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에 따른 성희롱 행위)에 해당하는 성관련 비위에 해당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제1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가 관련 비위사건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음으로써 성실의무를 위반한 사실은 인정되나, ① 원고가 관련 비위사건을 처음 인지한 2019. 7. 23. 이후 피해교사의 요청에 따라 축구부 선수단 격려 방문 시 가해교사와 동행하지 않도록 조치한 점, ② 이후 피해교사가 관련 비위사건 경위와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전달하기 시작한 2019. 9. 6.경부터는 가해교사에게 피해교사의 의견을 전달하고 서면사과 및 대면사과를 하게 한 점, ③ 피해교사의 요구사항 중 ‘운동회까지의 업무 분리’, ‘졸업식에서의 가해교사 배제’ 등이 요구사항대로 이루어진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원고가 관련 비위사건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은 것에 고의가 있다고 볼 수는 없으며, 비위정도가 심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제1 징계사유는 구 징계양정규칙 제2조, [별표] 징계기준의 성실의무 위반 중 ‘그 밖의 성실의무 위반’에 해당하는데,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 혹은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의 징계기준은 ‘감봉’ 내지 ‘견책’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제2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가 피해교사에 부적절한 발언으로 2차 피해를 입혀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사실은 인정되나, 해당 발언은 학교장으로서 위 사건을 학교 내에서 원만하게 처리하고 싶은 의도로 피해교사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인바, 발언의 경위, 내용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부적절한 발언한 것에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다거나, 비위의 정도가 심하다고 볼 수는 없다.
제2 징계사유는 구 징계양정규칙 제2조, [별표] 징계기준의 품위유지의무 위반 중 ‘교육공무원법 제52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성 관련 비위의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입힌 경우’에 해당하는데,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의 징계기준은 ‘감봉-견책’이다.
이 사건 견책처분은 이 사건 각 징계사유에 대하여 내려질 수 있는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로서 위 징계기준의 범위 내에 있고, 위 징계기준이 헌법이나 법률에 합치되지 않거나 관련 법령의 규정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이 사건 견책처분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양성평등의 건전한 직장문화 확립, 학교 내 교직원에 대한 성희롱 행위 및 2차 피해의 근절, 공직기강 확립, 유사사례 재발 방지 등의 공익이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된 불이익에 비하여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호성호(재판장) 신창용 임현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