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2. 5. 9. 원고에 대하여 한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03. 8. 5. 입대하여 2019. 1. 1.부터 2022. 11. 15.까지 해병대 제2사단 정보대대 B중대 C 정비반(이하 ‘이 사건 정비반’이라 한다) 반장으로 근무한 해병대 상사이고, 피해자 D(이하 ‘피해자’라고 한다)는 2013. 3.경 입대하여 2021. 10. 20. 위 정비반에 C 기체정비부사관으로 전입하였다가 2021. 12. 1. 위 정보대대 본부로 전출된 해병대 상사인 여성이다. 원고는 2020. 8. 1. 상사로 진급하였고, 피해자는 2021. 9. 1. 상사로 진급하였다.
피고는 2022. 5. 9. 원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해병대사령부 항고심사위원회에 항고심사를 청구하였으나, 2023. 8. 7. 이를 기각하는 재결이 내려졌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징계사유 ①은, 발언 동기, 목적, 내용, 발언 전후의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성희롱으로 평가할 수 없고, 징계사유 ② 역시 피해자가 없는 자리였고, 피해자를 특정하여 한 말도 아니었던 점 및 전후 사정을 고려하면 피해자의 사회적 명예를 실추시키는 모욕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사실오인에 기인한 것이고, 이 사건 처분에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징계사유 ①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는 피해자에게 ‘후배위, 뒤에서... 뒤에서 부는 바람’이라는 말(이하 ‘이 사건 발언①’이라 한다)을 한 사실에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갑 제3, 4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고려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 원고가 피해자를 성희롱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징계사유 ①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이 사건 발언①은 원고가 이 사건 정비반에 전입한 피해자에게 C 운용에 관한 체계 교육을 하면서 한 것이다. 피해자가 먼저 원고에게 ‘정풍, 배풍’이 무슨 뜻이냐고 질문하였고, 원고는 피해자의 위 질문에 대답하면서 비교적 뜻이 쉬운 ‘정풍’에 관하여는 ‘정면에서 부는 바람’으로 바로 대답하였으나, ‘배풍’에 관하여는 바로 대답하지 못하였고, 설명을 위해 후배풍 등 여러 단어를 혼잣말로 내뱉는 과정에서 이사건 발언 ①이 나온 것이다(갑 제4호증 2면, E 중사 진술 참고).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가 의도적으로 ‘후배위’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으로 아닌 것을 보인다.
이 사건 발언① 당시 여성인 E 중사가 원고를 돕기 위해 함께 있었다. 원고는 이 사건 발언① 이후 ‘후배풍,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라고 설명하였고, 위 교육은 중단됨 없이 진행되었다.
원고는 ‘후배위’라는 표현을 1회만 사용하였고, 원고가 이 사건 발언①을 전후하여 피해자나 다른 사람에게 성적인 언동을 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해병대 수사단에 출석하여 진술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발언① 당시 원고가 피해자를 바라보며 분명하게 표현한 것이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혼잣말의 느낌’이긴 했다는 취지의 답을 하였다.
징계사유 ②에 관한 판단
징계란 공무원이 공무원으로서 부담하는 의무를 위반하였을 때, 공무원관계의 질서유지를 위해 공무원법에 따라 당해 공무원에게 법적 제재를 가하는 것을 의미하나(헌법재판소 2008. 9. 25. 선고 2005헌마586 결정 참조), 공무원으로서 부담하는 의무위반이 모두 징계의 대상은 아니고, 징계사유와 징계처분 사이에는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균형의 존재가 요구된다(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5두8269 판결 등 참조). 다른 법 영역에서의 불법 또는 의무위반과 달리 형사법령 또는 징계법령상 제재의 대상인 불법 또는 의무위반이 되려면 해당 행위를 형벌 또는 징계로 대응할 필요가 인정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특히 상대적으로, 징계행위자와 징계권자의 사회적 거리가 가깝고, 징계위원회, 징계권자 등의 전문성, 여론·조직·민원인 등의 직·간접적인 압력 등으로부터의 신분보장 등이 불완전한 징계와 관련하여, 의무위반이 징계로 대응할 필요가 없을 정도의 경미한 정도에 불과한 경우 이는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가 징계사유②와 관련하여 “시발련 총기 옮겨야 하네“라는 말(이하 ‘이 사건 발언②’라 한다)을 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위 발언의 내용, 전후의 상황 및 같은 증거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고려해 보면, 이 사건 발언②만으로는 징계사유에 해당할 정도에 이르는 의무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발언②는 피해자가 없는 상황에서 행하여 진 것으로, 목격자 F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원고의 혼잣말이었다.
이 사건 발언②는 1회의 경멸적 표현에 불과하고, 이를 전후하여 원고가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다른 말이나 행동을 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다.
원고가 이 사건 발언②를 하면서 그 대상을 피해자로 특정하지는 않았고, 피해자의 총기를 보면서 한 말인 점에서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말임이 추론될 뿐이다.
소 결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그 처분사유 모두가 인정되지 않아 위법하다[설령 징계사유②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징계양정기준에 따르면 이는 ‘그 밖의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서 ‘비행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 해당하여 견책, 근신의 징계처분만 가능하므로(군인사법 제59조의4 제2항, 군인징계령 시행규칙 제2조 제1호 가목, 별표1 참조), 이를 위반한 이 사건 처분에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김성수
판사 김원목 장유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