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을 각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 A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게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 주식회사 B(이하 ‘피고인 회사’라고 한다)와 C 사이의 차량 위‧수탁 관리 계약서 내용 및 피고인 A과 C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 C이 피고인 회사와 무관하게 운송계약을 체결하여 수익을 얻기도 하였고 차량 운행에 관한 제반비용을 부담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의 행위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 금지하는 명의이용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함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
운송사업자는 다른 운송사업자나 운송사업자가 아닌 자로 하여금 유상이나 무상으로 그 사업용 자동차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용하여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경영하게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은 2020. 5. 12. C과 사이에, C 소유의 대형승합차량(차량번호 1 생략)에 대해 지입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이후 피고인 A은 2020. 5. 12.부터 2020. 10. 16.경까지 ‘인천 중구 소재 D’, ‘여주시 소재 E물류센터’, ‘인천 연수구 소재 F’에서 연 매출의 10% 및 월 자동차관리비 명목으로 425,000원을 지급받기로 약속하고, C으로 하여금 주식회사 B의 명의를 사용하게 하고 운송사업을 하게 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B
피고인 주식회사 B는 법인의 대표 피고인 A이 운송사업자가 아닌 자로 하여금 유상이나 무상으로 그 사업용 자동차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용하여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경영하게 하는 등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를 하여야 하고, 감독을 게을리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주식회사 B는 위 가.항 기재와 같이 피고인 A이 타인에게 주식회사 B의 명의를 사용하게 하고 운송사업을 하게 하는 데 있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하지 않았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의 명의이용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운송사업자 아닌 자가 운송사업자의 명의를 이용하여 그 운송사업자를 배제한 채 독립적으로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경영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하고, 운송사업자의 일반적인 지휘‧감독 아래 개별 차량을 운행하게 한 것에 불과하다면 위 명의이용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도4129 판결 등 참조).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726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여러 사정에 비추어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C으로 하여금 피고인 주식회사 B(이하 ‘피고인 회사’라고 한다)를 배제하고 독립적으로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경영하게 하였음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C은 피고인 회사의 일반적인 지휘‧감독 아래 버스를 운행한 것일 뿐 이 사건 운송사업의 주체는 여전히 피고인 회사 B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 금지하고 있는 명의이용행위를 하게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 회사와 C 사이에 작성된 차량 위‧수탁 관리 계약서에는 ‘C이 피고인 회사로부터 이 사건 버스에 관한 운영권 일체를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독립된 사업자로서 민‧형사상 모든 책임을 진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긴 하나, 이에 대하여 C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위 차량 위‧수탁 관리 계약서는 근로계약서로 알고 작성하였을 뿐이고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C은 피고인 회사가 계약한 ‘D 교민수송’, ‘F 통근운송’ 업무를 피고인 회사의 배차 지시에 의하여 수행하였고, 운송대금은 피고인 회사가 수령하였다.
C은 위 운행 외에 개인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E물류센터 통근운송’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러한 경우에도 운송대금은 피고인 회사가 C으로부터 송금받아 피고인 회사에 귀속시킨 후 각종 비용을 공제하여 정산하는 과정을 거쳤고, 피고인 회사는 위 운행에 대한 운행기록증 발급과 교통사고 발생 시 사고처리 업무를 담당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들에게 이 사건 버스를 이용한 운송사업에 관하여 피고인 회사를 완전히 배제한다거나 C에게 이 사건 버스의 운행으로 인한 손익의 위험을 직접 부담한다는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다.
피고인 회사와 C 사이에 앞서 본 차량 위‧수탁 관리 계약서 외에도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어 있고, C은 피고인 회사의 직원으로 등재되어 국민건강보험 등에 가입되어 있었다.
이 사건 버스는 2020. 4. 29.경 피고인 회사가 주식회사 G으로부터 매수하여 그 소유권을 취득한 것으로 등록되어 있다. C은 자신이 이 사건 버스의 실질적인 소유자라고 주장하면서도 2020. 10. 18.경 더 이상 이 사건 버스 유지가 불가하다며 이 사건 버스와 차량 열쇠, 법인카드를 피고인 회사에 반납하였다. 이 사건 버스는 현재까지 피고인 회사가 관리, 사용하면서 할부금, 제세공과금, 공제보험료 등을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까지 더하여 보면, C이 피고인 회사의 의사에 반하여 이 사건 버스를 독자적으로 양수 또는 양도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운송사업자 아닌 자가 운송사업자를 배제한 채 독립적으로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경영함으로써 명의이용행위에 이르렀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해당 차량의 공제조합 가입명의인 및 관련 운전종사자들과의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명의상 고용주가 누구인지 등 외형적 요소에 구애될 것은 아니다. 오히려 위와 같은 외형적 요소보다 운송사업자 아닌 자가 차량을 이용하게 된 경위와 그 이용에 수반된 약정의 내용이 어떠한지, 운전종사자들에 대한 차량 배차나 운행, 휴무, 교육, 납입할 운송수입금의 액수 등에 관한 지휘‧감독권한을 누가 실질적으로 행사하는지, 차량 운행에 따른 손익의 위험을 누가 최종적으로 부담하는지, 운전종사자들에 대한 임금과 4대 보험료나 유류비‧수리비 등 차량 운행비용을 누가 실질적으로 부담하는지 등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두4823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살펴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이 피고인 회사를 운영하면서 2020. 5. 12.경부터 2020. 10. 16.경까지 피고인 회사 명의인 이 사건 차량을 지입 형식으로 운영하고 이를 운송사업자가 아닌 C에게 제공하여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경영하게 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피고인 회사와 C 사이에 작성된 ‘차량 위‧수탁 관리 계약서’ 제4조는 “‘을(C)’은 ‘갑(피고인 회사)’으로부터 위 차량에 대한 운영권 일체를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독립된 사업자로서 민‧형사상의 모든 책임을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7조는 “계약차량의 고장, 수리, 주유, 제세공과금, 보험료, 과징금 및 공제 추가분담금 등 차량 관리에 드는 일체의 비용은 ‘을’의 부담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제23조는 “‘갑’은 ‘을’의 차량운행에 따른 제반 수익금의 취득 및 제반 경비의 독자적인 운영권을 보장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30조는 “‘갑’과 ‘을’은 사용종속관계가 존재하지 아니하고, ‘을’은 스스로의 계산과 위험부담으로 사업 경영을 행하는 사업자의 지위에서 본 계약을 이행한다. 따라서 ‘을’은 행정상 편의 또는 ‘을’의 요청에 의한 4대보험 가입 등의 이유를 포함하여 어떠한 경우에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권리를 주장하지 아니하고, 만약 이를 위반하여 ‘갑’에게 손해(금전적, 시간적, 정신적 등)가 발생한 경우, ‘을’은 이에 대한 민‧형사상 모든 책임을 부담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계약서 내용에 비추어 볼 때 C은 피고인 회사의 직원으로 근무한 것이 아니라 독자적으로 사업을 영위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C도 원심 법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 회사의 직원이 아니라 지입차주, 즉 독립된 사업주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피고인 A은 위 계약서가 다른 회사에서 사용하는 계약서 양식을 아무런 검토 없이 가져다 사용한 것이어서 그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 A은 수사기관에서 위 계약서 제6조 내지 제8조, 제15조, 제31조는 C과 합의하에 작성 및 수정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는바 피고인 A이 위 조항들의 내용은 확인하면서도 피고인에게 불리한 제4조, 제23조, 제30조의 내용은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 약 20년 동안 버스회사를 운영해 온 피고인이 다른 회사의 계약서를 아무런 검토 없이 그대로 사용하였다는 것도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위 차량 위‧수탁 관리 계약서 제2조에는 ‘C의 소유인 이 사건 차량을 피고인 회사에게 현물 출자한다’는 내용이 있다. 그러나 피고인 A도 현물출자와 관련된 구체적 내용을 정한 약정서는 없다고 자인하고 있는 점, C이 현물출자 후 피고인 회사의 주주로 등재되었다거나 주주로서 배당금을 지급받았다고 보이지도 아니하는 점, 아래에서 살피는 바와 같이 피고인 A 스스로 C을 상대로 한 민사소송에서 C과 지입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주장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A과 C이 현물출자계약을 체결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
피고인 A은 2020. 10. 21. C에게 주식회사 B와 C이 지입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주장하며 미납된 차량할부금 및 관리비의 지급을 촉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그럼에도 C이 차량할부금 및 관리비를 지급하지 아니하자 피고인 A은 2020. 11. 10. C을 상대로 동일한 내용의 민사소송을 제기하였고, 2023. 8. 8. 원고 승소 판결이 선고되었으며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인천지방법원 2020가단22130 판결). 형사재판에 있어서 관련된 민사사건에서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공소사실에 대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 할 것인데, 위 민사 판결에서는 C이 2017. 3.경 이 사건 차량을 매수하면서 주식회사 G과 지입계약을 체결한 사실, 피고인 회사가 2020. 5.경 주식회사 G으로부터 이 사건 차량을 인수하였고 2020. 5. 12.경 위 지입계약과 동일한 내용의 지입계약을 C과 체결하면서 차량 위‧수탁 관리계약서를 작성하였다는 사실이 인정되었다.
C은 2020. 10. 18.경 코로나로 인해 차량 유지가 어려워지자 피고인 회사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고 주차장에 이 사건 차량을 주차해둔 뒤 피고인 A에게 인수해 갈 것을 통보하였다. 이때 피고인 A은 C에게 ‘본인 차를 반납. 내가 중고차매매 상인가요? 할부는 본인 발생 부분이므로 책임지셔야 합니다’라거나 ‘(이 사건 차량을) 4,000만 원에 내놓아도 전혀 연락이 없는 상태입니다. 어쨌든 매각 되는대로 연락드리겠습니다. 매각이 되어야만 C씨하고 정확한 정산이 될 것 같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피고인 회사 직원인 성명불상자도 C에게 ‘차를 매매하시더라도 본인동의하에 진행하는 것이 맞는 것 같고...’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위 각 메시지 내용에 비추어 피고인 A을 비롯하여 피고인 회사 관련자들은 이 사건 버스의 실질적 소유자는 C이고 위 버스의 실질적 양수도 권한 역시 C에게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C은 피고인 회사로부터 지시받은 ‘D 교민수송’, ‘F 통근운송’ 업무와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은 ‘여주시 소재 E물류센터 통근운송’ 업무를 하였다. D 교민수송, F 통근운송 대금은 피고인 회사가 직접 지급받고 아래 ⑦항에서 보는 바와 같은 C의 미수금 채무와 상계하였다. E물류센터 통근운송 대금은 C이 E물류센터로부터 직접 지급받고 그중 일부를 임의로 피고인 회사에 지급하였다.
C은 위 차량 위‧수탁 관리 계약서에 따라 피고인 회사에 매월 관리비 425,000원{조합가입비, 조합비, 차고지비, GPS 비용, 사무실 운영 비용(인건비, 전기세, 전화세, 각종 집기류 구입 교체 비용 등)}을 지급하였고, 차량 할부금(이자만 낼 경우 매월 30만 원, 원금 포함할 경우 190만 원 가량)과 차량 수리비, 주유비(법인카드 대금), 보험료, 사설주차장 이용료 등도 모두 C이 지출하였다. 이 사건 차량의 운행으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할 경우 그 배상책임도 C이 부담하도록 되어 있었다(피고인 회사가 교통사고 발생 시 보험처리를 해주더라도 종국적으로 그 지급 책임은 C에게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C이 피고인 회사에 부담하는 채무는 ‘미수금’ 명목으로 관리되었다.
피고인 회사는 C이 2020. 11.경부터 미납한 이 사건 차량에 관한 할부금, 제세공과금, 공제보험료 등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이는 C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 통보를 피고인 회사가 받아들여 이 사건 버스를 인수하기로 하였기 때문이고, 위와 같은 사정은 피고인들의 범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피고인 A과 C이 2020. 4. 27.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기는 하였으나, C이 벌어들인 수익은 우선 C의 미수금 채무와 상계되어 C에게는 거의 지급되지 않았다. 피고인 A도 수사기관에서 ‘C에게 2020. 6. 25.경 월급으로 170만 원, 232만 원을 두 번에 걸쳐 지급했고, 그 외에는 할부금을 제외한 수익이 없어서 지급한 것이 없다’, ‘근로계약은 형식적으로 체결한 것이고 C은 피고인 회사의 근로자가 아니며 저희가 월급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 ‘2020. 5.부터 2020. 10.까지 작성한 급여내역서 역시 기사들이 차량 지입에 관하여 고발할 것에 대비하여 형식적으로 작성한 것이다’ 등으로 진술하였다.
피고인 회사는 C의 E물류센터 운송 업무에 대하여 운행기록증을 발급하여 주었으나 배차지시 등 업무지시를 하지 않았고, C은 피고인 회사가 실시하는 안전교육에 참여하지도 아니하였다.
위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회사와 C은 이 사건 차량에 관하여 지입계약을 체결하였고, C이 차량 운행에 따른 손익의 위험을 최종적으로 부담하여 독립적으로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경영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인들의 행위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이 금지하는 명의이용행위에 해당함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