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 6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배상신청인의 배상신청을 각하한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3고단793,2023
판결선고
2024. 9. 12.
인천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범죄전력]
피고인은 2024. 8. 21. 의정부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 중이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인천 미추홀구 C 빌라(5층 공동주택 20세대)의 신축 사업을 실제 진행하던 사람이다.
피고인은 2020. 1. 12.경 피해자 B에게 위 빌라 D호를 분양대금 1억 5,500만 원에 할인하여 분양해주기로 약정하면서, 분양대금의 잔금수령과 동시에 피해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교부하고, 등기절차에 협력하기로 하였다.
피고인은 위 약정에 따라 피해자로부터 2020. 1. 12. 위 분양 계약금 명목으로 500만 원을 피고인 명의 E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지급받고, 2020. 1. 14.경부터 2020. 2. 19.경까지 사이에 위 분양 중도금 명목으로 1억 3,180만 원을 지급받았으므로 위 분양 잔금 수령과 동시에 위 빌라 D호에 관하여 피해자에게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여 주어야 할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와 같은 임무에 위배하여, 2020. 8. 11. F 명의로 위 빌라 D호에 대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한 후, 같은 날 G조합에게 36억 5,000만 원을 대출받으면서 위 빌라 D호를 포함한 빌라 전체에 채권최고액 42억 6,000만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여 주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위 분양계약금 및 중도금 합계 1억 3,68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에게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B의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사경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대질)
B에 대한 사경 작성 각 진술조서
고소장
분양계약서
영수증, 등기사항전부증명서(토지), 등기사항전부증명서(집합건물)
고소인 B 명의 H조합 거래내역서
부동산종합증명서, I 부동산임의(강제) 경매 안내문
수사보고서(고소인 이체확인증 및 수표발행 내역 제출), 수사보고서(G조합 자료 회신 – 근저당권설정계약서 등), 수사보고(피의자 A 면담)
판시 범죄전력: 범죄경력조회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55조 제2항, 제1항, 징역형 선택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사회봉사명령
형법 제62조의2
배상신청 각하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1항 제3호, 제25조 제3항 제3호(피고인의 배상책임 범위가 명백하지 않음)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분양계약에 따라 근저당권을 말소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어야 할 채무는 ‘타인의 사무’가 아니라 ‘자신의 사무’에 해당한다.
이 사건 분양계약의 특약사항에 의하면, 잔금 지급 시 근저당권을 말소해주기로 하였으므로, 중도금을 받은 이후 매매목적물을 담보로 제공하였다 하더라도 임무위배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이 피해자와 사이에 이 사건 C 빌라 D호(이하 ‘이 사건 빌라’라 한다)에 관한 분양계약을 체결하기 이전부터 이 사건 빌라 부지에 E은행 앞으로 18억 원 상당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져있었으므로, 피해자와 분양계약을 체결한 이후 대환대출을 위하여 새로이 근저당권설정등기를 설정하더라도 피해자에게 손해를 초래할 위험을 추가 발생한 것이 아니므로, 배임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판단
관련 법리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계약금만 지급된 단계에서는 어느 당사자나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그 배액을 상환함으로써 자유롭게 계약의 구속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중도금이 지급되는 등 계약이 본격적으로 이행되는 단계에 이른 때에는 계약이 취소되거나 해제되지 않는 한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해 줄 의무에서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단계에 이른 때에 매도인은 매수인에 대하여 매수인의 재산보전에 협력하여 재산적 이익을 보호·관리할 신임관계에 있게 된다. 그때부터 매도인은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5. 17. 선고 2017도402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이 사건 행위는 피해자의 관계에서 배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분양계약에 따른 계약금과 중도금을 모두 지급받았으므로, 그 때부터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근저당권을 말소한 상태에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어야 할 신임관계에 있게 되고,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
피고인은 이후 이 사건 빌라에 설정된 기존의 근저당권(근저당권자 E은행, 채권최고액 18억 원)을 말소하면서 이보다 더 높은 채권최고액의 근저당권(근저당권자 G조합, 채권최고액 42억 6,000만 원, 이하 ‘이 사건 근저당권’이라 한다)을 새롭게 설정한 행위는 피해자의 관계에서 임무위배행위에 해당한다.
피고인의 변호인은, 이 사건 빌라에 관하여 보존등기를 마치기 위하여는 담보신탁해지 및 대환대출 절차가 필요하였고, 분양계약서 특약사항에 “등기부등본상의 설정관계는 매수인이 등기이전할 때 매도인이 말소조건임”이라고 기재한 것 또한 추가 근저당권이 설정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특약사항만으로는 분양계약 체결 당시 추가 근저당권 설정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피해자는 이 사건 빌라가 담보신탁이 설정된 부동산인 사실 조차 모르고 있었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사전에 이 사건 근저당권 설정에 관하여 통지하거나 승낙을 받은 사실 또한 없다
배임죄에 있어서 손해란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의 위험이 발생된 경우도 포함되는데, 이 사건 근저당권이 설정됨으로써 이 사건 빌라의 교환가치 중 기존의 근저당권의 담보금액을 초과하는 만큼의 추가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다. 실제로 이 사건 빌라에 관하여 근저당권에 기초한 경매절차가 진행 중에 있고, 피해자는 이 사건 빌라의 소유권등기를 이전받지 못한 채 세입자로 거주 중에 있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의 경위와 내용에 비추어 죄책이 가볍지 아니하다. 피해자가 입은 손해가 적지 아니하다.
다만,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1,000만 원을 지급하여 일부 피해회복한 점, 피고인이 빌라 분양사업을 하던 중 자금 운용상 어려움으로 인하여 미필적 고의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이전에 어떠한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동기, 범행 전후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김은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