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회사는 관세법상 수출입 관련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04. 3. 31.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영업 관리업무 등을 수행한 사람이다.
원고와 피고 회사는 2009년과 2022년에 별지 '성과관리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라는 제목의 문서를 작성하였다.
피고 회사의 공동대표이사 C는 2023. 7. 12.경 원고에게 2023. 8. 31.자로 이 사건 합의서에 기한 약정이 파기되었음을 통보(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다. 피고 회사가 이 사건 통보를 하여 원고를 해고 한 것은 해고사유가 없고 해고의 시기와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27조 소정의 해고절차를 위반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2023. 9. 1.부터 원고가 정년(만 60세)이 되는 해의 12월 말일인 2023. 12. 31.까지의 임금 3,240만 원(= 8,100,000원 × 4개월)과 퇴직금 158,329,43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을 보아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근로를 제공하는 자가 기계, 기구 등을 소유하고 있다고 하여, 곧바로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안는 사업자라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2다5704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갑 제1, 2, 5, 6, 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회사가 원고를 국민건강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시킨 사실,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에 원고가 피고 회사의 직원으로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합의서에 기본급이 포함된 월 급여의 액수가 기재되어 있는 사실, 원고가 근무하는 기간 동안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몇 차례 작성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갑 제1, 2, 4, 8, 11, 12호증, 을 제1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과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피고 회사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반대되는 전제에 선 원고의 임금및 퇴직금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원고가 2022년도에 피고 회사 사무실에 나와 4시간 이상 머무른 날은 총 13일에 불과하고, 원고는 휴가 사용 시 휴가계도 작성하지 않았다. 원고가 피고 회사로부터 복무에 대해 특별히 구속을 받았다거나 통제가 이루어졌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피고 회사의 통관업무 조직 현황은 '1. 내무(관세사): FTA, 품목분류, 수입 시 관련 법령 요건 확인 등 제반 관세무역 관련 상담 진행, 2. 전산담당: 신고서 작성 및 수출입통관, 통관자금청구, 배차, 환급신청, 3. 경리담당: 세금납부 및 각종 송금, D/O (화물인도지시서)발급, 정산서 작성 및 발송, 4. 현장담당: 세관 서류제출 및 세관검사입회'로 이루어져 있다. 원고는 그 중 '4. 현장담당'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주장한다.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갑 제10, 14호증(각 사실확인서)은 사실확인서 작성자들과 원고의 관계, 피고 회사에서의 근무시기와 기간, 피고가 제출한 을 제9, 10, 11호증(각 사실확인서) 기재 내용에 비추어 믿기 어렵고, 그 외에 원고가 주로 위 '4. 현장담당'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는 전혀 없다. 게다가 위 '4. 현장담당' 업무는 일반직원이 수행할 수 있는 성격의 업무로서 근로자와 별도 합의서를 작성하여 매출액을 기준으로 한 성과급의 지급을 약정할 만한 성격의 업무도 아니다. 원고는 피고 회사내부 업무 분장에 속하지 않는 '수출입업체를 상대로 한 영업' 업무를 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믿기 어려운 갑 제10, 14호증(각 사실확인서) 외에 원고가 피고 회사로부터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받았다고 볼 만한 증거는 전혀 없다. 원고의 업무 특성(외근, 영업)을 고려하더라도, 약 20년을 근무한 원고가 구체적인 업무 지시에 관한 피고 회사 내부 문서, 문자메시지, 통화내용 등을 전혀 제출하지 못한 것은 그와 같은 업무 지시가 없었음을 추단케 한다.
이 사건 합의서는 합의서에 사용된 표현과 내용이 근로자와 사용자가 작성하는 통상적인 근로계약서와 상당히 다르다. 특히 2022년도 성과관리합의서에 기재된 "확정가격신고 등 정기 수출입통관이 아닌 일회성 성과의 경우 사업소득으로 처리하며 사업소득자의 계좌로 지급한다."는 내용은 명백히 원고가 독립사업자의 지위를 가지고 있음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 사건 합의서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총지급금"으로 원고가 관리하는 회사 매출액의 최소 35% 이상 최대 40%(단, 직원 1인 급여 해당액 공제)를 지급하여야 한다. 위 "총지급금"은 순이익이 아닌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고,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매우 높으므로,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한 금액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통상의 성과금과 비교하여 매우 과다하다. 산정방식이나 비율로 보아 위 "총지급금"의 의미를 원고가 피고 회사에게 '일감'을 제공한 대가로 해석하는 것이 보다 자연스럽다.
피고 회사가 2021. 1.부터 2023. 8.까지 원고에게 지급한 월 보수는 법인카드 결제금액을 포함하여 최소 약 1,474만 원에서 최대 약 2,601만 원에 이른다. 이 사건 합의서에 의하면, 법인카드 사용액은 원고가 지급받는 "총지급금"에 포함되어 있고, 이를 제외한 금액이 매월 원고에게 실 지급되었다. 결국 원고는 자신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하여 소요되는 법인카드 비용을 스스로 부담한 것이 된다.
이 사건 합의서에는 "기본급, 법정수당, 식대, 차량유지비, 주유비, 통신비, 퇴직금"이 포함된 "월급여액"으로 월 350만 원, 월 830만 원이 각 기재되어 있으나,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위 "월급여액"은 세금신고 등을 위한 목적으로 기재한 것 또는 원고가 그 금액 이상의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 내지 기대하고 기재한 것 정도의 의미만을 가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피고 회사의 공동대표이사 C는 2023. 3. 16. 원고에게 "당신의 생각을 잘 알았고 자네도 이제 제법 물량이 있으니 독립하여 사업을 해보시게. 당신도 움직일 시간이 필요할 것이니, 퇴직일은 다음달 말일로 하고, 성과급은 다음달까지만 지급하겠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다. 위 문자메시지 및 이후 위 C가 원고에게 발송한 문자메시지를 보면, 위 C는 원고를 피고 회사의 근로자가 아니라 사업상 협력관계에 있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었고, 위 문자메시지의 내용도 해고통지라기보다는 원고와의 협력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주를 이루고 있을 뿐이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 또한 2023. 12. 8.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D)을 하였고, 위 판정은 확정되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상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