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6. 1. 13. 선고 2024가단32900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경비 용역업, 근로자 파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고, 망 C(D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19. 10. 1. 피고에 고용되어 인천 서구 E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에 경비원으로 파견된 사람이며, 원고는 망인의 처이다.

나.

망인은 2024. 6. 24. 09:20경 성명 불상의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및 다른 경비원 F와 함께 위 아파트 2동 공용계단실에 설치된 방충망 교체 작업을 하던 중, 위 직원이 연장을 가지러 가 작업이 중단된 상태에서 서 있다가 갑자기 쓰러져, 같은 날 09:44경 119구급대에 의하여 G병원 응급실로 후송되었는데, 당시 망인의 혈압은 수축기 160㎜Hg, 이완기 140 내지 146㎜Hg였고, 맥박은 38 내지 41회/분이었으며, 망인은 구급대원에게 '머리가 핑 돌며 계단에서 쓰러졌다'라고 진술하였다.

다.

망인은 G병원 응급실에서 수액공급(Hydration)을 받은 뒤 증상이 호전되고, 검사결과 명확한 급성기 뇌출혈이나 골절은 없다는 설명을 받자, 의료진이 부정맥이 확인되고 재발 가능성이 있다면서 입원하여 추가 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함에도 이를 거절한 채 퇴원하였다.

라.

이후 망인은 주거지인 인천 서구 H빌라 I호로 귀가하였다가, 2024. 6. 24. 13:20경 위 주거지 현관문 앞에서 '쿵' 소리를 내면서 등을 대고 누운 자세(앙와위)로 쓰러져, 같은 날 13:52경 119구급대에 의하여 다시 G병원 응급실로 후송되었는데, 당시 망인의 혈압은 수축기 157㎜Hg, 이완기 92㎜Hg였고, 맥박은 88회/분이었다.

마.

망인은 2024. 6. 25. 12:48경 중증 뇌부종을 직접사인으로, 외상성 뇌출혈을 간접사인으로 하여 사망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청구원인

피고는 망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파견사업주로서, 피고와 사이에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하고 망인을 경비원으로 사용한 사용사업주인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마찬가지로 망인에 대하여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진다.

그럼에도, 피고는 망인에게 경비원의 업무 범위를 벗어나는 방충망 교체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위와 같은 지시를 하는 것을 묵인하고, 위 작업 중 망인이 사다리나 계단에서 넘어지거나 미끄러져 다칠 위험의 방지를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망인으로 하여금 위 작업 중 쓰러져 결국 외상성 뇌출혈을 원인으로 사망에 이르게 함으로써, 망인 및 원고에게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가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망인 및 원고의 위자료 합계 9,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산업재해보상은 업무상 사유에 의한 근로자의 부상 ·질병 · 장해 또는 사망이 발생한 경우에 사용자의 고의나 과실을 불문하고 법이 정하는 보상을 하도록 함에 따라 지급하는 사회보장제도로서의 성질을 가지고 있음에 비하여, 과실책임을 원칙으로 하는 손해배상책임은 그 성격이 전혀 다른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인 의무로서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게 근로자가 입은 신체상의 재해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 소정의 불법행위책임을 지우기 위하여는 사용자에게 당해 근로로 인하여 근로자의 신체상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고, 위와 같은 과실의 존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로자에게 그 증명책임이 있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0115 판결 참조). 또한, 보호의무 위반을 원인으로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경우 통상의 채무불이행과 같이 채무자가 그 채무불이행에 대하여 자기에게 과실이 없음을 주장, 증명하지 않는 한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는 것이기는 하나, 채권자로서도 그 급부의 불완전에 관한 주장, 증명책임을 부담하는 것이므로 원고로서는 구체적인 보호의무의 존재와그 위반사실을 주장,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 28. 선고 93다43590 판결 참조).2) 돌이켜 이 사건에 대하여 보건대, 위에서 인정한 사실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내지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망인의 신체 내지 생명에 근로로 인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망인이 위 보호의무 등 위반으로 인하여 사망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망인이 피고 내지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의 지시로 방충망 교체 작업에 나아갔다고 볼 만한 증거나 자료가 없다.

나)

설령 망인이 피고 등의 지시로 방충망 교체 작업을 하게 되었더라도, 망인이 수행한 역할은 관리사무소 직원이 사다리에 올라가 방충망 교체를 하는 동안 다른 경비원인 F와 함께 사다리를 잡고 있는 것에 불과하였는바, 망인과의 관계에서 피고등에게 원고 주장과 같은 내용의 보호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다)

망인이 2024. 6. 24. 2차례에 걸쳐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되고, 그 다음 날 외상성 뇌출혈에 따른 중증 뇌부종으로 사망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망인이 참여한 방충망 교체 작업으로 인하여 위와 같은 결과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라)

오히려, 망인이 처음 쓰러질 당시 방충망 교체 작업은 중단된 상태였고, 망인이 2번째로 쓰러질 당시 망인은 귀가한 상태였던 점, 망인이 각 쓰러질 당시에 측정된 망인의 각 혈압 수치, 망인이 2020. 10.경부터 원발성 고혈압에 대한 치료를 받아오다가 2023. 11.경부터 위 치료를 중단한 점, 망인이 부정맥을 앓고 있었던 점, 망인이 처음 쓰러진 직후의 치료 경과, 망인이 2번째 쓰러질 당시 발생한 소리 및 망인의 자세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2차례에 걸쳐 쓰러진 것은 고혈압 내지 부정맥으로 인한 것으로 보이고, 망인에게 외상성 뇌출혈이 발생한 것은 2번째 쓰러지면서 머리 부위를 바닥에 부딪혔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손해배상의 범위 등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피지 않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