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폐수처리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피고의 조직은 관리부, 환경관리팀전처리장(이하 '전처리장'이라 한다), 환경관리팀 차량과(이하 '차량과'라 한다)로 구성되어 있고, 차량과에서 폐수 운반차량을 이용하여 폐수 위탁업체로부터 폐수를 수거하여 오면, 전처리장은 위 폐수를 처리하는 업무를 담당하여 왔다.
원고는 2021. 12. 9. 피고의 차량과의 차량운전 담당으로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23. 5. 25. 전처리장으로 전보되었고, 피고로부터 위 전보명령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2023. 9. 8. 해고된 사람이다.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의 체결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서 2021. 12. 9. 피고의 차량운전 담당 근로를 제공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2022. 4. 5.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원고에 대한 해고의 경위
피고는 2023.경부터 차량과 근로자들에게 폐수 운반차량 운행시간이 8시간 미만인 경우 신청사유(조퇴) 및 조퇴시간을 기재한 근태신청서를 작성하도록 하였다.
원고는 2023. 5. 15., 2023. 5. 17. 피고의 근태신청서 작성 지시를 거부하였고, 2023. 5. 18. 피고의 본부장과 면담을 진행하였다.
피고는 2023. 5. 24. 원고에 대하여 2023. 5. 25. 자로 차량과에서 전처리장으로 부서이동한다는 내용의 공고를 하였다(이하 '전보명령'이라 한다).
원고는 위 전보명령에 응하지 않으면서 2023. 5. 24.부터 출근을 하지 않았고, 피고의 C 부장은 원고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2023. 5. 30. 즉시 회사로 복귀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발송하였으며, 2023. 6. 12. '무단결근을 그만하고 직무에 복귀하시기 바라며, 필요한 사항은 회사와 면담을 통해 의견을 제시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발송하였고, 피고는 2023. 8. 21. 원고와 면담하며 직무 복귀를 권고하였으며, 이를 불이행하자 2023. 8. 24. 원고에게 내용증명으로 전보명령 이행을 촉구한 후 2023. 9. 1. 내용증명으로 '최종 복귀명령 거부시 취업규칙 제15조 제1항 제2호에 의거 근로계약을 해지하게 됨'을 예고하였다.
이에 피고는 2023. 9. 8.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증명서를 발송하면서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해지한다는 해고 통보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의 노동위원회에 대한 구제신청
원고는 2023. 6. 20.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가 2023. 5. 25. 자로 원고에 대하여 행한 전보명령은 부당하고, 이러한 부당한 전보명령을 취소하고 해당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고 주장하며 부당전직구제를 신청하였으나, 인천지방노동위원회(D)는 2023. 8. 18. 원고의 위 신청을 기각하였다.
피고의 취업규칙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의 취업규칙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전보명령을 이행하라는 2023. 8. 24. 자 내용증명, 불이행 시 해고를 예고하는 2023. 9. 1. 자 내용증명을 발송한 다음 2023. 9. 8. 자 내용증명으로 이 사건 해고를 통지하였을 뿐 그 외 징계위원회 일시·장소에 대한 통지는 전혀 없었다. 이러한 이 사건 해고 통지는 피고의 취업규칙이 정한 징계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위법한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
피고는 피고의 사정으로 근로자들을 조기퇴근 시키면서 근태신청서 작성을 지시하였는바, 원고가 근태신청서를 작성할 의무는 없고, 이러한 근태신청서 작성을 거부한 원고에 대하여 피고가 이를 이유로 전보명령한 것은 위법하며, 원고가 위 전보명령을 불이행하고 그 부당함을 다투며 출근하지 않은 것을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이에 따라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는 부존재한다.
설령, 피고의 전보명령이 이유 있고 원고가 이를 불이행한 것이 징계사유라고 하더라도, 피고가 곧바로 가장 중한 징계인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은 지나치게 과다하여 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므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해고의 무효 확인과 그 해고일인 2023. 9. 8.부터 2023. 12. 31.까지 발생한 임금 상당액 13,221,979원[= (월 임금 3,510,260원 × 23/30) + (3,510,260원 × 3개월)]의 지급을 구한다.
판단
이 사건 해고의 절차적 하자 존부
관련 법리
단체협약 등에서 당연퇴직사유에 대하여 다른 징계해고에 관한 절차 등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다 하여 그것이 근로기준법상의 해고제한 규정을 회피하려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이처럼 당연퇴직에 대하여 일반의 징계해고와 달리 아무런 절차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당연퇴직사유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도 규정되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연퇴직처분을 함에 있어서 다른 일반의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으며, 이는 당연퇴직사유가 실질적으로 징계사유로 보여지는 경우에도 달리 해석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5. 3. 24. 선고 94다42082 판결 참조). 취업규칙 등에서 당연퇴직 사유에 대하여 다른 징계해고 등과는 달리 아무런 절차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당연퇴직 사유가 동일하게 징계 사유로도 규정되어 있는 경우와는 달리 당연퇴직 처분을 함에 있어서 징계 등에서 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5. 7. 14. 선고 95다1767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취업규칙은 제15조 제1항 제2호로 "연속 3일 이상 무단결근"하였을 때에는 무단결근 마지막 다음 날 당연퇴직하는 것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으면서 징계해고 절차와는 달리 당연퇴직에 대한 아무런 절차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았고, 제57조는 징계의 종류로 징계해고를 정하고 있으면서, 제58조 제3호에서 징계사유로 "월 1회 이상 무단결근하거나 잦은 지각으로 근태가 현저히 낮은 경우"만을 정하고 있어, 징계해고는 위 당연퇴직 사유와는 다른 내용을 징계사유로 정하고 있다. 이러한 피고의 취업규칙의 내용에 의하면, 피고가 당연퇴직 사유로 원고에 대하여 당연퇴직 처분을 함에 있어 징계 등에서 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어,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해고 통지 외에 징계위원회를 개최해야한다거나 그 일시·장소에 대한 통지 내지 취업규칙에서 정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원고의 결근이 취업규칙 제15조 제1항 제2호의 사유에 해당함과 동시에 제58조 제2, 3, 7, 18호의 징계사유와도 경합하고, 징계절차 없이 해고할 수 있음을 정한 제18조 각 호의 당연해고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바, 취업규칙상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 사건 해고는 위법하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장기간 무단결근이라는 당연퇴직 사유가 실질적으로 제58조의 징계사유로 보여지는 경우에도 징계사유와는 별도로 당연퇴직 사유로 정한 경우를 다른 일반의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해석할 것은 아니다. 오히려 원고는 피고의 수차례의 직무복귀 요청에도 이 사건 해고 통보 전까지 약 3개월간 전혀 출근을 하지 않고 있었던바,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자의 기본적인 의무인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의사를 장기간 계속하여 표시하여 온 것이어서, 제15조의 각 호로 정한 당연퇴직사유로서 근로자가 더 이상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 내지 업무를 수행할 의사가 없는 경우에 준하는 경우라고 할 것이다(나아가 원고가 결근기간 중 피고의 차량과로의 복귀의사를 계속적으로 표시해왔다고 하더라도, 뒤에서 보듯 피고의 원고에 대한 전보명령이 부당하지 않은 이상, 원고의 차량과로의 복귀 의사표시가 피고에게 근로를 계속적으로 제공할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해고의 절차적 하자를 주장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해고의 정당한 사유 인정 여부
갑 제1, 2, 10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근태신청서 작성을 요구한 것이 부당한 업무지시라고 할 수 없고, 피고의 원고에 대한 전보처분은 유효하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가 이에 불응하여 근로제공을 하지 않은 것을 정당화할 수 없으며, 피고가 이러한 원고의 무단결근을 이유로 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해고 사유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된다.
원고는 피고의 근태신청서 작성 지시가 부당한 업무지시라고 주장하나,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의 차량과의 폐수 운반차량은 그 운행을 마치면 관행적으로 조기퇴근을 해오던 것이었고, 이에 피고가 근로자들의 근태관리를 위하여 근태신청서를 작성하도록 한 것이 어떠한 불합리한 업무지시라고 보이지 않는다. 또한 피고가 위 근태신청서 작성을 요구한 것이 추후 발생할 미지급 임금 분쟁에 대비할 목적이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의 업무상 필요에 의한 것이어서, 이에 어떠한 위법함이 있다고도 보이지 않는다.
원고는 2023. 2.경부터 2023. 4.경까지는 피고의 요청에 의하여 근태신청서에 서명하며 이를 작성하였고, 2023. 5. 15., 2023. 5. 17. 위 근태신청서 작성을 거부한 이후에서야 이를 이유로 2023. 5. 18. 원고의 상급자인 본부장을 면담하였다.
또한 원고는 노동위원회에 피고의 전보명령에 대하여 구제신청을 하면서, 원고 스스로도 근태신청서 작성으로 어떠한 불이익도 받은 사실이 없었고, 심리적 압박이 되었다고만 진술하였으며, 실제로도 근태신청서 작성으로 조퇴가 인정된 경우에도 피고는 원고의 유급연차에서 이를 차감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하여 원고의 기본급여가 차감된 사실도 없었다.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발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것으로, 피고는 원고의 사용자로서 인사이동 등에 대하여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 또한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피고의 업무상 필요에 따라 인사명령에 의하여 취업 장소와 직종은 변동될 수 있음을 예정하고 있었다.
피고의 전처리장은 피고의 전체적인 업무에 비추어 주요한 업무에 해당하고, 근무환경 역시 주간 또는 야간 교대로 근무하나 원고에 대하여는 주간근무만을 배정하였으며, 차량과와 마찬가지로 연장근로가 가능한 부서로서 연장근로수당에서의 불이익이 있다고 보이지 않고, 다만 인력이 상시 부족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제출된 자료만으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전처리장으로의 전보명령이 업무상 필요가 아닌 권리남용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원고는 피고의 전보명령에 대하여 부당성을 다투면서 이러한 전보명령을 불이행하였다고 주장하나, 그럼에도 원고는 피고의 어느 사무실로의 출근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주장하는 부당성을 다투는 것은 무단결근 이외의 다른 방법으로도 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바, 위와 같은 주장만으로 원고의 무단결근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는 피고의 전보명령이 부당함을 이유로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하였으나, 노동위원회는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전보명령은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생활상 불이익이 원고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라 볼 수 없으며, 피고는 원고와 성실한 협의 등 절차를 준수하려고 노력한 것이어서 인사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따라서 피고의 전보명령이 부당하지 않은 이상, 원고가 이를 이유로 결근한 것이 정당하다고 할 수 없으며,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 지 않는다(한편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징계해고에 해당함을 전제로 피고의 징계양정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해고는 징계해고가 아니고 정당한 사유에 의하여 이루어진 이상,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해고는 유효하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해고에 대한 무효 확인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가 유효한 이상,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임금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경은(재판장) 이순공 성혜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