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6. 7. 8. 선고 2025가단216072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소방시설 설비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 A은 2018. 9. 1.부터 2023. 9. 27.까지, 원고 B는 2019. 10. 10.부터 2023. 9. 27.까지 피고가 수주한 건설현장에서 유도등이나 감지기, 소화전 등의 설치작업을 수행하였고, 원고 A은 현장소장으로 현장의 다른 근로자들의 인건비, 경비관리, 자재발주 등의 관리 업무도 수행하였다.

나.

원고 A은 2016. 6. 1.부터 D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건설업, 전기공사를 영위하였고, 원고 A이 매월 현장에서 발생된 노무비, 경비 등에 대한 자료를 피고에게 전달하면, 피고는 관련 내역을 확인하여 D 앞으로 세금계산서 발행을 요청하여 발행된 세금계산서에 따라 경비 등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2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피고는 원고들이 근무할 공사 현장, 공사기간, 시공내용 등 업무의 핵심적인 내용을 모두 지정하였고, 업무지시서를 보내 업무수행 방식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하며 원고들의 업무 전반에 걸쳐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 또한 원고들은 7시부터 17시까지 정해진 근무시간에 근무하여야 했고, 피고는 근태관리를 하여 실제 출근 여부를 확인한 후 임금을 지급하였으며, 원고들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근무장소를 지정·변경하였다. 피고는 업무수행에 필요한 장비, 작업도구, 자재 등을 모두 원고들에게 제공하였고, 원고들은 공사의 완성 여부나 성과에 무관하게 출근일수에 고정된 일당을 곱한 금액을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받았다. 피고는 원고들의 임금에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신고·납부하였고, 원고들을 피보험자로 하여 고용보험에 가입하고 보험료를 납부하였으며, 건설근로자 퇴직공제부금 역시 납부하였다. 게다가 피고는 원고 A에게 'C (주) 현장소장 A'이라고 기재된 회사 명함을 제작·교부하였고, 경력확인서 역시 발급해주었다. 이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들은 피고의 사업장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며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청구취지 기재 금원 상당의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을 따져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사용자가 정한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는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9두39314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지급하는 보수에서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신고·납부하였고, 원고들을 피보험자로 하여 고용보험에 가입하고 보험료를 납부하였으며, 건설근로자 퇴직공제부금 역시 납부한 사실, 피고는 원고 A에게 이메일로 업무와 관련된 지시사항, 주의사항 등을 보낸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7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원고들이 피고의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며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가)

피고가 원고 A에게 업무지시를 발송하여 자재 발주 시기 및 횟수, 노무비 명세서 등 각종 서류의 제출 양식과 방법을 지정하고, 안전일지 작성을 지시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위 업무지시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는 업무의 효율을 위해 현장소장인 원고 A에게 협조를 요청하거나 시공사의 요청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보이고, 관련 법령에 따라 도급계약관계에서도 안전일지를 작성하도록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원고 A이 피고에게 위 지시사항을 준수하였는지 여부 등에 대하여 보고를 하거나 피고가 이를 감독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감독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는 제출되지 않았고, 원고들이 피고의 취업규칙 또는 인사규정의 적용받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다)

원고들은 피고가 지정한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 구속되었다고 주장하나, 도급계약 관계라고 하더라도 원고들이 수행하는 업무의 특성상 원고들은 피고가 수주받은 공사현장에서 근무할 수밖에 없고, 피고가 원고들의 근무시간을 관리하거나 근태불량에 따른 제재를 가하거나, 원고들이 피고의 허가를 받아 근무장소를 벗어나거나 휴가를 받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또한 원고들은 출근일수에 고정된 일당을 곱한 금액을 보수로 지급받았기 때문에 피고는 원고들의 출근여부와 그 일수를 확인한 것으로 보일 뿐 근태관리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

라)

원고 A은 공사현장에서 근무할 팀원(원고 B 포함)들을 스스로 구성하여 임금조건 등을 결정하였고, 그들의 인건비 및 경비는 피고에게 청구하였으며, 원고들은 필요한 비품, 소모자재를 피고로부터 직접 제공받지 않았고, 먼저 구매한 후 피고에게 세금계산서를 첨부하여 비용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원고 A이 청구한 금액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지급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 A은 피고의 공사현장에서 근무하기 전부터 운영하였던 자신의 사업체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여 처리하였는바, 이 과정에서 원고 A은 스스로 이윤을 창출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마)

원고들은 임금 이외의 경비에 대하여도 함께 청구하여 피고로부터 지급받았고, 기본급이나 고정급 등이 정해져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이 피고의 사업장에 전속하여 근무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는 업무수행의 실질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는 것이고, 사회보험 가입여부 등을 두고 근로자성을 인정할만한 결정적인 징표라고 볼 수 없다.

3.

결론

결국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지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