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50만 원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위 집행유예 선고가 실효 또는 취소되고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5고정2328
판결선고
2026. 4. 8.
범죄사실
피고인은 2001. 1.부터 현재까지 총 5개의 약국에서 근무하며 약사의 약국경영을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하였고, 현재는 B약국 소속 경영지원 사무원으로 근무하나 이와 겸하여 개인사업주 지위에서 약국 개척 사업을 진행하는 자이다.
피고인은 인천 부평구 C 소재 상가건물 1층에 약국을 개설하여 B 약국을 이전시키고자 마음먹고 우선 자신의 비용으로 약국 개척 작업을 진행하려고 2023. 8. 10. 근로자 1명을 사용하여 상가 1층 철거작업(천장 텍스 천장재 철거면적 약 30㎡ 포함)을 진행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은 석면이 함유된 천장재 해체 · 제거작업에 근로자를 종사하도록 하는 경우에 개인보호구를 지급하여 착용하도록 하는 등 관련 법령에 따른 작업기준을 준수하여야 함에도, 백석면 5%가 함유된 약 30㎡ 면적의 천장재 해체 · 제거작업을 하면서도 ① 철거작업 근로자에게 특급 방진마스크, 고글형 보호안경, 신체를 감싸는 보호복, 보호장갑 및 보호신발을 지급하지 않았고, ② 창문 · 벽 · 바닥 등을 비닐 등 불침투성차단재로 밀폐하지 않았으며, 물이나 습윤제를 사용하여 습식으로 작업하지 않았고, 작업장소를 음압으로 유지하고 그 결과를 기록 · 보전하지 않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석면이 함유된 천장재 해체 · 제거 작업 시의 조치사항을 준수하지 않았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및 피의자신문조서, -사실확인자술서
위험상황신고 출장복명서, 출장복명서, 수사자료 협조 요청 건에 대한 회신 및 그 첨부서류, 전화등사실 확인내용
석면의심물질 시료분석 의뢰, 석면의심물질 시료분석 결과 송부, -분석결과통보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B약국의 근로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를 부담하는 사업주라고 볼 수 없다.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2023. 8. 10. 진행한 석면이 함유된 천장재 해체 · 제거작업(이하 '이 사건 작업'이라 한다)에 있어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를 부담하는 사업주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아래와 같은 경위로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작업은 기존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가 자신이 운영할 약국 내부 인테리어 작업을 위해 그 소속 직원으로 하여금 내부 인테리어 작업을 하도록 지시한 경우와는 현저히 다르다.
D(약사)은 2021. 5.경 인천 부평구 C 소재 상가건물 1층(이하 '이 사건 상가건물'이라 한다)에 위치한 'B약국'을 인수한 다음 그곳에서 약국을 운영해오다가 그 건물주와의 분쟁 끝에 그곳에서의 약국영업을 중단하고 2022년 연말경부터 그 인근 다른 건물에서 동일한 상호로 약국을 운영하고 있다(현재도 그 위치에서 약국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애초 D에게 이 사건 상가건물에서의 'B약국' 인수를 소개하였기 때문에, D이 예상치 못하게 짧은 기간에 다른 건물로 이전하여 손실을 입게 된 것에 대하여 피고인이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피고인은 'B약국'이 종전 약국 건물인 이 사건 상가건물로의 재이전을 추진하기 위해 이 사건 상가건물 건물주와 직접 협상을 하였다(주변 신축 아파트 단지의위치 등에 비추어 볼 때 현재 B약국이 위치한 건물보다 이 사건 상가건물이 약국 운영으로서의 입지조건이 상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이 사건 상가건물로 재이전하기 위해 이 사건 작업을 포함한 내부 인테리어 작업은 D의 의사로 진행되었다기보다는 피고인의 적극적인 의사에서 추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피고인이 수사과정에서 이러한 일련의 업무 진행과 관련하여 '약국 개척사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약사에게 좋은 위치의 약국을 소개하면 결과적으로 고용도해주고 도움을 준다'고 진술하고 있다. 즉, '약국 개척사업'을, 피고인이 입지가 좋은 약국 개업장소를 물색하여 실제 약사와 건물주 등 사이에 약국 개설을 위한 계약 체결에 이를 수 있도록 조력을 한다면 향후 피고인 자신이 약국의 직원으로 채용되는 기회도얻을 수 있는 것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작업 역시 위와 같은 내용의 '약국 개척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피고인은 피의자신문 과정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상가건물을 무단으로 점유해서 이 사건 작업을 시작했다. 이는 연고권을 가지기 위해서다. 지금은 건물주로부터 인정받았다'라고 진술하였다. 즉, 이 사건 작업 진행 간 분쟁 등의 위험 부담을 피고인이 부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피고인은 '이 일에 누구의 주문을 받아 한 일이 아니라 나(피고인)로 인해 손해를 본 손해인(D)의 손해를 회복시키는 게 도리라 생각했다'는 내용으로 자술서를 작성하기도 하였다.
물론 피고인이 2021. 5. 17.경부터 B약국의 '경영지원 사무원'이라는 직책으로 근무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 작업과 관련하여서는 그 일용직을 피고인의 지인으로 채용한 점, 일용직으로 근무한 피고인의 지인 역시 '피고인이 시키는대로 작업하였다'고 진술한 점(증거목록 순번 16번 참조), 이 사건 작업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서는 D이 피고인에게 사후적으로 보전해 주는 것에 불과해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책임 아래 이 사건 작업을 진행하였다고 볼 수 있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산업안전보건법 제169조 제1호, 제123조 제1항,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노역장유치(집행유예 선고가 실효 또는 취소되는 경우)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양형의 이유
이 사건 작업장의 면적, 철거된 백석면의 수량 등에 비추어 볼 때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정도가 크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인 역시 나름 철거전문가라는 사람의 조언 아래 이 사건 작업을 진행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범행에 대한 비난가능성도그리 커 보이지도 않는 점, 40년 넘는 기간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전력이 없는 점, 그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형법 제51조에 규정된 양형의 조건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송종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