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6. 5. 13. 선고 2025나53817 판결

손해배상(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대학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한 후 바이올린 교습 및 판매 등을 하는 사람으로, 2009년경 자신이 운영하던 가게(악기 판매점)에서 피고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치면서 피고를 처음 알게 되었고, 원고와 피고는 2019년 10월경 내연관계로 발전하였다.

나.

원고는 2020년 6월경 자신이 운영하던 가게의 리모델링을 하게 되었다. 이에 피고는 원고에게 자신이 운영하던 C학원과 D학원(이하 '이 사건 학원'이라 한다)에서 바이올린 레슨을 해 보라고 제안하였고, 원고는 그 무렵부터 이 사건 학원에서 강사로 근무하면서 바이올린 수업을 진행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수강생들로부터 바이올린 수업료를 직접 지급받은 다음, 그중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원고에게 지급하였다.

다.

피고는 2021년 11월경 원고로부터 수업을 듣고 있던 수강생 중 일부의 강사를 원고에서 제3자로 교체하였다. 그 과정에서 원 · 피고 사이에 다툼이 생겼고, 피고의 남편은 2021. 12. 1. 원고에게 '더 이상 피고에게 연락하지 말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호증,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위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해고 예고 없이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가 입은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서 30일분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1,800,000원과 부당해고로 인한 위자료 8,200,000원을 합한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 복무규정 ·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 · 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 · 원자재 ·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 · 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7. 18. 선고 96도732 판결, 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778 판결 등 참조).

다.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인정 사실, 갑 제5, 7, 8, 9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1)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의 근로시간, 근로기간 등 근로조건에 관하여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근로계약이나 고용계약 등이 체결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피고가 원고의 근무시간이나 근무장소 등 근태관리를 하였다거나, 원고의 강의내용이나 강의방법 등에 관하여 업무지시를 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학원에서 원고의 바이올린 강습을 홍보하였고 원고 수강생이 피고에게 강사교체를 요청하자 다른 강사를 배정해주었다는 사정을 들며 피고가 원고의 수업 및 수강생들에 대하여 지휘·감독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런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에게 업무지시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2)

앞서 본 것처럼 피고가 원고의 수강생들로부터 수업료를 지급받았지만 피고는 수업료를 받을 때마다 그중 일부를 공제한 나머지 돈을 바로 원고에게 지급하였고, 그 외 원고가 바이올린 수강생 수와 무관하게 미리 정해진 보수를 주급이나 월급 방식으로 지급받은 사정 역시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원고가 바이올린 교습에 관하여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였다거나 피고가 원고의 교습료 수입에 대하여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3)

한편 원고는 2021. 12. 14. 중부지방 고용노동청 인천북부지청에 피고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진정하였으나, 2024. 10. 21. '고정 근로시간에 근로한 것이 아니고 고정급이 없는 점, 원고가 구체적인 업무 지휘·감독을 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업무의 종속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가 원고에 대한 근태관리를 한 사실이 없으며 원고에게 적용되는 복무규정, 인사규정 등이 존재하지 않는 점, 원고가 별도로 악기점을 운영하고 학원에서 발생하는 수입은 전체 수입에 비하여 현저히 적어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이 있다고 보기 힘든 점 등'을 이유로 원고를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위 진정사건이 종결되었다.

3.

예비적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설령 원고의 근로자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게 상당한 예고기간 없이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한 것은 채무불이행일 뿐만 아니라 불법행위에도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입은 손해액인 수업료 1,800,000원과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8,200,000원을 합한 1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을 제5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 주장처럼 피고가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함으로써 채무를 이행하지 않았거나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1)

원고와 피고가 내연관계에 있었던 점, 원고가 별도로 악기 판매점을 운영하고 있었던 점, 원고가 악기 판매점의 리모델링으로 인해 위 가게에서 바이올린 강습을 하지 못하게 되자 이 사건 학원에서 강습을 시작하게 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피고는 신뢰 관계를 기초로 서로 대등한 지위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학원을 교습 장소로 제공하고 원고는 위 학원에서 바이올린 교습을 하되, 이로 인해 발생하는 교습료에 대하여는 원고와 피고가 일정 비율로 분배한다'는 내용으로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

한편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한 것과 관련하여 2021. 11. 27.부터 2021. 12. 1.까지 피고의 음부 사진을 피고의 남편에게 제공하거나 피고의 남편에게 내연관계를 알릴 것처럼 피고를 협박하였다'는 취지의 사실로 공소제기되었고(인천지방법원 2022고합385), 위 법원은 2023. 7. 13. 원고에게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촬영물등이용협박)죄 등으로 징역 10개월 및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다. 이로 인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의 신뢰 관계는 사실상 파탄상태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3)

이러한 상황으로 인하여 피고는 2021년 12월경부터 이 사건 학원에서 바이올린강습을 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피고가 이 사건 학원에서 바이올린 강습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은 원 · 피고 사이의 관계악화 및 원고의 피고에 대한 협박행위가 주된 원인이라고 보이고,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유진(재판장) 김지영 윤현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