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6. 6. 12. 선고 2025노1590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과 근로자 D(이하 '이 사건 근로자'라 한다)는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였고, 퇴직금은 없는 것으로 쌍방 합의하였으므로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하여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가 모두 성립하지 아니함에도 이와 달리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4,00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근로기준법위반죄 부분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미지급 임금에 대하여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원심은 먼저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는지 여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묵시적 합의에 의하여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에 기초한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제반 사정에 비추어 월정액 급여 외에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를 객관적으로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법리를 설시하였다. 나아가 이 사건에 나타난 다음의 사정 즉 ①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 사이에 근로계약서 자체가 작성되지 않았고, ② 명시적으로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인정할 사정도 없으며, ③ 근로형태와 업무성질상 실제 근로시간의 산출이 어렵거나 당연히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라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포괄임금약정이 체결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2)

당심의 판단

원심이 판시한 내용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히 검토해 보면, 원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또한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들과 함께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 사이에 포괄임금약정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위반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이 사건 근로자는 격주로 주간과 야간 교대, 일 10시간 근무하였으며 주간에는 1시간, 야간에는 1시간 30분의 휴게시간이 있었다. 이와 같은 근로시간과 근로의 형태, 업무의 성질에 비추어 근무시간 산정이 어렵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므로 묵시적으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다.

②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님에도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지를 따져, 포괄임금에 포함된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1도12114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에게 지급한 임금액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지급하여야 할 연장근로수당 16,777,973원 및 2023년 연차수당 1,462,240원만큼 미달하므로, 설령 포괄임금제 약정을 인정할 수 있다 하더라도 원심의 판단을 뒤집을 수 없다.

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 부분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가 퇴직금은 없는 것으로 합의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고, 설령 그렇게 합의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근로자가 퇴직금 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사용자에게 퇴직금의 기일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항소심은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의 위법성 인식이 미약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총 미지급 임금액의 규모가 작지 않은 점, 피고인이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이 사건 근로자와 합의하거나 추가 변제한 금액이 존재하지 않는 점 등을 불리한 정상으로 충분히 고려하여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원심판결 후 피고인에게 양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도 보이지 않는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전과관계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을 뿐,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4.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기각한다.

판사 송현경(재판장) 최성배 홍순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