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판결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22. 6. 14. 선고 2021가단52370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51,071,850원 및 그 중 34,821,750원에 대하여 2020. 3. 1.부터, 16,250,100원에 대하여 2021. 9. 1.부터 각 2022. 6. 14.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D대학교를 설치・운영하는 학교법인이고, 원고는 D대학교 소속 교수이다. 나. 피고는 2018. 10.경 교직원 보수규정과 관련하여 책임강의시수 미달 교원에 대한 기본급을 그 비율에 따라 감액하기로 하는 규정을 시행하기 위한 교수회의를 실시하였는데, 당시 총 52명의 교수 중 별지 표 중 ‘출석’ 기재와 같이 41명의 교수들이 참석하였지만, 이에 대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고, 차기 학부별 회의를 통하여 결정하기로 하였다.

다.

그 후 ‘규정 변경에 대한 동의 여부’라는 서류가 피고에게 제출되었는데, 위 서류에는 “책임강의시수에 미달한 교원의 보수는 비율에 따라 감액 지급하는 규정의 시행에 대하여 D대학교의 교원들은 학부 회의에서 다음과 같이 동의 여부에 대한 의사를 표명하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위 서류에 별지 표 중 ‘찬성’ 기재와 같이 31명의 교수들이 찬성의 의사표시를 기재하였다.

라.

피고는 학부회의에서 과반수인 31명의 교수들이 위 규정 시행에 찬성하였다고 판단하고, 2018. 10.경부터 “학칙, 학사운영규정, 수업관리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책임강의 시수를 미달한 교원의 학기당 기본급을 강의 책임시수에 대한 미달시수의 비율에 따라 감액한다”는 내용의 규정(이하 ‘이 사건 개정규정’이라 한다)을 시행하였다.

마.

원고는 책임강의시수에 미달하였고,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개정규정을 적용하여 원고에게 기본급의 일부를 지급하지 않았는데, 이 사건 개정규정을 적용하지 않았을 때 원고에게 지급되는 기본급보다 2019년 3월분부터 2020년 2월분까지 34,821,750원, 2021년 3월분부터 2021년 8월분까지 16,250,100원 합계 51,071,850원이 지급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내지 13, 16 내지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3,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이 사건 개정규정은 불이익변경 대상이 되는 해당 근로자 집단 과반수의 유효한 동의를 얻지 못하여 무효이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원고가 강의할 수 있는 과목이 없어서 원고의 책임강의시수가 부족하게 된 것으로 이는 원고의 귀책사유에 기한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개정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 따라서 피고는 제1의 마.항 기재와 같이 원고에게 기존 보수규정에 따라 지급할 임금에서 이 사건 개정규정에 따라 지급받은 임금과의 차액 합계 51,071,85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이 사건 개정규정은 정당한 사유 없이 책임시간에 미달한 경우에만 기본급을 감액하는 것이므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D대학교 교수회의 및 학부별 회의에 따라 교수들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 시행된 것이어서 유효하다.

또한, 원고는 자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책임강의시수를 채우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개정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개정규정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에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고,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그 명칭에 구애받는 것은 아니므로(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63599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원고의 보수와 관련하여 정하여 둔 규정인 교직원 보수규정과 그에 포함된 이 사건 개정규정은 취업규칙에 해당한다.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의 취업 규칙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취업규칙을 신설하여 근로자의 기득권·기득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다17898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개정규정의 시행 전에는 교수들이 책임강의시수 미달 여부와 관계 없이 기본급을 지급받았지만, 이 사건 개정규정의 시행에 따라 책임강의시수에 미달하는 경우 책임강의시수에 미달되는 비율만큼 감액된 기본급만을 수령하게 되어, 대폭 감액된 급여를 지급받게 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음이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개정규정의 시행은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

나.

이 사건 개정규정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갖추어 근로자의 동의가 불필요한 지여부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 없이 취업규칙을 변경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권·기득이익을 박탈하고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으나, 당해 취업규칙의 변경이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 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조치 등 관련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1다16722 판결 참조). 다만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변경 전후의 문언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었음이 명백하다면, 취업규칙의 내용 이외의 사정이나 상황을 근거로 하여 그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보는 것은, 이를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8. 13. 선고 2012다43522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 주장 사유와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개정규정 시행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구 사립학교법(2019. 8. 20. 법률 제1643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1조 제3항에 따르면 사립학교 교원이 정직처분을 받은 경우 보수의 3분의 2를 감하게 되는데, 이 사건 개정규정에 의하면 강의 책임시수 이행 정도에 따라 보수의 3분의 2보다 더 많은 급여를 감액받을 수 있으므로, 급여 측면에서 정직처분을 받은 교원보다 불이익한 처분을 받게 되어 형평에 반한다.

②

교원의 주된 업무에는 강의뿐만 아니라 연구나 학사행정 등의 업무도 있다고 할 것인데, 교수들의 동의 없이 강의시간만을 기준으로 기본급을 감액하는 것은 과도한 제제이다.

③

근로자에 대한 보수는 비단 근로에 대한 정당한 대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하려는 취지(근로기준법 제1조 참조)도 있는바, 이 사 건 개정규정의 시행으로 인하여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이 작다고 할 수 없고, 이 사건 개정규정을 시행하면서 다른 근로조건이 개선 내지 향상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④

이 사건 개정규정을 시행할 당시 D대학교 교수들과 충분한 협의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긴급한 필요성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이 사건 개정규정 시행에 대한 유효한 과반수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의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으나,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이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내용일 때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 즉 해당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요한다(대법원 2004. 8. 16. 선고 2003두13526 판결 등 참조).

여러 근로자 집단이 하나의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어 비록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시점에는 어느 근로자 집단만이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더라도 다른 근로자 집단에게도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일부 근로자 집단은 물론 장래 변경된 취업규칙 규정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을 포함한 근로자 집단이 동의주체가 되고, 그렇지 않고 근로조건이 이원화되어 있어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근로자 집단 이외에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집단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불이익을 받는 근로자 집단만이 동의 주체가 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두2238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에 규정된 근로조건의 내용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없는 때에는 근로자들의 회의 방식에 의한 과반수 동의가 필요하다. 그 회의 방식은 반드시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전 근로자가 일시에 한 자리에 집합하여 회의를 개최하는 방식만이 아니라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상호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의견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 여기서 사용자 측의 개입이나 간섭이라 함은 사용자 측이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1다18322 판결 등 참조).

제1의 다.항 기재 서류에 52명 중 31명의 교수들이 찬성의 의사표시를 기재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개정규정은 일응 그 과반수 동의를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증인 E의 증언 및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D대학교가 2018. 10. 1. 개최한 교수회의에 출석한 사람은 별지 표 중 ‘출석’ 기재와 같은데, 위 출석자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 이 사건 개정규정 내용이 충분히 전달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위 교수회의에서 이견이 있어 결론이 도출되지 못하였는데, 이와 같은 토론 내용 역시 위 출석자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제1의 다.항 기재 서류에 학부회의가 개최된 것처럼 기재되어 있지만, 실제로 학부회의가 개최되었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고, 오히려 증인 E은 자신이 속한 학부의 학부회의가 개최된 바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한 점, ④ 설령 교수들이 특정일시에 학부별로 모여서 위 서류에 동의 여부에 대한 의사표시를 기재하였다 하더라도, 상호의견 교환의 기회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⑤ 따라서 위 교수회의 이후에 교수들만의 회의 등을 통한 찬반 의견의 교환 또는 의사 형성과정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⑥ 그렇다면, 위 교수회의에서 찬반 의견의 교환 기회를 가진 교수들을 기준으로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데, 위 교수회의에 참석한 후 찬성의 의사표시를 한 교수는 모두 26명으로 전체 교수 52명의 과반수에 해당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에게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을 통해 이 사건 개정규정 시행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를 부여하고 과반수의 동의를 얻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개정규정의 시행은 동의 주체인 근로자들의 적법한 동의를 얻었다고 볼 수 없어 무효라고 판단된다.

라.

소결론

이 사건 개정규정의 시행은 근로자인 교수에게 불이익한 취업규칙으로서 근로자인 교수의 유효한 과반수 동의를 받지 못하여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합계 51,071,850원 및 그 중 34,821,750원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0. 3. 1.부터, 16,250,100원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1. 9. 1.부터 각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6. 14.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전상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