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들의 자녀인 D은 2021. 5.경 피고와 사이에 근로시간 평일 08:00 ~ 17:00, 급여 월 1,881,000원, 계약기간 2021. 5. 6.부터, 수습시간 2021. 5. 6.부터 2021. 9. 5.까지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D은 2021. 6. 10. 13:00경 가슴 통증을 호소하였고, 이에 같은 회사 소속 생산팀 조장인 E 과장의 차량을 이용하여 군산시 F에 있는 G병원(이하 ‘G’이라 한다)으로 이동하던 중, 같은 날 13:26경 G까지 약 1.5km 정도 남은 곳에서 발작 증세를 보이다가 정신을 잃게 되었다. E은 119에 사고 신고를 하였고, 119의 안내에 따라 D을 계속하여 G으로 데리고 가서 같은 날 13:30경 G 응급실에 도착하였으나, D은 같은 날 15:01 G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하였다(이하 D을 ‘망인’이라 한다).
망인의 사망 당시 상속인으로는 망인의 부모인 원고들이 있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6, 8호증, 을 제4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들의 주장 요지
피고는 망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망인을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도록 한 사용자로서 근로기준법 및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에 관한 기준에 적합하도록 쾌적한 작업 환경을 조성하는 등 노무를 제공하는 근로자의 안전 및 보건을 유지・증진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여 망인을 갑자기 과다하게 근로하도록 하여 망인으로 하여금 급성심근경색증이 발병하게 하였다.
이러한 발병이 있는 경우 사용자인 피고로서는 119 구급차 등 전문응급차량을 호출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회사 내 차량을 이용하여 응급조치 등에 관한 지식이 있는 동승자 없이 병원으로 호송하던 중 발작을 일으킨 망인에 대하여 응급조치를 할 수 없어 골든타임을 놓치는 바람에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따라서 피고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피고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할 것인바, 피고는 망인 및 그 부모인 원고들에게 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165,753,560원[=(망인의 일실수익금 364,985,420원 – 유족일시금상당 123,478,300원 + 망인의 위자료 50,000,000원) × 1/2 + 원고들의 위자료 각 2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근로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ㆍ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하는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가 손해를 입었다면 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4다44506 판결, 대법원 2021. 8. 19. 선고 2018다270876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사용자에게 근로자가 입은 신체상의 재해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 소정의 불법행위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당해 근로로 인하여 근로자의 신체상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고, 위와 같은 과실의 존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로자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0115 판결,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3다20183 판결 등 참조).
판단
피고가 사용자로서 망인의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
먼저 피고가 망인의 사용자로서 근로자인 망인이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갑 제2, 4호증, 을 제2 내지 7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인 피고에게 보통의 성인 남자인 망인이 2021. 5. 6.부터 2021. 6. 10.까지 행한 근로로 인하여 망인의 신체상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망인이 피고 회사에 재직 중이던 기간 동안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을 체크한 내역 및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근무시간은 별지 표(망인의 재직기간 중 근무시간) 기재와 같다.
망인은 피고 회사의 기숙사에서 거주하면서 피고 회사의 통근버스를 이용하여 출퇴근하였는데, 통상 07:05경 통근버스에 탑승하여 07:10 내지 07:15에 피고 회사에 도착하였다. 망인이 피고 회사에 재직하던 기간 중 근무형태는 오전에 출근하면 휴식을 취하다가 07:50 조회를 시작으로 업무를 개시하였고, 09:50~10:00, 14:50~15:00, 18:50~19:00에 휴식시간을 가졌고, 점심식사시간은 12:00~13:00, 저녁식사시간은 17:00~17:30이었다.
피고 회사의 업무는 조 단위로 공동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망인은 생산부 조립조에서 풍력발전기 날개 제작 업무을 담당하였고 있었고, 망인은 사망 당시 입사한지 약 36일 정도 되는 직원으로서 현장 교육과 실습을 병행하는 일이 많아 작업강도는 그리 높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망인이 사망하기 전날에는 8시간 동안 망인을 포함한 신입사원에 대한 직무교육을 실시하였고, 17:30경부터 19:00경까지 사이에 저녁 회식을 실시하였으며, 당일 망인은 술을 마시지 아니하였다.
망인이 사망한 날 망인은 평상시와 같은 조립작업을 실시하였다.
피고 회사는 연장근무 및 토요일 특근의 경우 직원들의 의사를 물어 실시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망인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던 기간 중 연장근로 및 토요일 특근을 하면서 건강을 이유로 이의를 제기하거나 곤란하다는 의사를 표명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망인이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던 기간 중 연장근로 및 토요일 특근과 같은 근무형태에 대하여 피고에게 이의를 제기하거나 건강을 이유로 업무수행에 지장이 있다는 점을 알렸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 또한 피고는 망인에게 연장근무 및 토요일 특근에 대해 그 상응하는 수당을 모두 지급하였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이 피고 회사에서 근무한 기간은 2021. 5. 6.부터 2021. 6. 10.까지 36일로서 비교적 짧은 기간이었고, 부검감정서에 의하면 해부소견상 심장 관상동맥의 모든 분지에서 고도의 동맥경화 소견을 보이는 등 망인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기 전부터 건강상태가 좋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망인이 자신의 이러한 건강상태에 대해 피고 회사에 알렸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고, 피고 회사 또한 망인의 건강상태에 대해 잘 알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망인이 피고 회사에 근무하였던 기간 동안 망인과 같은 조에 근무하였던 피고 회사 소속의 다른 직원들의 H에 기록된 출근시간 및 퇴근시간을 비교해 보면, 망인의 경우 피고 회사에서 제공하는 기숙사에서 회사 통근버스로 출근을 하였고, 출근 후 07:50에 조회를 하기 전까지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을 감안할 때, 망인 및 망인과 같은 조에 속했던 다른 직원들의 근무시간은 크게 다르지 아니하였다.
망인이 사망하기 전 1주일 등 단기간에 갑자기 망인에게 업무상 부담이 증가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망인의 사망 당일 망인이 통증을 호소한 이후 망인을 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피고가 사용자로서 망인의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
망인의 사망 당일 망인이 통증을 호소한 이후 망인을 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피고가 사용자로서 망인의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기초사실, 갑 제4, 8호증, 을 제1, 4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피고 회사가 망인이 가슴통증을 호소하였을 때, 구급차를 통해 망인을 병원으로 이송하지 아니하고, 피고 회사의 생산팀 조장인 E 과장의 차량을 이용하여 망인을 병원으로 이송하게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피고가 사용자로서 망인의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2021. 6. 10. 망인은 점심식사시간 이후 오후 근무를 시작할 무렵인 13:00경 가슴통증 등의 증상을 호소하였다.
망인이 아프다는 말을 전해들은 피고 회사의 생산팀 조장인 E 과장은 바로 망인의 상태를 확인하였는데, 망인은 가슴통증, 어지럼증, 속이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있다고 하였고, 이에 E 과장이 망인에게 병원에 가자고 하였으나, 망인은 조금 쉬면 괜찮을 것 같다고 하며 병원에 가지 않겠다고 하였다.
이에 망인이 일하고 있던 원청회사의 지시에 따라 위 E 과장이 다시 망인에게 병원에 가자고 권고하여 E 과장의 차량에 망인을 태워 G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망인이 E 과장의 차량을 이용하여 G으로 이동할 당시 망인은 대화에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망인 스스로 걸어서 E 과장의 차량에 탑승하였다.
G으로 이동하던 중 같은 날 13:26경 G까지 약 1.5km 정도 남은 지점에서 망인은 발작 증세를 보이다가 정신을 잃게 되었다. 이에 E은 119에 사고 신고를 하였고, 119의 안내에 따라 망인을 계속하여 G으로 데리고 가서 같은 날 13:30경 G 응급실에 도착하였으나, 망인은 같은 날 15:01 G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하게 되었다.
소결론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사용자로서 망인의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원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