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반소피고)의 본소 청구와 피고(반소원고)의 반소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하여 생긴 부분은 원고(반소피고)가, 반소로 인하여 생긴 부분은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기초사실
피고는 청과물 및 야채건어물의 위탁판매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원고는 1991. 3. 1. 피고의 관리부장으로 입사하여 2002. 3. 29.까지 관리부장으로 근무하다가 퇴사하였고, 그 다음날인 2002. 3. 30. 피고의 전무이사로 취임하였다.
원고는 2002. 4. 3. 피고의 법인등기부에 이사로 등재되었고, 원고는 2014. 3. 29. 전무이사직에서 퇴임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1호증, 을 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전주지청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주위적 청구
원고는 1991. 3. 1.부터 피고의 근로자로서 근무하다가 2014. 3. 31. 퇴직하였는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정한 피고의 퇴직금은 192,190,560원임에도 피고는 2014. 8.경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75,519,960원을 지급하였을 뿐 나머지 퇴직금 116,670,600원(= 192,190,560원 - 75,519,960원)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나머지 퇴직금 116,670,6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예비적 청구
설령 원고가 피고의 이사로 등재된 2002. 3. 30.부터는 피고의 근로자가 아닌 이사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근로자로서 근무한 1991. 3. 1.부터 2002. 3. 29.까지 기간 동안의 퇴직금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한 바에 따라 산정하면 56,922,619원이고, 원고가 이사로서 근무한 2002. 3. 30.부터 2014. 3. 31.까지 기간 동안의 퇴직 금을 2014. 3. 23.자 주주총회결의에서 정한 바에 따라 산정하면 99,947,297원인바, 피고는 2014. 8.경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75,519,960원만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나머지 퇴직금 81,349,956원(= 56,922,619원 + 99,947,297원 - 75,519,96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회사의 이사 등 임원의 경우에도 그 형식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위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다7846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칙적으로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으나(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다61312 판결 등 참조),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판단
갑 6, 9, 13, 17, 24, 2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1, 2, 4, 7 내지 10, 14, 24, 27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전주지청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이 법원의 정읍세무서장에 대한 과세정보 제출명령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법인등기부에 이사로 등재되어 있는 기간 동안 피고 대표이사의 지휘·감독 아래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업무지시를 받아 노무를 제공하는 등의 사용종속관계에서 상시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 자라고 볼 수는 없다.
원고는 1991. 3. 1. 피고의 관리부장으로 입사하여 2002. 3. 29.까지 관리부장으로 근무하다가 퇴사하였고, 그 다음날인 2002. 3. 30. 피고의 전무이사로 취임한 때부터 2014. 3. 29. 퇴임한 때까지 피고의 법인등기부에 피고의 이사로 등재되어 있었다.
피고의 업무는 판매업무와 관리업무로 구분되고, 조직상으로도 판매부와 관리부가 존재하는데, 원고는 전무이사로 취임한 2002. 3. 30. 전에는 관리부장으로서 관리부의 업무를 담당하면서, 피고가 소규모 회사라는 특성상 판매부의 부대업무를 일부 도와주었으나, 자신이 전무이사로 취임한 2002. 3. 30. 이후에는 관리부의 업무와 판매부의 업무를 모두 총괄하여 지휘한 것으로 보인다.
2006. 11.경 작성된 개인별 직무분장표와 2007. 1.경 작성된 개인별 직무분장표, 2008. 2. 27.경 작성된 개인별 직무분장표 모두 원고가 전무이사로서 피고의 제반 업무를 총괄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피고의 법인등기부에 이사로 등재되어 있는 기간 동안 이사회에서 피고의 경영에 관한 각종 안건에 대하여 의결권을 행사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법인등기부에 이사로 등재되어 있는 기간 동안 직원들의 근태관리, 당직관리, 실적관리 등을 직접 하였고, 회계장부, 퇴직금 계산서, 지출결의서에 이사로서 직접 날인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법인등기부에 이사로 등재되어 있는 기간 동안 피고의 직인을 소지하고 다니면서 피고를 대표하여 금원을 차용하고, 원고 자신의 성명을 기재한 다음 피고의 직인을 날인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법인등기부에 이사로 등재되어 있는 기간 동안 일반 직원들과는 달리 출근과 퇴근이 자유로웠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피고 주식의 약 17.68%를 소유하고 있다가 2007.경 1,791주를 유상 증자받아 피고 주식의 약 18.14%를 소유하게 되었고, 2009.경 피고 주식을 양수하여 피고 주식의 약 20.23%를 소유하다가 2013. 8.경 자신이 보유한 피고 주식 전부를 매각하였다.
원고는 1991. 3. 1.부터 2002. 3.경까지는 일반 직원들처럼 가족수당, 장기근속수당 등을 지급받았으나, 원고가 피고의 법인등기부에 이사로 등재된 2002. 4.경부터는 가족수당, 장기근속수당 등을 지급받지 못하였고, 원고는 1991. 3. 1.부터 2002. 3. 29.까지 근무한 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으로 27,182,720원을 2002. 9.경 정산받기도 하였다.
원고를 비롯한 이사 또는 대표이사에 대하여는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기본급이 삭감되기도 한 반면, 직원들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방식으로 기본급이 삭감된 적이 없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법인등기부에 이사로 등재되어 있는 기간 동안에도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가 근로자로서 근무한 기간 동안의 퇴직금 청구 부분
원고는 자신이 근로자로서 근무한 1991. 3. 1. 부터 2002. 3. 29.까지 기간 동안의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고, 피고는 이에 대하여 2002. 9.경 위 기간 동안의 퇴직금을 정산하여 원고에게 지급하였고, 만약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한 금액보다 적게 지급하였더라도 퇴직금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퇴직금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은 퇴직한 다음날로부터 3년이라고 할 것인데,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는 2002. 3. 29.까지 관리부장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고,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16. 2. 16.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의 위 퇴직금 청구권은 이 사건 소 제기 전에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중간퇴직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받지 않고서 회사에서 계속 근무한 경우에는 최종적으로 퇴직할 때에 그 부분에 관한 퇴직금도 함께 지급받을 것이라고 신뢰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가 관리부장으로 근무한 기간 동안의 퇴직금에 대하여 소멸시효 항변을 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용자와 근로자의 합의로 퇴직금 중간정산이 성립한 일부 근로기간에 대하여는 중간정산 시점에 중간정산퇴직금청구권이 발생하고 소멸시효도 그때부터 기산되고(대법원 2008. 2. 1. 선고 2006다20542 판결 참조), 원고가 관리부장으로 근무한 기간 동안의 퇴직금으로 27,182,720원을 지급받은 사실은 앞서 인정한 것과 같은바,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이사로 계속 근무하다가 최종적으로 퇴직할 때에 기존에 관리부장으로 근무한 기간 동안의 퇴직금 중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한 금액과 실제 지급받은 금액의 차액을 함께 지급받을 것이라고 신뢰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가 이사로서 근무한 기간 동안의 퇴직금 청구 부분
상법 제388조에 의하면,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는바, 정관 등에서 이사의 보수 또는 퇴직금에 관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경우 그 금액·지급방법·지급시기 등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한 이사의 보수나 퇴직금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4다25123 판결 등 참조).
을 3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피고의 정관 제24조는 "이사의 보수는 주주총회에서 결정한다."라고 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나아가 피고의 주주총회에서 원고를 비롯한 피고의 이사에 대한 퇴직금에 관하여 결정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갑 6, 9, 13, 17호증, 을 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전주지청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만으로는 피고의 이사에 대하여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의 주주총회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예비적 청구도 이유 없다.
반소 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이사의 퇴직금에 관하여 정관 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정한 바가 없음에도 원고는 등기 이사로 근무한 기간 동안의 퇴직금 명목으로 75,519,960원을 피고로부터 지급받았는바, 원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위 75,519,960원 상당의 이득을 얻었고, 피고는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위 75,519,960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판단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러나 채무 없음을 알고 이를 변제한 때에는 그 반환을 청구하지 못하는바(민법 제742조), 이 법원의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전주지청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피고의 대표이사인 C은 원고가 근로자가 아니어서 원고에 대하여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점을 알면서도 장기간 근무한 기간 동안의 정 때문에 위 75,519,960원을 퇴직금 명목으로 원고에게 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는 민법 제742조에 의하여 원고에게 위 75,519,960원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상법 제388조에서 이사의 보수를 정관 또는 주주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정하도록 한 취지는 이사의 사익 도모를 방지함으로써 회사와 주주 및 회사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서, 위 조항은 강행규정이라 할 것인데, 강행규정에 반하는 퇴직금 지급에 대하여 악의의 비채변제에 관하여 규정한 민법 제742조가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위와 같은 상법 규정의 위반으로 인하여 입은 손해에 관하여 대표이사 등 그 책임이 있는 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하여 회사와 주주 및 회사채권자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점, 우리 민법은 제741조에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규정한 다음 제742조부터 제746조까지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는 예외규정을 두고 있는 점, 이와 같은 민법의 체계에 비추어 강행규정에 반하는 부당이득이라는 사정만으로 민법 제742조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본소 청구와 피고의 반소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함철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