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04. 7. 2. 선고 2004노190 판결

업무방해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검사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 피고인의 각 행위는 쟁의행위의 주체의 정당성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B 군산지역 협력업체노동조합(이하 '협력업체노동조합'이라고 한다)이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정당한 단체교섭의 주체이므로 협력업체노동조합의 전 조합원 투표에 의한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 함에도 이 사건에서는 협력업체노동조합 C지부 조합원만이 투표에 참여하였고, 설령 위 C지부 조합원만의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적법하다 하더라도 당시 위 C지부 조합원이 모두 30명이었으므로 14명의 찬성만으로는 재적과반수의 찬성이라는 쟁의행위찬반투표의 요건을 갖춘 것은 아니므로 쟁의행위의 절차가 정당하다고 할 수 없고, 피고인의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각 행위는 피고인 등 조합원들이 협력업체노동조합의 총회나 군산지방노동사무소 앞 등에서의 집회에 참석하거나, 노조원이 작업반장과 작업속도 문제로 다툼을 벌이는데 생산팀장이 이를 만류하지 않아 피해를 보았다는 이유로 노조원들이 그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서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므로 쟁의행위의 목적도 정당하다고 할 수 없으며, 피고인의 위 각 행위는 쟁의행위로서 예고된 것이 아니고 피고인을 비롯한 노조원들이 일시에 조퇴하거나 작업장을 이탈하여 피해자에게는 위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점에서 쟁의행위의 수단 및 방법의 정당성이 부정된다고 할 것인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은 단결권, 단체교섭권과 함께 헌법에 의하여 보장된 권리이고, 단체행동권에 속하는 쟁의행위라 함은 파업 · 태업 · 직장폐쇄 기타 노동관계 당사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와 이에 대항하는 행위로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인데(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6호), 그 본질상사용자의 정상 업무가 저해되는 경우가 있음이 부득이하여 사용자는 이를 수인할 의무가 있으므로, 쟁의행위가 형식적으로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①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에 의하여 행해진 것이고(주체의 정당성), ②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으며(목적의 정당성), ③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및 노동쟁의 발생신고 등 절차를 거쳤고(절차의 정당성), ④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는 경우(수단 및 방법의 정당성)에는, 형법상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없다 할 것이어서 업무방해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0. 5. 12. 선고 98도3299 판결, 2001. 6. 12. 선고 2001도1012 판결, 2001. 10. 25. 선고 99도4837 전원합의체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서의 판단

(1)

주체의 정당성

원심에서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협력업체노동조합은 군산지역에 있는 D의 협력, 하청, 도급 업체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여 2001. 2. 15. 군산시장에게 설립신고를 한 지역별, 업종별 노동조합이고, 피고인은 2001. 3. 21. E, F과 함께 협력업체노동조합에 가입하였으며, 협력업체노동조합은 같은 날 협력업체노동조합 C지부를 설치하기로 결정하였고, 그 뒤 같은 해 4. 2. G 주식회사의 근로자 17명이 위 C지부에 가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협력업체노동조합은 G 주식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정당한 단체교섭의 주체가 될 수 있고, 피고인 등이 협력업체노동조합 소속 조합원인 점은 분명하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쟁의행위는 그 주체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2)

목적의 정당성

원심에서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등은 협력업체노동조합에 가입하여 C지부를 설립하고 회사측에 단체교섭을 촉구하였는데도 회사측에서 위 C지부가 복수노조라는 이유로 단체교섭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회사측을 압박하고 단체협약요구안을 관철하기 위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작업을 거부하고 집회 등에 참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쟁의행위의 목적은 협력업체노동조합과 G 주식회사 사이의 단체협약체결이었으므로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3)

절차의 정당성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1조 제1항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는 그 조합원의 직접 · 비밀 · 무기명투표에 의한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하지 아니하면 이를 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규정의 취지는 조합원들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하여 쟁의행위 여부를 결정함으로써 쟁의행위 개시에 있어서 의사형성의 민주성을 확보하고 쟁의행위로 인해 조합원이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있어서 신중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는바,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지역별 · 산업별 · 업종별 노동조합의 경우에는 총파업이 아닌 이상 쟁의행위가 발생하는 지부나 분회의 조합원의 과반수의 찬성이 있으면 쟁의행위는 절차적으로 적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심에서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협력업체노동조합은 2001. 4. 7.경 G 주식회사에 대하여 같은 달 10. 14:00에 단체교섭에 응해 줄 것을 요구하였는데, 위 회사는 협력업체노동조합이 복수노조에 해당하지 아니함에도 불구하고 2001. 4. 2. 협력업체노동조합 C지부보다 불과 37분 먼저 위 회사의 사무직 근로자들로 구성된 H단체 소속 I노동조합이 설립신고를 마쳤다는 이유로 위 C지부가 복수노조에 해당한다는 부당한 주장을 하면서 위 단체교섭에 불응하였고, 2001. 5. 28. 다시 협력업체노동조합이 위 회사에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위 회사는 다시 불응하였으며, 이에 협력업체노동조합이 2001. 7. 2.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하였고, 위 위원회는 같은 달 13. 위 C지부가 복수노조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다툼이 있어 조정이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조정종료 결정을 하였으며, 같은 달 16. 피고인 등 C지부 전체조합원 15명(원래 20명이었으나 5명이 탈퇴) 중 14명이 참석하여 쟁의행위찬반투표를 함으로써 참석자 전원의 찬성으로 쟁의행위의 결의를 하였고, 같은 달 18. 군산지방노동사무소에 노동쟁의 발생신고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쟁의행위는 절차적으로 적법하여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4)

수단 및 방법의 정당성

원심에서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등 조합원들은 2001. 7. 18. 오후 4시간, 같은 달 20. 오후 4시간, 같은 해 8. 20. 오후 4시간 각 조퇴서를 내고 협력업체노동조합 집회에 참석하고, 같은 달 9. 오전 2시간 20분간 및 같은 해 9. 11. 오전 2시간 20분간 근로조건에 대한 다툼으로 G 주식회사에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각 쟁의행위가 전체적으로 협력업체노동조합의 지침에 따라 이루어졌고, 그 기간이 매우 짧고 시간도 오전 또는 오후의 반나절만 이용하였으며, 폭력은 전혀 사용되지 아니하였던 점에서 위 각 쟁의행위는 노동조합의 합법적인 단체행동권 행사에 자연히 수반되는 것으로서 사용자의 수인의무의 범위 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그 수단 및 방법에 있어서도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5)

그렇다면, 피고인 등의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각 행위는 이로 인하여 C 주식회사의 정상 업무가 저해되었다고 하더라도, 정당한 쟁의행위에 해당하므로, 위 공소사실은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바,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조처는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음을 찾아 볼 수 없다. 검사의 위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복규(재판장) 박선영 김명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