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 B, C, D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 B, C을 각 벌금 500만 원에, 피고인 D을 벌금 400만 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A, B, C, D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5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각 유치한다.
피고인 A, B, C, D에 대하여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각 명한다.
피고인 E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들
법리오해
소극적 근로제공 거부는, ㉠ 헌법이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는 이상 그 효과로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해야 하는 점, ㉡ 단순한 채무불이행에 불과한 점, ㉢ 구체적인 대상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위력을 행사하지 않고 단지 근로자 상호간의 연락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점, ㉣ 적극적 작위가 아니라 소극적 부작위인데 부작위범으로서의 범죄성립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점, ㉤ 이를 처벌하는 것이 강제노동금지에 관한 국제노동규약에 반하는 점 등에 비추어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각 특근거부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로 인정한 원심은 소극적 근로제공 거부가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사실오인
이 사건 각 특근거부의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각 특근거부는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되지 아니함에도 이를 업무방해죄로 인정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이 사건 각 특근거부의 태양은 비폭력적인 단순한 작업거부의 형태를 띄고 있는 점, 피해자들이 피고인들에 대한 고소를 취소한 점, 이 사건 각 특근거부는 F가 전격적으로 비정규직 근로자들 중 18명을 정리해고함으로써 유발된 점, 피해자들의 손해액 및 원청업체인 F의 생산차질 규모에 대한 주장․입증이 충분하지 아니하므로 이를 피고인들에 대한 불리한 양형사유로 삼을 수 없는 점, 특히 피고인 D이 같은 죄명으로 기소되어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점은 무죄 추정의 원칙상 위 피고인에 대한 불리한 양형사유로 삼을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피고인 A, B, C : 각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 피고인 D :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피고인 E : 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피고인 A, B, C, D이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독단적으로 특근을 거부함으로써 피해자들 공장의 생산라인이 중단됨에 따라 피해자들에게 막대한 손해가 발생한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범행의 죄질이 매우 불량한 점, 이 사건 범행으로 입은 피해의 정도가 총 3억 5,600만 원으로 중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피고인들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하고(형법 제314조 제1항), 여기에서 위력이라 함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말하는바, 근로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근로의 제공을 거부하여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쟁의행위로서의 파업도, 단순히 근로계약에 따른 노무의 제공을 거부하는 부작위에 그치지 아니하고 이를 넘어서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하여 근로자의 주장을 관철하고자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중단하는 실력행사이므로,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에 해당하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데, 근로자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 등의 공익상의 이유로 제한될 수 있고 그 권리의 행사가 정당한 것이어야 한다는 내재적 한계가 있어 절대적인 권리는 아니지만, 원칙적으로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지므로(헌법 제33조 제1항)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그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소극적 근로제공 거부라 하더라도 그것이 피해자인 개별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개별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였다면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F 전주공장의 자동차 조립·생산 작업은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자동 흐름 생산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피해자들이 운영하는 G기업, H기업을 포함한 사내협력업체의 소속 근로자들은 컨베이어벨트 좌우에 F 소속 정규직 근로자 등과 혼재하여 배치되어 작업을 수행한 사실, ② 휴일근무와 관련하여 G기업의 취업규칙은 ‘연장, 휴일 근무시간 및 휴게시간은 회사의 특성상 직영기준과 동일하게 적용한다(제18조). 달리 지시가 없는 한 모든 직원은 시간외 근무 또는 휴일근무를 행하기 전에 소속 조, 반장에게 시간외, 휴일근무에 대하여 사전허가를 받아야 한다(제20조 제2호).’라고, H기업의 취업규칙은 ‘업무형편상 필요한 경우에 회사는 관계법규에 따라 야간 및 휴일근로를 시킬 수 있다(제47조). 법정공휴일 등 휴일이라 하더라도 회사업무상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무를 명할 수 있다(제51조 제1호).’라고 각 규정하고 있는 사실, ③ 통상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의 휴일특근 일정은 위와 같은 작업의 특성과 취업규칙에 따라 원청인 F의 노사간 협의에 의한 익 월 특근계획에 따라 결정되어 공지되었고, 사내협력업체는 사전에 개인적 사정 등으로 특근에 참석할 수 없는 인원을 조사하여 특근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참여인원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특근업무를 진행하였는데, 이 사건에서 문제된 2010년 3월달 휴일특근 일정도 이미 그 전달인 2010. 2. 마지막 주에 결정되어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에게 공지되었던 사실, ④ 그런데 피고인들은 F 전주공장측이 2010. 3. 10.경 사내협력업체에 대하여 버스부 생산운영 계획에 의하여 2010. 4. 10.자로 일부 도급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함에 따라 비정규직 근로자 18명이 정리해고될 상황에 이르자, 2010. 3. 11. 20:00경 회의를 거쳐 2010. 3. 12.자 주야잔업과 2010. 3. 13.자 휴일특근을 거부하기로 결의한 후, 2010. 3. 12. ‘이 사건 지회에서 위 날짜에 주야잔업과 휴일특근을 거부하기로 하였으니 동참하라’는 내용의 ‘I지회(수사기록 제16면 참조)’를 F 전주공장 내에 있는 모든 사내협력업체 작업장 및 식당 등에 게시하고,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을 이용하여 소속 조합원들에게 그와 같은 내용의 지침을 전달한 사실, ⑤ 이에 따라 피해자 J 운영의 G기업 소속 근로자 78명 중 이 사건 지회 조합원 44명은 2010. 3. 13. 08:00경부터 2010. 3. 14. 08:00경까지 특근을 거부함으로써 피해자 J으로 하여금 약 1억 5,000만 원 상당의 손해를 입게 하였고, 피해자 K 운영의 H기업 소속 근로자 62명 중 이 사건 지회 조합원 27명은 2010. 3. 13. 08:00경부터 같은 날 22:00경까지 휴일특근을 거부함으로써 피해자 K으로 하여금 약 1억 600만 원 상당의 손해를 입게 한 사실, ⑥ 다시 피고인들은 2010. 3. 17.경 회의를 거쳐 2010. 3. 19.자 잔업과 2010. 3. 20.자 및 21.자 휴일특근을 거부하기로 결의한 후, ‘2010. 3. 18. 위 날짜에 잔업과 휴일특근을 거부한다’는 내용의 ‘I지회(수사기록 39면 참조)’를 F 전주공장 내에 있는 모 든 사내협력업체 작업장 및 식당 등에 게시하고,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을 이용하여 소속 조합원들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파업지침을 전달하였으며, 2010. 3. 19. ‘이 사건 지회 전 조합원은 열외 없이 지침을 수행한다. 특근거부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우리 공정에 투입되어 일했던 일부 비조합원은 경거망동하지 마라’는 내용의 ‘I지회(수사기록 제40면 참조)’를 만들어 사내협력업체 게시판 등에 게시한 사실, ⑦ 이에 따라 피해자 J 운영의 G기업 소속 근로자 78명 중 이 사건 지회 조합원 44명은 2010. 3. 20. 08:00경부터 2010. 3. 21. 08:00경까지 특근을 거부함으로써 피해자 J으로 하여금 약 1억 원 상당의 손해를 입게 한 사실, ⑧ 위 각 특근거부 당시 이 사건 지회는 소속 조합원의 투표 등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상의 쟁의행위 절차를 거치지도 않은 사실, ⑨ 자동 흐름 방식에 의한 F 전주공장의 자동차 조립·생산 작업의 특성상 어느 한곳의 생산이 중단될 경우 완성차 생산공정 전체가 중단되는 구조로서 G기업의 작업장이 중단되면 이후 공정에서 작업하는 근로자 200여 명의 작업이 중단되고, H기업의 작업장이 중단되면 이후 공정에서 작업하는 근로자 600여 명의 작업이 중단되는데, 피해자들은 이 사건 각 특근거부날 긴급하게 F 소속 관리자, 다른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 등을 대체투입하였으나 기술 부족으로 작업이 중단 또는 지연되어 위와 같은 손해가 발생한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특근거부가 피고인들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결정되어 불과 1~2일 전에 앞서 본 게시물 등을 통하여 알려질 당시에는 사용자인 피해자들로서는 소속 근로자들이 앞서 본 취업규칙이나 통상적인 특근업무 진행방식에 반하여 집단적으로 이 사건 각 특근거부를 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없었다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각 특근거부는 피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졌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들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들이 주도한 이 사건 각 특근거부는 사용자인 피해자들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세력으로서 형법 제314조 제1항 소정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어서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것은 정당하고 여기에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피고인 A, B, C, D의 양형부당 주장 및 검사의 위 피고인들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각 특근거부로 인하여 피해자들이 입은 피해의 정도가 막대하기는 하나, 이 사건 각 특근거부가 노무제공을 거부하는 등의 소극적 방법에 머무른 점, 피해자들이 피고인들에 대한 고소를 취소하고 선처를 바라고 있는 점, 이 사건 각 특근거부의 기간이 총 이틀 남짓에 불과한 점, 피고인 A, B, C, D의 이 사건 범행에 관한 각 가담 정도나 범죄전력, 그 밖에 위 피고인들의 연령, 직업,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동기,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요소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기보다는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므로 위 피고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있고,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 E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각 특근거부로 인한 피해의 정도, 이 사건 범행의 태양, 방법 및 기간, 피해자들의 처벌의사, 피고인 E의 가담정도나 범죄전력, 그 밖에 피고인 E의 연령, 직업,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 타난 제반 양형요소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 E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는 아니하므로, 피고인 E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A, B, C, D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위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며, 피고인 E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