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15. 8. 26. 선고 2014나6926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돈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3,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3. 6. 11.부터 2014. 7. 3.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7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장례 대행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상시근로자수는 약 40명이고, 원고는 2011. 3. 1.부터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총무과장으로 근무하여 왔다.

나.

이 사건 의사표시의 경위

1)

피고 회사는 2011. 9. 15. 피고 회사의 고객 1,450명의 은행 계좌에서 총 48,168,000원이 중복하여 인출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원고의 과실로 위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로 2011. 9. 19. 원고의 직책을 대리로 강등하였다.

2)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D는 2011. 9. 22. 오전 회의시 '총무과 직원인 C가 대표이사의 처제인 대리 E의 이름을 함부로 불렀다'는 이유로 C를 해고하면서, C의 직속 상사인 원고에게 "C에게 교육을 똑바로 시키지 않았으니 연대책임이 있다. 한 시간 내로 인수인계하고 집으로 가라"라고 말하였고(이하 '이 사건 의사표시'라 한다), 이에 원고는 같은 날 피고 회사의 부장 G에게 인수인계를 하고 사무실 열쇠를 건네준 후 그 다음 날부터 출근하지 아니하였다.

다.

이 사건 의사표시 이후의 경과

1)

원고는 피고 회사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하면서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위 위원회로부터 2011. 12. 12. '피고 회사가 2011. 9. 22.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 피고 회사는 원고를 이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판정을 받았다. 이에 피고 회사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2012. 4. 12. 재심신청이 기각되었다.

2)

이에 대해 피고 회사는 원고가 자진하여 회사를 떠난 것이지 해고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2012. 5. 3. 서울행정법원에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의 소(2012구합14231호)를 제기하였으나, 위 법원은 2012. 12. 20. 'D가 2011. 9. 22. 원고에게 C와의 연대책임을 물어 인수인계를 하고 집으로 가라고 말한 것은 해고의 의사표시에 해당하고, 위 해고 의사표시가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거나 원고가 자진하여 피고 회사를 사직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 회사 패소판결을 선고하였다.

3)

피고 회사는 다시 서울고등법원에 항소(2013누4172호)하였는데, 위 법원은 '피고 회사와 원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중앙노동위원회에서 구제절차가 진행 중이던 2012. 2. 28. 계약기간 만료로 종료되어 원고의 구제이익은 소멸하였다고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원고가 대법원에 상고(2014두649호)하였으나, 2014. 4. 10. 상고기각판결을 받아 위 항소심 판결이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9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해고되었는데, 피고 회사는 해고의 이유로 된 사실이 징계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 볼 수 있는데도 원고를 징계해고하였으므로 불법행위가 성립하는바, 피고 회사는 손해배상으로 원고에게 ① 해고 다음날인 2011. 9. 23.부터 2013. 2. 22.까지의 미지급 임금 34,000,000원(월 2,000,000원 × 17개월), 위자료 6,000,000원 합계 4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과 ② 2013. 2. 23.부터 원고의 복직일까지 월 2,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이 사건 의사표시는 해고의 의사표시에 해당하지 않고, 설령 해고의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는 '근신하라'는 의미였으므로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하여 무효이거나 중요한 부분에 착오가 있는 의사표시로서 피고 회사는 위 의사표시를 취소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피고 회사의 직원 G에게 조기명예퇴직서를 스스로 제출하고 출근하지 아니하였는바, 이는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에 해당한다. 결국 원고가 자진하여 사직한 것이지 피고 회사가 원고를 부당해고한 것이 아니므로, 원고에게 부당해고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채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2)

설령 피고 회사가 원고를 부당해고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에 의하면 근로계약기간은 1년이 원칙이고 직원이 퇴직을 원하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면 퇴직하도록 되어 있는바, 원고는 피고 회사에 대하여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으므로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원고가 퇴직을 원하여 종료하였거나, 늦어도 원고의 입사일로부터 1년이 되는 2012. 2. 29.경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로 종료하였다고 할 것이다.

3.

판단

가.

피고 회사가 원고를 해고하였는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말하는 해고라 함은 사업장에서 실제로 불리우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사용자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참조), 근로계약관계의 종료원인을 둘러싸고 당사자의 주장이 다를 때에는 사직이나 합의해지라고 주장하는 사용자 측에 증명책임이 있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D가 2011. 9. 22. C를 해고하면서, C의 직속 상사인 원고에게 이 사건 의사표시를 한 사실, 원고는 이 사건 의사표시를 듣고 부장인 G에게 인수인계를 하고 사무실 열쇠를 건네준 후 그 다음날부터 출근하지 아니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여기에 더하여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의사표시는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고객의 계좌에서 이중출금이 발생한 책임을 물어 원고의 직책을 강등시킨 지불과 3일 만에 있었다는 사정, ②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1. 9. 22. 12:00경 친구에게 "H(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D를 지칭한다)가 오전에 집가서 쉬고, (중간 생략), 또 핑계대서 감봉처리한다네. 더 이상 참을 수 없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2011. 9. 23. G에게 "A 과장에게 입사 후 80세까지 근무하기로 약속하였으나 회사 사정상 조기 희망 퇴직서를 받습니다. (중간생략), 이에 80세까지 근무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조기명퇴금 및 9월 급여분과 추가로 근무한 수당 및 정신적 피해보상을 포함하여 이에 상응하는 금액 5천만 원을 드립니다"라고 기재된 조기명예퇴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 원고가 2011. 9. 22. 친구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중 "또 핑계대서 감봉처리한다네"라는 내용은 참가인이 친구에게 사적으로 대표이사를 비난하기 위하여 보낸 내용으로 보이는 점(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감봉 처분을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입증이 없다), ⓑ 원고가 G에게 조기명예퇴직서를 제출한 것은 조기명예퇴직서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이 아니라 원고가 50,000,000원을 주지 않으면 2011. 9. 22.자 해고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앞서 본 사실만으로 원고가 자진하여 피고 회사를 사직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는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D가 원고에게 한 시간 내로 인수인계하고 집으로 가라고 말한 이 사건 의사표시는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피고 회사가 일방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므로, 원고에 대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한편 G가 2011. 9. 25. 원고에게 구체적인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과장님, 사장님이 내일 C씨랑 과장님이랑 꼭 나오래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만으로 이 사건 의사표시가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거나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라고 볼 수도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 회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에 그러한 사유만에 의하여 곧바로 그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고 할 수는 없으나,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징계해고 등을 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 등을 내세워 징계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을 한 경우나, 해고 등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 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징계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을 한 경우처럼, 사용자에게 부당해고 등에 대한 고의·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불법행위가 성립되어 그에 따라 입게 된 근로자의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도 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1996. 4. 23. 선고 95다6823 판결).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의사표시가 실질적으로 해고의 의사표시에 해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나아가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 여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7두979 판결, 대법원 2013. 10. 31. 선고 2013두13198 판결 등 참조), 총무과 직원인 C가 대표이사의 처제인 대리 E의 이름을 함부로 불렀고, 원고가 C의 직속 상사로서 연대책임자라는 사유는 피고 회사가 원고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원고의 책임있는 사유라고 볼 수 없음에도(또한 피고 회사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하나 구두에 의하여 해고를 통지하는 등 해고의 절차도 준수하지 않았다), 피고 회사는 위와 같은 사유를 내세워 원고를 해고하였던 바, 이는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정당한 징계사유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해고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부당한 해고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다.

손해배상의 범위

1)

임금 상당액

위와 같이 피고 회사가 원고를 해고한 것이 위법하므로, 원고가 피고 회사에게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 회사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라 할 것이어서, 피고 회사는 원고가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손해배상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그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피고 회사로부터 월 2,000,000원의 임금을 지급받아 온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한편 갑 제12호증, 을 제5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11조에 의하면, 직원으로 채용된 자는 근로계약서에 서명 날인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여야 하고, 근로계약기간은 1년을 원칙으로 하되 다만 필요에 따라 갱신 체결할 수 있으며 그 기간은 근로계약서에서 정하여 시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② 원고는 위 취업규칙의 내용을 숙지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취업규칙 제정과 관련한 의견청취서'에 서명한 사실, ③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작성된 연봉계약서에는 원고의 계약기간이 2011. 3. 1.부터 2012. 2. 28.까지 12개월로 정해져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근로계약기간을 2012. 2. 28.까지로 하여 피고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결국 원고가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은 10,000,000원(= 월 2,000,000원 × 해고 다음날인 2011. 9. 23.부터 계약기간 만료일인 2012. 2. 28.까지 약 5개월)이라 할 것이고, 위 인정범위를 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2)

위자료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총무과 직원 C가 대표이사의 처제인 대리 E의 이름을 함부로 불렀고, C의 직속 상사인 원고는 C와 연대책임이 있다고 하면서 원고를 해고하였던 바, 이는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정당한 징계사유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함에도 원고를 해고한 것이고, 원고가 피고 회사의 부당해고로 인하여 정신적 손해를 입었음이 명백하므로, 피고 회사는 이로 인해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하여도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정신적 손해에 관한 배상액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 및 이 사건 불법행위가 이루어진 경위, 불법행위 이후의 정황,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면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위자료는 3,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라.

소결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13,000,000원(= 미지급임금 상당 손해액 10,000,000원 + 위자료 3,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3. 6. 4.자 소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13. 6. 11.부터 피고 회사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제1심 판결 선고일인 2014. 7. 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의 피고 패소부분 중 위 인용금액을 초과하는 부분을 취소하고 그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남해인 문유진

각주1) 원고의 2013. 6. 4.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에는 '2011. 9. 22.경부터 2013. 2. 21.경까지 17개월'의 미지급임금과 2013. 2. 22.부터 복직일까지의 임금 지급을 구한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원고 대리인이 제2차 변론기일에서 청구취지 중 '2013. 2. 22.부터'를 '2013. 2. 23.부터'로 정정한 취지에 비추어 위와 같이 선해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