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 입주자대표회의는 아파트 관리 방식을 위탁관리 방식에서 자치관리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E, F, G, H(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와 새롭게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일 뿐 유한회사 사랑주택관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로부터 근로관계를 포괄적으로 승계한 것은 아니므로, 입주자대표회의에 관리 방식이 전환되기 이전 근로기간에 대한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퇴직금(이하 '미지급 금품'이라 한다)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없다.
위탁관리 방식이 자치관리 방식으로 전환된 경우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미지급 금품을 지급해야 하는지에 관한 법률관계가 명확하지 않고, 이를 지급하기 위해서는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바, 피고인으로서는 미지급 금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으므로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이 사건 범행의 고의 내지 위법성의 인식이 없었다.
판단
고용승계 여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근로자들은 아파트 관리 방식이 전환된 이후에도 특별한 변화 없이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직접 임금을 지급받으면서 동일한 업무 내용, 방식으로 아파트 관리업무에 종사하였던 점, ② 이 사건 근로자들은 관리 방식이 전환되면서 입주자대표회의와 새로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으나, 이는 기존에 이 사건 회사와 작성된 근로계약서상 위탁관리업무가 종료되는 경우 근로계약 역시 종료된다는 조항으로 인하여 새로이 작성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 기재 형식 및 내용이 사실상 동일하여 근로조건이 변경되었다고 볼 수 없는 점, ③ 관리 방식을 전환할 무렵 개최된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고용승계'를 할 것을 명시적으로 의결한 바 있고, 피고인 역시 수사기관에서 당시 퇴직을 희망하는 직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근무하도록 하여 관리 방식 전환을 전후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진술한 점, ④ 피고인은 일부 근로자들에게 위탁관리 기간에 해당하는 임금, 퇴직금을 지급하였고, 2012. 12.분과 2013. 12.분 급여지급명세서에는 근로자들의 입사일이 아파트 관리 방식이 전환되기 이전으로 기재되어 있는 등 입주자대표회의가 근로관계를 승계한 것으로 볼 수 있는 태도를 보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입주자대표회의가 종전 이 사건 회사와 근로자들 사이에 존재하던 근로관계를 승계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고의 내지 위법성의 인식 여부
관련 법리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면 사용자가 그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퇴직금의 기일 내 지급의무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기타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위탁관리 기간 및 그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입주자대표회의 명의와 계산으로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해 왔는바, 이 사건 회사로 하여금 임금을 먼저 지급하도록 한 다음 이를 구상해 준다거나 위탁관리기간에 해당하는 부분이라는 이유로 입주자대표회의의 계산으로 관련 비용을 청산하는 데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은 아파트 관리 방식이 전환될 무렵 입주자대표회의 임시총회에 참여하여 근로자들의 고용승계에 관한 사항을 직접 의결하였던 점, ③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의 2012. 12.분 임금에 관하여 위탁관리 기간에 대한 부분도 그대로 지급하였고, 자치관리 방식으로 변경된 이후에 일부 근로자들에게 위탁관리 기간의 퇴직금, 연차수당을 지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인은 2013. 12.경부터 2014. 1.경 사이에 있었던 입주자대표회의 대표자 선거에서 E과 갈등을 겪다가 E을 해고한 후 2014. 2.경 위탁관리 기간 부분을 문제 삼으면서 해당 부분에 대한 퇴직금 등의 지급을 거절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미지급 금품과 관련하여 그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석재(재판장) 최미영 김주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