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16. 12. 15. 선고 2016고단1304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6. 5. 20. 전주시 완산구 효자로 225 전북도청 정문 앞에서, 사실은 피해자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이 전라북도 보조금으로 대형로펌을 고용한 사실이 없고, D과 E에 대한 C의 해고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있었는데도, '노동자 탄압에 대형로펌(F)을 고용하는 C! 그 비용으로 노동자 복직이 먼저다'라고 기재된 피켓과 '해고자 복직요구에 소송결과를 보자던 전북도청! 보조금으로 대형로펌(F)을 고용한다. 전북도청이 책임져라!'라는 허위사실이 기재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여, 전북도청을 출입하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마치 C이 전라북도에게서 받은 재정지원금과 벽지노선 손실보상금을 지원받은 용도대로 사용하지 않고 대형로펌 선임비로 사용하여 회사에 반대하는 직원들을 탄압하고 있는 것처럼 하였다.

피고인은 2016. 5. 23., 2016. 5. 24., 2016. 5. 26., 2016. 5. 27., 2016. 5. 30., 2016. 5. 31., 2016. 6. 1., 2016. 6. 2., 2016. 6. 8., 2016. 6. 9.에도 같은 장소에서 같은 방법으로 1인 피켓 시위를 하였다.

피고인은 이와 같은 방법으로 11회에 걸쳐 공연히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C의 명예를 각 훼손하였다.

2.

피고인과 변호인 주장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피켓에 기재한 내용을 'C이 전라북도에게서 받은 재정지원금과 벽지노선 손실보상금을 지원받은 용도대로 사용하지 않고 대형로펌 선임비로 사용하여 회사에 반대하는 직원들을 탄압한다'는 취지로 전제한 다음, C이 전라북도 보조금으로 대형로펌을 고용한 사실이 없고 D과 E에 대한 C의 해고처분은 정당하므로 피고인이 허위사실을 적시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C은 매년 운영적자로 재정 지원금과 벽지노선 지원금 등을 지급받아 운영하고 있고, 부당해고된 근로자들과의 쟁송에서 계속 패소하였다(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의 재결, 대전지방법원 2015. 7. 15. 선고 2014구합102776 판결). 그런데도 C은 근로자들을 복직시키지 않은 채 대형로펌인 F을 선임하여 소송을 계속 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1인 시위를 하여 C의 행태를 규탄하고, 감독관청인 전라북도에 대하여 관리·감독을 촉구한 것이고,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C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 아니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사실은 그것이 주관적 요건이든 객관적 요건이든 입증책임이 검사에게 있다. 형법 제307조 제2항의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기소된 사건에서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사실이 적시되었다는 점,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진실에 부합하지 아니하여 허위일 뿐만 아니라 적시된 사실이 허위라는 것을 피고인이 인식하고서 적시하였다는 점은 모두 검사가 입증하여야 한다.

적시된 사실이 허위의 사실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적시된 사실의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보아야 하고,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경우에는 세부에 있어서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다고 하더라도, 허위의 사실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8도1421 판결 등 참조).

나.

1인 피켓 시위의 의미

1인 피켓 시위는 사회적 소수자가 자신의 의사를 알리기 위한 최후의 방법이고, 시위 방식 또한 비폭력 평화시위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와 집회·시위의 자유에 해당한다.

1인 피켓 시위를 할 경우 피켓에는 주장할 내용을 함축하여 짧지만 강렬한 문장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피켓에 기재한 내용은 표현된 객관적인 내용과 아울러 일반의 독자가 보통의 주의로 표현을 접하는 방법을 전제로 표현에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표현의 전체적인 흐름, 문구의 연결 방법을 기준으로 판단하되, 당해 표현이 게재된 보다 넓은 문맥이나 배경이 되는 사실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다.

피고인이 허위 사실을 적시하였는지에 관한 판단

1)

피켓 시위에 이르게 된 경위

C은 2013. 11. 25.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상급단체로 하는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C지회(이하 '운수노조지회'라 한다) 조직쟁의 부장 D, 사무장 E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징계해고 의결을 하였다.

D, E은 2013. 12. 31.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자신들에 대한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다.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4. 2. 24. D, E에 대한 해고는 징계절차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C은 2014. 3. 11. 부당해고 부분에 불복하여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4. 5. 21. D, E에 대한 해고는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절차도 정당하나 징계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어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내용으로 C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을 하였다.

C은 대전지방법원 2014구합102776호로 중앙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관련 재심판정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대전지방법원은 2015. 7. 15. '징계해고는 형평의 원칙에 반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다'는 이유로 C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하였다.<1>

C은 이에 소송대리인으로 대형로펌인 F 법률사무소(이하 'F'이라한다) 소속 변호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여,<2> 대전고등법원 2015누12364호로 항소를 하였다. 대전고등법원은 2016. 4. 28.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C의 청구를 인용한다는 판결을 하였다.

2)

피켓에 기재한 내용의 의미

피고인이 피켓에 기재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앞서 피켓 시위에 이르게 된 경위에서 보듯이, 피고인은 D, E이 C의 부당한 노조탄압으로 해고되었다고 생각하였고, 이후 실제로 전북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 그리고 대전지방법원 제1심 판결에서도 C이 패소하였다. 그런데도 C은 근로자를 복직시키지 않은 채 대형로펌을 선임하여 쟁송을 계속 이어갔다. 더욱이 피고인은 C이 운영적자로 막대한 보조금이 투입되어 운영되는 회사인데도 고액의 수임료를 줘야하는 대형로펌을 선임하여 소송을 이어간 것에 대한 비판과 함께 그 비용으로 근로자를 복직시키라는 주장을 하였다고 판단된다.

이와 달리 피켓의 내용을 'C이 전북도청으로부터 받은 재정지원금과 벽지노선 손실보상금을 지원받은 용도대로 사용하지 않고 대형로펌 선임비로 사용하여 회사에 반대하는 직원들을 탄압한다'는 취지로 해석하는 것은 피켓의 내용을 문구에 얽매여 지나치게 한정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3)

피켓에 기재한 내용이 허위인지

앞서 본 것처럼 C은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도 불구하고 운수노조와의 단체교섭을 사실상 거부하였으며, 그에 대하여 적법한 단체행동을 하는 과정에서 D, E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들을 우발적으로 저지르게 된 것을 이유로 D, E을 해고하였다. 이후 C이 계속해서 쟁송을 이어나간 것 역시 노조 입장에서는 노조활동에 대한 탄압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C이 노조를 탄압하였다는 피켓 내용이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전북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 그리고 대전지방법원에 이르기까지 C의 D, E에 대한 해고가 부당해고라는 판단이 이어졌다. 그런데도 C은 근로자를 복직시키지 않고, 오히려 대형로펌인 F을 선임하여 쟁송을 이어갔다. 비록 C이 쟁송을 이어간 것이 위법행위가 아니고, F과 체결한 위임계약에 따라 지급한 금원이 보조금으로 지급받은 금원 자체는 아니지만, C이 운영 적자로 보조금을 지급받아야 회사를 운영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보조금으로 대형로펌을 선임하였다는 것 역시 허위 사실로 보기 어렵다.

4)

소결

피고인이 피켓에 적시한 사실이 허위라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3>

4.

결론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선용

각주1) 위 판결에는 'C이 올바른 통상임금을 산정하여 근로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이러한 근로조건의 개선을 위해 새로이 운수노조지회를 구성하고 노동조합법에 따라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운수노조지회의 요청을 무시하면서 그 조합원에게 불이익한 처우를 하여 왔다. 그리고 C은 법원으로부터 운수노조와 단체교섭에 성실하게 응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가처분 결정을 받고서도 오히려 쟁의행위 중에 세로이 근로자를 고용하고, 가처분 결정에 대한 불복절차를 장기간 진행하면서 계속하여 단체교섭을 사실상 거부하였다. 그러자 운수노조가 이에 대해 적법한 절차를 거쳐 단체행동을 하는 과정에서 D, E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들을 우발적으로 저지르게 된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상황이 초래된 데에는 운수노조와의 단체교섭에 성실하게 응하지 않은 C에게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각주2) C은 F 법률사무소 변호사 G, H과 착수금 4,000만 원(부가세 별도), 성공보수 5,000만 원(부가세 별도)로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다.

각주3) 나아가 피고인이 적시한 내용은 운영적자인 대중교통 운수회사에 지급한 보조금 내역에 대한 전라북도의 감독의 요구하는 것으로 지역사회의 공동 관심사에 해당하고, C의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항은 아닌 점, 피고인은 전라북도 청사에서 피켓을 들고 서 있는 방법으로 시위를 하였고, C에 대한 비방적 표현은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진실한 사실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고 보인다. 피고인을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도 벌할 수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