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징역 1년 2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피고인 A에 대한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검사의 피고인 B, C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A
사실오인(피해자 N, U, W에 대한 사기죄에 대하여)
피고인은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시행하면서 주택조합 설립인가 후 자금 집행이 되어 피해자들에 대한 변제가 모두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위 설립인가 절차가 늦어지는 등 자금 집행계획이 다소 지연되어 변제를 제때 하지 못한 것일 뿐이고, 결국 자금 집행이 이루어져 피해자들에게 피해액 대부분을 변제하거나 공탁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할 의사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2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원심의 피고인 A에 대한 위 형 및 피고인 B, C에 대한 형(각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A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아니하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 것인바,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7도1214 판결 등 참조).
또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에 있어 투자약정 당시 투자받은 사람이 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지급받아 투자자에게 설명한 투자사업에 사용하더라도 일정 기간내에 원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마치 일정 기간 내에 투자자에게 원금을 반환할 것처럼 거짓말을 한 경우에는 투자를 받는 사람과 투자자의 관계, 거래의 상황, 투자자의 경험, 지식, 성격, 직업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사정에 비추어 투자자가 원금반환 약정을 전적으로 믿고 투자를 한 경우라면 사기죄의 요건으로서 기망행위에 해당할 수 있고, 이때 투자금 약정 당시를 기준으로 피해자로부터 투자금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3도363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피해자 N에 대한 사기죄 부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주식회사 리노산업개발은 2012년경 전주시 완산구 O 일원에서 아파트건설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을 추진하면서 일반사업자로서 일반분양 형식으로 건축심의를 신청하여 2012. 6. 27. 전주시로부터 승인을 받았는데, 피고인과 공동피고인 B은 2013. 1. 7. 주식회사 리노산업개발로부터 이 사건 사업권 및 법인을 대금 7억 원에 양수하였다.
피고인은 건축주가 모든 경비를 부담하여야 하는 일반분양 대신 지역주택조합을 설립하여 그 조합원들로부터 사업비를 조달하고, B이 대표이사로 있는 주식회사 I(이하 'I'라고만 한다)를 이 사건 사업의 업무대행사로 정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I는 2013. 3. 5.경 (가칭)O지역주택조합과 업무용역가계약을, 2013. 4. 5.경 S지역주택조합설립추진위원회 및 아시아신탁 주식회사와 자금관리 대리사무계약을 각 체결하였고, 2013. 5. 29. 주식회사 Q(이하 'Q'라고만 한다)로부터 '사업부지 및 사업권 확보, 각종 인허가 완료 등 선행조건들이 충족되고 회사 내규의 수주심의를 통과하여 최종 승인될 것을 조건으로 이 사건 사업에 시공참여하겠다'는 의향서를 받는 한편,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을 모집하였다.
당시 지역주택조합 설립을 인가받기 위해서는 주택법령에 따라 주택건설예정세대수의 1/2 이상의 조합원 구성, 주택건설대지의 80% 이상의 토지사용승낙서 등이 필요하였는바, 지역주택조합 설립인가 시까지 I가 조합을 대신하여 토지사용승낙을 받기 위한 계약금, 인허가 비용, 조합원 모집을 위한 광고비용 등 제반 경비를 부담하여야 했는데, I는 본래 B이 횟집을 운영하기 위하여 설립한 법인으로서 별다른 자산이 없었고, 피고인은 국세 체납 등으로 인하여 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지 못하고, 주식회사 리노산업개발에 대하여 이 사건 사업권의 양수대금 잔금 채무 등을 부담하고 있는 등 자력이 없었으며, B 역시 무자력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은 자금 마련을 위하여 2013. 3. 27.경 고향 후배로 알게 된 피해자 N에게 이 사건 사업을 위해 투자할 것을 권유하면서 아파트 1세대를 분양가격보다 40%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고, 만약 분양권 매매를 원할 경우 5개월 이내에 원분양가로 매매를 해주겠다고 약정하여 피해자로부터 1억 원을 투자받았다. 그러나 I는 Q로부터 제시받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시공계약 체결에 이르지 못하였고, 그로 인해 자금 조달, 조합원 모집이 잘 되지 않아 2013. 7.경까지 토지사용승낙은 50%, 조합원 모집은 건설예정세대 404세대 중 140세대에 머무는 등 이 사건 사업 진행에 난항을 겪다가, 2016. 8. 12.경에서야 전주시로부터 'O지역주택조합'에 대한 설립인가를 받았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투자금을 모두 I를 위하여 사용하였다고 주장하나, 피해자로부터 B 명의 계좌로 받은 돈 중 현금으로 인출된 부분의 경우 그 구체적인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았다.
앞서 인정된 사정 및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투자금 1억 원을 받으면서 피해자에게 Q가 시공사로 결정되지 않을 경우 원금 및 이자를 환불하기로 약정하였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Q는 이 사건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는바, 이 사건 사업에서 시공사 선정의 중요성, I 및 피고인의 자력 등에 비추어 위 약정 당시 피고인은 Q에 대한 시공사 선정이 무산될 경우 1억 원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판단된다.
또한, 사기죄가 성립한 이후 사후적으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편취금을 변제하였다는 것은 피고인에 대한 양형을 정함에 있어 참작할 사정에 해당할 수는 있어도, 사기죄의 성부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결국, 피고인은 2013. 3. 27. 피해자와 투자 약정을 체결할 당시 아파트건설사업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고 사업전망도 불투명하여 피해자에게 시가보다 저렴하게 아파트를 분양받게 해주거나 피고인이 약속한 시기에 투자금을 반환할 의사 내지 능력이 없었고, 미필적으로나마 이러한 투자 약정을 이행하기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음에도, 그러한 위험성을 전혀 고지하지 않은 채 확실히 사업이 이루어질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하였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해자 U에 대한 사기죄 부분
앞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인이 2013. 7. 9. 피해자 U로부터 투자금을 지급받을 무렵까지의 이 사건 사업의 진행 정도, I 및 피고인의 자력, 이후의 사업 경과 등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이 검찰에서 당시 I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 C 등에게 주변 사람들로부터 투자를 받으라고 독려하고 있었고, 이에 따라 피해자의 투자가 이루어지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2015고단1116호 수사기록 363쪽), 피고인이 I의 직원들에 대한 2013. 7.분부터 2013. 10.분까지의 임금을 체불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약식명령을 받기도 한 점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에게 피해자에 대한 편취 범의가 있었음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해자 W에 대한 사기죄 부분
위 1), 2)항에서 본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2013. 7. 3. 피해자 W와 투자 약정을 체결하고 투자금을 지급받을 당시 편취 범의가 있었음이 넉넉히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 A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A
이 사건 각 범행은 피고인이 자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아파트건설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다수 피해자로부터 투자금을 받고, 변제할 의사나 능력 없이 피해자로부터 광고 용역을 제공받은 것으로서, 피해액수, 범행 방법 및 경위 등에 비추어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으므로, 피고인에 대한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 피고인이 B과 함께 피해자 N을 위하여 당심 전까지 4,300만 원을 공탁하였고, 당심에 이르러 4,000만 원을 추가로 공탁한 점, 피해자 N이 강제집행절차를 통하여 2,300만 원 가량을 변제받아간 점, 피해자 U에 대하여 1억 원, 피해자 W에 대하여 1억 9,600만 원이 각 공탁된 점, 피해자 J과는 합의된 점, 피고인이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피해자들을 기망한 것은 아니라고 보이는 점, 피고인에게 동종전과 및 집행유예를 초과하는 전과는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피고인 B, C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는 점,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들은 별다른 자력이 없는 상태에서 투자금 명목으로 피고인 B의 경우 피해자 N, W로부터 합계 2억 9,600만 원을, 피고인 C의 경우 피해자 U, W로부터 합계 2억 9,600만 원을 편취하였는바, 피해액수, 범행 방법 및 경위 등에 비추어 죄질이 가 볍지 아니한 점, 피고인들이 편취 범의를 부인하고 있는 점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들은 이미 원심의 변론과정에 현출되었고, 원심판결 선고 이후 원심의 형을 변경할만한 특별한 사정변경은 없는 점, 피해자 N에 대하여 8,300만 원, 피해자 U에 대하여 1억 원, 피해자 W에 대하여 1억 9,600만 원이 각 공탁된 점, 피고인들이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피해자들을 기망한 것은 아니라고 보이는 점, 피고인 C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는 아니한다. 따라서 검사의 피고인 B, C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A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위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다시 변론을 거쳐 아래와 같이 판결하며(피고인 A의 항소가 이유 있어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따로 검사의 위 피고인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지는 않는다), 검사의 피고인 B, C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에 의하여 직권으로, 원심판결의 '범죄사실'란 중 제2면 9행의 "피의자 B"을 "피고인 B"으로, 제3면 15행의 "피고인은"을 "피고인들은"으로 경정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