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당심에서의 청구취지 확장에 따라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72,888,770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7. 29.부터 2018. 1. 1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의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고,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의 1/2은 피고가, 나머지는 피고 보조참가인이 각 부담한다.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인정사실
피고는 구미시 산동면 첨단기업5로 134 소재 공장(이하 '이 사건 공장'이라 한다)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물류 자동화장비를 제작 및 설치하는 회사이다.
피고는 2013. 4. 24. 주식회사 우성산업개발과 공장 신축공사계약을 체결한 후 이 사건 공장을 신축하도록 하였고, 주식회사 우성산업개발은 위 공사 중 일부 공사를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에게 하도급하여 참가인이 이 사건 공장의 출입문 행거도어를 설치하였다.
원고는 C 운영의 전문 인력을 파견하는 B 소속으로 피고에 파견되어, 피고의 공장에서 피고 직원으로부터 직접 업무지시를 받아 업무를 한 후 피고 직원에게 작업공정 등을 보고했으며, 원고의 일일 업무 일지는 피고의 양식으로 작성되었다.
피고 소속 D은 2014. 7. 29. 휴무일이이었던 원고를 비롯한 근로자 3명에게 연락하여 업무지시를 하였고, 원고가 이 사건 공장에 도착한 후 공장 출입문을 여는 순간 출입문 위에 설치된 T자형의 금속으로 된 가이드 롤러(이하 '이 사건 가이드 롤러'라 한다)가 이탈하여 떨어지면서 원고의 왼쪽 눈을 충격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는 좌안 안구파열(각공막열상, 유리체출혈 등)에 의한 안구손상으로 안구의 기능을 상실, 좌안 실명 진단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6, 10, 11, 13호증, 을가 제1, 5, 6 내지 9호증, 을나 제5, 6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갑 제8호증의 영상, 제1심법원의 전북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주위적 청구원인
피고는 원고의 사용자로서 시설물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제반 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는데, 이 사건 출입문 위에 설치된 이 사건 가이드 롤러가 헐거워진 상태로 자주 이탈하여 출입문을 통행하는 근로자들을 충격할 위험성이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피고의 이와 같은 과실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여 원고가 상해를 입게 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민법 제750조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예비적 청구원인
설령 피고에게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피고는 참가인에게 도급을 주어 참가인이 이 사건 공장 출입문 행거도어 설치 공사를 함에 있어서, 이 사건 가이드 롤러를 아래쪽으로 향하게 설치하였고, 볼트와 너트 등의 체결수단을 사용하여 단단히 고정하지 않고 작은 충격이나 진동에도 쉽게 헐거워지는 나사못으로 고정하여 출입문 개폐에 따라 가이드 롤러가 추락하기 쉽게 설치하여 이 사건 가이드 롤러는 설치당시부터 공작물이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또한 참가인의 이 사건 공장 출입문 행거도어 설치 당시에 하자가 없다 하더라도 피고가 위 공작물을 인도받은 후에 무거운 행거도어를 무리하게 사용함으로써 이완된 고정 장치의 볼트를 제대로 조여 주는 등의 공작물 보존에 관한 통상의 관리 및 정비를 하지 않아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민법 제758조에 따라 공작물인 이 사건 공장 출입문 행거도어 가이드 롤러의 설치 및 보존의 하자로 인하여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판단
책임의 발생 및 근거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근로자보호법'이라 한다)의 목적과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를 고용하여 타인을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근로자보호법이 적용되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사자들이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받을 것이 아니라, 계약의 목적 또는 대상에 특정성, 전문성, 기술성이 있는지 여부, 계약당사자가 기업으로서 실체가 있는지와 사업경영상 독립성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 계약 이행에서 사용사업주가 지휘·명령권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 등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근로자파견에서의 근로 및 지휘·명령 관계의 성격과 내용 등을 종합하면, 파견사업주가 고용한 근로자를 자신의 작업장에 파견받아 지휘·명령하며 자신을 위한 계속적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와 관련하여 그 자신도 직접 파견근로자를 위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함을 용인하고, 파견사업주는 이를 전제로 사용사업주와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하며, 파견근로자 역시 사용사업주가 위와 같은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함을 전제로 사용사업주에게 근로를 제공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근로자파견관계에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파견근로와 관련하여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에 관한 묵시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사용사업주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손해를 입은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와 직접 고용 또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위와 같은 묵시적 약정에 근거하여 사용사업주에 대하여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을가 2, 3, 5, 9호증의 각 기재, 증인 C의 일부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의 실질적인 사용자로서 원고의 근무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설치, 점검하여 안전한 작업환경을 조성하는 등 안전배려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출근하여 근무를 하던 중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자로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원고의 주위적 청구원인을 받아들이는 이상, 예비적 청구원인에 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피고와 B 사이의 계약은 E의 제작 및 설치[계약명 : F]에 관한 것이나, 위 계약의 실질은 B의 피용자를 피고가 요청하는 특정기간에 설비가 설치되는 현지에 설치(제작), 시운전 등을 위하여 피고가 지명하는 인원을 요청된 일자에 파견하여 피고의 지시에 따라 작업을 수행하는 내용으로, 이와 같은 계약은 파견근로자보호법에서 정한 근로자파견계약과 유사한 내용의 근로자 사용계약이라고 볼 수 있다.
비록 피고와 원고 사이에 직접적인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으나, 피고로서는 B와 원고 사이의 근로계약, 피고와 B 사이의 도급계약을 매개로 원고의 노무를 지배·관리할 수 있었고, 이러한 양자의 관계는 실질적으로는 사용자, 피용자의 관계라고 볼 수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사용자로서의 보호의무 내지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
원고는 피고가 운영하는 이 사건 공장 내에서 피고의 설비 등을 사용하여 작업하였고, 피고 소속의 근로자들로부터 구체적인 작업내용을 지시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가이드 롤러는 T자 형으로 일자로 튀어나온 부분이 아래로 향하도록 설치되어 있었는데 이 사건 사고 이전에도 공장 문을 여닫는 과정에서 수회 이탈된 적이 있었고, 그때마다 다시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조립해왔다. 그러다가 이 사건 사고가 있은 후 현재는 가이드 롤러가 떨어지지 않도록 위치를 바꾸고 일자로 튀어나온 부분 역시 앞으로 향하도록 방향을 바꿔서 설치한 상태이다.
이 사건 공장의 모든 시설은 피고의 소유로 피고가 관리하고 있고, 출입문의 유지보수 및 점검 등 이 사건 공장의 전반적인 안전관리 역시 피고의 책임 하에 있었는데, 피고가 이 사건 사고 무렵 출입문의 유지보수 및 점검을 하거나 과거 이 사건 가이드 롤러가 떨어졌을 당시 땜질로 조치하는 것 외에 공장 출입문 행거도어를 설치한 참가인 등에게 수리나 재설치를 요청한 사실이 있었음을 인정할 자료는 없다.
책임의 제한
다만, 원고 스스로도 이 사건 사고 이전에 이 사건 공장의 출입문을 여닫는 과정에서 이 사건 가이드 롤러가 수차례 이탈한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출입문을 여닫음에 있어 주의의무를 기울였어야 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그러나 이 사건 사고 당시 영상에 의할 때 원고가 과격하게 출입문을 열었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피고가 이 사건 공장의 설비 등을 안전하게 관리할 의무 및 실질적 피용자인 원고에 대한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는 점 등 원고와 피고의 주의의무의 정도,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 및 경과, 원고의 상해 부위 및 정도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원고의 과실을 5%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책임을 95%(= 100% - 5%)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이하에서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계산의 편의상 월 미만은 금액이 적은 쪽에 포함하고, 원 미만 및 마지막 월 미만은 버리며, 손해의 사고 당시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호프만식 계산법에 따른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9, 10호증의 각 기재, 증인 C의 일부 증언, 제1심 법원의 전북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현저한 사실, 경험칙, 변론 전체의 취지
일실수입
인적사항 : G생, 남자
가동연한 : 만 60세에 이르는 2043. 1. 24.
직업 및 소득
원고에게 적용되는 평균임금은 일당 130,328원인 사실이 인정되고, 월 가동일수 22일 상당으로 계산한 월 평균소득은 2,867,216원(130,328 × 22일)이다(원고는 월 가동일수를 30일로 보고 월 평균소득을 3,909,845원으로 주장하나 이와 같이 계산할 근거가 없고, 갑 제12호증의 기재, 증인 C의 일부 증언, 당심 법원의 전주세무서장에 대한 과세정보 제출명령 회신결과는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으며, 달리 반증이 없다).
후유장해 및 노동능력상실률
좌안 실명으로 인하여 노동능력 24% 상실, 영구장해
계산 : 125,180,264원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 '일실수입 합계액'란의 기재 참조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휴업급여 지급기간 다음날인 2017. 4. 1.부터 원고의 가동연한은 2043. 1. 24.까지 24%의 노동능력상실로 인한 일실소득을 계산하여 이 사건 사고일 당시의 현가로 계산
책임 제한
피고의 책임비율 : 95%
계산 : 118,921,250원(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 '과실상계 후 재산상 손해' 참조)
공제
공제할 금액 :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 보험급여로서 장해급여 64,512,480원을 지급받았음을 자인하고 있으므로, 이를 원고의 일실수입에서 공제한다.
계산 : 54,408,770원(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 중 '재산상 손해배상액' 참조)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이 사건 사고 발생 후의 정황, 원고의 연령 및 과실 정도, 원고가 입은 상해와 후유장해의 부위 및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할 때, 원고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금액으로 18,480,000원을 인정함이 상당하다.
소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으로 72,888,770원(재산상 손해 54,408,770원 + 위자료 18,480,000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14. 7. 29.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8. 1. 1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봉규(재판장) 정성화 유인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