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25. 4. 2. 선고 2021가단2439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건설기계 도급 및 대여 등 영업을 하는 회사로서 (차량번호 1 생략) 스카니아 덤프트럭(이하 ‘이 사건 트럭’이라 한다)의 소유자이다. 피고는 2021. 8. 23. 장수군으로부터 ‘2020년 집중호우 산림피해복구사업(C리 외 1개소)’를 낙찰받아 전북 장수군 D 소재 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이라 한다)에서 산림피해복구공사를 한 회사이다.

나.

원고는 주식회사 E(이하 ‘E’이라 한다)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에 조경석을 운반해 줄 것을 요청받았다. 이에 따라 원고의 직원 F은 2021. 9. 15. 이 사건 트럭을 운전하여 G으로 가서 조경석을 상차한 후 이 사건 공사현장으로 이동하여 하역작업을 하게 되었다.

다.

F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 도착한 후 조경석 하역을 위하여 이 사건 트럭의 붐 실린더를 조작하여 적재함을 들어올리던 중 이 사건 트럭이 중심을 잃고 왼쪽으로 전도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20 내지 2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피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의 시공자로서 하역장소의 지반을 공고하고 평평하게 다지거나 하역에 적합한 장소를 미리 지정하는 등 공사현장의 안전관리를 다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2)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연약지반인데다가 지면이 고르지 아니하고 굴곡과 경사가 있어 트럭이 붐 실린더를 조작하여 적재함을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조경석 등 골재를 하역할 경우 무게중심이 위쪽으로 몰려 트럭이 전복될 위험이 있으므로, 피고는 사전에 조경석을 하역할 장소의 지반, 지형, 지세 등 제반 상태를 점검하고, 조경석을 하역할 때 최대한 안전한 장소와 방법을 선택하여 하역을 하게 하며, 현장에 신호수 등을 배치하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

3)

피고가 위와 같은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로 이 사건 사고를 발생하게 한 것은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민법 제750조에 따라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4)

또한 피고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199조에 따라 덤프트럭 같은 차량계 건설기계가 넘어지거나 굴러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신호를 유도하는 자를 배치하고 지반의 부동침하방지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조경석을 하역할 장소의 안전상태를 제대로 점검하거나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인적·물적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5)

이 사건 사고로 원고는 이 사건 트럭 수리비 41,337,120원, 휴차료 5,268,000원 합계 46,605,120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46,605,12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먼저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책임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3, 20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갑 제5, 23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과실이 있다거나 피고의 과실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이 사건 공사현장의 하역장소는 절토된 토지로 연역지반 또는 지반침하가 있었다거나 하역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지면이 고르지 아니하거나 굴곡과 경사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공사현장은 수해를 입은 임야로 현장 상황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하역한 장소보다 더 적합한 하역장소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②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F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 도착하여 한두 차례 이 사건 트럭에서 내려 뒤쪽을 살핀 후 하역장소에 이 사건 트럭을 세우고 하역작업을 시작하였는바, 하역장소 선택이 F에 의하여 이루어졌고, 하역에 지장을 초래할 만한 특별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③

원고가 이 사건 공사현장에 운반한 조경석은 관급자재로 장수군이 조달하여 피고에게 제공하는 것이고, 원고는 E의 요청으로 조경석을 운반하게 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와의 관계에 있어서 특별한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 없다.

④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공사현장을 지배하고 있었고, 피고 측의 지시에 의하여 하역하다고 사고가 났으므로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의 책임이 있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조경석 운반은 원고의 업무인 점, 통상 운송계약에 따른 운송업자의 의무에는 하차까지 포함되는 점, 당시 하역이 피고 측의 지시에 의하여 이루어졌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공사현장을 지배하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의 책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⑤

장수군이 E에 조경석 납품을 요구하면서 인도조건으로 ‘납품장소 H’로 계약조건을 기재하였는바, 위 인도조건은 물품의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부담자를 정하는 것일 뿐이므로 이로 인하여 하차가 운송업자의 의무에서 제외된다고 볼 수 없다. ‘납품장소 H’는 현장 하차비를 구매자가 부담하는 조건인데 장수군이 위와 같이 인도조건을 정한 이유는 조경석 하차에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일 뿐 원고의 하차의무를 면제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2)

다음으로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의무 위반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유들만으로는 피고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피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규칙(이하 ‘안전보건규칙’이라 한다) 제199조는 ‘사업주는 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하는 작업할 때에 그 기계가 넘어지거나 굴러 떨어짐으로써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유도하는 사람을 배치하고 지반의 부동침하 방지, 갓길의 붕괴 방지 및 도로 폭의 유지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재해를 예방하여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의 안전 및 보건을 유지·증진함을 목적으로 하고, 위 안전보건규칙 조항의 목적은 작업에 사용되는 건설기계가 넘어지거나 굴러 떨어짐으로써 근로자에게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②

이 사건 사고로 발생한 원고의 손해는 근로자의 피해로 인한 것이 아니라 건설기계에 해당하는 이 사건 트럭의 손상으로 인한 것이므로 설령 피고가 위 법령에서 정한 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 하더라도 원고가 위 법령을 근거로 이 사건 트럭의 손상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

③

신호수를 배치하는 목적은 건설기계에 의한 근로자의 피해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것인데, 원고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하역 작업을 할 당시 이 사건 트럭에 의하여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상황이었다고 볼 증거가 없어 피고에게 신호수를 배치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④

이 사건 공사현장의 지반이 근로자에게 위험을 가져올 우려가 있을 정도로 침하되었다는 점에 대한 아무런 입증이 없어 피고에게 부동침하 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3)

따라서 피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황정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