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징역 8개월에 처한다.
다만, 피고인 A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검사의 피고인 B에 대한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피고인 A에 대하여)
원심에 제출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A이 가져간 용접기가 피해자 C의 소유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음에도 이 부분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을 무죄로 선고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피고인들 모두에 대하여)
원심의 피고인들에 대한 각 형(피고인 A: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피고인 B: 벌금 4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검사의 피고인 B에 대한 항소에 관한 판단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러한 사정들과 아울러 항소심의 사후심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며, 제1심의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속함에도 항소심의 견해와 다소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제1심과 별로 차이 없는 형을 선고하는 것은 자제함이 바람직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피고인 B에게 유리한 정상과 불리한 정상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형을 정하였다. 원심판결이 선고된 이후 양형에 참작할 만한 새로운 정상이나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고, 그 밖에 피고인 B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B에 대한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피고인 B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에 관한 직권판단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원심이 무죄로 판단한 피고인 A에 대한 기존의 공소사실을 주위적 공소사실로 유지하면서, 예비적으로 죄명에 “권리행사방해”를, 적용법조에 “형법 제323조”를, 공소사실에 아래 제5의 가.항 기재 부분을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심판대상이 변경되었다.
아래와 같이 이 법원은 예비적으로 추가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므로, 위 주위적 공소사실만을 심판대상으로 삼은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고, 위 유죄로 인정하는 예비적 공소사실은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각 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경합범 가중을 한 하나의 형으로 선고되어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 전체를 파기하여야 한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검사의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한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되므로, 이 법원에서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 부분과 함께 아래에서 살펴본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주위적 공소사실)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은 2021. 4. 24. 06:00경 E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G공장(이하 ‘이 사건 공장’이라 한다)에서 위 회사의 직원인 H에게 지시하여 스패너 등 공구를 이용하여 위 공장 바닥에 고정되어 있던 피해자 C 소유인 시가 600만 원 상당의 스포트 용접기 1대(이하 ‘이 사건 용접기’라 한다)의 고정나사를 풀도록 한 후 지게차에 실어 운반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 C 소유인 이 사건 용접기를 절취하였다.
판단
원심은 피고인 A과 피해자 C이 이 사건 회사 및 공장의 인수와 관련하여 체결한 계약 및 2020. 9.경 작성한 각서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용접기가 피해자 C 소유의 장비이고, 피고인 A이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며(원심은 오히려 위 각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용접기의 소유권이 이 사건 회사에게 이전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고, 피고인 A도 그와 같이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하였다),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다시 면밀히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A에 대한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추가된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 A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
피고인 A은 2021. 4. 24. 06:00경 위 E(주) G공장에서 E(주)의 직원인 H에게 지시하여 스패너 등 공구를 이용하여 위 공장 바닥에 고정되어 있던 피해자 C이 E(주)로부터 임차하여 사용하는 시가 600만 원 상당의 스포트 용접기 1대의 고정나사를 풀도록 한 후 지게차에 실어 운반하였다.
이로써 피고인 A은 피해자의 권리의 목적이 된 위 E(주)의 물건을 취거하여 피해자의 권리행사를 방해하였다.
주장 및 판단
먼저 피고인 A 및 변호인은 피해자 C은 이 사건 회사 소유의 위 용접기를 점유할 권한이 없었으므로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권리행사방해죄에서의 보호대상인 타인의 점유는 반드시 점유할 권원에 기한 점유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일단 적법한 권원에 기하여 점유를 개시하였으나 사후에 점유 권원을 상실한 경우의 점유, 점유 권원의 존부가 외관상 명백하지 아니하여 법정절차를 통하여 권원의 존부가 밝혀질 때까지의 점유, 권원에 기하여 점유를 개시한 것은 아니나 동시이행항변권 등으로 대항할 수 있는 점유 등과 같이 법정절차를 통한 분쟁 해결시까지 잠정적으로 보호할 가치 있는 점유는 모두 포함되고, 다만 절도범인의 점유와 같이 점유할 권리 없는 자의 점유임이 외관상 명백한 경우는 포함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6. 3. 23. 선고 2005도445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에서 피고인 A은 수사기관에서 당심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용접기는 이 사건 회사의 소유여서 피해자 C에게 이를 사용하지 말 것을 수차례 요구하고, 경고문까지 부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C이 이를 계속 사용하여 취거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바, 여기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사실들, 즉 ① 피해자 C이 피고인 A에게 이 사건 회사의 경영권을 양도하기 이전부터 이 사건 당일까지 계속해서 평온 공연하게 이 사건 용접기를 점유․사용하고 있었던 사실, ② 당시 피해자 C과 피고인들 사이에 위 용접기의 소유관계에 관한 법적 분쟁이 계속되고 있었음에도 피고인 A이 임의로 피해자 C의 점유 하에 있던 위 용접기를 임의로 취거한 사실을 더하여 보면, 피해자 C의 이 사건 용접기에 대한 점유는 적어도 위와 같은 법적 분쟁이 해소될 때까지 잠정적으로라도 보호할 가치가 있는 점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위 용접기 취거 행위는 권리행사방해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 A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또한, 피고인 A 및 변호인은 피고인 A에 대하여 원심이 유죄로 판단한 2021. 4. 24.자 업무방해죄와 이 부분 예비적 공소사실인 권리행사방해죄는 법조경합의관계에 있으므로, 원심이 피고인의 위 용접기 취거 행위와 관련하여 업무방해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별도로 권리행사방해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업무방해죄는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기타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하는 것을 구성요건으로 하는 범죄인 반면, 권리행사방해죄는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것을 구성요건으로 하는 범죄이다. 또한 업무방해죄의 보호법익이 업무인 반면, 권리행사방해죄의 보호법익은 재산권이다. 이와 같이 업무방해죄와 권리행사방해죄는 그 구성요건 및 보호법익을 서로 달리하는 범죄로서 별개의 범죄에 해당하므로, 설령 권리행사방해 행위로 인하여 타인의 업무를 방해하는 결과도 함께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양 죄가 법조경합의 관계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인 A 및 변호인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하고, 검사의 피고인 B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에 관하여 다시 쓰는 판결이유]
범죄사실<1>
피고인은 피해자 C으로부터 전북 완주군 D에 있는 E 주식회사를 인수하여 마스크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사람이고, B은 피고인의 부친으로 피고인과 함께 E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고, 피해자 C은 위 공장을 피고인에게 매각하고, 2020. 8. 12.경 위 공장 중 일부분인 G공장을 피고인으로부터 임차하여 에어컨 덕트를 생산하는 ‘F’를 운영하는 사람이다.
B과의 공동범행
2020. 11. 28.경 업무방해
피고인과 B은 2020. 11. 28. 10:00경 위 E 주식회사 G공장에 있는 피해자 C 운영의 ‘F’에서, 피해자가 피고인과 B로부터 공장매각 대금인 잔금 1억 원을 받지 못하여 피고인의 아파트에 대하여 채권 추심을 진행하였다는 이유로 “이 공장과 장비들은 우리 것이니까 쓰지 말고 작업을 중단해라.”라고 소리치면서 계약서와 관련 서류를 공장 내부에 있던 책상 위에 힘껏 내리치는 등 약 1시간 30분 동안 소란을 피웠다.
이로써 피고인은 B과 공모하여 위력으로 피해자 C의 전기버스 에어컨 덕트 생산 업무를 방해하였다.
2020. 11. 29.경 업무방해
피고인과 B은 2020. 11. 29. 09:00경 위 E 주식회사 G공장에서, 위와 같은 이유로 “이 공장과 장비들은 우리 것이니까 쓰지 말고 작업을 중단하라.”라고 소리치는 등 약 1시간 30분 동안 소란을 피웠다.
이로써 피고인은 B과 공모하여 위력으로 피해자 C의 전기버스 에어컨 덕트 생산 업무를 방해하였다.
2021. 1. 25.경 업무방해
피고인과 B은 2021. 1. 25. 17:00경 위 E 주식회사 G공장에서, 피해자 C이 물건을 납품하는 통로로 사용하는 출입문 앞 통로에 노란 선을 긋고, 선 안에 회사의 진열장 등 물건을 적치해 두어 에어컨 덕트를 실은 지게차가 이동할 수 없게 함으로써 약 16시간 동안 피해자가 부품을 공장 밖으로 운반할 수 없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B과 공모하여 위력으로 피해자 C의 전기버스 에어컨 덕트 생산 업무를 방해하였다.
피고인의 단독범행
2020. 11. 30.경 업무방해
피고인은 2020. 11. 30. 18:00경 위 E 주식회사 G공장에서, 피해자 C이 출입하는 공장 출입문을 자물쇠로 잠그는 방법으로 약 2시간 30분 동안 피해자가 출입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력으로 피해자 C의 전기버스 에어컨 덕트 생산 업무를 방해하였다.
2020. 12. 12.경 업무방해
피고인은 2020. 12. 12. 13:08경 위 E 주식회사 G공장에서, 피해자 C이 출입하는 공장 출입문을 자물쇠로 잠그는 방법으로 약 43시간 동안 피해자가 출입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위력으로 피해자 C의 전기버스 에어컨 덕트 생산 업무를 방해하였다.
2021. 4. 24.경 절도, 업무방해, 권리행사방해
피고인은 2021. 4. 24. 06:00경 위 E 주식회사 G공장에서 위 회사 직원인 H에게 지시하여 스패너 등 공구를 이용하여 위 공장 바닥에 고정되어 있던 피해자 C이 사용하는 E(주) 소유인 시가 600만 원 상당의 스포트 용접기 1대, 피해자 주식회사 I 소유인 시가 600만 원 상당의 스포트 용접기 1대의 고정나사를 풀도록 한 후 지게차에 실어 운반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 주식회사 I 소유의 스포트 용접기를 절취하고, 피해자 C의 권리의 목적이 된 E(주) 소유의 스포트 용접기를 취거하여 피해자 C의 권리행사를 방해함과 동시에 위력으로 피해자 C의 전기버스 에어컨 덕트 생산 업무를 방해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