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고 B(C생, 이하 '고인'이라 한다)는 2018. 4. 1. 할부금융업무를 대행하는 업체인 유한회사 D(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중고차 구입자금을 대출받으려고 하는 고객을 제휴회사로 안내하여 대출을 알선하는 업무(대출모집인)<1>를 담당하였다.
고인은 2020. 1. 26.경 폐렴이 발병하여 E병원에 입원하여 입원치료를 받던 중,2020. 2. 4. '급성심장마비'로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
고인의 유족(자녀를 둔 사실혼 배우자)인 이 사건 상병은 고인의 업무상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하여 발생한 인해 발생하였고 결국 이로 인해 사망한 것이라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23. 2. 20. 이 사건 상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부지급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고인은 중고차 업체로부터 중고차 구매 희망고객을 연결 받아서 차량을 담보로 하여 대출가능 금액을 확인하고 이를 제휴 업체에 대출을 알선해주는 등의 업무를 담당하면서 이 사건 회사로부터 기본급을 받지 않고 실적에 따라 보수를 받았다. 따라서 고인은 실적을 확보하기 위하여 여업행위를 해야 했으며 그 과정에서 중고차 딜러가 고인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등으로 많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다. 또한 고인은 업무시간 및 장소를 가리지 않고 중고차 대출 중개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특히 이 사건 회사는 대출모집인의 휴대전화에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여 두면 대출심사 및 조회,
안내 등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 두었는데, 고인은 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업무 이외의 시간에도 장소를 가리지 않고 대출 중개 업무를 수행하였다.
나아가 고인은 폐렴으로 입원치료를 받으면서도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대출중개 업무를 수행하여 스트레스가 계속하여 누적되었다.
이와 같이 고인은 업무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아 왔고, 안정가료 해야 할 입원치료기간에도 업무처리를 계속하면서 그 업무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선행사인이 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결국 고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및 사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관계법령
별지와 같다.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 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 · 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뿐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 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곧바로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14. 10. 30. 선고 2014두2546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를 토대로 앞서 살펴본 처분의 경위 및 그 인정근거에 갑 제4, 5호증, 을 제4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F협회 의료감정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고인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고인의 단기간 동안의 업무상 부담 및 장기간의 만성적 업무상 부담의 정도는 다음과 같이 추산된다.<2>
[단기간 업무상 부담]
[장기간 업무상 부담]
위와 같은 고인의 업무량이 '대출모집인'이라는 업의 특성을 고려해 보았을 때 그 자체로 가벼운 수준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며, 이는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다.
그러나 고인에게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기 전 24시간 이내에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사건이 발생하였다거나,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가 있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으며, 고인의 업무시간이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경우, 즉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아, 이러한 업무시간 자체가 심근경색의 원인이 되는 수준이라고 보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2025. 3. 20.자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8면 참조).
고인의 업무는 중고차 구매 희망고객으로부터 차량 구입 및 대출을 위한 상담이 들어오면, 차량을 담보로 하여 대출이 가능한 금액을 확인하고 이를 제휴된 금융사와 연결하여 대출을 통한 차량의 구입이 가능하도록 연결하고 알선하는 일이었다. 이러한 업무는 원고의 주장과 같이 감정적인 소모를 동반하기 때문에 쉬운 업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또한 실적에 따라서 보수를 받게 되므로 스스로 영업에 대한 압박은 있을 수가 있다. 그러나 반면에 기본급이 없으므로 이 사건 회사로부터 실적에 대한 압박을 받는다고 보기는 어렵고 또한 대출모집이라는 업무의 특성상 자율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출퇴근 시간이 자유로우며, 따라서 근무일정의 어렵다거나, 교대제 근무를 해야만 한다거나, 휴일이 부족하다고 볼 수는 없고, 그 외에 유해한 작업환경에 노출되어 있다거나(한랭, 온도변화, 소음) 또는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④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하는 과정에 있어서 근거로 삼은 광주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이 사건 상병은 업무보다는 기존 질병, 기호, 생활 습관 등 개인적인 소인에 따라 자연경과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신청 상병과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하였고, 이 법원 진료기록감정촉탁에 의한 F협회 의료감정원 감정의도 '피고 측 위원들의 견해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그 의견을 밝혔다(이후 이루어진 추가감정에 있어서도 그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밝힘. 2025. 9. 30.자 추가감정 회보 참조).
E병원에서 고인에 대한 입원치료를 담당하였던 의사 G는 '스트레스 등과 사망 사이의 연관성도 있을 것으로 사료됨'이라는 의견을 밝혔으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가능성을 제시한 것에 불과하고, 앞서 본 여러 사정과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등에 비추어,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가 수행한 업무와 이 사건 상병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안좌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