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25. 1. 9. 선고 2023나19153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 B은 D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 위원장, 피고 C은 이 사건 노동조합 E지부(이하 ‘이 사건 지부’) 지부장이고, 원고는 주식회사 F(이하 ‘F’) 소속 버스기사로서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이다.

나.

이 사건 지부는 퇴직 조합원들을 위한 전별금 제도<1>를 운영해왔는데, 2021. 11. 18. 전별금 정관을 개정하기 위해 조합원 투표(이하 ‘1차 투표’)를 실시하였으나 부결되었다.

다.

원고는 전별금 공제 중지에 찬성하는 조합원 58명의 서명을 받아 2021. 12. 13. F에 임금에서 전별금을 공제하는 것을 중지해달라고 요청하였다.

라.

이 사건 지부는 전별금 정관 개정을 다시 추진하였고, 2021. 12. 18.~12. 22. 실시한 조합원 투표(이하 ‘2차 투표’)에서 조합원 175명 중 141명의 찬성으로 전별금 정관 개정이 가결되었다.

마.

원고는 2차 투표가 조합원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이미 1차 투표로 부결되었다고 주장하면서 2022. 1. 7. F과 이 사건 지부에 전별금 공제중지를 요청하였고, F이 전별금을 임금에서 공제하자 2022. 2. 10. 사용자를 근로기준법 위반(임금 전액지급 위반)으로 광주지방고용노동청전주지청에 고소하였다.

바.

피고 C은 2022. 2. 7. ‘원고가 ① 각종 규정을 위반한 자와 ② 조직의 분열을 꾀한 자에 해당한다.’라는 징계사유(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로 이 사건 노동조합에 원고에 대한 징계를 요청하였다.

사.

이 사건 노동조합 징계위원회(위원장: 피고 B)는 2022. 3. 2. 1차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소명을 들은 후 2022. 3. 8. 2차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전별금을 납부하지 않은 것은 결의사항 준수, 조합비 납부의무 등 조합원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 원고는 본인만 전별금 공제 중지를 요청한 것이 아니라 다수의 조합원을 선동하였다.’라는 이유로 이 사건 징계사유를 인정하여 원고에게 제명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제명처분’)을 하였다.

아.

이에 대하여 원고가 재심청구를 하였으나, 2022. 3. 24. 개최된 재심 징계위원회에서도 원고에게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규약(이하 ‘조합규약’) 제76조 제2항 제1, 2, 6호의 징계사유가 있음을 이유로 이 사건 제명처분이 유지되었다.

자.

광주지방고용노동청전주지청장은 원고의 신청에 따라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제명처분에 대한 시정 의결을 요청하였고,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8. 9. ‘이 사건 제명처분은 조합규약 제76조에 위배된다.’라는 내용의 의결을 하였다. 그 이유의 요지는 아래와 같은바, 이 사건 제명처분의 근거가 된 세 개의 징계사유 중 1개는 인정되나, 2개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이다.

①

이 사건 지부의 전별금 정관은 노사가 자율적으로 정한 자치규범으로 조합규약 제76조 제2항 제2호의 ’각종 규정‘에 해당한다. 원고가 2022. 1.부터 전별금 공제를 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조합규약 제14조 제1호에 따른 조합규약의 준수와 제14조 제4호에 따른 부과금 납부의무, 전별금 정관 제12조가 정하고 있는 전별금의 임금 공제를 위반한 것으로 ’조합 규약 및 각종 규정을 위반한 자‘에 해당하여, 이 사건 조합이 이를 징계사유로 한 것은 조합규약 제76조에 위배되지 않는다.

②

전별금 공제는 조합비와 다른 부과금이므로, 이 사건 노동조합이 원고의 전별금 공제거부를 조합비 미납으로 보아 이를 징계사유로 한 것은 조합규약 제76조에 위배된다.

③

원고가 전별금 공제 중단을 위하여 동료 조합원들의 서명을 받고 사용자를 고용노동지청에 고발한 것은 조합원 누구에게나 허용된 전별금 운영 개선에 대한 의견개진 과정에서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행위로 인한 논란의 책임이 전적으로 원고에게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전별금 공제 거부와 관련된 원고의 동료 조합원의 서명 주도, 고용노동지청의 고발을 징계사유로 본 것은 조합규약 제76조에 위배된다.

차.

이에 따라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22. 10. 24. 이 사건 제명처분을 철회하였다.

카.

이 사건 제명처분과 관련된 조합규약 규정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8, 24~29호증, 을 제2, 3, 7, 10~16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들은 원고에게 징계사유가 없음에도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원고를 부당하게 제명하였으므로, 위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

나.

판단

1)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이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에 그러한 사유만으로 곧바로 그 해고 등이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징계해고 등을 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어떤 명목상의 해고사유 등을 내세워 징계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을 한 경우나, 해고 등의 이유로 된 어느 사실이 취업규칙 등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이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 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징계해고 등의 불이익처분을 하거나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경우처럼 사용자에게 부당해고 등에 대한 고의․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불법행위가 성립한다(대법원 1997. 1. 21. 선고 95다24821 판결).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노동조합이 조합원에 대하여 징계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근로자에 대한 징계의 양정이 결과적으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어 징계처분이 징계권의 남용 등으로 무효라고 판단된다 하더라도 그것이 법률전문가가 아닌 징계위원들이 징계의 경중에 관한 관련 법령의 해석을 잘못한 데 불과한 경우에는 그 징계의 양정을 잘못한 징계위원들에게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있는 과실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6. 4. 23. 선고 95다6823 판결 참조).

2)

다음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들이 이 사건 제명처분과 관련하여 원고 주장과 같은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고 C은 조합규약 제77조 제3항에 따라 이 사건 지부의 지부장으로서 이 사건 노동조합에 원고에 대한 징계를 요청하였다.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제명처분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므로, 피고 C의 징계 요청에 어떠한 잘못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한편 원고는, 피고 C이 원고에게 출석 요구를 하지 않고 운영위원회를 소집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에 징계를 요청한 것이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하나(2024. 7. 2. 자 준비서면), 조합규약에는 지부장의 징계 요청 시 징계당사자에게 소명기회를 줄 것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②

피고 B은 이 사건 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 징계위원회 위원장이 되어 원고에 대한 징계 여부를 안건으로 심의하고 이 사건 제명처분 의결 및 재심 의결에 참여하였다. 원고는, 피고 B이 재심 징계위원회를 개최하면서 원고에게 소명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조합규약 제80조는 복권 또는 징계 해제의 경우에만 징계와 동일한 절차에 따를 것을 요구하고 있을 뿐이고 징계를 유지할 경우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도 하고 있지 않으므로, 재심의 경우 징계당사자에게 당연히 소명의 기회가 부여된다고 볼 수는 없다.

③

이 사건 제명처분의 주체는 이 사건 노동조합이지 피고들이 아니므로, 이 사건 제명처분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당연히 피고들의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 사건 제명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고려하면, 피고들이 원고를 이 사건 노동조합에서 몰아내기 위하여 징계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명목상의 징계사유를 내세워 이 사건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제명처분을 하게 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들이 이 사건 제명처분과 관련하여 원고에게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므로, 피고들의 항소를 받아들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화석(재판장) 김진아 박은혜

각주1) 조합원 상호간 상부상조 및 공제로 퇴직 조합원에 대하여 퇴직금 외에 전별금을 지급하는 제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