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방법원판결

전주지방법원 2025. 4. 30. 선고 2024가합305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와 관계 등

1)

피고는 국민연금법에 따라 국민연금사업 등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는 2013. 8. 19. 피고에 입사하여 현재 피고의 B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본부 사무직 4급(과장, 1980년생, 남성)이다.

2)

이 사건에서 성희롱 여부가 다투어지고 있는 신고인 C(대리, 1993년생, 여성, 이하 '신고인'이라 한다)은 D 사무직 5급이다.

3)

원고와 신고인은 2023. 1. 1. 피고 E본부 D 운용지원부에서 서로 알게 되었고,2024. 1. 1. 원고는 같은 본부 F팀, 신고인은 D 운용기획부로 이동하면서 소속이 달라졌다.

4)

신고인은 2024. 3. 20. 퇴근 이후 피고 E본부 소속 일반직 직원들과 1차(퇴근후 ~ 20:30경)는 전북혁신도시 내 식당, 2차(20:30경 ~ 22:41경)는 1차 모임 장소 인근주점, 3차(22:41경 ~ 00:30경)는 2차 모임 장소 인근 노래방에서 모임을 가졌다. 원고는 신고인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2차 모임 무렵부터 합류하였다.

나.

신고인의 직장 내 성희롱 행위 신고 및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

1)

신고인은 2024. 4. 18. 피고에 위 2024. 3. 20.자 모임 당시, 원고의 직장 내 성희롱이 있었음을 신고하였고, 피고 감사실은 원고 등에 대하여 조사를 한 다음 2024.5.경 원고의 부적절한 행위에 관한 사실관계 조사 보고서를 작성하였는데, 그 중 "Ⅱ. 조사 결과의 《조사결과 요약) " 부분 중 중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2)

피고는 2024. 6. 17. 성희롱 · 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를 개최하였고 다음과 같이 원고의 각 징계사유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서와 징계의결요구서를 피고 징계위원회에 제출하였다.

3)

피고는 2024. 7. 15.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해임'을 의결하였고, 2024. 7. 25. 원고를 해임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해임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4)

원고는 2024. 8. 2. 피고 징계위원회 결과에 불복하여 재심 청구를 하였고, 피고는 2024. 8. 20. 재심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감사결과보고서, 원심 징계처분사유설명서, 원고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① 원고는 신고인에 대해 부적절한 신체접촉 및 발언 등을 한 사실이 있고 사실관계에 대한 다툼이 없으며, ② 추가로 확인되는 새로운 사실이나 사정 변경은 없으며 해당 사건의 신체적 접촉 수위가 매우 높고, 일회성이 아니었으며, 신고인의 정신적 피해와 충격이 크며, 피고는 성희롱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는 등 공직 기강 확립을 위해 노력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 사건 해임처분을 유지하였다.

5)

원고는 2024. 9. 4. 전북지방노동위원회(이하 '지방노동위원회'라 한다)에 이 사건 해임처분이 부당하다며 부당해고구제를 신청하였으나, 지방노동위원회는 2024. 10.31.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고,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24. 11. 22.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5. 3. 10.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다.

관련 법령 및 피고의 관련 규정 중 중요 부분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 10 내지 14, 16, 17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내지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고, 일부 성희롱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그 정도를 고려하면 비위의 정도가 중하거나 중과실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며, 해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임처분은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임처분이 있은 다음날인 2024. 7. 26.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매월 5,608,25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나.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1)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 · 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 ·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또한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라는 요건은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나타낸 것으로서 업무수행의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성적 언동이 이루어진 경우뿐 아니라 권한을 남용하거나 업무수행을 빙자하여 성적 언동을 한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고, 어떠한 성적 언동이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쌍방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2. 21. 선고 2005두13414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징계권자 또는 사용자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적인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피해자는 이러한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하여 피해를 당한 후에도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사실을 즉시 신고하지 못하다가 다른 피해자 등 제3자가 문제를 제기하거나 신고를 권유한 것을 계기로 비로소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그에 관한 진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성희롱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4.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 기초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징계사유로 삼은 징계사유 중 제1징계사유, 제4징계사유 중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각 징계사유(이하 '이 사건 비위행위'라 한다)는 신고인에 대한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 동시에 피고 인사규정 제63조 제2호, 제27조, 인사규정 시행규칙 제75조 제1항, [별표 10]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제1징계사유에 관하여

제1징계사유 행위에 관하여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 비추어 보건대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신고인은, 2024. 4. 18. 노사공동 약식조사에서 "2024. 3. 20. 22:00경 신고인은 다음날 출장 일정으로 인하여 먼저 귀가하고자 하였으나 운영지원부 4급 G이 만취한 상태로 신고인에게 집에 가지 말라며 팔을 잡아당겨 자리에 주저앉았는데, 이때 원고가 뒤에서 안아 일으켜 세우며 가슴을 만졌다. 신고인은 당시 갈색 체크코트를 입고 있었으며 그 행위가 약 30초간 지속된 것으로 기억한다.", 2024. 4. 23. 고충상담원과 추가 면담에서, "원고는 저를 일으킨다는 명목으로 뒤에서 엉거주춤하게 수그려서 코트 위로 본인의 양쪽 가슴을 양손으로 주무름"이라고 각 진술하였다.

(2)

반면, 원고는 "2024. 3. 20. 22:41 이후 3차 장소인 노래방으로 이동하여,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신고인은 집에 가겠다고 하고, 운영지원부 4급 G(이하 'G'이라 한다)이 안 갈 거라고 하며 실랑이를 하던 중 신고인이 엘리베이터에서 넘어진 상황에서, 원고가 신고인을 뒤에서 일으켜 세우는 과정에서 터치가 있었다. 신고인의 가슴을 1초 정도의 순간에 터치하였다."라고 당시 경위를 설명하였고, 신고인을 일으켜 세우는 과정에서 "원고가 바로 뒤에 있었기 때문에 일으켜 세웠던 것이고 특별한 목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며,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다.

(3)

원고와 신고인은 제1징계사유 행위의 대략적인 시간과 장소, '신고인과 G이 실랑이를 하는 과정에서 신고인이 넘어지자 원고가 뒤에서 안아 일으켜 세우는 과정에서 가슴을 만졌다'는 행위에 관하여는 대체로 일치하여 진술하였으나, 신고인은 그 행위에 걸린 시간을 30초 정도로, 원고는 1초 정도로 기억하였고, 원고는 '넘어진 신고인을 일으켜 세운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변명하였다.

(4)

한편, 제1징계사유 행위 당시 원고와 신고인은 H, I, G 등과 함께 있었는데, 신고인의 진술과 같이 만약 원고가 신고인을 뒤에서 안아 세우면서 신고인의 가슴을 30초 정도 만졌다면, 그 자리에 있던 G, I는 원고의 부적절한 행위를 충분히 인지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 상황에 관하여, ① G은 "원고가 본인을 대상으로 노래방에서 안았던 것 외에는 목격한 부적절한 행위는 없다."라고 진술하였고, ② I는 "원고가 2차 장소에서 옆에서 본인의 등을 두드려주고 팔짱을 꼈지만, 그러한 행위가 기분 나쁘지는 않았고, 이외에 원고의 부적절한 행위는 목격하지 않는다."며, 당시 원고가 술에 취하여 G, I 등과 신체적인 접촉이 있었으나 다른 부적절한 행위는 목격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5)

G, I는 G과 신고인이 "집에 갈거야, 안갈거야"라며 실랑이했다고 진술할 정도로 원고의 제1징계사유 행위 당시 상황을 어느 정도 기억하는바, 앞선 조사과정에서의 진술들을 종합하면, 제1징계사유 행위는 신고인이 G과 실랑이를 하다가 넘어진 직후, 원고가 넘어진 신고인을 뒤에서 안아 일으켜 세우는 과정에 원고의 손이 신고인의 가슴에 닿았을 수는 있지만, 1초 정도의 짧은 시간 우연히 접촉한 것으로 보일 뿐, 성적 언동 등으로 신고인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한 행위라고 보이지 않는다.

(6)

신고인은 이하에서 살펴볼 것과 같이, 제1징계사유 행위 이후 원고로부터 제2, 3징계사유 각 행위를 당하는 과정에서 제1징계사유 행위에 걸린 시간을 혼동하거나, 그 의도를 의심한 나머지 사실과 일부 다르게 기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7)

원고는 피고 감사실의 사실관계 조사과정에서 제1징계사유 행위에 관하여, "신고인이 주장하고, 참고인들이 진술한다면 인정하겠다. 사실 당시의 상황이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였으나, 참고인 G, I가 이를 목격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한 상황에서, 원고의 위와 같은 진술이 신고인의 진술내용을 인정하는 취지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나)

제2징계사유에 관하여

제2징계사유 행위에 관하여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 비추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피고 감사실의 사실관계 조사에서, 원고는 2024. 3. 20. 22:41 이후 3차 장소에서 원고가 담배를 피우기 위해 먼저 1층으로 내려와 있는데 신고인이 내려왔을 당시 행위나 대화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반면, 신고인은 "2024. 3. 20.22:00~22:30경 신고인은 노래방에 잠깐 앉아 있다가 나가면서 담배를 피우던 원고를 마주했는데, 원고가 신고인에게 다가와서 안으며 '사랑한다, 책임지겠다'고 고백했다.", "본인이 뿌리치자 원고가 본인의 손을 잡고 지하주차장으로 끌고 갔다."고 진술하였다.

(2)

신고인이 피고 감사실에 제출한 카카오톡 대화내역에 의하면, 원고가 신고인에게 이 사건 비위행위 직후인 2024. 3. 20. 23:24~23:30경 "미안해요 몰래 사랑했어요.", "내가 끝까지 감내할게.", "미워하기 없기"라는 등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증거보전 결정에 따른 영상(갑 제6호증, 이하 'CCTV영상'이라 한다)에 의하면, 원고가 신고인의 손을 잡고 지하주차장 통로를 따라 내려가는 모습이 확인된다.

(3)

신고인은 위 행위에 관하여 당시의 시간적 · 공간적 상황, 원고의 행동과말, 추행의 구체적인 모습, 원고의 행위에 대응한 자신의 반응, 당시 느꼈던 기분이나 감정 등을 구체적이고 주된 부분에서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그 진술 내용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세부적이고 비정형적인 사항을 풍부하게 포함하고 있고, 그 진술 자체로 모순되거나 불합리한 부분을 찾아볼 수 없으며, 카카오톡 메시지와 CCTV 영상 등 객관적인 증거와도 부합하는 점, 신고인의 신고경위에 부자연스러운 부분이나 허위진술을 할 만한 동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신고인의 진술은 믿을 수 있고 이와 함께 카카오톡 메시지, CCTV영상 등에 의하여 원고의 제2징계사유 행위를 인정할 수 있다.

(4)

원고의 위 행위는 같은 공공단체의 근로자인 원고가 신고인을 대상으로 성적 언동을 하여 신고인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였음이 명백하고, 직장 업무와 관련된 동료 관계 등에서 비롯된 상황으로 업무관련성이 인정된다고 볼 것이다.

다)

제3징계사유에 관하여

제3징계사유 행위에 관하여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 비추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CCTV영상에 의하면, 원고는 제2징계사유 행위 이후인 2024. 3. 20. 23:05경부터 23:18경 사이에 신고인의 손을 붙잡고 허리를 감싸 벽으로 이동하여 입맞춤을 하고(23:05:49), 원고의 좌측 방향에 주차되어 있던 하얀색 승용차의 전조등이 켜지자잠시 멈췄다가(23:06:18), 원고가 신고인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지하주차장 안쪽 회색 벤츠 승용차 뒤로 이동하여 끌어안고 입맞춤을 하고(23:06:25), 잠시 대화를 하다가 (23:07:04) 계속 입맞춤을 하던 중, 원고와 신고인이 벤츠 차량 뒤쪽 구석에 이동하더니 원고가 쓰러지고(23:10:50), 신고인이 자리를 떠나자 원고가 신고인을 따라갔다가 (23:11:00), 원고가 신고인의 허리에 손을 올리고 함께 다시 위 벤츠 차량이 주차되어있던 곳으로 돌아와 입맞춤을 계속 하고(23:11:40), 이후 원고가 바닥에 넘어진 뒤, 신고인이 자리를 떠나는 모습(23:17:23) 등을 확인할 수 있다.

(2)

원고가 위 영상에서 보인 모습은 「원고가 직원 모임 3차 장소 지하 주차장에서 2024. 3. 20.(수) 23:05부터 23:18까지의 시간 중 11분 동안 후배 여직원인신고인을 대상으로 키스를 하거나 신고인의 가슴을 만지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제3징계사유에 기재된 행위의 모습과 일치한다.

(3)

원고는 신고인과 가까운 사이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와 신고인 사이에 제3징계사유 행위와 같은 신체접촉이 용인될 정도로 친분이 두터웠다고 볼만한 사정은 전혀 확인할 수 없는 반면, CCTV영상에서도 신고인이 자리를 도망치듯이 떠나려는 모습이 보이며(23:11:00, 23:17:23), 신고인은 고충상담 과정에서 일관되게 원고의위 행위로 인하여 성적인 불쾌감, 불안감을 느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4)

원고는 신고인이 원고의 목 뒤로 손을 감거나(23:06:08, 23:12:31), 입맞춤 도중 웃는 등의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므로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한다.그러나 원고(4급)는 신고인(5급)보다 상위직급이고, 1년 동안 신고인의 직속상관이었으며, 이 사건 비위행위 당시에도 같은 기금운용본부 소속이었고, 원고는 신고인보다 13살이 많은 점, 당시 신고인이 상당히 취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원고와 신고인의 관계, 신고인이 처한 상황이나 그 심리 상태 등을 고려할 때, 신고인은 당시 원고의 제3 징계사유 행위에 대하여 적절히 대응하는 것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는바, 위 영상에 나타난 사정만으로 원고의 제3징계사유 행위 전부가 신고인의 의사에 반하지 않는 행위라고 볼 수도 없다.

설령 징계과정에서 있은 신고인의 진술 중 일부가 위 영상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CCTV영상은 이 사건 비위행위 중 일부만을 기록하고 있고, 그러한 사정은 부수적인 부분에 불과하여 신고인의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징계사유가 되는 행위를 고의가 있는 형사상 범죄행위와 동일시할 수도 없다. 반면, 신고인이 원고에 대하여 신체접촉에 대한 용인이 있었다고 볼 수 없던 상황에서 이루어진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유발시키는,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거나 접촉하는 행위에 해당함이 명백하다.

(5)

이처럼 원고의 제3징계사유 행위는 같은 공공단체의 근로자인 원고가 신고인을 대상으로 성적 언동을 하여 신고인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였고, 직장 업무와 관련된 동료 관계 등에서 비롯된 상황으로 업무관련성도 인정된다고 볼 것이다.

라)

제4징계사유에 관하여

(1)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2024. 3. 20. 이후, 원고가 신고인에게 73차례의 카카오톡 메시지와 사내 메신저를 발송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그 구체적인 내용은 사실관계 조사보고서(갑 제12호증 중 55~60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 중 2024. 3. 20. 23:24~23:57경 이루어진 아래와 같은 대화내용의 경우, 앞선 성희롱에 해당하는 각 징계사유 행위와 연속한 상황에서의 언동으로 신고인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불러일으킨 점, 상대방이 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에게 성적인 접근 내지 구애를 하는 것으로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인 점, 나아가 직장 업무와 관련된 동료 관계 등에서 비롯된 상황으로 업무관련성도 인정되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반면, 위 대화내용을 제외한 원고와 신고인과의 나머지 대화내용은 이 사건 비위행위 종료 이후에 이루어졌고, 대화에서 성적인 접근 내지 구애, 성적인 호의 요청, 성차별적인 발언 그 밖에 상대방을 성적인 대상으로 삼거나 성적인 차별의 대상으로 삼아 말과 행동을 하는 등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또는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 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내용을 확인할 수 없으며,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제4징계사유 행위 중 2024. 3. 20. 23:24~23:57경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대화내용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징계양정의 당부에 관하여

1)

관련 법리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다만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해당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기업이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기업의 규모 · 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1.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등 참조).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그러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해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 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다면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9두48684 판결 등 참조).

2)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한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나,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나머지 징계사유인 이 사건 비위행위는 원고가 중대한 과실로 비위의 정도가 중한 성희롱을 하였다는 것으로, 이 사건 징계결의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원고는 후배 여직원인 신고인을 대상으로 키스하거나 가슴을 만지는 등 수위가 매우 높은 신체 접촉을 하여 그 비위 정도가 심하고, 신고인이 여러 차례 거부의사를 밝혔음에도 지속적으로 연락한 점을 고려할 때 개전의 정이 좋지 않다.

②

원고의 이 사건 비위행위는 공공기관 직원의 기본자세를 망각하여 그 품위를 손상시켰을 뿐만 아니라 건전한 조직문화 저해, 공단의 기강을 훼손하는 등 그 신뢰관계의 파탄으로 더 이상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는 정도의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

③

피고는 매년 임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 · 성폭력 예방 및 윤리 · 인권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점, 원고는 감사실 문답 과정에서 '신고인이 중간에 1차례그만하자고 했던 기억이 있다', '신고인이 동조하는 입장은 아니었지만'이라고 진술하는 등 이 사건 비위행위가 신고인의 의사에 반하는 성적 언동에 해당함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는 현저한 부주의로 이 사건 비위행위가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는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점을 몰랐다거나 잘못 판단하여 이 사건 비위행위를 저지른 중과실이 있다고 볼 것이다.

④

피고의 인사규정 시행규칙 제75조 제1항 [별표 10] 징계양정 기준은, 성희롱을 품위유지의무 위반인 비위의 유형 중 하나로 규정하여 그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중과실'인 경우에는 '해임' 이상 '파면'까지 할 수 있도록 정하였는바,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임처분은 위 징계양정 기준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고, 이러한 기준이 합리성을 결여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라.

소결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해임처분은 적법하고 유효하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 해임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혁성(재판장) 김민재 남윤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