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를 벌금 1,2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 A가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A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의 이수를 명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B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A
원심의 형(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수강명령 40시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B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피해근로자와 가해자(피고인 A)를 분리조치하기 위하여 피해근로자를 C조합 명산지점에서 나운본점으로 전보하는 인사를 예정하였고, 실제 그러한 인시조치가 피해근로자에게 통보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피해근로자가 나운본점으로 출근한 것은 나운본점에서 진행된 M중앙회 감사를 받기 위함이지 인사발령에 의한 것이 아니며, 피고인은 피해근로자의 반대의사를 수용하여 전보인사에 관한 공문을 반려하고 피해근로자를 인사조치 전 근무지인 명산지점으로 복귀시켰다. 따라서 피해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인사조치가 시행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사업주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신고한 피해근로자에게 불리한 조치를 취하였다고 하더라도, 추후 직장 내 성희롱 신고가 허위로 밝혀질 경우 사업주를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항의 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에서도 피고인 A의 피해근로자에 대한 2차 가해 사실이 인정되지 않았으므로, 피고인을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2항의 죄로 처벌할 수 없다.
C조합은 영업소가 나운본점과 명산지점뿐인데, 명산지점에는 가해자와 피해근로자가, 나운본점에는 기해자로부터 별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J가 근무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인은 가해자를 J와도 분리하되 직원 간의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피해근로자를 나운본점으로 전보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는 판단으로 원심 판시 인사조치를 한 것이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형법상 정당행위 내지 긴급피난에 해당되어 위법성이 조각된다.
그럼에도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A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 A가 단체 회식을 하던 중 직장동료인 피해자에게 갑자기 입맞춤을 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추행한 것으로, 추행의 방법 및 정도, 범행 당시 상황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 피해자는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상당히큰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이에 따라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이는 피고인 A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피고인 A는 이 사건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사건 범행은 지금으로부터 약 5년 전인 2020. 6. 5.경의 범행인데, 피고인 A는 이 사건 범행 직후 피해자로부터 조건부로 용서를 받아 직장 내에서 보직변경과 감봉 3개월 등의 징계를 받았다. 피해자가 2022. 7.경에서야 피고인 A를 강제추행죄로 고소한 이유는, 피고인 A의 2022. 6.경 승진심사 탈락이 피해자 때문이라는 소문의 전파와 2022.2.경 이후 피고인 A와 같은 지점에 근무하면서 당한 직장 내 따돌림 등으로 보이는데, 그러한 소문의 전파 여부, 직장 내 따돌림의 존재 여부, 이에 대하여 피고인 A의 책임을 인정할 만한 사정 등에 관한 객관적이고 명확한 근거와 자료가 부족하다. 피고인 A의 가족들과 지인들은 피고인 A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고 있고, 피고인 A는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이다. 피고인 A는 이 사건 범행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경우 현재 직장인 C조합에서 당연 면직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부양할 가족이 있는 피고인 A에게 매우 가혹한 것으로 보인다(한편, 피고인 A는 원심에서 피해자를 위해 1,000만 원을 공탁하였으나, 피해자가 공탁금 수령 거절의 의사를 표시하고, 공탁물회수에 동의하였으므로, 이를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지 않는다).
위와 같은 유리한 정상들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사회적 유대관계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앞서 본 불리한 정상들을 고려하더라도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 A의 주장은 이유 있다.
피고인 B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피해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인사조치가 시행되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해근로자는 2020. 6. 5. 피고인 A로부터 원심 판시 범죄사실 제1항 기재강제추행을 당하였다. 그 직후 피해근로자는 피고인 A를 형사고소하는 대신 '피고인 A가 이 사실을 외부로 누설하지 않고, 이전처럼 아무 문제없이 잘 지낼 것'을 조건으로 피고인 A를 용서하였고, C조합 내 징계절차에서 '피고인 A가 두 차례 어깨에 손을 올렸다'는 취지로 피해사실을 축소해서 진술하였다. 이로 인하여 피고인 A는 감봉 3개월등의 회사 내 징계만 받게 되었다.
피해근로자는 2022. 2.경 피고인 A가 근무하고 있던 C조합의 명산지점으로 전보되어 피고인 A와 함께 근무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피해근로자는 2022. 6.경 피고인 A의 승진탈락이 피해근로자에 대한 강제추행 때문이라는 소문 등을 이유로 C조합에 피고인 A의 2차 가해와 위 강제추행 범행에 관한 재조사를 요구하였다.
그러자 C조합 실무책임자인 H은 총무과 소속 G에게 2022. 7. 1. 자로 피해근로자를 나운본점으로, 나운본점에 근무하고 있던 L를 명산지점으로 전보하는 내용으로 전보인사에 관한 공문을 기안할 것을 지시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증인 G은 원심 법정에서 'H의 지시로 본인이 전보인사에 관한 공문을 기안하였는데, 총무과에서 내부 기안을 한다는 것은 실무책임자와 이사장 사이에 인사이동에 관한 협의를 마친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H은 2022. 6. 30. 나운본점에서 근무하는 전 직원들을 소집하여 위와 같은 내용으로 인사이동이 이루어질 예정임을 알리고, 명산지점의 지점장 K에게도 전화로 위와 같은 내용을 알렸다.
피해근로자는 2022. 6. 30. 오후경 L로부터 서로 근무지를 바꾸는 전보인사가 있을 것이라는 연락을 받고, K에게 이를 확인한 다음, H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인사이동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시하며 항의하였다.
H은 위 전보인사 조치에 항의하는 피해근로자에게 인사권은 이사장인 피고인 B에게 있다고 설명하면서 직접 피고인 B에게 이야기하라고 하였다. 이에 따라 피해근로자는 2022. 7. 1. 나운본점으로 출근하여 피고인 B과 면담하였고, 같은 날 L는 명산지점으로 출근하여 근무하였다. 피고인 B은 피해근로자와의 면담을 진행하던 중M중앙회 전북지부로부터 피해근로자를 이동하는 대신 피고인 A에 대하여 대기발령이나 명령휴가를 할 것을 권고받았다.
피고인 B은 2022. 7. 4. 자로 피해근로자를 명산지점으로, L를 나운본점으로 각 복귀하도록 한 후 2022. 7. 1. 자 전보인사에 관한 공문을 반려하였다.
이러한 사실관계와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2022. 7. 1. 자로 피해근로자를 나운본점으로, L를 명산지점으로 전보하는 내용의 전보인사에 관한 조치가 피해근로자를 비롯한 C조합 직원들에게 통보된 점, ② 위 전보인사 조치를 전달받은 피해근로자는 H을 통해 피고인 B에게 위 전보인사를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표시한 점, ③ 위 전보인사 조치에 따라 2022. 7. 1. 피해근로자는 나운본점으로 출근하고, 교대근무자인 L는 명산지점으로 출근한 점, ④ L의 경우 위 전보인사조치에 따라 2022. 7. 4. 나운본점으로 복귀하기 전까지 명산지점에서 명산지점 소속 신분으로 실제 근무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B이 2022. 7. 1. 자 전보인사에 관한 공문에 최종 결재를 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피해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인사조치가 시행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피고인 B과 그 변호인은, 피해근로자는 나운본점으로 출근한 첫날 피고인 B과의 면담을 마친 후 연가를 내고 퇴근하였고, 그 이후부터는 본점에서 진행된 감사를 받아 실질적으로 업무를 개시하지 않았으며, 피해근로자의 반대의사를 수용하여 피해근로자를 다시 명산지점으로 복귀하도록 하였다는 것을 지적한다. 그러나 일단 피해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인사조치가 피해근로자에게 통보된 이상 피해근로자가 나운본점에서 실질적으로 업무를 개시하지 않았다는 사정 내지 피해근로자가 다시 명산지점으로 복귀하였다는 사정은 범죄성립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여 원심 판시 범죄사실인정에 방해가 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B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 A의 피해근로자에 대한 2차 가해 사실이 인정되지 않았으므로, 피고인 B을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14조 제6항 제3호는 '사업주는 성희롱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인사조치 등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는 신고한 직장 내 성희롱의 실제 발생 여부와 무관하게 사업주에게 부과되는 의무임이 법문언의 해석상 명백하다. 나아가 피고인 B의 주장과 같이 추후 직장 내 성희롱 신고가 허위로 밝혀질 경우 남녀고용평등법 제16조 제6항에서 정한 사업주의 의무가 소급적으로 소멸된다고 볼 경우, 피해근로자 등이 불리한 처우를 염려하지 않고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하여 신고할 수 있도록 한 규정과 성희롱 발생사실을 신고한 피해근로자 등에 대한 사업주의 보호조치를 의무화한 법의 취지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다. 이러한 점에서도 피고인 B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형법상 정당행위 내지 긴급피난 해당 여부에 관한 판단
피고인 B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B의 행위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 B의 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 내지 긴급피난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피고인 B이 피해근로자에 대한 전보인사를 시행하기 전 피해근로자의 의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이를 피해근로자에게 통지하여 피해근로자로부터 항의를 받은 점, ② 피고인 B이 피해근로자를 나운본점으로 전보하는 대신 가해자인 피고인 A를 대기발령 내지 명령휴가하는 조치를 선택할 수 있었던 점, ③ 피해근로자는 2022. 2.경 인사조치에 따라 명산지점으로 전보되었으므로 아직전보대상이 아님에도 갑자기 2022. 7. 1. 자 인사조치에 따라 자신이 그 전에 근무하던 나운본점으로 전보될 경우 이례적인 전보로 인해 동료 직원들과 고객들로부터 관심 대상이 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 분명한 점, ④ 증인 J는 원심법정에서 '피고인 A와 근무처를 달리해 달라고 요구한 적은 없으며, 감사 과정에서 피해사실을 진술할 때 피고인 A와 마주치지 않게 해 달라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위 진술에 의하면 피해근로자를 나운본점으로 전보한 인사조치가 불가피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피해근로자를 나운본점으로 전보하는 인사조치는 수단의 상당성, 법익균형성, 긴급성,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원심이 피고인의 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 내지 긴급피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 B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 B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고, 항소심은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피고인 B이 이 사건 범행 이후 피해근로자의 항의와 M중앙회의 권고를 받고 비교적 조속한 시일 내에 피해근로자를 원래의 근무지로 복귀시킨 점, 피고인 B이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은 피고인 B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 B은 피해근로자가 직장 내 성희롱 사실을 신고하자 피해근로자에게 본인의 의사에 반하는 인사조치를 함으로써 이를 금지하는 남녀고용평등법의 규정을 정면으로 위배하였다. 또한 피고인 B은 그 인사조치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피해근로자의 주장과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여 시정하려는 모습보다는 인사권자로서 자신의 고충과 입장을 내세우는 태도를 취함으로써 사태를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피해근로자는 피고인 B의 위와 같은 인사조치로 인하여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원심에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피고인 B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 B은 피해근로자에 대한 인사조치가 정당하다고 주장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 이는 피고인 B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원심은 피고인 B에게 유리한 양형요소와 불리한 양형요소를 모두 고려하여 형을 정하였고, 원심판결 선고 이후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양형조건의 변경도 찾아볼 수 없다.
위와 같은 사정들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 동기 및 경위, 범행수단 및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다시 살펴보더라도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 B의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피고인 A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 피고인 B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