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개인사업체인 D(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를 운영하는 사용자이고, E은 2012. 11. 1.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여 실장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3. 10. 14. E에게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사직을 권고하고, 그 다음날 사직 처리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직처리'라 한다).
E은 2013. 12. 27. 피고에게 이 사건 사직처리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이에 피고는 2014. 3. 12. "이 사건 사직처리는 권고사직 형태로 한 해고이고, 해고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정하면서, 원고에게 "원고는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E을 원직복직 시키고,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할 것을 명한다"는 내용의 구제명령(이하 '이 사건 구제명령'이라 한다)을 하였다.
이 사건 구제명령 판정서는 2014. 3. 25. 원고에게 송달되었으나, 원고가 그로부터 10일 이내에 재심을 신청하지 아니하여 그대로 확정되었다.
피고는, 원고가 구제명령을 송달받고도 30일 이내에 원직복직이나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지 않자, 2014. 4. 29. 원고에게 이행강제금 부과를 예고하였다.
원고는 2014. 5. 14. E을 원직에 복직시켰으나,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는 2014. 6. 25. 원고에 대하여 '원직복직명령은 이행하였으나, 해고기간동안 임금상당액은 미지급하였다'는 이유로 이행강제금 5,000,000원을 부과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1차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1차 처분에 불복하면서 2014. 8. 4.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제기하였으나, 2015. 1. 6. 기각되었다.
원고가 계속하여 이 사건 구제명령을 완전이행하지 않자 피고는 2015. 3. 6. 원고가 이 사건 구제명령 중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지 아니함'을 이유로, 원고에게 2차로 이행강제금 5,000,000원을 부과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2차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6, 12 내지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의 주장
이 사건 1차 및 2차 처분(이하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자체의 위법성
원고가 이 사건 구제명령에 의하여 E에게 복직명령을 하였으나 E은 복직 당일 조퇴한 후 무단결근을 하고 사직서를 제출해버리면서 해고기간의 임금만 지급하라는 태도를 보이는 등 적반하장식 태도를 취한 점에 비추어 원고가 임금을 미지급한데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으므로, 이 사건 각 처분은 위법한다.
당연무효인 이 사건 구제명령에 기한 이 사건 각 처분의 위법성
이 사건 구제명령은 원고나 F에 대한 심리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E의 진술조서에만 의존하여 내려진 절차상 하자가 있다. 또한 E은 이 사건 사직처리 약 3개월 전에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처음부터 근로의욕이 없었던 점, 원고는 이 사건 사직처리 당시 E에게 임금이 체불될지도 모른다며 그만둘 경우 15일치 급여를 더 주겠다고 이야기하였고, 이에 E은 임금체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하면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권고사직의 형태로 신고해달라고 요청하였던 점, E도이 사건 사직처리 직후에는 해고예고수당의 금액을 다투었을 뿐인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 사직처리는 상호합의에 의한 권고사직이지 부당해고로 볼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구제명령은 위법하여 당연무효이고, 이 사건 구제명령에 기한 이 사건 각 처분 또한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판 단
이 사건 각 처분 자체의 위법성 여부
근로기준법 제33조 제1항에 의하면, 노동위원회는 당사자가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경우 그 구제명령의 당부를 떠나 이행강제금을 부과 · 징수할 수 있고, 원고가 이 사건 구제명령을 그 이행기한까지 이행하지 아니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구제명령이 재심 또는 법원의 판결에 의하여 취소되지 않은 이상, 원고가 주장하는 사유가 인정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게 근거법령에 따라 발령한 이 사건 각 처분 그 자체에 위법사유가 보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구제명령의 하자가 이 사건 각 처분에 승계되는지 여부
선행처분과 후행처분이 서로 독립하여 별개의 법률효과를 목적으로 하는 때에는 선행처분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선행처분의 하자를 이유로 후행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없고(대법원 1996. 3. 22. 선고 95누10075 판결 참조), 행정처분이 당연무효라고 하기 위하여는 처분에 위법사유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하며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한 것인지 여부를 판별함에 있어서는 그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에 구체적 사안 자체의 특수성에 관하여도 합리적으로 고찰함을 요한다(대법원 2002.12.10. 선고 2001두4566 판결 참조). 이 사건 구제명령과 이 사건 각 처분은 후자가 전자의 처분을 전제로 한 것이기는 하나 각각 별개의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는 독립한 행정처분이므로, 이 사건 구제명령에 중대·명백한 하자가 있어 당연무효인 경우에만 이 사건 구제명령의 하자로 이 사건 각 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있다.
이 사건 구제명령이 당연무효인지의 여부
먼저, 이 사건 구제명령절차에서 절차상 위법이 있다는 점에 관하여 보건대,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E의 구제신청이 접수되자, 원고에게 2회에 걸쳐 답변서 제출을 요구하는 서면 통지를 하였고, 이에 피고가 1회 답변서를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구제절차에서 원고에게 충분한 진술의 기회가 주어졌다고 할 것이고, 달리 법규를 위반한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더 나아가 나머지의 점을 살펴 볼 필요 없이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이 사건 사직처리가 해고가 아닌 권고사직이라는 점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가 2014. 10. 14. E에게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사직할 것을 권고하면서 퇴사하는 경우 급여에 15일분의 돈을 더 주겠다고 먼저 제의한 점, E은 사직권고를 받은 후 노동청에게 사직권고에 대한 문의를 하여 예고해고수당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보이고, 2013. 10. 15. 원고에게 원고가 제안한 15일치의 급여분 외에 해고예고수당 30일분 급여의 지급을 더 요구하는 한편, 원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에 비추어 원고가 E에게 사직권고를 할 당시 E이 이에 동의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사직처리는 권고사직이 아닌 해고로 판단된다(원고 주장과 같이 원고가 E의 30일분 급여의 추가요구에 대하여 동의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사직처리가 해고라는 판단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 나아가 원고가 E에게 해고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보하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사직처리는 부당해고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구제명령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어서 결국 원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가사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사직처리가 부당해고가 아니라 권고사직에 해당한다 할지라도, 앞서 본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 구제명령의 위법성이 중대·명백하다고 보기 어렵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변민선(재판장) 장수진 김기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