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법원판결

제주지방법원 2018. 5. 30. 선고 2017나636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9,045,000원과 그 중 9,012,800원에 대하여는 2015. 7. 11.부터, 32,200원에 대하여는 2015. 8. 1.부터 각 2018. 5. 3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 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2/3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C이라는 상호로 철골구조물 조립업을 하는 사람이고, 원고는 피고에게 일당 120,000원에 고용되어 일용직으로 근무하여 온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12. 9. 6. 08:30경 피고의 작업 지시에 따라 제주시 D에 있는 E농장 비닐하우스에서 비닐교체 작업을 하던 중 2.5m 높이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당하여 왼쪽 발 골절 등의 상해(이하 '이 사건 부상'이라 한다)를 입었다.

다.

피고는 원고의 고용주로서 이 사건 부상을 당한 원고에게, 원고가 2013. 11. 1.부터 2015. 7. 10.까지 제주시 F에 있는 G병원에서 치료한 요양보상금 775,600원, 그리고 2013. 1. 15.부터 2013. 9. 30.까지, 2014. 11. 6.부터 2015. 2. 28.까지 각 요양기간 동안의 휴업보상금 26,928,000원, 합계 27,703,6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근로기준법위반죄의 범죄사실로 2015. 11. 9. 제주지방법원에서 벌금 1,0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고(위 법원 2015고약7130), 위 약식명령은 2015. 11. 21.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피고는 2013. 7. 22. 원고와 사이에 피고가 원고에게 합계 750만 원을 지급하면 원고가 더 이상 이 사건 부상과 관련하여 민 · 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부제소합의를 하였는바, 이 사건 소는 위 부제소합의에 반하여 제기된 것으로 부적법하다.

나.

판단

1)

관련법리

특정한 권리나 법률관계에 관하여 분쟁이 있어도 제소하지 아니하기로 합의(이하 '부제소합의'라 한다)한 경우 이에 위배되어 제기된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는 것이나,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서 그 합의 시에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고, 그 효력의 유무나 범위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한 후 이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80449 판결 참조).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지만, 그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과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계약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사, 거래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따라 계약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특히 당사자 일방이 주장하는 계약의 내용이 상대방에게 중대한 책임을 부과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을 더욱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4. 선고 2000다72572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가)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3. 7. 22. 다음과 같은 내용의 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가 작성된 사실은 인정된다.

나)

그러나 이 사건 합의서의 내용과 작성 경위에 더하여 갑 제4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합의서는 원고가 이 사건 소로써 구하는 요양 및 휴업보상비 부분까지 포함하여 이 사건 부상과 관련된 일체의 분쟁을 포괄하는 부제소합의라고 해석하기는 곤란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①

원고는 임금 체불 등으로 이유로 2013. 1. 14. 광주지방노동청에 피고를 진정하였고, 피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2012. 9. 6.부터 2013. 1. 14.까지의 요양보상비 1,964,880원 및 휴업보상비 9,432,000원 합계 11,396,880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피의 사실로 제주지방검찰청으로 사건이 송치되었다.

②

이 사건 합의서는 위 검찰 수사단계에서 작성된 것으로,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합의서에서 사건번호와 사건명을 특정함과 동시에 '위 피의사건에 대하여' 합의한다고 명시하였는바, 결국 이 사건 합의서는 어디까지나 위 형사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의도에서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③

원고는 이 사건 합의서 작성 당시 계속하여 치료를 받던 중이었는바, 향후받아야 할 추가 치료의 내용과 기간 · 비용 등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장래 발생할 일체의 치료비를 모두 포기할 의사로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였다고 보는 것은 경험칙에 반하고, 달리 원고에게 그러한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다)

설령 이 사건 합의서를 이 사건 부상과 관련된 일체의 분쟁에 관한 부제소합의라고 보더라도, 위 합의서 문언에 따르면 '이행이 완료시' 차후 민 · 형사상 이의제기를 하지 않기로 한다는 것인바 이는 조건부 부제소합의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 앞서 합의된 지급액 750만 원 중 300만 원이 피고로부터 지급된 사실은 원고가 자인하는 반면, 나머지 350만 원이 더 지급된 사실은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합의서는 그 조건이 성취되지 않아 이 사건 부상과 관련하여 향후 발생할 요양보상비 및 휴업보상비에 관하여 그 부제소합의로서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이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1)

요양 및 휴업보상비 지급의무의 발생

가)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에 걸리면 사용자는 그 비용으로 필요한 요양을 행하거나 필요한 요양비를 부담하여야 하고(근로기준법 제78조 제1항), 나아가 요양 중에 있는 근로자에게 그 근로자의 요양 중 평균임금의 100분의 60의 휴업보상을 하여야 한다(같은 법 제79조 제1항).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하다가 업무상 부상을 당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법률 규정에 따른 요양 및 휴업보상비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는 원고가 피고의 피고용자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합의서는 이 사건 부상에 관하여 피고가 고용주로서의 책임이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인 점, ② 위 형사사건과 관련하여 수사기관에서 피고는 비닐교체 작업과 관련하여 원고를 고용하였다고 진술한 바도 있는 점,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의 고용주임을 전제로 하여 피고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약식명령이 발령되었음에도 피고는 정식재판을 청구하지 않아 위 약식명령이 그대로 확정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에게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요양 및 휴업보상비 지급의무의 범위

가)

요양보상비

앞서 거시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부상으로 인하여 2014. 11. 6.부터 2014. 12. 4.까지 병원에 입원하였고, 또한 2013. 11. 1.부터 2015. 7. 10.까지 사이에 통원 치료 내지 약제 처방을 받은 사실이 인정되는바, 그에 따른 입원비와 치료비는 아래 표 기재 금액과 같다.

나)

휴업보상비

마찬가지로 위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부상에 따른 요양으로 인하여 2013. 1. 15.부터 2013. 9. 30.까지 259일, 2014. 11. 6.부터 2015. 2. 28.까지 115일, 합계 374일의 기간 동안 일을 하지 못한 사실이 인정되고, 달리 반증이 없으므로(피고는 원고가 위 휴업보상비 지급을 구하는 기간 동안 다른 건축공사 현장에서 일한 사실이 있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는 없다), 위 근로기준법 규정에 따른 원고에 대한 휴업보상비는 합계 26,928,000원[= 72,000원(120,000원 × 60%) × 374일]이 인정된다.

3)

소결

그러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요양 및 휴업보상비로 27,703,600원(= 요양보상비 775,600원 + 휴업보상비 26,928,000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에 대한 판단

1)

주장

원고의 위 요양 및 휴업보상비 채권 중 이 사건 소 제기 시로부터 역산하여 3년이 경과한 부분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2)

판단

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사용자에 대한 재해보상청구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할 것인데(근로기준법 제92조), 요양 및 휴업보상은 매월 1회 이상 하여야 하는 이상(같은 법 시행령 제46조) 원고의 위 요양보상비 및 휴업보상비채권은 늦어도 당해 요양기간 및 휴업기간이 속하는 달의 말일에는 그 권리행사가 가능하여 이때부터 각 소멸시효가 기산된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원고의 위 채권 중 그 발생원인이 되는 당해 요양기간 및 휴업기간이 속하는 달의 말일이 이 사건 소가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분명한 2016. 12. 1.로부터 역산하여 3년이 되는 시점, 즉 2013. 12. 1.보다 이전에 해당하는 부분은 모두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해당 금액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피고의 위 항변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나)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와 같은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시효 완성 전에 원고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혹은 시효완성 후에 시효를 원용하지 않을 것 같은 태도를 보이는 등 피고가 이 사건에서 소멸시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원고의 위 재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재해보상으로 9,045,000원(= 요양보상비 765,000원 + 휴업보상비 8,280,000원)과 그 중 9,012,800원에 대하여는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5. 7. 11.부터, 나머지 32,200원에 대하여는 원고가 구하는 날의 이후로서 그 치료일인 2015. 7. 10.이 속한 달의 말일 다음날인 2015. 8. 1.부터 각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범위나 존재 여부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한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18. 5. 3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 인정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진영(재판장) 김봉준 이혜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