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법원판결

제주지방법원 2021. 5. 26. 선고 2019고정570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제주도 서귀포시 B에서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선박업체’라 한다)를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8. 5.중순경부터 2018. 8. 31.까지 근무한 근로자 D의 2018. 6.경 임금 4,500,000원, 2018. 7.경 임금 4,500,000원, 2018. 8.경 임금 4,500,000원 합계 13,500,000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따라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대법원 2002. 12. 24. 선고 2002도5662 판결 등 참조), 이는 주관적 요소인 범의를 인정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다음의 사실들이 인정된다.

1)

이 사건 선박업체는 2017. 4. E가 설립하여 실질적으로 지배・운영하는 회사인데 E는 제3자에게 대표이사 명의를 두고 위 선박업체를 운영하면서 자신은 감사로 재직해왔다. 피고인은 형 F과 함께 이 사건 선박업체에 3억 7,000만 원을 투자하면서 E에 의해 2018. 7. 5.부터 2019. 3. 5.까지 위 선박업체의 대표이사로 재직하게 되었다.

2)

근로자 D은 2018. 5.경 E의 부탁에 따라 이 사건 선박업체의 선박관리업무 등을 시작하였는데 따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았다. D은 월급에 수당을 합하여 매월 4,500,000원을 지급받기로 하였고, E는 2018. 5. 말경 ‘배가 잘 운항하면 (본부장으로) 채용할 사람이다.’라는 취지로 피고인에게 D을 소개한 바 있다.

3)

피고인은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얼마 되지 않아 2018. 7. 24. 광주지방법원 2018회합5019호로 이 사건 선박업체에 대한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였고, 위 법원은 같은 달 31. 개별채권자에 대한 채무변제 또는 담보제공을 금하는 포괄적 금지명령을 발령하였다.

4)

피고인은 2018. 8. 24. 위 회생절차에서 이 사건 선박업체의 근로자들인 선원 14명에 대한 체불임금지급을 허가해달라는 취지의 신청을 하였고, 2018. 9. 21. 광주지방법원으로부터 위 허가를 받아 14명의 근로자들에게 체불임금을 지급하였다. 피고인은 위 신청 당시 체불임금 지급대상자 명단을 작성하면서 이 사건 선박업체와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서를 기초로 하였기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던 D은 위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5)

이 사건 선박업체에 대하여 2018. 9. 11. 회생절차가 개시되었고, 피고인이 관리인으로 선임되었으며 2019. 1. 14. 회생절차가 폐지되었다.

위 인정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는 피고인이 이 사건 선박업체의 대표이사로 취임시기, 그 배경, 위 선박업체에 대한 회생절차의 개시와 포괄금지명령의 발령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신청에 따라 D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에게는 체불임금이 모두 지급되었던 점 및 D의 이름이 체불임금 지급대상자 명단에서 누락된 경위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이 이 사건 선박업체의 D에 대한 임금지급 의무를 인식하고 있음에도 고의로 지급하지 않은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의 근로기준법위반죄에 대한 범의를 인정할 수 없다.

3.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연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