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제주시 B에 있는 C 주식회사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4명을 사용하여 음식업 등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9. 3. 1.경부터 같은 해 8. 18.경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D의 2019. 5월 ~ 7월 임금 매월 각 3,000,000원, 2019. 8월 임금 1,741,930원 등 임금 합계 10,741,930원, 2019. 5. 3.경부터 같은 해 8. 18.경까지 근로한 E의 2019. 5월 임금 83,500원, 2019. 6월 임금 751,500원, 2019. 7월 임금 1,336,000원, 2019. 8월 임금 751,500원 등 임금 합계 2,922,500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공소사실 기재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인은 지인의 소개로 바비큐요리의 달인으로 방송출연을 하였던 D을 만나 제주도에서 바비큐요리 전문점(이하 ‘이 사건 음식점’이라 한다)에 대한 동업을 제의하였고 그의 동의를 얻어 동업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진술하는바, 피고인과 D 사이에 작성된 계약서(이하 ‘이 사건 계약서’라 한다)의 내용, 특히 이 사건 음식점의 운영을 피고인과 D이 사전에 협의하고 결정한다고 정한 점, 상호를 사용할 권한을 피고인과 D이 함께 갖는 점, 수익 분배에 대하여 D의 급여 300만 원을 피고인이 보장하고 운영제반비용을 제외한 수익금을 4(피고인) : 6(D)으로 분배하기로 정한 점, 5년의 계약기간 이전에 D이 일방적으로 해지할 경우 초기 임대료와 정착자금을 남은 계약기간만큼 수익금의 비율로 계산하여 배상하기로 정한 점 등에 비추어볼 때, 계약의 구체적 내용이 상당히 동업계약에 부합하는 내용이어서 적어도 피고인으로서는 독자적인 사업파트너로서 D과 동업계약을 맺으려던 것으로 보인다.
D과 그의 처 E이 피고인과의 관계에서 일정 부분 종속적인 관계에 있었던 사정은 인정된다. 그러나 D과 E은 이 사건 음식점에서 일하기 전에 함께 독립한 사업체(식당)를 운영하면서 근로자들을 사용한 경험도 있었는데, 피고인과 사이에 이 사건 계약서를 몇 차례 수정하여 작성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었다가 2019. 8.경 음식점 운영을 종료하는 시점이 되어서야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필요하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부탁하여 이 사건 계약서와는 별도로 근로계약서를 소급작성하였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봤을 때, D과 E 역시 피고인과의 관계를 동업계약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그들이 피고인과의 관계에서 종속적인 지위에 있었던 것은 피고인의 근로자여서가 아니라 이 사건 계약의 내용상 초기자본을 피고인이 투자하였던 까닭이었다고 설명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과 D, E의 계약관계가 근로계약에 해당한다는 것이 피고인의 입장에서 명확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으로서는 D, E에 대한 임금지급의무의 유무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투어 볼 여지가 충분히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김연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