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법원판결

제주지방법원 2021. 5. 26. 선고 2020고정570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제주시 B에 있는 C 주식회사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4명을 사용하여 음식업 등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9. 3. 1.경부터 같은 해 8. 18.경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D의 2019. 5월 ~ 7월 임금 매월 각 3,000,000원, 2019. 8월 임금 1,741,930원 등 임금 합계 10,741,930원, 2019. 5. 3.경부터 같은 해 8. 18.경까지 근로한 E의 2019. 5월 임금 83,500원, 2019. 6월 임금 751,500원, 2019. 7월 임금 1,336,000원, 2019. 8월 임금 751,500원 등 임금 합계 2,922,500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공소사실 기재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고인은 지인의 소개로 바비큐요리의 달인으로 방송출연을 하였던 D을 만나 제주도에서 바비큐요리 전문점(이하 ‘이 사건 음식점’이라 한다)에 대한 동업을 제의하였고 그의 동의를 얻어 동업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진술하는바, 피고인과 D 사이에 작성된 계약서(이하 ‘이 사건 계약서’라 한다)의 내용, 특히 이 사건 음식점의 운영을 피고인과 D이 사전에 협의하고 결정한다고 정한 점, 상호를 사용할 권한을 피고인과 D이 함께 갖는 점, 수익 분배에 대하여 D의 급여 300만 원을 피고인이 보장하고 운영제반비용을 제외한 수익금을 4(피고인) : 6(D)으로 분배하기로 정한 점, 5년의 계약기간 이전에 D이 일방적으로 해지할 경우 초기 임대료와 정착자금을 남은 계약기간만큼 수익금의 비율로 계산하여 배상하기로 정한 점 등에 비추어볼 때, 계약의 구체적 내용이 상당히 동업계약에 부합하는 내용이어서 적어도 피고인으로서는 독자적인 사업파트너로서 D과 동업계약을 맺으려던 것으로 보인다.

②

D과 그의 처 E이 피고인과의 관계에서 일정 부분 종속적인 관계에 있었던 사정은 인정된다. 그러나 D과 E은 이 사건 음식점에서 일하기 전에 함께 독립한 사업체(식당)를 운영하면서 근로자들을 사용한 경험도 있었는데, 피고인과 사이에 이 사건 계약서를 몇 차례 수정하여 작성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었다가 2019. 8.경 음식점 운영을 종료하는 시점이 되어서야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필요하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부탁하여 이 사건 계약서와는 별도로 근로계약서를 소급작성하였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봤을 때, D과 E 역시 피고인과의 관계를 동업계약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그들이 피고인과의 관계에서 종속적인 지위에 있었던 것은 피고인의 근로자여서가 아니라 이 사건 계약의 내용상 초기자본을 피고인이 투자하였던 까닭이었다고 설명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인과 D, E의 계약관계가 근로계약에 해당한다는 것이 피고인의 입장에서 명확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으로서는 D, E에 대한 임금지급의무의 유무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투어 볼 여지가 충분히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김연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