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법원판결

제주지방법원 2023. 1. 17. 선고 2021노743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무죄부분)

피해자가 ㈜D 제주 총판(이하 ‘이 사건 회사’이라 한다)에서 2017. 7.경부터 2017. 12.경까지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점을 피고인도 인정하고 있으므로, 피해자가 위 기간에 근로를 제공한 사실 및 피고인이 위 기간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됨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도8675 판결 등 참조).

또한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 여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해자가 근로를 실제 제공한 기간 등 임금 및 퇴직금 발생의 요건이 충족되었는지 여부와 그 범위를 판단할 수 있는 증거가 부족하므로,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가 있는지에 관하여 다툴 근거가 있어, 피고인의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범의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3)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과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가 근로를 실제 제공한 기간 등 임금 및 퇴직금 발생의 요건이 충족되었는지 여부와 그 범위가 이 사건 별지 공소사실 기재와 같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하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원심 및 당심 법정에서 위 2017. 7.경<1>부터 2017. 12.경까지 기간을 포함하여 피해자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기간과 같이 근로를 제공한 사실이 없고, 이 사건 별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지급할 임금 및 상여금의 액수를 합의한 바 없다고 다투고 있다<2>.

②

(F의 진술) 이 사건 회사의 공동대표이던 F은 원심 법정에서 ‘피해자가 2017. 7.경 입사한 후 이 사건 회사의 매출이 없어 2017. 9. 또는 10.경 즈음 피해자에게 일을 그만두라고 명확하게 이야기하였고, 이를 피고인에게 보고하였다, 피해자에게 그만 두라고 한 뒤에는 아무런 일을 시키지 않았는데, 피해자가 갑자기 자기는 일을 그만둔 적이 없다고 하여 당황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③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이 사건 회사는 2017. 12. 말경 폐업신고 후 2018. 1. 29.경 사무실을 폐쇄하여 피해자는 더이상 위 사무실에 출입할 수 없게 되었다. 피해자는 당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자신이 이 사건 회사의 경영기획 사무원으로 채용되어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본사에서 내려주는 자료를 정리하거나 팸플릿과 영문 브로슈어 영문 작업을 하였으며, 사무실 폐쇄 이후에는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근무형태를 재택근무로 전환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재택근무 이후 업무량과 급여 수준이 달라지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가 실제 위와 같은 업무를 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없고, 사무실 폐쇄 이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재택근무를 지시하거나, 구체적인 업무를 지시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또한 전혀 없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업무지시를 하였다는 취지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제출하였으나, 이는 2018. 3.부터 2018. 5.까지 대화 내용일 뿐이고, 그마저도 대부분 피해자가 피고인과 F에게 밀린 임금, 연체된 4대보험, 관리비, 정수기 렌탈비용 등을 지급할 것을 독촉하면 피고인과 F은 아무 반응 없이 대화방을 나가는 내용이 확인될 뿐이다.

피해자는 사무실이 폐쇄된 후 매월 10회 정도 사무실에 방문하여, 사무실에 송달된 우편물의 내용을 카카오톡으로 전송하는 정도의 일을 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는 당심 법정에서 재택근무 중에도 본사와 업무를 진행하거나 협력업체와도 연락을 하였다고 주장하나, 피해자는 연락을 주고받은 본사 담당자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거나, 수행한 업무의 구체적 내용에 관하여 전혀 설명하지 못한바, 피해자의 위와 같은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또한 피해자는 사무실에 방문할 때마다 날짜를 적은 종이쪽지를 사무실 문에 붙여 이를 촬영한 사진과 이 사건 회사에서 사용한 H 메일 계정의 로그인 기록을 제출하였으나 위 자료를 통하여 피해자가 실제 어떤 업무를 하였는지 확인할 수 없고, 위와 같이 사무실이 폐쇄되어 근무형태가 변경되었고 피해자가 특별한 업무를 하고 있지 않음에도 280만 원의 임금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였다는 피해자의 주장도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사정이 위와 같다면 이 사건 회사의 사업 부진으로 피고인과 F이 피해자에게 일을 그만둘 것을 지시하고 사무실을 폐쇄하기에 이르렀음에도, 피해자가 피고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위 회사에 방문하면서 고용관계가 유지되는 상태였다고 주장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④

(퇴직증명서 등의 증명력) 피해자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듯한 증거로 이 사건 회사 명의의 2018. 8. 1.자 퇴직증명서(증거기록 49쪽), 2018. 7. 31.자 임금체불확인서(증거기록 53쪽), 2018. 7. 9.자 운영회의록(증거기록 50쪽)을 제출하였다.

그러나, 위 각 서류들의 내용을 모두 피해자가 기재하여 작성한 것임을 피해자도 인정하고 있고, 다만 피해자는 피고인의 위임을 받아 이 사건 회사의 도장을 날인하였다고 주장하나,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날인 권한을 위임을 받았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 피고인은 자신이 도장을 날인한 적이 없고 어떻게 이 서류가 작성된 것인지 모르겠다고 진술한다. 나아가 피고인은 피해자의 근무기간과 임금 액수를 다투고 있는데, 피해자의 주장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주장대로 기재된 위 각 서류의 내용을 확인하고 날인에 동의하였다는 것이어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워 피해자가 임의로 도장을 날인하여 작성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드는 사정이 있다.

⑤

(월 임금 액수에 관하여) 피해자는 월 임금을 280만 원으로, 상여금을 매 분기 120만 원 지급하는 것으로 급여조건을 정하였다고 주장하고, 2018. 7. 31.자 임금체 불확인서, 2018. 7. 9.자 D 운영회의록에 이에 부합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피고인은 수사단계에서부터 위와 같은 금액으로 합의한 사실이 없다고 다투고 있는 점, 해당 서류는 위 제④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의 의사에 따라 적법하게 작성된 것이 아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피해자가 월 임금을 정상적으로 지급받은 적이 한 차례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이 사건 별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급여 조건을 정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판결

선고 이후 새롭게 양형에 참작할 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이 없는 점,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피고인의 행위 및 책임 정도에 비하여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방선옥(재판장) 이범휘 이승현

각주1) 이 사건 회사의 개업일자는 2017. 7. 17.이다.

각주2) 피고인은 경찰조사 당시 이 사건 회사는 2017. 12.경까지 운영되었고, 2017. 12.까지의 임금이 체불된 것을 인정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으나, 피해자의 월 급여는 280만 원이 아닌 240만 원이라고 다투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