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피고 B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 C는 원고에게 6,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7. 1.부터 2024. 12. 2.까지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항소, 피고 C에 대한 나머지 항소, 피고 C의 원고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 C가 부담한다.
제2항의 금전지급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7. 1. 2.부터 제주시 I, 5층에서 ‘J치과’라는 상호로 치과의원(이하 ‘원고 병원’이라고 한다)을 운영하다가 2021. 8.경부터는 제주시 K, 3, 4층에서 원고 병원을 운영하는 사람이고, 피고 B는 봉직의로, 피고 C는 실장으로 각 원고 병원에서 근무하였던 사람들이다.
피고 B는 2020. 9. 14. 원고에게 ‘본인은 원고 병원에서 퇴사 후 1년 이내에 같이 근무했던 직원과 같이 새로운 사업장을 개설하거나 채용하지 아니하며 같이 근무하였던 직원을 새로운 사업장으로 유인하는 행위 또한 하지 않는다(이하 ‘이 사건 채용 등 금지약정’이라고 한다). 본인은 이를 위반하였을 경우 위약벌로 5,000만 원을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하고, 이 경우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이하 ‘이 사건 제1위약약정’이라고 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하여 교부하였다.
피고 C는 2020. 1. 2. 원고에게 ‘본인은 원고 병원에서 퇴사 후 1년 이내에 같이 근무했던 직원을 다른 경쟁업체 또는 새로운 사업장으로 이직하도록 유인하지 않는다(이하 ‘이 사건 유인금지약정’이라고 한다). 본인은 이를 위반하였을 경우 위약벌로 2,000만 원을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하고, 이 경우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이하 ‘이 사건 제2위약약정’이라고 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각 작성하여 교부하였다.
피고 C는 2021. 12. 23. 퇴사일자를 2021. 12. 31.로 기재하여 개인사정으로 인하여 사직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사직서를 하였다.
피고 B는 2022. 1. 24. 원고로부터 ‘내일부터 안 나오셔도 됩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게 되자 2022. 1. 25.경부터 원고 병원에 출근하지 않았다.
피고 B는 2022. 4. 18. 원고 병원의 이전 소재지(제주시 I, 5층)에 ‘L 치과의원’이라는 상호로 치과의원(이하 ‘피고 병원’이라고 한다)을 개설하였고, 피고 C 및 원고 병원에서 근무하던 D, E, F, G, H은 같은 날 피고 B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그 때부터 피고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한편 피고 B는 2022. 2. 21.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2022. 4. 22. 제주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원고가 2022. 1. 24. 피고 B에게 행한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 원고는 위 사람들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정을 받았고(R), 이에 원고가 위 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2022. 7. 14. 재심신청이 기각되었다(M).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재심판정 취소에 관한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나 2024. 2. 8. 원고의 청구는 기각되었고(서울행정법원 2022구합78296호), 위 1심판결에 대한 원고의 항소도 2024. 10. 30. 기각되었으며(서울고등법원 2024누35455호, 이하 통틀어 ‘관련 행정소송’이라 한다), 원고는 2024. 11. 19. 이에 불복하여 상고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2, 4 내지 6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 B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 B가 먼저 원고에게 개원의사를 밝힘에 따라 근로관계를 합의해지 한 것이고, 2022. 1. 25.경부터 원고 병원에 출근하지 않음으로써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근로관계는 종료되었다. 그런데 피고 B는 그로부터 1년 이내에 원고 병원에서 같이 근무했던 직원인 피고 C 등을 피고 병원에 채용함으로써 이 사건 채용 등 금지약정을 위반하였다. 그리고 부당해고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채용 등 금지약정을 위반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 B는 원고에게 이 사건 제1위약약정에 따라 5,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 해고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해고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노무 수령 거부 경위와 방법, 노무 수령 거부에 대하여 근로자가 보인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자가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확정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두57695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에게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등 참조).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해고가 무효인 경우 근로자는 근로계약관계가 유효하게 존속한다(대법원 1994. 9. 13. 선고 93다50017 판결, 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취지 참조).
이 사건 채용 등 금지약정에서 정한 ‘퇴사’ 사유가 발생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에서 인정한 사실, 앞에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2022. 1. 24. 피고 B에게 ‘내일부터 안나오셔도 됩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피고 B는 그 이후부터 원고 병원에 출근하지 않았던 점, ② 사업주가 근로자의 사직이라고 주장하고 근로자는 사업주로부터 해고당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우 어느 쪽에 근로계약 종료 사유에 관한 입증책임이 있는지에 관해 보건대, 해고가 구두로 이루어진 경우 근로자는 해고 사실을 입증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반면 근로자의 사직 의사표시가 구두로 이루어진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사직서 제출을 요구하거나 근로자가 이를 거부하고 무단으로 결근하는 경우 이를 징계 사유로 삼아 해고할 수 있는 점 등 근로계약에 있어 양 당사자의 지위와 입증의 부담을 고려하면,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해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고 주장하는 사용자가 그와 같은 근로계약 종료 사유를 입증할 책임이 있다고 봄이 타당한바,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이나 제출하는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위와 같은 해고 의사표시 전에 피고 B가 원고에게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보기 부족한 점, ③ 원고는 2022. 2. 7. 피고 B가 개인사정을 사유로 2022. 1. 23. 4대 보험 피보험 자격을 상실하였다고 신고하였는데, 이는 피고 B가 스스로 사직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이나 원고가 피고 B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와 모순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2022. 1. 24. 피고 B에 대하여 한 근로관계 종료의 의사표시는 일방적인 것으로 피고 B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해고에 해당한다.
나아가 원고는 피고 B에게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한 사실이 없으므로 원고가 2022. 1. 24. 피고 B를 해고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해고의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효력이 없다.
결국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근로관계 종료의 의사표시는 부당해고로서 무효이고,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근로관계는 여전히 존속한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이 사건 채용 등 금지약정에 기재된 ‘퇴사’가 부당해고를 포함한 형식적인 근로관계 종료를 의미한다고 보는 것은 근로자에게 심히 부당하므로 적법한 실질적 종료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 B가 2022. 4. 18. 피고 병원을 개설한 이상 원직복직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표시한 것에 해당하므로, 적어도 그 때부터는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근로관계는 묵시적 합의에 의해 종료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계약의 합의해지는 계속적 채권채무관계에서 당사자가 이미 체결한 계약의 효력을 장래에 향하여 소멸시킬 것을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계약으로서, 이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계약이 성립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기존 계약의 효력을 장래에 향하여 소멸시키기로 하는 내용의 청약과 승낙이라는 서로 대립하는 의사표시가 합치될 것을 요건으로 하고, 계약의 합의해지는 묵시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으나, 계약에 따른 채무의 이행이 시작된 다음에 당사자 쌍방이 계약실현 의사의 결여 또는 포기로 계약을 실현하지 않을 의사가 일치되어야만 한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6다274270, 274287 판결 등 참조), 피고 B가 피고 병원 개업 이전인 2022. 2. 21.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관련 행정소송에 피고 보조참가인으로 참가까지 하였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변론종결일 현재까지 피고 B가 원고와 근로관계를 종료시킬 의사를 묵시적으로나마 표시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근로계약 종료에 대한 의사일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원고로서는 피고 B의 피고 병원 개업행위를 경업금지의무 위반으로 보아 징계해고하여 근로관계를 적법하게 종료시킬 수 있었다(원고와 피고 B 사이의 근로계약서 제14조, 제6조 제5호)].
피고 C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유인금지약정의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갑 제8호증의 2의 기재, 제1심증인 N, O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C가 원고 병원에서 퇴사한 2021. 12. 31.로부터 12개월 이내인 2022. 1.경부터 원고 병원 직원 N을 원고 병원의 경쟁업체이자 새로운 사업장인 피고 병원으로 이직하도록 유인하는 행위를 한 사실 및 피고 B와 함께 원고 병원에서 근무하던 D, E, F, G, H을 피고 병원으로 이직하도록 유인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고 C는 이 사건 유인금지약정을 위반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그로 인한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가) 이에 대하여 피고 C는, 원고로 인하여 근무환경이 악화되어 사직서를 제출하게 된 것이므로 자발적 퇴사를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유인금지약정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C가 작성한 사직서(갑 제3호증의 1)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C가 개인사정으로 사직한 사실이 인정될 뿐 피고 C가 주장하는 사정들이나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위와 같은 사직서의 기재를 뒤집고 근무환경 악화로 인하여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 C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피고 C는, 이 사건 유인금지약정은 민법 제103조를 위반한 것으로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에서 인정한 사실, 앞에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 병원에서 근무하는 기간 동안 치과의원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경험을 갖게 된 직원들이 다른 치과의원으로 이직하게 되는 경우 원고에게 상당한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므로 이 사건 유인금지약정에는 보호가치 있는 이익이 존재하는 점, ② 이 사건 유인금지약정은 피고 C의 이직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이직을 함에 있어 원고 병원 직원의 이직유인행위만을 금지하는 것으로 동종 업계에서의 직업 활동 자체를 제한하는 경업금지약정과는 그 성격을 달리하여 피고 C의 이직의 자유 등 직업선택의 자유가 크게 제한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뿐만 아니라 그 금지기간도 ‘퇴사 후 1년 동안’으로 합리적인 범위 내인 것으로 판단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C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 C는, 이 사건 유인금지약정 및 이 사건 제2위약약정은 근로기준법 제20조를 위반한 것으로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유인금지약정 및 이 사건 제2위약약정은 근로기간 중의 근로계약 불이행에 관한 것이 아니라, 근로계약 종료 시 또는 종료 후에 준수하여야 할 의무에 관한 것으로서 여기에 근로기준법 제20조가 적용된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서 더 나아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근로자로서는 비록 불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을 것이므로, 위와 같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보호하려는 데에 위 규정의 취지가 있는데(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1다5387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유인금지약정 및 이 사건 제2위약약정이 그 자체로 피고 C의 의사에 반하는 계약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하는 내용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③ 설령 피고 C의 퇴사를 어느 정도 억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기간은 ‘퇴사 후 1년’으로 그 합리성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 C의 퇴직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C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제2위약약정의 법정 성질
가) 당사자 사이에 채무불이행이 있으면 위약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경우 그 위약금 약정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위약벌인지는, 계약서 등 처분문서의 내용과 계약의 체결 경위, 당사자가 위약금을 약정한 주된 목적 등을 종합하여 구체적인 사건에서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할 의사해석의 문제이다. 위약금은 민법 제398조 제4항에 따라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지만, 당사자 사이의 위약금 약정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이나 전보를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 특히 하나의 계약에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에 관하여 손해배상예정에 관한 조항이 따로 있다거나 실손해의 배상을 전제로 하는 조항이 있고 그와 별도로 위약금 조항을 두고 있어서 그 위약금 조항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해석하게 되면 이중배상이 이루어지는 등의 사정이 있을 때에는 그 위약금은 위약벌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8다248855, 24886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제2위약약정은 ‘위약벌로 2,000만 원을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하고, 이 경우 원고의 손해배상청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계약당사자의 일방이 이 사건 계약상의 의무를 불이행한 경우 실제 발생한 손해와 별도로 제재적 성격을 지닌 위약벌까지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보이고, 위 위약벌을 손해배상예정액으로 보게 되면 순수 손해액에 위약벌까지 이중의 배상을 하는 결과가 되므로, 이 사건 제2위약약정에서 정한 위약벌은 그 배상관계를 간편하게 처리하려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아니라, 계약당사자로 하여금 이 사건 계약상의 의무를 준수하게 강제하는 위약벌의 성격을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 C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이 사건 제2위약약정에 따른 위약벌로 2,000만 원 및 그 중 제1심에서 인용한 1,400만 원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2. 7. 1.부터 피고 C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3. 8. 16.까지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나머지 당심에서 추가로 인용한 600만 원에 대하여 위 2022. 7. 1.부터 피고 C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판결 선고일인 2024. 12. 2.까지 위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위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가) 이에 대하여 피고 C는, 이 사건 제2위약약정은 위약벌이라고 하더라도 지나치게 과다하므로 과다하여 공서양속에 반하여 전부 또는 일부가 무효라고 주장한다.
위약벌의 약정은 채무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정해지는 것으로서 손해배상의 예정과 다르므로 손해배상의 예정에 관한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유추 적용하여 그 액을 감액할 수 없고, 다만 그 의무의 강제에 의하여 얻어지는 채권자의 이익에 비하여 약정된 벌이 과도하게 무거울 때에는 그 일부 또는 전부가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로 된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그런데 당사자가 약정한 위약벌의 액수가 과다하다는 이유로 법원이 계약의 구체적 내용에 개입하여 그 약정의 전부 또는 일부를 무효로 하는 것은, 사적 자치의 원칙에 대한 중대한 제약이 될 수 있고, 스스로가 한 약정을 이행하지 않겠다며 계약의 구속력으로부터 이탈하고자 하는 당사자를 보호하는 결과가 될 수 있으므로, 가급적 자제하여야 한다. 이러한 견지에서, 위약벌 약정이 공서양속에 반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사자의 일방이 그의 독점적 지위 내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체결한 것인지 등 당사자의 지위, 계약의 체결 경위와 내용, 위 약벌 약정을 하게 된 동기와 경위, 계약 위반 과정 등을 고려하는 등 신중을 기하여야 하고, 단순히 위약벌 액수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섣불리 무효라고 판단할 일은 아니다(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3다63257 판결, 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5다23932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에서 인정한 사실, 앞에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유인금지약정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그 필요성이 인정되는 점, ② 이로 인하여 피고 C가 부담하는 의무 역시 퇴사 후 원고 병원 직원의 유인을 금지하는 단순한 부작위의무에 불과하고 이직 자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내용은 아닌 점, ③ 위약벌은 원칙적으로 손해배상과 관계없이 계약당사자가 약정의 이행에 나아가도록 압박을 가하고 위약하였을 때에는 사적인 제재를 가하는 데에 그 본질이 있는 점, ④ 이 사건 제2위약약정은 위약벌 이외에 손해배상까지 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음에도, 원고가 피고 C를 상대로 위약벌과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지 않은 점, ⑤ 이 사건 제2위약약정에서 정한 위약벌 2,000만 원은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피고 C 총액 연봉 4,080만 원의 약 50% 정도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C가 주장하는 사정들이나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제2위약약정에 정한 위약벌이 지나치게 과다하여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 C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청구, 피고 C에 대한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 B의 원고에 대한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 B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당심에서 추가로 인용한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 C에 대하여 그 지급을 명하고,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항소, 피고 C에 대한 나머지 항소, 피고 C의 원고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방선옥(재판장) 류지원 정혜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