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을 징역 1년 6개월에, 피고인 B을 징역 1년에, 피고인 C을 징역 8개월에 각 처한다.
사건정보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판결
사건
2020고단1316
판결선고
2022. 5. 18.
창원지방법원마산지원
판결
범죄사실
D사업 개요
D 조성사업(이하 ‘이 사건 D사업’이라 한다)은 2009. 12. 15.「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에 따라 지식경제부로부터 ‘D 조성지역’으로 승인된 E, F 일원에 로봇을 주제로 하는 산업연계형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로봇연구센터, 컨벤션센터, 로봇전시체험시설, 로봇테마파크, 숙박시설 등을 주요시설로 하는 로봇 복합문화공간을 민관합동 개발방식으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재단법인 G(변경 전 명칭: 재단법인 H)은 D의 조성·관리·운영 및 로봇산업 발전을 위한 사업을 효율적·체계적으로 추진하고 관련 정책의 개발을 지원하기 위하여「I도 지능형 로봇개발 및 보급 촉진 조례」에 따라 I도와 J시가 공동으로 출자·출연하여 2010. 6. 30. 설립한 재단법인이다(구체적으로는 2002년경부터 존재하던 ‘재단법인 K’의 명칭과 목적 등을 위 조례의 취지에 맞게 변경 등기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이하 ‘L재단’이라 한다).
한편, M 주식회사(이하 ‘M’이라 한다) 등 6개 건설사로 구성된 M 컨소시엄은 2011. 4. 11. 이 사건 D사업의 민간사업자로 확정되어, 같은 날 I도지사, J시장, L재단과 ‘D 조성사업 실시협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실시협약’이라 한다). 이 사건 실시협약에 따르면, L재단과 M 컨소시엄은 이 사건 D사업 시행을 위해 특수목적법인(PFV)을 공동 출자하여 설립하되, 이 사건 D사업과 관련한 자산관리, 운영 등의 실제 업무는 L 재단과 M 컨소시엄이 공동 출자하여 별도 설립하는 자산관리회사(AMC)가 위 특수목적법인으로부터 위탁을 받아 추진하도록 되어 있다. L재단과 M 컨소시엄은 2011. 6. 29. 이 사건 실시협약에 따라 이 사건 D사업과 관련한 자산관리, 운영 등의 실제 업무를 추진할 N 주식회사(2015. 1. 1. 상호를 ‘O 주식회사’로 변경하였다. 이하 ‘자산관리회사’라 한다)를 공동 출자하여 설립하였다.
피고인 등의 지위
피고인 A은 2011. 2. 7.경부터 2013. 2. 7.경까지 L재단의 원장 겸 당연직 등기이사로 근무하면서 재단을 대표하고 소속 직원을 지휘·감독하며 재단의 최종 책임자로서 재단 업무를 총괄하였고, 피고인 B은 2010. 6. 3.경부터 2014. 10.경까지 L재단의 로봇산업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소속 부서인 D기획팀 등에 대한 지휘·감독, D기획팀의 분장 업무인 D 민간사업자 실시협약 체결 및 이에 따른 행정이행 업무, 특수목적법인 설립 및 운영, 기타 D에 관한 지원업무 등을 총괄하였으며, 피고인 C은 2012. 8.경부터 2018. 4.경까지 L재단의 경영지원실장으로 근무하면서 재단의 회계, 예산 및 결산, 세입 및 세출관리, 총무, 인사, 조직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P는 2011. 5. 11.경부터 2013. 7.경까지 L재단의 D사업단장으로 근무한 사람이고, Q은 2004. 8. 23.경부터 2012. 7. 말경까지 L재단 경영지원실 소속 직원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범죄사실
L재단과 M 컨소시엄은 이 사건 실시협약에서 자산관리회사의 설립 및 운영과 관련하여 필요한 전문인력을 자산관리회사로 파견할 수 있도록 하면서, 자산관리회사의 조직 구성, 인력 구성 등 자산관리회사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별도 합의에 의해 결정하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L재단과 M 컨소시엄은 2011. 8. 17.경 ‘자산관리회사 운영 등에 관한 약정’(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 하고, 위 약정이 담긴 문서를 ‘이 사건 약정서’라 한다)을 체결하면서, 자산관리회사에 파견되는 L재단 또는 M의 직원에게 지급될 임금은 파견기관(L재단 또는 M 컨소시엄)과 자산관리회사가 각 50%의 비율로 분담하되, 그 지급방법에 관하여 파견기관이 먼저 파견직원에게 임금을 전액 지급하고, 자산관리회사에서 부담할 부분을 파견기관의 청구에 따라 자산관리회사가 파견기관에 지급하도록 하였다. 따라서 L재단의 원장인 피고인 A, 로봇사업본부장인 피고인 B, 경영지원실장인 피고인 C은 자산관리회사에 파견된 L재단 측 파견직원들에게 재단이 선 지급한 임금 중 50% 상당액을 자산관리회사에 청구하여 이를 보전 받아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고인 B, 피고인 C 등 L재단 직원들을 자산관리회사로 파견하면서 위와 같은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자산관리회사로 하여금 위 임금의 50% 상당액을 L재단 측 파견직원들의 개인 계좌로 송금하게 하고, 이를 피고인 A과 피고인 C의 유흥주점 술값, 골프 라운딩 비용 등으로 사용하거나, 피고인 B, 피고인 C 등 파견직원들이 각자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 파견직원들로 하여금 자산관리회사가 L재단에 지급해야 하는 ‘직원 임금의 50% 상당액’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L재단에 같은 액수 상당의 손해를 가하기로 마음먹었다.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피고인 A은 피고인 B(2011. 7.경부터 2013. 2.경까지), P(2011. 7.경부터 2013. 2.경까지), Q(2011. 7.경부터 2012. 7.경까지), 피고인 C(Q의 후임자로 2012. 8.경부터 2013. 2.경까지)을 각각 자산관리회사에 파견하고, 피고인 B은 자산관리회사 소속 직원인 R으로 하여금 L재단이 보전 받아야 할 위 파견직원들 임금의 50% 상당액을 개인 계좌로 송금하게 하여, 자산관리회사로 하여금 피고인 B에게 2011. 9. 9.경부터 2013. 2. 25.경까지 피고인 B 명의의 S조합 계좌(계좌번호 1 생략) 및 피고인 B 명의의 T은행 계좌(계좌번호 2 생략)로 총 64,801,270원을 송금하게 하고, P에게 2011. 9. 9.경부터 2013. 2. 25.경까지 P의 처 U 명의의 S조합 계좌(계좌번호 3 생략)로 총 43,389,975원을 송금하게 하고, Q에게 2011. 9. 9.경부터 2012. 8. 24.경까지 Q 명의의 T은행 계좌(계좌번호 4 생략)로 총 19,430,240원을 송금하게 하고, 피고인 C에게 2019. 9. 24.경부터 2013. 2. 25.경까지 피고인 C 명의의 S조합 계좌(계좌번호 5 생략)로 총 15,078,217원을 송금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피고인 B, 피고인 C, P, Q에게 합계 142,699,702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 L재단에 같은 액수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 진술
증인 R, V, W, X, Y, Z의 각 법정 진술
피고인 C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일부 진술기재
W, X, AA, R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P, Q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의 각 진술기재
AB, AC, AD, V, X, W, Q, AE, AF, AG, AH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수사의뢰, 약정서의 각 기재
각 내사보고(증거서류목록 순번 3, 4, 6 내지 8, 10, 15번)의 각 기재
각 수사보고(증거서류목록 순번 20, 21, 25, 27, 28, 30, 31, 36, 43, 47, 48, 63, 67, 73, 74, 84 내지 89, 92, 93, 97, 98번)의 각 기재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들: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 제30조(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L재단과 M 컨소시엄은 자산관리회사를 설립할 당시 ‘자산관리회사로 파견되는 직원의 임금은 파견기관이 전액 부담하기로’ 약정하였고, 당시 피고인들은 이 사건 약정서 제5조의 내용을 그와 같이 이해하고 있었거나, 아예 이 사건 약정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잘 알지 못하였다. 따라서 당시 피고인들에게는 자산관리회사를 상대로 파견직원 임금의 50% 상당액을 청구하여 보전 받아야 할 업무상 임무가 존재하지 않았고, 그러한 임무가 존재한다는 인식도 없었다.
설령 그렇지 아니하더라도, 자산관리회사가 파견직원들의 개인 계좌로 지급한 돈은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2항에 따른 파견수당일 뿐 같은 조 제1항에 따른 임금이 아니므로, 피고인들은 업무상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를 한 바 없다.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인정된다.
L재단 원장인 피고인 A은 2011. 6. 30. 피고인 B에 대하여 기간을 2011. 7. 1.부터 2011. 12. 31.까지로 정하여 자산관리회사 겸임근무를 명하고, P, Q에 대하여 같은 기간 동안 자산관리회사 파견근무를 명하는 인사발령을 하였다. 그런데 위 인사발령 공문에 첨부된 ‘AMC 조직도(안)’에는 피고인 B이 자산관리회사의 감사로, P가 건설관리부 부장으로, Q이 경영관리부 소속 총무·인사 담당 직원으로 각 등재되어 있고, 좌측 상단에 ‘파견인원의 급여는 각 파견기관에서 부담(고문 및 신입사원 제외)’이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다.
자산관리회사는 2011. 7. 25. L재단에「N(주) AMC 직원 인건비 지급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위 공문에는 ‘자산관리회사가 AE, R 등 M 직원 8명을 회사간 전보 방식으로 채용하고 4대 보험 등 관련 기관 신고를 마쳤으므로, 특수목적법인 승인이 있기 전이라 하더라도 위 8명에 대한 7월 급여를 지급하고자 한다. L재단 파견인력에 대한 용역비 등도 L재단과 파견인력에 대한 협의를 마치는 대로 지출할 예정이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특수목적법인인 AI 주식회사도 같은 날 L재단에 자산관리회사가 M 직원 8명을 채용하고 4대 보험 등 관련 기관 신고를 마친 사실을 알리면서 ‘L재단에서 자산관리회사로 파견될 인력에 대하여 자산관리회사가 부담하여야 할 용역 대가 등의 비용을 제안하여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L재단은 2011. 7. 26. 자산관리회사에 ‘자산관리회사의 조직에 관하여 이 사건 실시협약 제13조의2 제2항에 따른 L재단과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 사건 실시협약 제15조 제1항에 의한 제반 행정절차 등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자산관리회사가 채용한 M 측 직원 8명의 인건비 지급의 건에 대한 논의를 보류한다.’라는 내용의 회신 공문을 보내고, 같은 날 특수목적법인에 대하여도 ‘이 사건 실시협약에 따른 절차완료 후 상호 합의하여 결정해야 할 건으로 논의를 보류한다.’라는 내용의 회신 공문을 보냈다.
그 후 L재단과 M 컨소시엄은 2011. 8. 17.경 이 사건 실시협약 제13조의2 제2항에 따라 자산관리회사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이 담긴 이 사건 약정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약정서에는 자산관리회사의 조직 및 인원구성, 사무관리, 보수 등의 내용이 담겨 있는데, 제1조 [별표 1] AMC 조직도에는 피고인 B이 자산관리회사의 감사로, P가 건설관리부 부장으로, Q이 경영관리부 소속 총무·인사 담당 직원으로 각 등재되어 있으나, L재단의 위 2011. 6. 30.자 인사발령 공문에 첨부된 ‘AMC 조직도(안)’의 좌측 상단에 기재된 문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 사건 약정서 제5조의 규정 내용은 아래와 같다.
L재단은 2011. 9. 8. 경영지원실장 전결로 자산관리회사에「겸직에 따른 관련 보수 지급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위 공문에는 ‘이 사건 약정서 제5조에 따라 L재단 겸직 직원인 피고인 B, P, Q의 2011. 7.분 및 8.분 보수를 그들의 개인 계좌로 지급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고, 붙임으로 위 3인에 대한 L재단의 2011. 7.분 및 8.분 근로소득명세서 등이 첨부되어 있다. 그런데 위 공문은 L재단 경영지원실 소속 직원인 X이 기안하고, 경영지원팀장인 W가 경영지원실장인 피고인 C의 전결을 대결함으로써 결재를 완료하였다.
자산관리회사는 2011. 9. 21. L재단에「N(주) 피보험자 자격취득 신고」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위 공문에는 ‘자산관리회사가 2011. 7. 1.부로 피고인 B, P, Q에 대하여 4대 보험(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의 피보험자 자격취득 신고를 진행하고자 한다’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다. 실제로 자산관리회사는 2011. 7. 20. 부산지방고용노동청 J지청에 위 3인에 대하여 2011. 7. 1.부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취득 신고를 하고, 그 무렵 국민연금공단에 위 3인에 대하여 2011. 7. 1.부로 국민연금자격 취득 신고를 한 바 있다.
L재단은 2011. 9. 26. 경영지원실장 전결로 자산관리회사에 위 2011. 9. 8.자 공문과 마찬가지로 ‘위 3인의 2011. 9.분 보수를 그들의 개인 계좌로 지급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고, 2011. 10. 25. 다시 경영지원실장 전결로 자산관리회사 ‘위 3인의 2011. 10. 1.부터 겸직해제시까지의 보수를 그들의 개인 계좌로 지급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는데, 위 각 공문 역시 경영지원실 소속 직원인 X이 기안하고 경영지원팀장인 W가 피고인 C의 전결을 대결함으로써 결재를 완료하였으며, 붙임으로 위 3인에 대한 L재단의 근로소득명세서가 첨부되어 있다.
자산관리회사는 이듬해인 2012. 3. 14. 수신자를 L재단으로, 참조를 L재단 경영지원팀으로 하여「겸직에 따른 관련보수 지급 확인 요청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위 공문에는 ‘자산관리회사는 이 사건 약정서 제5조(보수규정 등) 및 L재단의 2011. 9. 8.자, 2011. 9. 26.자, 2011. 10. 25.자 각 공문에 따라 L재단 측 파견직원에 대한 관련 일체의 보수를 2011. 7.부터 2012. 2.까지 지급하였으므로, 본 채무부존재 확인 공문에 대하여 이의가 있는 경우 2012. 3. 25.까지 회신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던 중 기존 파견직원인 Q이 2012. 7. 말경 L재단에서 퇴사하자, 피고인 A은 피고인 C에 대하여 2012. 8. 1.자로 자산관리회사 겸임 인사발령을 하였고, L재단은 2012. 8. 31. 경영지원팀장 전결로 자산관리회사에「겸직에 따른 관련 수당 지급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위 공문에는 ‘이 사건 약정서 제5조에 따라 L재단 겸직직원인 피고인 C의 2012. 8. 1.부터 겸임해제시까지의 관련 수당을 그의 개인 계좌로 지급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고, 붙임으로 피고인 C에 대한 L재단의 근로소득명세서가 첨부되어 있다.
피고인 A이 2013. 2. 7.경 L재단의 원장직에서 퇴임하고 2013. 3. 10.경 AD가 후임 원장으로 부임하자, L재단은 AD의 지시에 따라 2013. 3. 21. 경영지원팀장 전결로 자산관리회사에「겸직에 따른 관련 수당 지급 중지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는데, 위 공문에는 ‘L재단 겸직 직원인 피고인 B, 피고인 C, P의 관련 수당을 별도 협의가 있을 때까지 지급 중지하여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판단
이 사건 약정서 제5조의 의미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1항은, 자산관리회사에 파견되는 광의의 파견직원 중 (1) 자산관리회사에서 근로의 전부를 제공하는 ‘파견직’의 경우에는 자산관리회사가 그 임금 전액을 종국적으로 부담하되, 파견기관이 파견직원에게 기존에 지급하던 임금 전액을 선 지급하고 그 금액만큼 자산관리회사에 청구하여 보전 받는 방법에 의하고, (2) 파견기관과 자산관리회사에 각각 근로의 일부를 제공하는 ‘겸직’의 경우에는 파견기관과 자산관리회사가 그 직원의 임금을 절반씩 부담하되, 파견기관이 파견직원에게 기존에 지급하던 임금 전액을 선 지급하고 그중 50% 상당액을 자산관리회사에 청구하여 보전받는 방법에 의한다는 내용으로 해석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기초하여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1항의 문언을 합리적으로 해석하면,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이해된다.
㉠ L재단 또는 M 컨소시엄이 소속 직원을 자산관리회사에 파견하는 형태로는 ‘파견직’과 ‘겸직’이 있는데, 파견직은 파견직원이 자산관리회사에서 근로의 전부를 제공하는 형태이고, 겸직은 파견직원이 파견기관에서의 업무와 자산관리회사에서의 업무를 겸하는 형태를 말한다.
㉡ 제5조 제1항 2문은, 파견직의 경우 파견기관이 파견직원에게 임금 전액을 선지급하고 그 금액만큼을 파견기관의 청구에 따라 자산관리회사가 파견기관에 지급함으로써, 종국적으로 파견직원의 임금 전액을 자산관리회사가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 한편 제5조 제1항 3문은, 겸직의 경우 파견기관이 파견직원에게 임금 전액을 선 지급하고 기 지급 임금의 50% 상당액을 파견기관의 청구에 따라 자산관리회사가 파견기관에 지급함으로써, 종국적으로 파견직원의 임금을 파견기관과 자산관리회사가 절반씩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 또한 제5조 제1항 4문에서는 파견직원에 대한 임금의 지급기준은 파견기관에서 발급한 급여 관련 근거서류(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 등)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결국 파견직원은 기존에 파견기관에서 받던 임금을 그대로 지급받을 뿐 파견 전후의 임금 차이는 원칙적으로 없으며, 다만 파견기관과 자산관리회사 사이에 그 임금의 종국적 부담관계 및 정산관계만 남아있을 뿐이다.
이처럼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1항은 파견직원의 임금에 관하여 그 직원이 파견직이냐 겸직이냐에 따라 자산관리회사가 임금을 전액 부담하거나 파견기관과 절반씩 부담하는 경우만 상정하고 있을 뿐, 피고인들의 주장과 같이 파견기관이 파견직원의 임금을 전액 부담하는 경우는 상정하고 있지 않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아도 자산관리회사는 파견직원으로부터 근로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공받게 되므로 실질적으로 근로를 제공받는 만큼 임금을 종국적으로 부담하는 것이 합당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파견기관이 파견 중인 직원에 대하여 기존 임금을 전액 부담할 이유가 없다.
또한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2항은 자산관리회사가 파견직원에게 일정 금액의 파견수당을 지급할 수 있다고 하면서 그 지급기준은 “제1항에 따라 자산관리회사가 부담하는 금액을 감안”하여 L재단과 M 컨소시엄이 협의하여 결정한다고 규정함으로써, 파견직원에게 지급되는 임금 중 자산관리회사가 제5조 제1항에 따라 종국적으로 부담하는 부분이 있음을 전제하고 있다.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1항을 ‘파견기관이 종국적으로 파견직원의 임금을 전액 부담한다’는 취지로 해석할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주장은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1항의 문언 및 이 사건 약정서 제5조의 전체적인 체계에 반한다.
피고인들은, L재단의 2011. 6. 30.자 인사발령 공문에 첨부된 ‘AMC 조직도(안)’의 좌측 상단에 기재된 “파견인원의 급여는 각 파견기관에서 부담(고문 및 신입사원 제외)”이라는 문구를 내세워 원래 자산관리회사에 파견되는 직원의 임금은 파견기관이 종국적으로 부담하기로 되어 있었다고 주장하나, 위 인사발령 공문은 L재단의 내부공문일 뿐이어서 M 컨소시엄이나 자산관리회사를 구속하는 효력이 없고, 위 인사발령 이후에 최종적으로 체결된 이 사건 약정서 제1조 [별표 1] AMC 조직도에는 위와 같은 문구가 없으며, 위 문구는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1항의 규정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또한 L재단은 2011. 7. 26. 특수목적법인과 자산관리회사에 ‘자산관리회사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하여 L재단과 M 컨소시엄 간에 아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바 있으므로, 그 이전인 2011. 6. 30.자 인사발령 공문에 첨부된 ‘AMC 조직도(안)’이 L재단과 M 컨소시엄 간의 최종 합의안이라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위 문구를 이 사건 약정서의 일부분이라거나 L재단과 M 컨소시엄 사이에 최종적으로 합의된 내용이라고 볼 수 없다.
피고인들의 업무상 임무의 존부 및 그에 대한 인식 여부
이 사건의 경우 자산관리회사에 파견된 L재단 직원인 피고인 B, 피고인 C, P, Q은 ‘겸직’으로 파견되었고(당시 L재단에서는 ‘파견’, ‘겸임’, ‘겸직’이라는 용어를 혼용하였는바, 피고인 B, 피고인 C은 애초부터 ‘겸임근무’ 발령을 받은 점, P와 Q은 애초에는 ‘파견근무’ 발령을 받았으나 L재단이 자산관리회사에 보낸 보수 지급 요청 공문에는 ‘겸직’ 직원으로 표기되어 있고 파견이 종료될 때는 ‘겸임해제’ 발령을 받은 점, 증인 W, X, Y의 각 법정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 B, 피고인 C, P, Q은 모두 파견기간 동안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L재단에서도 일부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들의 파견 형태는 ‘파견직’과 ‘겸직’ 중 ‘겸직’으로 봄이 타당하다), L재단은 위 4명이 파견된 기간 동안 그들이 재단에서 지급받던 임금을 그대로 지급하였다.
따라서 L재단의 원장으로 재단의 전체 업무를 총괄하던 피고인 A, 본부장으로 자산관리회사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업무를 총괄하던 피고인 B, 경영지원실장으로 재단의 회계, 보수, 세입관리, 총무 등을 총괄하던 피고인 C은, 자산관리회사에 겸직으로 파견된 L재단 측 직원들에게 L재단이 선 지급한 임금 중 50% 상당액을 자산관리회사에 청구하여 이를 보전 받아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들은 다시, 자신들은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1항이 ‘파견직원의 임금을 파견기관과 자산관리회사가 절반씩 부담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음을 알지 못하였으므로, 자신들이 자산관리회사를 상대로 그와 같은 청구를 해야 한다는 점 역시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종합하면, 피고인들은 자신들에게 위와 같은 업무상 임무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판단되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약정서에서 제5조는 중핵을 이루는 조항이다. 그리고 이 사건 약정서 제5조의 성안 과정에서 L재단 측과 자산관리회사 측 사이에 여러 차례 논의가 오가고 이견이 드러나기도 했다. 특히 피고인 B은 주무 본부장으로서 이 사건 실시협약과 이 사건 약정서의 초안 단계부터 깊숙이 관여하였고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이 자산관리회사에 파견된 직원이었으며, 피고인 A은 L재단의 원장으로 재단 업무를 총괄하였을 뿐만 아니라 로봇사업본부 기획팀 팀장이던 V에게 ‘파견직원들의 수당을 기존 임금의 50% 정도로 만들어 보라’고 지시할 정도로 파견직원들의 보수 관계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있었고, 기관장으로 이 사건 약정서에 최종 결재를 하였다. 따라서 이들이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1항의 내용을 그 문언이나 체계에 배치되게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은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
피고인 C은 비록 이 사건 약정 체결과 관련된 업무에 관여하지는 않았으나, 자산관리회사가 설립될 무렵 L재단의 팀장급 이상이 참석하는 주간회의에서 피고인 B이 ‘P를 포함한 몇 명을 자산관리회사에 파견하고 자산관리회사로부터 기존 임금의 50%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보고하는 것을 들은 바 있다. 또 피고인 C은 그 무렵 피고인 A으로부터 ‘파견직원들이 자산관리회사로부터 지급받는 돈의 일부를 전달받아 관리하라’는 지시를 받고, 소속 직원인 W에게 ‘자산관리회사가 설립되면 재단에서 파견을 갈 것인데, 피고인 A이 자산관리회사 측과 파견자들의 보수를 개인 계좌로 지급받는 것에 대해 이미 협의를 끝낸 상태로 보인다. 그러니 네가 그 돈을 받아서 관리하고, 지금부터라도 나가는 돈이 있으면 일단 네 돈으로 먼저 해결해라’라고 말한 사실도 있다.
또한 피고인 C은 2011. 9.경 W에게 경영지원실장 전결로 자산관리회사에「겸직에 따른 관련 보수 지급 요청」공문을 보내도록 지시하면서도 자신이 결재선에 포함되는 것을 꺼리면서 기안자인 X에게 ‘내가 없는 날 결재를 상신하라’고 지시한 바 있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 2012. 8.부터 Q의 후임으로 자산관리회사에 파견되어, 재단으로부터 받는 기존 임금 이외에 그 임금의 50% 상당액을 개인 계좌로 지급받기까지 하였다. 나아가 피고인 C은 이 법정에서 “피고인 A에게 ‘자산관리회사에 파견직원 임금의 50% 상당액을 청구하여 보전 받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피고인 A이 ‘자산관리회사의 형편이 어려우므로 이 사건 D사업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때까지는 청구하지 않겠다’라고 답하여 그런 줄 알고 말았다”라고 진술한 바도 있다[피고인 C은 경찰 제3회 피의자신문 및 검찰 피의자신문 당시에도 같은 취지의 진술을 한 바 있다(증거기록 1638면, 1925면 참조)]. 이런 점들에 비추어 보면, 당시 피고인 C은 이 사건 약정서 제5조의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파악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최소한 L재단이 자산관리회사로 하여금 파견직원 임금의 50% 상당액을 파견직원의 개인 계좌로 지급하게 하는 것이 이 사건 약정서 내용에 배치된다는 점은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인다.
자산관리회사가 L재단 측 파견직원들의 개인 계좌로 지급한 돈의 성격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에게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1항의 규정내용에 따라 자산관리회사를 상대로 파견직원 임금의 50% 상당액을 청구하여 이를 보전 받아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고, 또 피고인들이 당시 자신들의 그러한 임무를 인식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자산관리회사로 하여금 파견직원들의 개인 계좌로 그들 임금의 50% 상당액을 지급하도록 한 것이 곧바로 피고인들의 업무상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피고인들은, 자산관리회사가 파견직원들의 개인 계좌로 지급한 돈은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1항에 따른 임금이 아니라 같은 조 제2항에 따른 파견수당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산관리회사가 L재단 측 파견직원들의 개인 계좌로 지급한 돈의 성격이 무엇인지를 추가로 규명할 필요가 있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자산관리회사가 L재단 측 파견직원들의 개인 계좌로 지급한 돈은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2항에 따른 수당이 아니라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1항에 따른 임금의 성격을 갖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수당은 기본적으로 실비 변상의 성격이 강하고, 항목마다 고정된 금액으로 책정되는 것이 통상적이다. 이 사건처럼 수당 액수가 ‘파견직원이 기존에 파견기관에서 지급받던 임금의 50%’로 정해지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자산관리회사가 L재단 측 파견직원들의 개인 계좌로 지급한 돈이 수당이라면, 파견직원들은 기존 임금에다가 그 임금의 50% 상당액을 수당으로 받게 되어 결국 기존 임금의 150%를 수령하게 되는데, 그들이 자산관리회사에 겸직으로 파견되어 근로를 제공한다는 것만으로 기존보다 훨씬 많은 액수의 임금을 받을 이유가 없다.
이 사건 약정서 체결 과정에서 양측 실무진으로 주된 역할을 담당한 V과 R은 이 법정에서 “자산관리회사가 파견직원의 기존 임금의 50% 상당액을 부담하는 것에 더하여 파견수당으로 기존 임금의 50% 상당액을 별도 지급하기로 논의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자산관리회사가 파견직원들의 개인 계좌로 지급한 돈은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1항에 따라 자산관리회사가 L재단에 보전해 주어야 하는 기존 임금의 50% 상당액이다”라고 일치하여 진술하였다. 특히 V은 이 법정에서 한눈에 보기에도 상당한 심적 부담감 속에 증언을 하였는바, 위 진술은 그러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2항은, 파견수당의 지급기준은 L재단과 M 컨소시엄이 협의하여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검사가 증거서류목록 순번 139번으로 제출한 ‘AMC 주요협의안건’의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약정 체결을 전후하여 L재단과 M 컨소시엄이 파견수당의 지급기준에 관하여 별도로 협의를 진행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오히려 당시 자산관리회사 개발기획부장으로 이 사건 약정 체결에 관여한 R은 이 법정에서 “L재단 측에서 파견직원의 기존 임금의 50% 상당액을 파견수당 명목으로 지급해 달라고 요구하였으나, M 컨소시엄은 수당의 금액이 너무 크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하였으며, 파견수당에 관하여 L재단과 M 컨소시엄 사이에 특별히 약정한 것은 없다”라고 진술하였다.
자산관리회사는 2011. 7. 20. 피고인 B, P, Q에 대하여 고용보험을 신청하는 등 이들을 자산관리회사 소속 직원으로 4대 보험에 가입시키고 그들에게 기본급을 포함한 월 급여를 지급하는 형식을 취하였으며, 그들에게 지급된 돈을 급여로 회계처리 하였다(당시 피고인 A, 피고인 B도 관련 공문을 통해 위와 같은 4대 보험 가입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 만약 자산관리회사가 위 파견직원들에게 파견수당을 지급하려는 것이었다면 굳이 위와 같은 복잡한 방식을 취할 필요가 없다.
당시 자산관리회사에는 L재단에서 파견한 직원뿐만 아니라 M 컨소시엄에서 파견한 Y이라는 직원도 있었는데, Y은 L재단 측 파견직원들과 달리 기존 임금의 50% 상당에 해당하는 수당을 받지 아니하고 기타수당, 식대 명목으로 매월 약 25만원 상당의 수당을 받았을 뿐이다. L재단 측 파견직원이나 Y이나 모두 이 사건 약정서 제5조의 적용을 받는 점에 비추어 보면, 자산관리회사가 L재단 측 파견직원들의 개인 계좌로 지급한 돈은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2항에 따른 수당의 성격을 갖는 돈으로 볼 수 없다.
나아가 자산관리회사는 2012. 3. 14. L재단에 ‘자산관리회사는 이 사건 약정서 제5조에 따라 부담하는 보수를 모두 지급하였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는바, 이는 자산관리회사가 그동안 파견직원들의 개인 계좌로 지급한 돈이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1항에 따라 지급한 것임을 밝히는 취지로서, 더 이상 L재단에 보전해 주어야 할 금전이 없음을 선언하는 내용이다. 비록 L재단의 공문 접수대장에 위 공문이 등재되어 있지는 않으나, 위 공문은 적어도 자산관리회사가 파견직원들의 개인 계좌로 지급한 돈을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2항에 따른 수당으로 인식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자산관리회사가 L재단 측 파견직원들의 개인 계좌로 지급한 돈이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2항에 따른 수당이라면, L재단은 위 돈과 별도로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1항에 따라 자산관리회사에 임금의 50% 상당액을 청구하였어야 하고, 피고인 A은 재단 원장으로서, 피고인 B은 이 사건 약정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본부장으로서, 피고인 C은 회계 및 보수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경영지원실장으로서 각 L재단이 그러한 청구를 하도록 업무처리를 하였어야 한다. 그러나 L재단은 위 파견직원들이 자산관리회사로부터 돈을 지급받던 약 1년 6개월의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그러한 청구를 하지 않았다.
소결론 - 업무상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의 존부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 A, 피고인 B은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1항이 애초의 의도와 달리 파견직원(겸직)의 임금을 파견기관과 자산관리회사가 절반씩 부담하는 내용으로 규정된 점 및 자산관리회사가 파견직원과 관련하여 명목 여하에 관계없이 기존 임금의 50% 상당액 이상을 부담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자산관리회사가 지급할 돈을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2항에 따른 수당이라고 강변하면서 파견직원들의 개인 계좌로 지급하게 하였고, 이로 인해 L재단은 결과적으로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1항의 내용과 달리 파견직원들의 임금을 전액 부담하게 되었다. 그리고 피고인 C은 이러한 전체적인 경위와 흐름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들에게 동조하여 L재단이 자산관리회사로 하여금 파견직원들의 개인 계좌로 기존 임금의 50% 상당액을 지급하게 하는 데 협력하고, L재단이 자산관리회사를 상대로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1항에 따른 청구를 하지 않도록 방치하였다.
결국 피고인들은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1항의 규정내용에 따라 자산관리회사를 상대로 파견직원 임금의 50% 상당액을 청구하여 이를 보전 받아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고, 그러한 임무가 있는 피고인들이 자산관리회사로 하여금 이 사건 약정서 제5조 제1항에 따른 임금의 성격을 갖는 돈을 L재단이 아닌 파견직원들의 개인 계좌로 지급하게 한 것은 L재단의 관계 임직원으로서의 업무상 임무에 위배된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개월∼10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횡령·배임범죄 > 01. 횡령·배임 > [제2유형]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1년∼3년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 A은 징역 1년 6개월/ 피고인 B은 징역 1년/ 피고인 C은 징역 8개월
유리한 정상: 피고인 B, 피고인 C은 이 사건 범행에 대하여 도덕적·윤리적 책임을 통감한다고 하면서 나름대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피고인 C은 피고인 A, 피고인 B에 비해 범행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중하지 않다. 피고인 A은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형 처벌을 한 차례 받은 것 이외에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고, 피고인 B은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이며, 피고인 C은 동종 전과가 없고 집행유예 이상의 전과도 없다.
불리한 정상: 이 사건 D사업은 막대한 국가예산과 민간자본이 투입된 대규모 국책사업이고, L재단은 이 사건 D사업을 효율적·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I도와 J시가 공동 출자·출연한 재단법인으로,「지방자치단체의 출자·출연 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 기관에 해당한다. 따라서 L재단의 임직원인 피고인들은 재단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역주민에 대한 공공복리가 증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했다. 더구나 당시는 이 사건 D사업의 민간사업자를 선정하고 실시협약을 체결하는 사업 초창기로서 L재단의 운영비가 충분치 않던 시절이었으므로, L재단의 원장, 본부장, 경영지원실장인 피고인들로서는 더더욱 직무의 청렴성과 도덕성을 유지하면서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하여야 할 임무가 있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피고인들은 L재단의 M 컨소시엄에 대한 우월적 지위 그리고 자신들의 L재단 내 지위를 이용하여, 원래 L재단이 자산관리회사로부터 보전 받아야 할 파견직원 임금의 50% 상당액을 파견직원들의 개인 계좌로 지급되게 함으로써 가뜩이나 운영비 부족에 시달리던 L재단의 재정 상황을 어렵게 하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M 컨소시엄 측에 압력을 가하고 L재단의 관계 직원들에게 부당한 지시를 하는 등 계획적,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기간이 약 1년 6개월로 짧지 않고 피해 합계액이 약 1억 4,000만원에 달하는 거액이다. 또한 파견직원들로 하여금 위와 같이 개인 계좌로 지급받은 돈의 일부를 갹출하게 한 다음 피고인 A의 운전기사 급여에 보태거나, 경영지원팀장 W로 하여금 비공식 활동경비로 관리하게 하면서 골프비용, 회식비 등으로 사용하였으므로, 이 점에서도 죄질이 좋지 않다. 현재까지 피해가 회복되지 아니하였다.
특히 피고인 A은 L재단의 업무를 총괄하는 최종 책임자일 뿐 아니라 애초 이 사건 범행이 그의 섭외로 채용된 P의 급여 수준을 맞춰주려는 데에서 비롯된 점, 그럼에도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하면서 도의적인 책임감조차 보이지 않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가장 책임이 무겁고, 피고인 B은 본부장으로 특수목적법인과 자산관리회사의 설립 및 운영 관련 업무를 총괄하면서 이 사건 범행을 주도하였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개인계좌로 지급된 금원 중 W에게 건넨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약 3,000만원을 개인적 이익으로 취득하였으므로 마찬가지로 책임이 무겁다. 피고인 C은 피고인 A, 피고인 B이 주도하는 범행에 동조·협력하고 자산관리회사에서 별다른 업무도 하지 않았으면서 약 1,500만원을 개인적 이익으로 취득하였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보면,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엄중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으므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실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가족관계, 건강상태, 범행의 동기와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강지웅
각주1) 공소사실의 동일성을 해하지 아니하고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는 범위 내에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관계에 따라 공소사실을 정정 내지 수정하여 인정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