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 4, 5, 7, 10 내지 13호증, 갑 제3, 6, 16호증의 각 1, 2, 갑 제8호증의 1 내지 4, 갑 제9호증의 1 내지 3, 을 제1 내지 5, 7 내지 9, 11, 13 내지 16, 18 내지 31, 34, 37, 38, 41호증, 을 제6호증의 1 내지 5, 을 제10호증의 1 내지 8, 을 제12, 32, 36호증의 각 1, 2, 을 제33호증의 1 내지 29, 을 제35, 39호증의 각 1 내지 4, 을 제53호증의 1의 각 기재와 증인 A, B의 각 증언 및 이 법원의 진주경찰서장, 부산지방노동청장, 진주지방노동사무소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피고 회사는 진주시에서 직원 250여명을 두고 버스 80여대로 시내버스 운송사업을 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버스운전사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들로서 전국민주버스노동조합 삼성교통지부의 조합원들이거나 조합원들이었다.
원고들이 소속된 위 노동조합은 피고 회사와 체결된 1997년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되어 있다는 인식 아래 이를 개정하기 위하여 1999. 4. 16.부터 1999. 6. 3.까지 피고 회사와 9차례에 걸친 단체교섭을 가졌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교섭이 결렬되기에 이르렀는데, 당시 피고 회사와 이견을 보인 위 노동조합의 주장으로는 ① 조합원의 범위 및 가입과 관련하여 기존의 오픈 숍(open shop)을 유니언숍(union shop)으로 개정할 것, ② 노조전임자의 처우와 관련하여 조합원과 균등하게 대우하고 "만근 총액"(조합원이 전일 근무하였을 때 받을 수 있는 임금액을 말함.)을 지급할 것, ③ 버스 배차 문제와 관련하여 배차기준을 설정하여 문서화하고 공정한 배차문화을 확립할 것, ④ 임금산정시간을 종전의 1일 14.5시간에서 16시간으로 늘리고시간당 급여액 금 3,653원을 5% 인상할 것, ⑤ 교통사고 비용 등을 운전자에게 부담시키지 말 것, ⑥ 연, 월차 휴가비를 지급할 것, ⑦ 제반 인사원칙에 관하여 노동조합과 협의할 것 등이 있었다.
위 노동조합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1999. 6. 5.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을 하여 위 위원회가 1999. 6. 18. 조정위원회를 개최하여 조정안을 제시하였으나 위 노동조합 및 피고 회사는 이를 모두 거부하였다. 그 후 위 노동조합은 1999. 6. 22.부터 2일간 피고 회사 내 교양실에서 조합원 비상총회를 개최하여 당시의 조합원 49명 중 42명이 참가한 직접 · 비밀 · 무기명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 39명, 반대 3명으로 쟁의행위를 할 것을 결의하고, 조합원 투쟁지침으로 "6월 28일부터 리본, 조끼를 착용한다. 6월 28일부터 무기한 안전운행에 돌입한다. 7월 1일 '99 임단투 승리를 위한 전체 조합원 1차 결의대회 개최', 7월 2, 3일 '간부 현장 순회 선전전' " 등을 제시하고, 안전운행수칙으로 "안전운행일지 작성, 사무장에게 제출, 손님이 물어 보면 취지에 대해 잘 설명한다. 휴게 20분, 식사시간 30분 준수, 조발 · 결행 · 추월 · 돌출 금지, 베이시설(버스가 정차할 수 있도록 도로 가장자리에 마련된 홈을 말함.)을 반드시 이용한다. 안전운행속도 유지(과속금지)" 등을 제시하였다.
위 노동조합은 관계 법령에 따라 위 위원회 등에 1999. 6. 24. 쟁의행위신고를 하고 같은 달 26. 민주노총 C 외 1,589명으로부터 쟁의행위와 관련한 지원을 받기 위하여 쟁의지원신고를 함과 동시에 피고 회사에 대하여도 이러한 사실을 통보한 다음, 같은 달 28.부터 조합원들로 하여금 위 안전운행수칙을 준수하는 소위 준법투쟁에 돌입하게 하고, 한편으로 1999. 7. 2. 피고 회사와 위 위원회의 조정안을 토대로 교섭을 재개하여 1999. 7. 9. 제12차 교섭까지 가졌으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피고 회사는 "노동조합의 준법투쟁으로 인하여 시내버스의 운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줄뿐만 아니라 수입금 감소로 인한 경영상 어려움으로 계속적인 사업 유지가 어렵고, 위 노동조합이 쟁점안에 대한 태도를 변경할 가능성이 없으며, 전체 운전원 208명 중 약 47명에 불과한 조합원들의 쟁의행위를 방치하면 비조합원들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근무기강을 해이하게 할 우려가 짙다."는 등의 이유로 1999. 7. 13. 00:00부터 위 노동조합 조합원 약 47명에 대하여 전격적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하고 그 무렵 진주시로부터 조합원들이 운행하던 버스 중 8대에 대한 운송사업 휴지허가를 받았다. 당시 조합원들의 준법투쟁으로 인하여 시민들에 의하여 피고 회사 소속 시내버스가 운행시간을 준수하지 아니한다는 내용 등의 각종 민원이 제기되었고 그 결과 감독관청인 진주시장은 운전자인 원고 D 등 8명에게 위 위반행위에 대한 의견을 진술하거나 서면으로 제출하라는 통지를 함과 아울러 피고 회사에 대하여도 시내버스 운행에 철저를 기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으며, 한편 피고 회사는 1998.말 현재 자본금이 금 159,375,000원이고 1998년도 당기순이익이 금 130,476,187원에 불과한 지방 중소기업인데 위 15일간의 준법투쟁으로 인하여 피고 회사의 운행수입금이 평상시보다 합계 금 20,424,000원 정도 감소하였다.
이에 위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은 1999. 7. 13.부터 1999. 7. 16.까지 진주지방노동사무소에서 항의 농성을 하다가 근로감독관 등과의 면담과정에서 피고 회사가 직장폐쇄를 철회하면 즉시 현장에 복귀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였고, 그에 따라 위 사무소장은 1999. 7. 16.경 피고 회사에게 "농성 중인 조합원들이 직장폐쇄가 철회되는 대로 즉시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였으므로 조속히 직장폐쇄를 철회하고 노동조합과 교섭을 재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후 여러 차례에 걸쳐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으며, 위 노동조합도 1999. 7. 20.경 피고 회사에 교섭재개를 요청하면서 당분간 확성기 사용과 사내집회 개최를 하지 않기로 하였다는 내용의 통지를 하였으나, 피고 회사는 1999. 7. 20.경 위 노동조합에게 피고 회사의 직장폐쇄는 위 노동조합이 쟁의행위를 개시한 이후에 적법한 절차를 통하여 방어적 수단으로 이루어진 것이므로 직장폐쇄가 철회되기 위해서는 먼저 위 노동조합이 쟁의행위를 중단한다는 명확한 의사표시가 있어야 한다는 내용의 통지를 하였다.
피고 회사는 1999. 7. 23.부터 위 노동조합과 교섭을 재개하여 직장폐쇄 등에 관하여 논의를 하다가, 1999. 9. 22. 제22차 교섭에서 임금 및 단체협약에 관한 노사합의가 이루어졌는데, 그 합의 내용은 대체로 위 ②, ③, ⑤, ⑥에 관한 노동조합의 주장을 피고 회사가 수용한 것으로서 위 조정위원회의 조정안과 유사하였다.
당사자들의 주장 및 그에 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은, ① 원고들의 위 준법투쟁은 단순한 준법운행일 뿐 쟁의행위로 볼 수 없으므로 피고 회사의 이 사건 직장폐쇄는 노동조합이 쟁의행위를 개시하기도 전에 단행된 것이고, ② 피고 회사가 교섭기간 중인 1999. 5. 19.부터 같은 해 6. 16.까지 사이에 위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대비하여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의 업무를 대행하게 하기 위하여 소외 E 등 16인을 임시기사로 채용하여 직장폐쇄 후 조합원들을 대리하여 정상운행을 하게 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직장폐쇄는 노동조합의 조직력을 약화시키고 단체교섭과정에서 노동조합의 주장을 포기하고 사용자의 제안을 받아들이도록 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공격적 직장폐쇄이며, ③ 위 준법투쟁 기간 동안의 1일 손실액은 피고 회사의 전체 운송수입금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아 회사경영에 막대한 피해를 주었다고 할 수 없고 또한 안전운행을 이유로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약간의 불편을 끼쳤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가 피고 회사의 직장폐쇄를 정당화할 정도에 이르지는 아니하였으므로 그 긴급성, 필요성의 요건을 결여하였을 뿐만 아니라, ④ 위 노동조합의 근로자들이 1999. 7. 13.부터 같은 달 16.까지 진주지방노동사무소에서 항의농성을 하던 중 위 노동사무소를 통하여 피고 회사에 근로복귀의사를 명백히 밝혔는데도 피고 회사에서는 계속하여 직장폐쇄를 유지하였으므로 적어도 그 시점부터는 피고 회사의 직장폐쇄는 그 정당성을 결여한 것으로서 위법하므로, 피고 회사는 직장폐쇄기간 동안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 회사는, 원고들의 준법운행은 명목일 뿐 사실상 정상적인 운행을 적극적으로 부정하는 불법쟁의행위이고, 이 사건 직장폐쇄는 위 노동조합의 위와 같은 불법쟁의행위에 대항하여 피고 회사의 존립을 유지하기 위한 정당한 것이므로 위 기간 동안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원고들의 준법투쟁의 성격 및 그 정당성 여부
위 준법투쟁의 목적, 절차, 형태 등과 이로 인한 피고 회사의 수입감소 등에 비추어 위 노동조합의 준법투쟁은 태업과 유사한 쟁의행위라 할 것이고, 위 노동조합은 관계법령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거쳐 쟁의행위로 나아갔고, 그 목적 역시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의 개정이라는 근로조건의 개선에 관한 것이며, 그 수단과 방법도 반사회성이 없었다고 할 것이므로, 비록 원고들의 행위로 인하여 피고 회사의 통상적인 업무 및 재정상황에 차질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원고들의 쟁의행위의 정당성이 부인될 수는 없으므로 원고들의 준법투쟁은 정당한 쟁의행위이다.
피고 회사의 직장폐쇄의 정당성 여부
일반적으로는 힘에서 우위에 있는 사용자에게 쟁의권을 인정할 필요는 없다 할 것이나, 개개의 구체적인 노동쟁의의 장에서 근로자측의 쟁의행위로 노사간에 힘의 균형이 깨지고 오히려 사용자측이 현저히 불리한 압력을 받는 경우에는, 사용자측에게 그 압력을 저지하고 힘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한 대항 · 방위 수단으로 쟁의권을 인정하는 것이 형평의 원칙에 맞는다 할 것이고, 우리 법도 바로 이 같은 경우를 상정하여 사용자의 직장폐쇄를 노동조합의 동맹파업이나 태업 등과 나란히 쟁의행위의 한 유형으로서 규정하고 있으며, 다만 구체적인 노동쟁의의 장에서 단행된 사용자의 직장폐쇄가 정당한 쟁의행위로 평가받기 위하여는, 노사간의 교섭태도, 경과, 근로자측 쟁의행위의 태양, 그로 인하여 사용자측이 받는 타격의 정도 등에 관한 구체적 사정에 비추어 형평의 견지에서 근로자측의 쟁의행위에 대한 대항 · 방위 수단으로서 상당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한다 할 것이고, 그 직장폐쇄가 정당한 쟁의행위로 평가받을 때 비로소 사용자는 직장폐쇄 기간 동안의 대상 근로자에 대한 임금지불의무를 면한다 할 것이다.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직장폐쇄는 위 노동조합이 쟁의행위에 돌입한지 15일이 경과한 후에야 비로소 단행된 점, 그 쟁의행위로 인하여 운행수입금 감소 등으로 지방 중소기업인 피고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이 발생함은 물론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막대한 불편을 초래하여 각종 민원이 발생하였고 그 결과 피고 회사의 대외적 이미지 및 신용도에도 악영향이 끼쳐진 점, 위 노동조합의 근로자들은 피고 회사측에 단순히 근로복귀의사를 밝혔을 뿐이고 이 사건 직장폐쇄의 원인이 되었던 준법투쟁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지는 아니한 점, 그리고 원고들의 주장처럼 피고 회사가 위 E 등 16인을 임시기사로 채용한 것이 쟁의행위 기간 중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의 업무를 대행하게 하기 위한 의도적인 것이었다고 인정할 만한 별다른 증거가 없는 점(을 제42호증의 1, 을 제43, 45호증, 을 제44호증의 1 내지 12, 을 제46호증의 1 내지 9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1999. 6.부터 7.까지 피고 회사의 운전원 중 10여명이 개인택시 면허를 발급받아 퇴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 회사가 위와 같이 위 E 등 16인을 채용한 것도 위와 같은 퇴사를 감안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등을 종합해 볼 때 이 사건 직장페쇄는 근로자측의 쟁의행위에 대한 대항 · 방위 수단으로서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직장폐쇄가 정당성을 결여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남근(재판장) 심재남 장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