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판결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22. 5. 24. 선고 2020가합13420 판결

손해배상(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1968. 8. 13. 방송사업 및 문화서비스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로 2011. 1. 25.부터 2020. 7. 31.까지 피고의 업무용 차량 운행 업무를 아래와 같이 E 주식회사, 주식회사 F, 주식회사 G(이하 모두 주식회사 표시는 생략하고, 통틀어 ‘이 사건 각 업체’라 한다)에 각각 위탁하여 왔다.

나.

이 사건 각 업체는 소속 근로자들 중 일부에게 피고의 업무용 차량을 운행하거나 운전기사들의 현장대리인(운전팀장) 역할을 담당하도록 하였다(이하 위 근로자들을 차량 운행 업무를 담당한 사람과 현장대리인 업무를 담당한 사람을 구분하지 않고 ‘이 사건 운전기사들’이라 하고, 위 각 업무를 통틀어 차량 운행 업무라고만 한다).

다.

원고들도 이 사건 각 업체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각 업체의 지시에 따라 피고의 업무용 차량을 운행하였다(이하 이러한 법률관계를 ‘이 사건 법률관계’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3, 26, 27, 28호증, 을 제1 내지 7호증(이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진주세무서장에 대한 과세정보 제출명령 회신 결과, 증인 H, I, J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이 사건 각 업체 소속 근로자로서 피고에 파견되어 피고의 지휘․명령을 받으면서 피고의 업무용 차량을 운행하였으므로, 이 사건 법률관계의 실질은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근로자파견에 해당하고, 원고들의 총 파견기간은 파견법 제6조 제2항에서 정한 상한인 2년을 초과한다. 따라서 피고는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3호, 제6조 제2항에 따라 파견근로자인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청구취지 제1항). 또한 피고는 직접 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원고들에게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때까지 원고들이 피고에게 직접 고용되었더라면 지급받았을 임금에서 원고들이 이 사건 각 업체로부터 지급받은 임금과 중간수입을 공제한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청구취지 제2항).

3.

판단

가.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의 판단 기준

파견법은 제2조 제1호에서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근로자파견’으로 정의하면서, 제6조의2 제1항 제3호, 제6조 제2항에서 사용사업주가 연장된 기간을 포함하여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해당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해당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 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해당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93707 판결,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4다211619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법률관계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1)

피고의 상당한 지휘ㆍ명령 여부 및 인사권 등 행사 주체

가)

원고들을 비롯한 이 사건 운전기사들이 피고 측으로부터 운행 일정을 통지받고 그에 따라 피고의 업무용 차량을 운행하였던 사실, 이 사건 운전기사들의 휴일 근로 여부를 비롯한 출ㆍ퇴근 시간 등도 피고 직원들의 그것과 대부분 일치하였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나)

그러나 업무용 차량 운전자들은 수요자의 요청에 따라 차량을 운전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운전기사들의 업무 내용은 피고 측의 요청에 따라 상당 부분 좌우될 수 밖에 없고, 출ㆍ퇴근 시간 등도 피고 직원들의 그것과 일치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점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가 이 사건 운전기사들에 대하여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ㆍ명령권을 행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오히려 갑 제9호증의 기재, 증인 I, J의 각 증언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운전기사들의 구체적인 업무에 관하여 지휘ㆍ명령권을 행사하고, 인사권을 행사한 주체는 피고가 아니라 이 사건 각 업체라고 보인다. ① 이 사건 운전기사들에 대한 채용, 출․퇴근 등 근태관리,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사용, 근무평정, 보직, 교육, 징계 등 인사에 관한 일체의 권한은 이 사건 각 업체들이 직접 행사하였다(피고 측에서 이 사건 각 업체 측에 양해를 구하고 운전기사 채용 면접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채용 여부는 이 사건 각 업체가 최종적으로 결정하였다).

②

이 사건 운전기사들은 피고의 보도국, 기술국 직원들이 이용하는 차량(이하 ‘전속 차량’이라 한다)을 운전하는 자와 보도국, 기술국 아닌 다른 부서의 직원들이 이용하는 차량, 피고의 창원 사옥과 진주 사옥을 왕복하는 셔틀버스(이하 통틀어 ‘일반 차량’이라 한다)를 운전하는 자로 구분되고, 전속 차량 운전자들은 다시 보도국, 기술국의 하위 부서별로 배치되었는데, 위와 같은 의사결정은 모두 이 사건 각 업체가 하였다.

③

일반 차량의 경우, 피고 측이 이 사건 각 업체의 현장대리인에게 배차 신청을 하면, 현장대리인이 일반 차량 운전자들 중에서 배차 신청된 차량을 운전할 사람을 선정하였다.

④

이 사건 운전기사들은 연월차 휴가,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사용할 때도 피고 측에 미리 고지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각 업체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했다.

⑤

이 사건 운전기사들에게 시간외수당을 지급하기 위한 근무일지도 이 사건 각 업체 소속 현장책임자들이 작성․관리하였다. 피고 직원들은 그 과정에서 근무일지에 기재된 운행 시간의 진위 여부만 확인하여 주었다.

2)

이 사건 운전기사들이 피고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공동작업을 하는 등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가)

증인 I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이 사건 운전기사들을 위하여 피고의 사옥에 출입할 수 있도록 출입증(이하 ‘이 사건 출입증’이라 한다)을 발급하고, 피고 사옥 내에 대기실을 마련하여 준 사실은 인정된다.

나)

그러나 피고가 사옥 내에 대기실을 마련한 이유는 이 사건 운전기사들이 피고 측의 운행 요청을 받고서 신속히 차량을 운행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고 보이는 점, 이 사건 출입증에 피고 직원들이 소지하고 있는 출입증과 달리 ‘협력직원’이라는 표기가 되어 있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점, 이 사건 운전기사들이 피고 소속 근로자와 상시적으로 공동 작업을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나타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에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운전기사들이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는 등으로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3)

이 사건 운전기사들이 맡은 업무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피고 직원들 중에는 따로 업무용 차량 운행 업무를 전담한 사람은 없고, 이 사건 운전기사들이 피고의 업무용 차량 운행을 전담해 왔으므로, 이 사건 운전기사들의 업무는 피고 직원들의 업무와는 명확히 구별된다고 할 것이다(증인 I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 B는 촬영 보조 업무를, 원고 C은 방송 송출장비 유지 보수 보조 업무를 일부 담당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위 원고들은 업무용 차량 운행 업무를 담당하면서 차량을 운행하지 않는 때 소속 부서의 요청에 따라 일시적, 간헐적으로 보조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보이므로, 위 원고들의 업무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융합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4)

이 사건 각 업체가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갑 제2, 4, 19 내지 23, 28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업체는 독립적 조직과 설비를 갖추고 있다고 보인다.

①

이 사건 각 업체의 설립일시, 자본금, 사업목적은 아래와 같다.

②

이 사건 각 업체는 소속 근로자들에게 급여와 시간외수당 등의 제수당 및 퇴직금을 지급하고 이와 관련된 원천징수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소속 근로자들을 위하여 국민연금, 건강보험, 산재보험 및 고용보험에 가입하였다.

5)

소결론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이 사건 법률관계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효인(재판장) 김정은 엄현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