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진주시 C에서 'D학원'(이하 '이 사건 학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주식회사이고, E는 피고의 대표이사이자 이 사건 학원의 원장이다. 원고는 2014. 7. 11.부터 2020. 8. 5.까지 이 사건 학원에서 수학강사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학원에서 근무를 마친 때로부터 약 2년 9개월이 경과한 2023. 5. 9. E를 상대로 퇴직금 등 체불에 관하여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진주지청에 진정을 제기하였다가 2023. 5. 19. 진정인 진술을 마친 후 2023. 5. 24. 위 진정을 취하하였고, 2023. 6. 29.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31,430,295원 및 이에 대한 2020. 8. 7.부터 2020. 8. 20.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6,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이 사건 학원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등 합계 31,430,295원(= 재직일수 2,218일에 대한 퇴직금 29,925,863원 + 연차유급휴가수당 1,504,43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는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의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마음대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 4 내지 6, 10, 13, 18 내지 20, 27호증, 을 제1, 2, 4, 5, 7 내지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학원에서 근무할 당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함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가 이 사건 학원에서 근무하기 이전부터 원고의 언니인 F은 이 사건 학원에서 부원장으로 근무하고 있었고, 원고는 별도의 강사 채용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F의 소개로 이 사건 학원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학원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초기에는 원고에게 기본급 최소 250만 원을 보장하였고, 원고가 이 사건 학원에서 근무한지 6개월이 지난 2015. 2.경 이후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수입배분약정(4:6)에 따라 원고의 강의를 듣는 수강생들이 이 사건 학원에 납부한 총 수강료 중 40%에서 사업소득세를 공제(원천징수)한 강사료를 원고에게 지급하였다.
원고는 월 고정급여를 지급받는 일반 강사들과 달리 학급 선택권 및 학생 선택권이 있었고, 피고는 원고와 F 등 학급 선택권 및 학생 선택권이 있는 일부 강사들(소위'프리랜서 강사')이 선택하고 남는 학급과 학생을 일반 강사들에게 배정하였다. 일반 강사들의 급여는 월 200만 원에서 월 300만 원 수준인 반면, 원고가 지급받은 강사료는 원고의 수강생 수에 따라 최소 월 1,894,333원(2016. 8. 원고의 첫째 출산 당시)에서 최대 월 6,861,867원(2020. 2.)까지 매월 증감이 있었고, 원고가 둘째 출산으로 인하여 강의를 진행하지 아니한 2019. 7.경에는 강사료를 전혀 지급받지 않았다.
원고의 수강생 수는 원고의 수입에 직접적 ·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서, 원고가 담당하게 되는 학급 내지 학생의 수는 자신의 수입을 얻기 위한 원고의 계산과 선택, 능력 · 노력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지, 피고가 원고에게 일정 수 이상의 학급 내지 학생을 담당하도록 요구하지는 않았다.
초 · 중 · 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에 진행되는 학원 운영의 특성상 이 사건 학원의 강의시간은 오후 3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집중되어 있고, 피고는 강의시간이나 강의실의 중복과 혼선을 피하기 위하여 학년별로 강의시간을 정하여 두었다. 원고는 주로 오후 3시경 출근하여 오후 10시경 퇴근하였던 것으로 보이나, 이는 피고가 원고의 출퇴근시간을 정하거나 근태를 관리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원고가 자신이 선택한 강의를 진행하기 위하여 그 강의시간에 맞추어 출퇴근한 것이고, 늦은 시간대 강의만 선택한 경우에는 오후 3시보다 더 늦은 시간에 출근하였다. 원고는 출근 이후라도 강의가 없는 시간에는 자유롭게 외출할 수 있었다.
원고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강의를 진행할 수 없는 경우에는 수강생들과 조율하여 보강을 진행하였고, 자신의 필요에 따라 대체 교사를 섭외하여 강의를 대행하도록 하기도 하였으며, 피고는 이에 대하여 어떠한 제재도 하지 않았다.
원고는 강의할 때 이 사건 학원에 마련된 복합기, 컴퓨터, 빔 프로젝터 등을 사용하였으나, 강의교재는 자신이 직접 선택하여 자신의 비용으로 마련하는 것이 원칙이었고, 사무용품 등도 모두 자신의 비용으로 마련하였다. 원고도 내신시험 대비 강의에는 이 사건 학원에서 자체 제작한 교재를 사용하였으나, 이는 학교시험을 준비하는 수강생들을 위하여 불가피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
E는 방학기간을 제외하고는 매주 금요일 오후마다 원고를 포함한 이 사건 학원 강사들과 모여 정기적으로 회의를 하였고, 시험대비기간에는 이 사건 학원 강사들이 모여 기출문제 관련 세미나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매주 화요일 자신이 담당하는 학급의 주간평가를 제출하고, 이 사건 학원의 신입생 응대 매뉴얼에 따라 신입생을 응대하거나 학부모 상담 등을 진행하였으며, 이 사건 학원에서 개최하는 설명회 준비를 도운 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학원의 기본적인 운영과 영업을 위하여 불가피한 조치로 보일 뿐만 아니라, 원고가 이에 불참하거나 거부한다고 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어떠한 제재를 하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원고는 이 사건 학원의 존속이나 원활한 운영, 수강생 모집, 효율적인 시험 대비 등이 자신의 수입에 직결되는 만큼 이에 협조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사정을 들어 원고가 피고의 상당한 지휘 · 감독을 받으면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는 이 사건 학원에서 6년 여간 근무하면서 피고와 사이에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계약서를 작성한 바 없다. 원고가 6년 여간 근로계약서 등도 작성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학원에서 계속 근무한 점에 관하여, 원고는 '피고가 우월적 지위에서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학원에서 근무한 일반 강사들에 비하여 원고가 차지한 위상과 권한 등에 비추어, 이는 원고가 약자의 지위에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원고와 피고 사이의 수입배분비율(4:6)에 관한 약정 이외에는 원고가 준수할 것이 강제되는 근로조건이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원고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등은 없었고, 겸업이 금지되지도 않았다.
원고는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았고, 코로나19 바이러스 유행 당시 '특수 고용직 프리랜서' 휴업지원금을 신청하여 이를 지급받았으며, 2023. 5. 9.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진주지청에 갑자기 진정을 제기하기 전까지 약 2년 9개월 동안 피고에게 퇴직금을 요구한 적이 없었다.
한편, 피고는 이 사건 학원의 일반 강사들이 퇴직할 경우에는 퇴직금을 지급하여 왔으나, 2020. 8. 5. 함께 퇴직한 원고와 F에게는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다만 E는 이 사건 학원의 부원장으로 재직하였던 F에게 사비를 들여 위로금 명목으로 3,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이경민
사건정보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판결
사건
2023가단38966
판결선고
2024. 8. 9.
창원지방법원진주지원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