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7호에서 정한 건설업자로서 2011. 5. 24. 경상남도 도로관리사업소 진주지소(이하 '진주지소'라고만 한다)로부터 A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를 계약금액 287,990,000원에 도급받았다.
원고는 피고(당시의 상호는 주식회사 에스케이였음)의 명의를 차용한 B에게 실제로는 이 사건 공사 전부를 일괄하여 하도급 하였으나, 2011. 6. 3. 피고와 사이에서 이 사건 공사 중 철근콘크리트 공사(이하 '이 사건 철근공사'라고 한다)만을 계약금액 109,528,000원에 하도급하는 건설공사 표준하도급계약서를 작성하였다(이는 건설산업기본법 제29조 제1항에서 정한 제한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보임).
그 무렵 이 사건 공사의 발주자인 진주지소, 원수급자인 원고, (형식적인) 하수급인인 피고는 이 사건 철근공사대금의 지급과 관련하여 진주지소가 피고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불하기로 합의하였다.
피고는 2012. 4. 13. 이 사건 철근공사와 관련하여 보증금액 3,723,000원, 하자보수책임기간을 2012. 2. 29.부터 2015. 2. 27.까지로 정하여 하자보수 보증서(이하 '이 사건 보증서'라고 한다)를 발급받아 원고에게 교부하였다.
별지 표 기재 C 등의 근로자(이하 '이 사건 근로자들'라고 한다)는 B에게 고용되어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목공 또는 철근공으로 일한 일용직 근로자들로서 별지 표 청구금액란 기재 임금을 B으로부터 지급받지 못했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창원지방법원 거창지원 2013가단473호로 주식회사 대호건설(원고)과 B을 상대로 임금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 2013. 10. 1. '주식회사 대호건설(원고), B은 연대하여 각 별지 표 청구금액란 중 해당란 기재 금액 및 이에 대한 같은 표 기산일란 중 해당란 기재 일자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하 '이 사건 선행판결'이라고 한다)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원고는 이 사건 선행 판결에 기한 강제집행에 의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 및 그 지연손해금, 소송 및 집행비용으로 합계 59,494,924원을 지출하였다.
[인정근거]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사실, 갑제1호증의1, 2, 갑제2, 3, 5, 6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을제1호증의 기재, 증인 B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2. 5. 24. 진주지소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수주받은 후 위 공사 중 이 사건 철근공사를 피고에게 하도급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철근공사에 참여한 목공, 철근공 등의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 등 59,494,924원을 대위변제하였다.
피고는 원고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도급받음에 있어 B에게 자신의 명의를 대여해 주었다.
피고는 명의 차용자인 B이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 상당의 구상금채무에 대하여 상법 제24조에 따른 명의대여자로서 책임을 진다.
명의대여자인 피고는 명의차용자인 B을 사실상 지휘, 감독하는 사용자로서 B이 원고에게 손해를 입히지 않도록 해야 할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않았고, 원고는 그로 인하여 손해를 입었다.
구상금 주장에 관한 판단
건설업에서 사업이 2차례 이상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11호에 따른 도급이 이루어진 경우에 같은 법 제2조 제7호에 따른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수급인은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진다(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
살피건대, 이 사건 근로자들의 사용자인 B(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7호에 따른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에게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한 원고는 B의 직상수급인으로서 B과 연대하여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고, 이에 따라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한 것이므로, 피고에게 구상을 주장할 수 없다.
명의대여자 책임 주장에 관한 판단
타인에게 자기의 성명 또는 상호를 사용하여 영업을 할 것을 허락한 자는 자기를 영업주를 오인하여 거래한 제3자에 대하여 그 타인과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이 있다(상법 제24조).
타인에게 어떤 사업에 관하여 자기의 명의를 사용할 것을 허용한 경우에 그 사업이 내부관계에 있어서는 타인의 사업이고 명의자의 고용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외부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그 사업이 명의자의 사업이고, 또 그 타인은 명의자의 종업원임을 표명한 것과 다름이 없으므로 명의사용을 허가받은 사람이 업무수행을 함에 있어 고의 또는 과실로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쳤다면 명의사용을 허락한 사람은 민법 제756조에 의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1994. 10. 25. 선고 94다24176 판결).
상법 제24조에서 규정한 명의대여자의 책임은 명의자를 사업주로 오인하여 거래한 제3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거래 상대방이 명의대여사실을 알았거나 모른 데 대하여 중대한 과실이 있는 때에는 책임을 지지 않는바, 이때 거래의 상대방이 명의대여 사실을 알았거나 모른 데 대한 중대한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면책을 주장하는 명의대여자가 입증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08. 1. 24. 선고 2006다21330 판결).
살피건대, 증인 B의 일부 증언에 의하면, 피고가 B에게 명의를 대여한 것은 이 사건 보증서의 교부 이전이고, 이 사건 근로자들은 이 사건 보증서 교부 이후의 작업에 투입된 인원들이므로(별지 기재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무기간은 모두 이 사건 보증서의 교부 이후이다), 피고에게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임금에 대해서 명의대여자의 책임이 인정되지 아니한다(기록에 나타난 사정에 의하면, 원고는 B에게 이 사건 공사 전부를 하도급하고도 관련 규정을 잠탈하기 위해 이 사건 철근공사에 한하여 피고에게 하도급한 것처럼 갑제3호증을 작성하였는바, 원고가 피고의 명의대여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보기도 어렵고, 보호할 가치가 있는 제3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나아가 원고 제출의 각 증거 및 증인 B의 증언만으로는 피고에게 민법 제756조에 의한 사용자책임이 인정된다고 볼 수도 없다.
원고의 변론재개신청에 관한 판단
당사자가 변론종결 후 주장·증명을 제출하기 위하여 변론재개신청을 한 경우 당사자의 변론재개신청을 받아들일지는 원칙적으로 법원의 재량에 속한다.
그러나 변론재개신청을 한 당사자가 변론종결 전에 그에게 책임을 지우기 어려운 사정으로 주장·증명을 제출할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하였고, 주장·증명의 대상이 판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요증사실에 해당하는 경우 등과 같이, 당사자에게 변론을 재개하여 주장·증명을 제출할 기회를 주지 않은 채 패소의 판결을 하는 것이 민사소송법이 추구하는 절차적 정의에 반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변론을 재개하고 심리를 속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3다27343 판결).
살피건대,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변론종결 전에 그에게 책임을 지우기 어려운 사정으로 주장·증명을 제출할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하였고, 주장·증명의 대상이 판결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요증사실에 해당하는 경우라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감안하여 보면, 법원이 변론을 재개할 의무가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변론재개신청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송승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