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
원고는 2014. 7. 17. 피고와 사이에 사천시 C 외 2필지 지상 D호텔(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의 리모델링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에 관하여 공사대금을 9억 5,000만 원(부가가치세 포함), 준공예정일을 2014. 11. 28.로 정하여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위 공사도급계약에 따라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였으나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해 공정률이 82.5%에 이른 상태에서 공사를 중단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공사대금 중 5,000만 원만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나머지 공사대금 733,750,000원(= 9억 5,000만 원 × 82.5% - 5,0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바, 일부 청구로 그 중 1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
피고는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E 주식회사(변경 후 상호: F 주식회사, 이하 'E'이라고 한다)와 사이에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E가 종합건설면허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원고로부터 종합건설면허를 대여받기 위하여 원고와 피고가 형식적으로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공사도급계약은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이므로, 원고의 청구는 부당하다.
판단
원고와 피고가 2014. 7. 17.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을 제1, 2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 공사도급계약은 단지 종합건설면허 대여를 위한 목적으로 형식적으로 체결된 것으로서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공사도급계약서(갑 제3호증)에는 통상적인 공사도급계약에서 중요한 내용이 되는 선급금이나 기성금 등의 구체적인 액수 및 지급방법, 지체상금 등에 관하여 아무런 기재가 없는바, 공사의 규모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이에 관하여 아무런 약정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 사건 공사에 관여하였던 G, H은 관련 민, 형사 사건에서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출석하여 아래와 같이 '원고는 단지 종합건설면허를 대여하였을 뿐이고, 실제로공사를 수행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위 G, H이 자신들과 별다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은 원고와 관련하여 허위의 진술을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이 사건 공사의 현장소장이었던 G는 E가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청구소송(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5가합1983)에 2015. 10. 8.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면허대여료 명목으로 4,240만 원을 지급하였는데, 면허를 빌린 회사는 E인가요, 아니면 원고인가요'라는 질문에 'E입니다'라고 답변하였다.
E의 대표이사인 H은, 피고의 실사주인 I의 지시로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였는데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I을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고소한 사건과 관련하여, 2015. 6. 19. 수사기관에서 '발주자 겸 원청은 피고이고, E와 원고가 수급을 받았다'고 진술하였으나, 이후 '수급자인 E, 원고가 호텔 리모델링공사와 관련하여 시공한 내역이 있는가요'라는 질문에 'E가 직접 시공한 내역은 공조냉난방 시스템공사, 하도급을 준 공사는 전기 및 소방공사, 기계 · 위생 · 소방설비공사이다. 원고는 리모델링을 위해 종합건설면허가 필요하여 명의만 대여했기 때문에 직접 시공한 내역은 없다'라고 답변하였다.
원고의 대표이사인 J은 2018. 2. 12.경 피고의 대표이사인 I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면대비를 얼마 받아야 하느냐'는 질문에 '통상 5% 정도이다'라는 취지로 답변하고, 'K이 원고 소속으로 되어 있고, 현장대리인이니까 면허대여에 해당하지 않는다. 면허대여는 직원도 없으면서 말 그대로 껍데기만 가지고 하는 것이다'라는 취지로 말하고, 원고의 피고에 대한 가압류를 해지해 달라는 요청에 '받을 걸 받아야 해지해줄 수 있다. 원고나 L 둘 중에 누가 주든 받으면 된다'고 말하였는바, 위와 같은 통화 내용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대표이사 J은 피고의 대표이사 I에게 종합건설면허 대여에 따른 대가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J과 I의 위와 같은 전화통화는 원고가 공사대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기 불과 1달 남짓 전에 이루어졌음에도, 당시 원고의 대표이사 J은 이 사건 공사 진행이나 공사대금 지급에 관하여는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당시 J은, I으로부터 원고의 피고에 대한 가압류를 해지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받을 걸 받아야 해지해줄 수 있다. 원고나 L 둘 중에 누가 주든 받으면 된다'고 대답하였을 뿐이고, J의 위 대답은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한 공사대금을 지급해 달라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바, 이는 도급인으로부터 상당한 액수의 공사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수급인의 태도로는 보이지 않는다.
원고는 이 사건 건물의 리모델링공사 중 건축, 토목 공사를 도급받고, E는 전기, 설비 공사를 도급받았다고 주장하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공사도급계약서에는 '삼천포 D호텔 리모델링공사'라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공사 내역이 기재되어 있지 않고, 원고와 E가 이 사건 건물의 리모델링공사 중 일부 공정을 나누어도급받았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원고는 현장대리인계, 하도급계약서 등 공사와 관련된 일부 서류만을 증거로 제출하고 있을 뿐, 실제로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였다는 점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는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원고의 주장에 따르면 이 사건 공사의 공사대금이 9억 5,000만 원이고 피고로부터 받은 공사대금은 5,000만 원이라는 것인데, 원고가 기성대금으로 5,000만 원만을 지급받았음에도 공사대금 9억 5,000만 원 규모의 공사를 공정률이 82.5%에 이르기까지 진행하고, 공사를 중단한 때로부터 3년 정도 지난 시점까지 별다른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적법한 공사도급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곽희두
각주1) 갑 제5호증의 1과 동일하다.
각주2) 이하 '원고'는 이 사건의 원고인 '주식회사 A'을, '피고'는 이 사건의 피고인 '주식회사 B'를 의미한다.
각주3) 을 제5호증에는 'M로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K'의 오기로 보인다.
각주4) E의 대표이사인 H의 형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