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 D은 원고에게 금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6. 6. 29.부터 2007. 6. 7.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피고 D에 대한 나머지 청구와 피고 주식회사 E, 피고 F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D 사이에 생긴 부분은 90%를 원고가, 나머지를 위 피고가 각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E, 피고 F 사이에 생긴 부분은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피고 D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사실관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1호증의 1, 2, 3, 갑2호증, 갑3호증의 1, 2, 3, 갑4 내지 8, 10, 12 내지 15, 17, 18호증, 갑9호증의 1, 2, 3, 을4호증의 1, 2, 을5, 6, 9호증의 각 기재 및 일부 기재와 증인 G의 일부 증언, H센터장, 주식회사 I사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된다.
원고는 1995. 5.경부터 창원시 J에서 개업하고 있는 변호사이고, 피고 D은 1997.경부터 2004. 7. 31.까지 원고의 변호사사무실에서 사무장으로 근무하고, 다시 2005. 8. 1.부터 같은 직위로 근무하다가 2006. 2. 24. 해고되었다.
피고 D은 2006. 2. 24. 23:03경부터 같은 날 23:21경까지 사이에 약 5회에 걸쳐 원고의 집 전화 및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어~이 C이, 너 죽어", "변호사를 못 하도록 매장을 시키고야 말겠다", "법원 앞에서 1인 시위라도 하여 망신을 주고 변호사를 못하게 하겠다"는 내용으로 말하였다.
1) 피고 D은 2006. 3. 13. 이 법원 2006가단18696호로 원고를 상대로 위 (가)항의 해고로 인한 일실수입 등 합계 93,480,807원의 지급을 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이 소는 2006. 10, 24. 소취하로 종결되었다), 같은 날 창원지방검찰청에, '원고가 1997. 3.경부터 2001. 10.경까지 K, L 등을, 2002. 3.경부터 2003. 초경까지 M 및 경찰관 출신 N 씨를, 2005. 8. 1.경부터 현재까지 O 등을 고용하여 그들로 하여금 사건을 유치하게 하고 소개비로 수임료의 20%를 지급하였으니 조사하여 처벌하여 달라'는 취지의 고발장을 제출하고, 원고가 소속된 P에 같은 내용으로 진정을 하였다.
피고 D은 위 고발장 등을 접수한 같은 날 16:50경 창원지방법원 기자실로 찾아가 그곳에 있던 피고 주식회사 E(이하 '피고 E'라 한다) 소속 기자인 피고 F에게 소장, 고발장, 진정서 등을 내보이면서, "나를 고용한 변호사가 나를 마음대로 해고하고 브로커를 고용하여 사건을 수임하는 등 많은 문제가 있어 검찰에 고발하고 P에 진정서를 제출하였으며, 민사소송도 제기하였다", "검찰수사가 진행되면 큰 일이 벌어질 것이다", "이런 사건은 언론에서 관심을 가져주어야 한다"는 등의 말을 하여 이를 기사화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피고 F은 피고 D로부터 위와 같은 말을 듣고 이를 기사화하여 피고 E가 발행하는 Q신문 2006. 3. 14.자 사회면에, "R", "S"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를 하였는데, 그 내용은 별지 1 기재와 같다. 피고 F은 그 다음날인 2006. 3. 15.에도, "T", "U"라는 제목으로 관련 기사를 보도하였는데, 그 내용은 별지 2 기재와 같다.
피고 D은 검찰의 고발인 조사가 시작되자 2006. 3. 29. 원고에 대한 고발을 취하하였는데, 피고 F은 이를 기사화하여 2006. 3. 30.자 Q신문에「V」이라는 제목으로 이를 보도하였으며, 그 내용은 별지 3 기재와 같다.
피고 D은 원고를 상대로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원고가 자신의 사무실은 상시근로자수가 5인 미만으로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자, 위 피고는 원고 사무실에 자신 외에도 W 외 3명이 더 근무하여 상시근로자의 수가 5명이 된다고 주장하며 그 증거를 수집할 목적으로, 2006. 4. 25. 18:30경 원고가 퇴근하고 없는 틈을 이용하여 창원시 J빌딩 4층에 있는 원고의 사무실에 들어가 사무원인 W 등과 대화를 나누는 척 하면서 그 대화내용을 녹음하였다. 그러나 위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2006. 6. 14. 원고가 고용한 상시근로자수가 5인 미만이라는 이유로 각하되었다.
원고는 2006. 5. 17. 피고 D이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같은 피고가 사무장으로 재직시 횡령·배임·사기 등을 저질렀다는 내용의 준비서면을 제출하였고, 이에 위 피고는 같은 날 23:01경 원고에게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여, "C이 너 끝까지 갈거냐? 끝까지 가면 너 죽어", "너 끝까지 가면 검찰에 또 고발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
판단
사실관계가 위에서 살핀 바와 같다면, 위 피고의 위 (1)(나) 및 (사)항의 각 행위는 원고에 대하여 인격적인 모욕을 가하면서 해악을 고지한 경우에 해당하고, 위 (1)(바)항의 행위는 원고의 허락 없이 증거를 수집할 목적으로 원고의 사무실에 들어가 몰래 녹음까지 한 것이어서 무단 방실침입에 해당한다. 또한, 위 (1)(다)2)의 행위는 원고의 품성, 덕행, 명성, 신용 등 인격적 가치에 대하여 사회로부터 받는 객관적인 가치를 침해할 의사에서 나온 것으로서 그로 인해 주장과 같은 사실이 보도되면 원고의 명예가 훼손되리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할 것이고(그와 같은 제보내용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여부는 명예훼손을 구성하는 데 영향이 없다), 그러한 내용이 실제 기사화된 이상 이 또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1) 이와 같이 위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협박, 무단방실침입, 명예훼손 등 위법한 행위를 하였고 이는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것이므로, 위 피고는 자신의 그와 같은 행위로 인해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한편 원고는 나아가, 2005. 3. 14.경 위 피고가 원고의 휴대폰에, "C이, 이제 너는 죽었다", "너 같은 놈은 변호사를 하면 안 돼", "곧 당신의 X에 대한 수임료채권을 가압류한다"는 등의 음성메시지를 남겨 협박하였다고 주장하며 그로 인한 손해의 배상도 아울러 구한다. 그러나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위 부분에 관한 주장은 이유 없다.
위 피고는, 원고가 자신을 부당해고 하였고 그 사이 자식과 같은 원고로부터 온갖 모욕과 배신을 당하여 심한 정신적 고통을 당하였으므로, 이에 기한 위자료 채권으로 상계하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에서 살핀 바와 같이 위 피고가 부담하는 손해배상채무는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이라 할 것이어서 이에 대해 자신의 채권으로 상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민법 제496조 참조), 원고가 위 피고를 부당해고 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손해배상의 범위
위 피고가 원고로부터 해고된 데 악의를 품고 위와 같은 행위에 이른 점, 위 피고는 원고가 속칭 브로커를 고용하여 사건을 유치한다는 것에 대하여 객관적인 자료가 없으면서도 검찰에 고발하거나 언론기관을 통해 보도하도록 한 점, 위 피고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원고는 그 명예나 신용훼손 등으로 정신적 고통을 당하였다고 넉넉히 인정되는 점 등 위에서 살핀 사건의 경위, 위 피고의 행위 및 그 내용, 원고와 위 피고의 직업, 사후의 경과 등을 모두 고려하면, 위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위자료의 액수는 1,0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위 피고는 원고에게 1,0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인 2006. 6. 29.부터 위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사건 판결선고일인 2007. 6. 7.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식회사 E, F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위 피고들은 원고에 관한 기사를 보도함에 있어서 관련 자료의 존재 여부, 사무실의 규모 및 수임건수 등을 확인하여 피고 D이 주장하는 내용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여야 하였다.
위 피고들이 기사에서 당사자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고 'A변호사', 'B사무장' 등으로 지칭하긴 하였으나 변호사업계 등에서는 당사자가 누구인지 곧바로 확인된다. 그런데도 위 피고들은 1차보도 이후에도 다시 연이어 기사를 내보내는 등 위법한 기사로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따라서 위 피고들은 피고 D과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원고에게 손해금 3억 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위 피고들의 주장
2006. 3. 14.자 보도는 '피고 D이 원고를 검찰에 고발하고, 법원에 손해배상소송 등을 제기하였다'는 내용, 그 다음날 보도는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였다'는 내용, 2006. 3. 31.자 보도는 '피고 D이 원고에 대한 고발을 취하하였다'는 내용 등에 불과하여 원고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침해할 정도의 구체적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보도내용 중 원고의 실명을 거론함이 없이 단순히 'A변호사', 'B사무장' 등으로만 표시하였을 뿐이므로 그 피해자를 특정하지 않았다.
피고 D의 제보 이후 법원, 검찰, 지방변호사회 등에 확인을 거쳐 위 D이 원고를 고발한 것이 사실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원고로부터도 의견을 들은 후 별지 1, 2, 3 기재와 같이 보도(이하 '이 사건 기사'라 한다)를 하였고, 이러한 보도경위 및 내용에 비추어 이 사건 기사내용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그 내용이 진실한 것이고, 그 내용이 진실한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진실한 것으로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으므로 위법성이 조각된다.
판단
구체적 사실의 적시 여부
언론보도에 의한 명예훼손에 있어 사실의 적시란 반드시 사실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경우에 한정할 것은 아니고,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표현에 의하더라도 그 표현의 전 취지에 비추어 그와 같은 사실의 존재를 암시하고, 또 이로써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의 구체성이 있으면 족하고, 신문 등 언론매체가 특정인에 대한 기사를 게재한 경우 그 기사가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인지의 여부는 일반 독자가 기사를 접하는 통상의 방법을 전제로 그 기사의 전체적인 취지와의 연관 하에서 기사의 객관적 내용,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사가 독자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다가 당해 기사의 배경이 된 사회적 흐름 속에서 당해 표현이 가지는 의미를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0다3764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기사는 위 피고들이 비록 피고 D이 원고를 검찰에 고발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가 이후 위 고발을 취하하였다는 내용의 것이기는 하나, 그 보도내용에 원고가 피고 D을 부당해고 하고 브로커를 고용해 수임하는 불법을 저질렀다는 내용을 앞세움으로써 그 기사를 읽는 독자들로 하여금 원고가 그와 같은 범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인상을 갖도록 하기에 충분하다 할 것이므로 전체적으로 보아 원고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사실의 적시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피해자의 특정 여부
명예훼손에 의한 불법행위에 있어 피해자의 특정은 반드시 사람의 성명이나 단체의 명칭을 명시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사람의 성명을 명시하지 않거나 또는 두문자(頭文字)나 이니셜만 사용한 경우라도 그 표현의 내용을 주위사정과 종합하여 볼 때 그 표시가 피해자를 지목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이면 피해자가 특정되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2. 5. 10. 선고 2000다5021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기사내용상, 'A변호사', 'B사무장' 등으로 익명처리를 하고 있긴 하나, 그들의 직업이 특정되어 있고 피고 D의 나이 및 민사사무장으로 근무한 시기 등을 적시해 놓고 있어 변호사업계 종사자나 그 주변 사람들이 'A변호사'가 원고를 가리키는 것으로 쉽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여 그 피해자 또한 특정되었다 할 것이다.
위법성 조각 여부
공공성 여부
변호사가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함께 근무하던 직원이 수사기관에 그러한 내용을 고발하였다는 내용 등은 변호사업의 특수성과 수임비리에 따른 폐해를 척결할 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기사는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을 다루고 있다고 인정된다.
진실성 여부
이 사건 기사의 주된 내용은, 피고 D이 브로커를 고용하여 사건을 수임한 혐의 등으로 원고를 검찰에 고발하였다가 이를 취하하였는데 수사기관인 검찰에서 위 D로부터 결정적인 정보를 얻지 못하여 허탈해 하고 있다는 것으로서 전체적으로 보아 사실관계에 부합하고, 위에서 든 증거에 의하면 피고 F이 제보를 받은 뒤 검찰 등 관계기관과 원고에게 그 사실 여부 등을 확인한 점도 인정되는 바이어서, 이 사건 기사의 내용은 진실이거나 위 피고들이 진실이라고 믿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원고는, 이 사건 기사 중 2006. 3. 31.자 보도에서 "그러나 법조주변에서는 'A씨가 고발장을 제출하였다가 이제 와서 별다른 이유 없이 고발을 취소한 것은 납득하기 힘든 행동으로 말 못할 사정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많다"라고 보도한 내용은 허위라고 주장하나 그 내용 등이나 앞서 살핀 여러 사정 등에 비추어 이를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기사내용은 위법성이 조각되어 명예훼손을 구성하지 않는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피고들에 대한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것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D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위 피고에 대한 나머지 청구 및 피고 주식회사 E, 피고 F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구남수(재판장) 문춘언 이규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