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법리오해
피고인 주식회사 A, B와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업안전법'이라고 한다)의 입법취지, 도색작업이 주된 사업목적과 직접 관련이 없다 하더라도 주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부수적으로 필요한 행위에 포함되는 점, 피고인 주식회사 A에서 페인트를 제공하는 점, 도급금액에 안전조치 관련 비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 B는 산업안전법 제29조 제1항의 사업주에 해당함에도 그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위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사업주'의 개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사실오인
피고인 C와 관련하여, 피해자 G이 일당으로 45만 원을 지급받기로 약정한 점, 피해자의 부 J이 피고인 C의 지시에 따라 일을 하였던 점 등을 보면 피고인 C와 피해자 사이에 실질적인 근로관계가 인정되고 따라서 산업안전법상 안전상의 조치의무와 피해자의 업무와 관련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여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하였음에도 실질적인 근로관계가 없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산업안전법 제29조 제1항은 '사업주'를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라고 정하고 있고, 위 항 제1호에서는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을 정하고 있으며, 동법 시행령 제26조 제2항에서는 위 규정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을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만 사용하는 사업을 제외한 사업'으로 정하고 있으며, 동조 제3항에서는 '"제1항에 따른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토사 등의 붕괴, 화재, 폭발, 추락 또는 낙하 위험이 있는 장소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산업안전법 제29조 제1항은 도급 사업자에게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동조 제3항은 여기서 더 나아가 도급인의 근로자가 수급인의 근로자와 함께 작업을 하지 않더라도 수급인의 근로자가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여 도급인의 의무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이 의무는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게 부과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점, 동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형식을 "작업"이 아닌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으로 규정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위 규정에서 정한 '사업의 일부'에서의 '사업'은 수급인의 작업장소가 사회통념상 도급인이 운영하는 사업장 내에 있다고 볼 수 있고 수급인이 분리 도급받은 부분이 도급인이 '본래 사업'의 목적 달성에 있어서 당연히 수행되어야 할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사업이어야 한다고 엄격히 해석할 필요가 있고, 단순히 그 사업의 목적달성을 위해 부수적으로 필요한 모든 사업이나 작업을 위 규정에서 정한 사업에 해당된다고 볼 수는 없다<1>.
이에 따라 피고인 B가 산업안전법 제29조 제1항의 사업주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심이 구체적으로 설시한 사정들을 모두 인정할 수 있고, 원심이 든 각 사정에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들 즉, ① 피고인 주식회사 A은 도자기 및 내열 세라믹 소지(=타일) 제조 및 판매업체일 뿐 이 사건에서 문제된 건물지붕의 도색 즉, 건축이나 건물에 대한 공사를 본래 사업으로 하는 업체는 아니었으므로 피해자가 수행하던 지붕위의 도색작업에 관하여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거나 진행과정을 총괄할 지위에 있지 않았기에 피고인 주식회사 A, B는 피해자의 도색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시나 감독을 하지 않았던 점<2>, ② 공장 지붕의 도색작업이 피고인 주식회사 A의 도자기 및 내열 세라믹 소지 제조 및 판매의 목적 달성에 있어 당연히 수행되어야 할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사업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점, ③ 주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하여 부수적으로 필요한 모든 작업과 관련한 사업을 위 '사업'에 포함하여 해석시키면 가벌성의 무분별한 확장 및 사업주 입장에서의 과다한 안전예산지출이 우려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페인트를 피고인 주식회사 A에서 제공한다거나, 도급금액에 안전조치 관련 비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인 B가 산업안전법 제29조 제1항 제1호에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의 사업주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피고인 주식회사 A 역시 동법 제71조에 따라 처벌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산업안전법 제66조의2, 제23조 제1항 위반죄는, 단순히 사용자의 소속 근로자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거나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와 같은 작업이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로서, 사업주가 소속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를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도2615 판결 등 참조). 또한, 도급인은 원칙적으로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없으나, 법령에 의하여 도급인에게 수급인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가 부여되어 있거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도급인에게도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 11. 11. 선고 2010도887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C는 I라는 상호로 도자기분판 평면작업 및 주택의 샷시 및 방수공사업에 종사하는 자로 별도의 사무실이 없고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지 않은 사실, 피해자는 K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페인트 도색업에 종사하여 온 사실, 피고인 C는 2014. 2. 28. 피고인 주식회사 A과 대금 600만 원에 피고인 주식회사 A의 산청지점 공장의 외벽, 지붕 등의 도색작업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도색 작업시 필요한 페인트 등 자재는 피고인 주식회사 A이 이를 구입해 주기로 한 사실, 피고인 C는 위 작업을 위하여 L 등 인부 2명과 계약하여 위 공장 벽면의 세척을 진행하였고 이와 별도로 지붕도색에 필요한 장비인 에어리스를 가지고 있던 피해자와 일당을 45만 원<3>으로 정하여 지붕의 도색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사실, 이에 따라 피해자는 지붕에서 페인트 분무기계 호스를 잡아 페인트를 뿌리면서 도색을, L은 뒤에서 피해자의 호스가 꼬이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J은 지상에서 에어리스의 조작을 각 하는 형태로 업무를 분담한 사실, 피해자는 위 작업 마지막 날에 슬레이트 지붕의 철로 된 구조물을 못으로 박아놓은 부분을 밟아야 하는데 부주의로 지붕의 투명플라스틱 재질부분을 밟아 추락하여 사망한 사실, 피고인 C는 위 사고 당시 공장 외부 벽면의 도색을 하고 있었고 피해자에게 위 공장 지붕에서 작업할 때 안전모나 추락방지용 로프 등을 착용하라는 얘기 등을 한 적이 없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또한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들, 즉 ① 피고인 C가 종사하는 주된 업종이나 사업장의 규모 및 그 분야를 고려할 때 위 피고인은 공장지붕의 도색에 관한 경험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에어리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사고 당일 기준으로 약 5년 전부터 위 업무에 종사하여 도색에 관한한 위 피고인보다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피해자에게 공장지붕의 도색을 맡긴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 C와 피해자가 일당을 주는 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였으나 그 일당은 피해자가 고용관계에 따라 종속적인 위치에서 받는 것으로는 보기 어렵고<4>, 일당에는 피해자의 장비 사용료도 포함되어 있었던 점, ③ 피고인 C는 페인트를 피고인 주식회사 A으로부터 공급받아 피해자에게 제공하였을 뿐이고, J은 피고인 C가 피해자에게 작업지시를 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5> 그 구체적인 내용에 관하여는 진술한바 없고, 오히려 원심법정에서 '피고인 B가 어떻게 작업지시를 하였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대하여 '좀 잘해달라, 야무지게 해달라고 하였고 구체적인 지시는 하지 않았다'<6>는 취지로 대답하였는바, 위 사정을 앞서 본 다른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B 뿐만 아니라 피고인 C도 피해자에게 도색작업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나 관여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큰 점, ④ 피해자는 피고인 C와 알고 지내던 사이가 아니고 L의 소개로 위 도색작업을 위해 피고인 C를 처음 만났던 점 등을 앞서 본 사실관계와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도색작업과 관련한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법령에 의하여 도급인인 피고인에게 수급인인 피해자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가 부여되어 있거나 피고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피해자를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한 사정도 인정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 검사의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양형권(재판장) 박창우 강성진
각주1) 건설산재예방과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질의 자료집 중 일부'도 같은 취지이다(공판기록 182쪽).
각주2) 공판기록 75쪽 참조
각주3) 일일 장비 사용료 15만 원, 일인당 인건비 15만 원의 합계금액{피해자의 부(父) J의 인건비까지 고려한 금액}
각주4) L은 원심 법정에서 피해자가 피고인 C로부터 돈을 받기로 한 부분에 관하여 '처음에는 피고인 C가 200만 원에 하라고 했는데, 일이 늦어질지도 모르니까 일당제로 하라고 하니까 그것을 마다하고, 하루라도 더 추가되면 상황이 다르게 벌어질 수 있으니까 그냥 45만 원씩에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85쪽).
각주5) 증거기록 89쪽, 공판기록 75쪽
각주6) 공판기록 75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