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원심 2014고단2700호 사기 부분
피고인은 1997. 5. 25.경 피해자 G(이하 '피해자'라 한다)가 창원시 성산구 E오피스텔 7층 724호(이하 '이 사건 오피스텔'이라 한다)에 관하여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싶다고 말하여 전세금은 4,000만 원이라고 말하였다.
피고인은 1997. 5. 30.경 피해자에게 전화로 "다른 사람이 전세를 보러 왔으니 계약을 하려면 우선 계약금을 맡기라."고 말하였고, 피해자는 몇 시간 뒤 계약금 200만 원을 피고인에게 지급하였다.
피고인은 1997. 6. 10.경 부동산중개소에서 이 사건 오피스텔에 관한 전세계약을 체결하기 직전에 피해자가 '이 사건 오피스텔에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으니 전세금을 300만 원 깍아달라'는 취지로 말하여 총 전세금을 3,700만 원으로 하기로 한 후 위 계약금 200만 원을 제외한 잔금 3,500만 원을 받았다.
따라서 피고인은 이 사건 오피스텔에 선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된 사실을 숨김으로써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다.
원심 2014고단2787호 부정수표단속법위반 중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4 기재 수표번호 U, 금액 2억 원인 당좌수표(이하 '4번 수표'라 한다), 순번 5 기재 수표번호 V, 금액 1억 원인 당좌수표(이하 '5번 수표'라 한다) 부분
피고인은 1997년경 이동통신사업소인 I을 운영하다가 R으로부터 2회에 걸쳐 운영자금 명목으로 8,000만 원을 빌리게 되었는데, 1997. 6. 2. 위 차용금 8,000만 원에 대한 담보로 피고인 소유인 창원시 W아파트 9층 902호(이하 'W아파트 902호'라 한다)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8,000만 원, 근저당권자 R인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주었다. R은 피고인에게 추가로 백지수표를 요구하였고, 피고인은 R에게 보관용으로 하기로 약속한 후 금액을 백지로 한 4, 5번 각 수표를 주었다. 이후 피고인의 회사가 부도나자, R은 4, 5번 각 수표의 백지 부분이던 금액란에 임의로 금액을 기재하였다. 따라서 4, 5번 각 수표의 백지보충권의 범위는 8,000만 원이므로 피고인은 위 백지보충권 범위를 초과하는 2억 2,000만 원 부분에 대하여는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2년)은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
사기 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과 원심 변호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판결문에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이라는 제목 아래 위 주장과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하게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살펴보더라도, 피해자가 당시 제출한 고소장의 기재나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은 '피고인과 피해자가 R을 통하여 이 사건 오피스텔에 관한 전세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실제로 계약을 체결하고 전세금을 교부한 1997. 5. 31.이 토요일이고(실제로도 토요일이다), 당시 R이 중국으로 출국한 상태여서 이 사건 오피스텔에 선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던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 R이 중국에서 돌아와 이 사건 오피스텔의 전세금이 비싸다고 하면서 300만 원을 돌려받게 해주었고, 그 후인 1997. 6. 12. 이 사건 오피스텔에 관한 전세권설정계약서를 작성하였다'라는 점에서 비교적 일관된다. 그리고 위 1997. 6. 12.자 전세권설정계약서가 같은 날 작성된 사실에 대해서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각 진술이 일치하는데, 피고인의 주장처럼 피해자가 오피스텔에 입주하는 날에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전세권설정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임에도 피고인은 이에 대하여 납득할 만한 변명을 하지 못함에 반하여 피고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경위를 자세하게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는 이 부분 범행을 대부분 인정하였고, 비록 수사기관에서 한 진술한 것이 약 16년의 시차가 있으나 '피고인이 R을 통하여 피해자와 전세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것은 기억한다고 진술하였는데, 이는 피고인의 위 변명과도 불일치하는 면이 있다.
피해자가 이 사건 오피스텔에 그 시가에 상당한 채권을 담보로 선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된 사실을 알았다면 아무런 담보도 없이 전세금 4,000만 원을 피고인에게 지급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한다.
한편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기망을 당한 후 피고인에게 전세금 명목으로 4,000만 원을 교부한 이상 그 전부에 대하여 사기죄가 성립하고, 이후 300만 원을 돌려받은 사정은 범행 후의 정상에 불과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부정수표단속법위반 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4번 수표 부분
백지수표의 금액란이 부당보충된 경우 적어도 보충권의 범위 내에서는 백지수표의 발행인이 그 금액을 보충한 것과 다를 바 없어 백지수표의 발행인은 그 범위 내에서는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의 죄책을 진다고 할 것이나, 이와 달리 보충권을 넘어서는 금액에 관하여는 발행인이 그와 같은 금액으로 보충한 것과 동일하게 볼 수는 없으므로, 그 발행인에게 보충권을 넘어서는 금액에 대하여까지 부정수표단속법위반죄의 죄책을 물을 수는 없다(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1도7185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1997. 6. 2. R에게 차용금 8,000만 원에 대한 담보로 W아파트 902호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8,000만 원인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마쳐준 사실(원심 2014고단2700호 사건의 증거기록 31쪽 참조), 피고인이 R에게 4번 수표를 교부한 사실, R이 1998. 1. 20. 금액 2억 원이 기재된 4번 수표를 경남은행에 지급제시한 사실(원심 2014고단2787호 사건의 증거기록 7, 9쪽 참조) 등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 사실에 피고인의 위 변명과 R이 당심의 증인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점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은 R에게 위 차용금 8,000만 원에 대한 담보로 금액란이 백지인 4번 수표를 교부하면서 그 백지보충권의 범위를 위 근저당권의 채권최고액과 동일하게 8,000만 원으로 제한하였는데, 이후 R이 백지상태이던 4번 수표의 금액란에 위 백지보충권의 범위를 초과하여 2억 원을 기재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 따라서 4번 수표의 액면금 2억 원 중 보충권의 한도인 8,000만 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보충한 것과 동일시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를 간과한 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5번 수표 부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5번 수표의 금액란에는 4번 수표와는 달리 피고인이 사용했던 것으로 보이는 도장이 날인되어 있고, 그 제시자도 R이 아닌 사실(원심 2014고단2787호 사건의 증거기록 12쪽 참조) 등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5번 수표는 금액란이 백지인 상태로 교부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금액을 기재한 상태로 교부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이유 중 4번 수표에 대한 부정수표단속법위반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전부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범죄사실과 증거의 요지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의 2014고단2787호 사건의 범죄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에 기재된 것과 같이 액면금 합계 5억 7,100만 원 상당의"(원심판결문 2쪽 마지막 행)을 "별지 범죄일람표(수정)에 기재된 것과 같이 액면금 합계 4억 5,100만 원 상당의"로 고치는 외에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