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16. 11. 3. 선고 2016나50768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피고가 당심에서 주장하는 사항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판단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당심에서의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단체협약 제58조 제2항에 따라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는 부당하다는 주장

1)

주장 요지

원고 A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상 보험급여를 수령하였으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는 단체협약 제58조 제2항에 따라 허용되지 아니한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단체협약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문언 해석을 둘러싼 이견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문언 내용, 단체협약이 체결된 동기 및 경위,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단체협약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정의 및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4다82026 판결,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4다14115 판결 등 참조).

나)

위와 같은 법리를 이 사건에 비추어 본다.

피고의 2013년 단체협약 제58조 제2항은 "조합원이 업무상 중대한 부상으로 산재보험법에 따라 요양 및 휴업급여를 청구 시 회사는 별도의 보상을 하지 않으며 모든 보상은 산재보험법에 따른 관련 기관에서 보상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원고 A이 2014년경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산재보험법상 보험급여 합계 25,656,150원(= 휴업급여 13,831,830원 + 요양급여 5,949,540원 + 장해급여 5,949,540원)을 수령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4, 을 2-2, 5-1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된다.

그러나 단체협약 제58조 제2항은 그 문언의 의미가 근로기준법상 재해보상책임이 면제된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민법상 불법행위책임까지 면제된다는 의미인지가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다. 따라서 이러한 단체협약 규정을 해석함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여 해석하는 것이 사회정의 및 형평의 이념에 맞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해석이라 할 것이다.

①

단체협약 제58조는 그 본문에서 '업무상 재해에 대한 보상'의 처리 방법을 정하고 있음을 명시적으로 밝히면서 제1항에서는 업무상 경미한 부상의 경우를, 제2항에서는 업무상 중대한 부상의 경우를 나누어 규정하고 있는바(을 5-1), 그 문언의 내용에 비추어 근로기준법상 재해보상을 구체화한 규정으로 해석되고, ② 단체협약 체결 당사자가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은 산재보험법상 보험급여의 성질이 근로기준법상 재해보상과 실질적으로 같다는 점을 고려하여 이중보상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지, 이와 성질을 달리하는 손해배상에서의 위자료까지 제한하기 위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보인다. ③ 또한 근로기준법상 재해보상과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은 그 요건과 책임의 범위, 소멸시효기간 등을 달리하는 별개의 제도이므로, 재해보상과 관련된 규정을 불법행위책임에 곧바로 적용하기는 곤란하고, ④ 단체협약은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유지 개선하고 복지를 증진하여 근로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를 향상할 목적'으로 '근로조건'에 관하여 체결되는 것인 점을 고려하면, 단체협약 제58조 제2항을 '조합원이 산재보험법에 따라 요양 및 휴업급여를 청구하는 경우에는 회사의 조합원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이 그 금액의 한도를 넘어 전부 면제된다'는 취지로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확장 해석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다86287 판결 참조).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고들이 피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이 사건에는 단체협약 제58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업무관련성이 없다는 주장

1)

주장 요지

제1심법원의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 결과에 의하면 원고 A에게 우측 견관절에 대한 퇴행성 변화만 관찰될 뿐 외상력이 확인되지 않으므로, 원고 A의 우측 견관절 통증과 강직, 운동범위 감소 등은 업무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2)

판단

원고 A은 2톤 트리밍 작업을 하던 중 어깨 통증이 발생하여 2013. 8. 13. 병원에서 우측 어깨의 충격증후군 등의 진단을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2톤 트리밍 작업은 무거운 제품을 들어 올리고 밀고 당기는 작업을 반복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작업이므로, 이러한 작업의 성질이 어깨와 같은 근골격계에 무리를 주어 손상이 누적되면 견관절 통증과 강직 등의 질병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 A의 우측 견관절 통증과 강직 등은 그 업무의 성질상 일회적인 충격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우측 어깨에 무리를 줄 수 있는 작업을 반복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외상력이 확인되지 않는다거나 퇴행성 질환이라는 사정만으로는 제1심의 판단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다.

안전배려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였다는 주장

1)

주장 요지

원고 A이 2008년 산업재해를 입어 좌측 손가락을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그가 종사하던 2톤 트리밍 작업은 손으로 집게를 움켜쥔 채로 쇠를 집어 들어 올리는 작업으로 손가락의 미세한 운동을 요하지 않아 업무변경을 지시할 필요가 없었다. 피고는 원고 A에게 법정 휴게시간보다 더 많은 휴식시간을 보장하고, 안전교육을 상시 실시하며 작업 전에 스트레칭을 하도록 교육하였으므로, 안전배려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였다.

2)

판단

원고 A이 2008. 3. 11.경 업무상 사고로 좌측 수부에 절단장애, 관절강직, 통증 및 감각이상, 운동장애 등의 장해를 입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이러한 장해 상태를 감안하면, 원고 A은 다른 근로자들과 달리 주로 우측 팔에 힘이 가중된 채로 쇠를 들어 올리는 2톤 트리밍 작업을 할 수 밖에 없고, 이로 인하여 우측 견관절에 반복적으로 무리가 가해져 장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이 입은 좌측 수부 장해 상태를 감안하여 신체적으로 무리가 가지 않도록 적절히 업무분장을 할 안전배려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고,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은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라.

일실수입 손해가 발생할 개연성이 없다는 주장

1)

주장 요지

원고 A의 휴유증 정도가 비교적 경미하고, 단체협약에 따라 임금이나 근로조건에서 불이익을 받지 아니하도록 신분보장이 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 A에게 현재 또는 장래에 있어서의 수입의 감소로 인한 손해가 발생할 개연성이 없다. 따라서 노동능력의 일부 상실을 이유로 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는 허용되지 아니한다.

2)

판단

타인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상해를 입은 피해자에게 신체장애가 생긴 경우에 그 피해자는 그 신체장애 정도에 상응하는 가동능력을 상실했다고 봄이 경험칙에 합치되고, 피해자가 종전과 같은 직종에 종사하면서 종전과 다름없는 수입을 얻고 있다고 하더라도 당해 직장이 피해자 잔존가동능력의 정상적 한계에 알맞은 것이었다는 사정까지 나타나지 않는 한 피해자의 신체훼손에도 불구하고 바로 피해자가 재산상 아무런 손해를 입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6. 4. 26. 선고 96다1078 판결, 대법원 2002. 9. 4. 선고 2001다80778 판결 등 참조). 다만 피해자가 그러한 신체장애에도 불구하고 직무수행능력의 감퇴를 극복하기 위하여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아니하고도 계속하여 종전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으면 이와 달리 볼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당해 직장이 원고 A의 잔존가동능력의 정상적 한계에 알맞은 것이었다거나 원고 A이 앞서 본 바와 같은 장해를 입고 직무수행능력의 감퇴를 극복하기 위하여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아니하고도 계속해서 종전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마.

제1심이 인정한 책임비율이 과다하다는 주장

1)

주장 요지

피고는 원고 A의 불성실한 근무태도에도 임금이나 근로조건에 차별을 두지 않고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였다. 또한 원고 A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보험법상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였다. 이러한 여러 사정들을 감안할 때 제1심이 피고의 책임비율을 60%로 인정한 것은 너무 높아 부당하다.

2)

판단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할 때에는 손해의 공평타당한 분담이라는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형평의 원칙에 맞게끔 합리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 앞서 인용한 제1심이 인정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제1심이 피고의 책임비율을 60%로 정한 것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 피고가 지적하는 원고 A의 근무태도가 이 사건 손해의 발생 및 확대의 원인이 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을뿐더러, 이 사건 사고 이후에 산재보험법상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였다는 사정 등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피고의 책임을 면책하거나 제한할 만한 사유라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각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현경(재판장) 김지영 이지훈

각주1) 원고들이 소장에 기재한 피고 주소 '김해시 진례면 고모로 80-24(산본리, 에스앤더블류 진례공장)'으로 이사건 소장 부본이 송달되었으나, 피고의 본점소재지는 피고의 소송위임장에 나타난 바와 같이 부산 사하구 다대로170번길 29(신평동)으로 보이므로,이를 피고의 주소지로 기재하였다.

각주2) 제1항: 회사는 조합원이 업무상 경미한 부상으로 결근시 4일까지는 평균임금 100%를 지급하며, 4일 초과 시는 통상임금 70%를 지급한다(단, 산업재해보상 보험으로 처리하지 않고 회사 공상일 경우에 한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